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보드

워시보드

[ Washboard ]

요약 워시보드는 19세기에 실제 사용하던 빨래판과 동일한 형태의 민속 타악기이다.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춤을 반주하는 용도로 처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깨에 걸거나 다리 위에 놓고 연주하며, 금속 골무, 병따개, 숟가락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로 주름진 표면을 긁거나 타격하여 소리 낸다. 다채로운 소리를 내기 위해 다양한 타악기를 워시보드에 부착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형태의 워시보드를 변형시킨 프로투아르는 어깨에 걸 수 있도록 윗부분이 둥글게 말려 있는 금속 소재의 워시보드로, 자이데코 연주에 자주 사용된다.
워시보드

워시보드

분류 타악기 > 무율타악기(無律打樂器)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몸울림악기(Idiophone, 體鳴樂器)
최초 사용지역 미국 남부
최초 사용 시기 19세기
주요 사용 명칭 Washboard(영어), Rubboard(영어), Scrubboard(영어), Frottoir/Froittoir(프랑스어)

1. 워시보드

워시보드(Washboard)는 19세기 미국에서 실제 사용하던 빨래판과 동일한 형태의 민속 타악기이다. 어깨에 걸고 연주할 수도 있고, 앉은 자세로 다리 위에 세우거나 눕혀 놓고 연주할 수도 있다.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주름진 표면을 긁거나 타격하여 연주하는데, 금속 소재의 도구를 사용할 경우 또렷하고 경쾌한 소리를 낼 수 있다.

워시보드의 다양한 연주 자세
워시보드의 다양한 연주 자세
워시보드의 다양한 연주 자세

워시보드의 다양한 연주 자세

워시보드 연주

출처: (CC BY-SA) Jihei@Wikimedia Commons

악기로서 워시보드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을 악기 삼아 연주하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관습에 의해 19세기 미국 남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스 음악 연구자인 폴 올리버(Paul Oliver, 1927~2017)는 미국 남부의 플랜테이션(plantation)에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의 여인들이 빨래판에 옷을 문지르는 리듬에 맞춰 부르던 러빙송(Rubbing song)을 워시보드 연주의 시초로 본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며 자란 세대가 어머니들이 사용하던 빨래판을 본격적으로 리듬 악기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포크 뮤지션이었던 피트 시거(Pete Seeger, 1919~2014)는 최초로 워시보드를 리듬 악기로 사용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19세기에 춤을 반주하는 용도로 처음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워시보드(빨래판)를 이용해 빨래를 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1900년 촬영)

워시보드(빨래판)를 이용해 빨래를 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1900년 촬영)

이후 워시보드는 워시보드 샘(Washboard Sam, ?~1966)과 클리블랜드 셰니에(Cleveland Chenier, 1921~1991)를 포함한 뛰어난 연주자들을 통해 재즈(jazz), 블루스(blues), (zydeco)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 활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연주되고 있다.

2. 워시보드의 형태와 크기

워시보드는 규격화되어 있는 악기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제작될 수 있다. 대부분 직사각형이며, 높이 약 25cm, 너비 약 10cm 안팎의 작은 워시보드부터 높이 약 60cm, 너비 약 30cm의 큰 워시보드까지 다양한 크기로 제작된다.

워시보드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전통적인 빨래판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연주에 사용하는 중앙판(옷을 문지르는 용도로 사용했던 부분)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감싸는 틀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나무 틀의 윗부분에는 비누를 놓는 용도로 사용했던 직사각형 칸이 있고, 아래쪽에는 다리가 있다. 과거에는 실제 집에서 사용하던 빨래판을 연주에 사용했기 때문에 중앙판이 유리이거나 빨래판 전체가 나무 또는 금속 소재로 된 것도 사용되었다.

실제 빨래판

실제 빨래판 금속 소재의 중앙판(왼쪽)과 유리로 만들어진 중앙판(오른쪽)

전통적인 빨래판 형태의 워시보드(왼쪽)

전통적인 빨래판 형태의 워시보드(왼쪽)

악기 전체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깨에 걸 수 있도록 윗부분이 둥글게 말려 있는 워시보드도 있다. 이 악기는 ‘문지르다’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동사 ‘frotter’에서 파생된 프로투아르(Frottoir/Froittoir)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프로투아르는 자이데코 음악가이자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클리프턴 셰니에(Clifton Chenier, 1925-1987)가 1940년대 말에 고안하였으며, 워시보드 연주자였던 클리프턴의 형 클리블랜드 셰니에(Cleveland Chenier, 1921-1991)가 연주하여 널리 알려졌다.

프로투아르

프로투아르

워시보드 연주자들은 다채로운 소리를 내기 위해 다양한 타악기를 워시보드에 부착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우드블록, 카우벨, 심벌 등의 악기 외에도 프라이팬, 냄비 뚜껑 같은 주방 용품이나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금속 소재의 물건 등 무엇이든 붙일 수 있다.

다양한 타악기를 워시보드에 부착할 수 있다.
다양한 타악기를 워시보드에 부착할 수 있다.

다양한 타악기를 워시보드에 부착할 수 있다.

3.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워시보드는 무엇으로든 연주할 수 있다. 과거에는 손톱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도 있었지만 손톱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오늘날 널리 쓰이는 방법은 아니다. 연주 도구는 숟가락, 포크, 못, 병따개, 동전, 열쇠, 클립, 골무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인 경우가 많다. 그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금속 소재의 골무이다. 골무를 사용할 때는 각 손에 1개씩, 최소 2개의 골무를 사용하며, 여러 손가락에 골무를 끼우고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골무가 부착된 워시보드 장갑을 사용하기도 한다.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금속 골무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금속 골무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금속 골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활 용품을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로 활용했다.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워시보드 장갑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워시보드 장갑

숟가락이나 병따개처럼 손에 쥘 수 있는 도구의 경우 한 손에 하나씩 들고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클리블랜드 셰니에는 독특하게 한 손에 6개씩, 총 12개의 병따개로 워시보드를 연주했다.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숟가락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병따개

워시보드의 연주 도구 – 숟가락(왼쪽)과 병따개(오른쪽)

클리블랜드 셰니에

클리블랜드 셰니에 한 손에 6개씩, 총 12개의 병따개를 부채처럼 펼쳐서 연주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참고문헌

  • Koskoff, Ellen et al. eds. The Concise Garland Encyclopedia of World Music, volume 1. Routledge, 2008.
  • Oliver, Paul. Broadcasting the Blues: Black Blues in the Segregation Era. Routledge, 2014.
  • Seeger, Pete. Liner notes for Washboard band: Country dance music. Folkways Records FA 2201, 1956.
  • Shepherd, John, et al., eds. Continuum Encyclopedia of Popular Music of the World, volume 2: Performance and Production. A&C Black, 2003.
  • Tisserand, Michael. The Kingdom of Zydeco. Skyhorse, 2016.
  • Wood, Roger. Texas Zydeco. University of Texas Press, 2006.
  • Fertel, Rien. “” Lafayette Travel.
  • Oliver, Paul. “Washboard.” (Grove Music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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