빈자사라

빈자사라

[ びんざさら , Binzasara ]

요약 빈자사라는 끈으로 연결된 직육면체 나무판들을 서로 부딪혀 연주하는 일본의 전통 민속 타악기이다. 농경과 관련된 전통 춤과 음악의 연행에 사용한다. 양쪽 끝에 달린 손잡이나 악기 윗부분 양쪽을 잡고 손목 스냅을 이용하여 소리 낸다.
빈자사라(고키리코 사사라)

빈자사라(고키리코 사사라)

분류 타악기 > 무율타악기(無律打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몸울림악기(Idiophone, 體鳴樂器)
최초 사용 시기 7세기경
주요 사용 지역 일본
주요 사용 명칭 びんざさら(일본어), ささら(일본어), こきりこささら(일본어), 編木(한자 표기), 拍板(한자 표기), Binzasara(일본어 로마자 표기), Sasara(일본어 로마자 표기)
관련 악기 拍板(파이반), 박

1. 빈자사라

빈자사라(びんざさら)는 농사 풍작을 기원하는 데서 유래한 민속 춤과 음악(舞樂)인 (田楽,でんがく)를 연행(演行)할 때 사용하는 일본의 전통 민속 타악기이다. 얇은 직육면체 나무판 여러 개를 엮어서 만드는데, 각 판의 한쪽 끝에 두 개의 구멍을 내서 무명실로 연결하고, 가장 바깥쪽에 매듭을 짓거나 손잡이를 붙여 제작한다. 손목 스냅으로 나무판들을 부딪혀서 “착” 또는 “차르륵” 하는 소리를 낸다.

빈자사라는 사사라(ささら)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세분하자면 사사라는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끝이 여러 갈래로 가늘게 갈라진 길쭉한 대나무 악기를 홈이 여러 개 있는 사사라코(ささら子)라는 막대로 긁어서 소리 내는 스리사사라(すりささら)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여러 개의 나무판을 엮어서 부딪혀 소리 내는 빈자사라이다. 두 종류 모두 덴가쿠 연행에 사용하며, (歌舞技)의 배경음향을 담당하는 게자(下座)에서 쓰기도 한다. 현재 각지에 전승된 민속 예능 덴가쿠는 빈자사라를 사용하여 춤추는 계열의 덴가쿠와, 스리사사라를 사용하는 하야시(囃子, はやし)1) 계열 덴가쿠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빈자사라를 고키리코 사사라(こきりこささら)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도야마현 고카야마 지방 축제에서 “고키리코부시”(筑子節, こきりこぶし)라는 민요를 연행할 때 빈자사라 춤을 추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고키리코’ 자체는 사사라가 아니라, 이 민요 가사에도 등장하는 한 쌍의 대나무 막대 타악기이다.

빈자사라는 일본 중세(1192~1603)와 (江戸時代, 1603~1867) 기록에 ‘拍板’이라는 한자로 표기되기도 하여 중국 전통 타악기 파이반(拍板박판, Pāibǎn)에서 유래했다고 추정되기도 하지만, 그 기원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중국 타악기 파이반

중국 타악기 파이반

빈자사라의 판 크기는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다소 다르다. 가로 3cm, 세로 6cm, 두께 5mm인 것부터 세로가 약 15cm 정도로 훨씬 긴 것까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판의 개수도 다양한데, 108판인 경우 불교적 의미와 연관이 있다. 소재는 대개 향나무이고, 곳에 따라 연습용이 아닌 본 행사용으로는 편백나무로 만들어 금박을 입힌 것을 쓰기도 한다.

2. 빈자사라의 역사

빈자사라에 대한 현존 자료는 7~8세기 무렵의 것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일본 황실 유물 창고인 (正倉院)에는 먹으로 빈자사라를 그려놓은 이 시기의 나무 활이 소장되어 있는데, 여기에 묘사된 빈자사라의 판은 4~6개이다. 판의 개수는 시대가 흐르면서 점차 늘어나서 12~13세기 연행 그림에는 더 많게 묘사되어 있으며, 현재는 최대 108개에 달한다.

빈자사라는 12세기 무렵, 일본의 전통 종교와 관련된 대규모 문화 행사 의식의 일부로 융합된다. 본래 농촌 지역에서 모내기 때 연행되던 덴가쿠는 점차 전문 예능집단이 때로는 곡예 요소와 함께 연행하는 예능으로 변모하며 도시로 들어왔는데, 이것이 11세기 말 즈음 도시의 (神社)를 중심으로 마을의 안전과 풍년을 기원하던 행사인 대규모 (祭り)와 결합되었다. 당시의 기록과 그림들을 통해 연행 장면을 살펴보면, 이 시기 도시 마쓰리의 거리 행렬이나 가설 무대에서 덴가쿠를 연행할 때는 가로로 부는 관악기인 후에(笛) 및 다양한 북과 함께 사사라, 특히 빈자사라가 사용되었으며 현재도 함께 연주된다.

일본의 주요 마쓰리인 도쿄 아사쿠사 신사의 (三社祭)에서는, ‘빈자사라’라는 명칭이 단순히 악기뿐만이 아니라, 빈자사라를 들고 추는 춤인 빈자사라마이(びんざさら舞), 그리고 사자춤인 (獅子舞) 연행 전체를 일컬을 정도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곳의 덴가쿠는 도시의 귀족과 사찰의 후원을 받으며 에도시대 중반까지 대규모로 화려하게 연행되었으며, 산자 마쓰리는 1780년대부터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1860년대에 복원되었으나 빈자사라와 북의 리듬을 옛 연행대로 되살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빈자사라를 연주하는 덴가쿠는 12세기 이후 여러 곳으로 퍼져서, 오늘날 나라시의 가스가 와카미야 신사, 교토부 후쿠치야마시의 미카치 하치만 신사, 와카야마현의 구마노 나치 신사, 도쿄도의 오지 신사, 이바라키현의 가나사야마 신사, 효고현 산다시의 시데하라 하치오지 신사, 아키타현 가즈노시의 오히루메무치 신사, 도쿄 센소지 아사쿠사 신사 등에서 볼 수 있다.

도쿄도 오지 신사의 덴가쿠 연행 장면

도쿄도 오지 신사의 덴가쿠 연행 장면

3. 빈자사라의 연주

덴가쿠의 음악과 춤동작은 본래 모내기 때 신전 앞에서 풍년을 기원하면서 논을 갈고, 파종을 하고, 새를 쫓고, 추수를 하는 등의 농사 행위를 표현하는 데서 유래했고,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형태로 정형화되었다. 이것이 도시의 주요 신사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마쓰리와 결합되면서, 일본 농경사회의 모습과 종교적 의식이 무용, 노래, 연주 등을 통한 종합예술로 융합되는 가운데 거대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1세기 말 이후의 이러한 덴가쿠에서는 공통적으로 빈자사라를 사용한다. 그 외에 여러 가지 북과 피리가 함께 연주되며, 연행자는 특유한 갓을 쓰고, 간단한 안무와 대형 변화가 있는 춤을 춘다. 행진 과정이 중시되며, 시시마이 등 여러 가지 춤이 제례의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빈자사라의 연행을 볼 수 있는 마쓰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도쿄의 산자 마쓰리이다. 이 마쓰리의 행렬에서는 세 명의 연행자가 빈자사라 판 연결부분을 위로 하여 악기를 일자로 펼쳐 들고 행진한다. 가설무대에서는 북 연주자들과 서로 마주보거나 엇갈리는 등 대형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농경 행위를 상징하는 안무를 하며 규칙적으로 빈자사라를 친다. 주된 연주 방법은 양쪽 손목을 안쪽으로 꺾어서 나무판 아래쪽을 부딪치는 것이다. 한쪽 손목만 꺾거나 양쪽 손목을 번갈아 꺾어서 파도 타는 형태로 칠 때도 있다. 그 외의 안무로, 악기 아랫부분 중앙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꽃가루를 뿌리기도 한다.

빈자사라 연행자 수나 안무는 신사에 따라 다양하다. 교토부 후쿠치야마시 미카치 하치만 신사의 경우 인원이 훨씬 많고, 동작은 산자 마쓰리의 빈자사라 춤보다 더욱 제한적이고 정적이다.

2012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에서도 빈자사라 춤을 볼 수 있다. 일본 와카야마현 남동쪽에 있는 나치산(山)의 경내 가설무대에서 공연되는 이 덴가쿠는 불(火) 마쓰리의 일부로, 산자 마쓰리의 덴가쿠보다 역동적이며 연주 방식도 보다 다양하다. 여기서 사용하는 빈자사라의 판은 센소지의 것보다 세로 길이가 짧아서, 판 연결부가 위로 가게 한 채 악기 전체를 말굽 모양으로 완전히 구부려 잡는 동작이 많이 나온다.

한편 도야마현 고카야마 지방 하쿠산구(白山宮)에서 열리는 고키리코 마쓰리에서는, 아주 오래된 고카야마 민요인 “고키리코부시”(筑子節, こきりこぶし)를 연행할 때 빈자사라 춤을 추는 부분이 있다. 두 명의 남성이 꿩 깃털을 꽂은 갓을 쓰고 빈자사라(고키리코 사사라)를 치며 역동적으로 춤춘다.

이 외에 흔치 않은 예이지만, 꼭두각시 인형에게 빈자사라, 북 등의 악기를 들게 하여 연행하는 경우도 있다.

야마나시현 고후시 고세정 덴즈시 신사의 덴즈시마이 연행 장면
빈자사라를 든 오사사라사마 인형

야마나시현 고후시 고세정 덴즈시 신사의 덴즈시마이 연행 장면과 빈자사라를 든 오사사라사마 인형

전통 연행을 벗어나 보다 대중적으로 연주할 때는 빈자사라 판의 연결부가 바닥을 향하도록 악기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들기도 한다. 양손으로 악기를 잡고 파도를 타듯 손목을 번갈아 꺾거나, 한 손으로 한쪽 손잡이만 잡고 악기를 흔들어서 소리를 낼 수도 있다.

참고문헌

  • Groemer, Gerald. BINZASARA: MUSIC AND DANCE AT SENSŌSI IN EDO/TŌKYŌ, from Yearbook for Traditional Music, Vol. 43. International Council for Traditional Music, 2011.
  • Kalani. All about hand percussion. Alfred Music Publishing Co., Inc., 2008.
  • Miki, Minoru. Regan, Marty. Flavin, Philip. Composing for Japanese Instrument. University of Rochester Press, 2008.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Sasara.” (Grove Music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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