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lower ]

꽃은 속씨식물(Angiospermae)의 생식기관을 말한다. 이에 속씨식물을 꽃식물(현화식물; flowering plant)이라 칭한다.1) 꽃은 밑씨(ovules: 배주)가 씨방(ovary, 자방)에 완전히 싸여 있는 암술군(gynoecium)을 갖은 특징으로 겉씨식물(Gymnospermae)의 생식기관과 구별된다. 겉씨식물(나자식물: 송백류 및 은행나무 종류)의 생식기관을 꽃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2)

A. 배나무(Pyrus pyrifolia var. culta); B. 제비꽃(Viola mandshurica ); C. 서양민들레(Taraxacum officinale); D. 수선화(Narcissus tazetta) ; E. 금낭화(Lamprocapnos spectabilis ); F. 복주머니난(Cypripedium macranthos) (출처:김형섭)

목차

구조

꽃은 기본적으로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로 구성되며, 이들 4개 구성 요소가 하나의 꽃에 다 있으면 갖춘꽃(complete flowers), 4개 구성 요소 중 하나라도 없으면 안갖춘꽃(incomplete flowers)이라고 구별한다. 또한 암술과 수술이 함께 하나의 꽃 안에 있으면 완성화(perfect flower, bisexual flowers; 양성화), 암술 혹은 수술 하나만 있으면 불완성화(imperfect flowers, unisexual flowers; 단성화)라 한다.1)

호박이나 참나무같이 불완성화인 암꽃수꽃이 한 개체의 식물에 있으면 암수한그루(monoecious: 자웅동주), 버드나무, 대마 등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식물 개체에 따로 피면 암수딴그루(dioecious; 자웅이주)라 한다.1)

갖춘꽃의 구조.  A. 봄까치꽃(Veronica persica: 질경이과); B. 개나리(Forsythia koreana); C. 수수꽃다리(Syringa oblata var. dilatata ). 개나리와 수수꽃다리는 물푸레나무과(Oleaceae)에 속하며 수수꽃다리(라일락으로 통칭하기도 함)의 수술은 수술대가 꽃잎에 유합하여 꽃잎(화통) 위에 나 있는 것처럼 보임. (출처:김형섭)

형태적 다양성

속씨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405과 14,559속 35만2천여 종이 분포한다.( ) 속씨식물의 분류에서 꽃의 구조적 차이는 중요한 분류학적 형질로 이용하기 때문에 과 및 속이 많다는 것은 꽃의 형태가 아주 다양하게 변형되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일부 아름다운 꽃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원예 산업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꽃의 4개 구성 요소인 꽃받침, 꽃잎, 암술, 수술 등은 동일 요소가 합쳐지거나(connation; 동합) 서로 다른 요소들 사이에서 합쳐지기도 하고(adnation; 이합), 일부 요소는 퇴화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었다. 이 중 꽃잎의 일부 혹은 전체 부위가 합해진 꽃을 통꽃(sympetalous flowers), 꽃잎이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 갈래꽃(polypetalous flowers)이라 한다.2) 또한 꽃은 대칭성에 따라 3축 이상 대칭면이 있으면 방사대칭화(actinomorphic flowers: 정제화), 2축 대칭면만 있으면 좌우대칭화(zygomorphic flowers: 부정제화), 대칭면이 없으면 비대칭화(asymmetric flowers)라고 구별한다.1)

꽃의 기능

꽃은 꽃가루받이(pollination: 수분이라고도 함)를 하여 종자를 만드는 생식 기능을 담당하는 식물의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이다. 꽃의 형태적 다양성은 꽃가루받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1)2) 예를 들어 곤충을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충매화(entomophilous flower, insect pollination flower)의 경우 화려한 꽃잎, 꿀샘 혹은 냄새 발생 등 곤충을 효과적으로 유인하는 방향으로 자연선택압(natural selection pressure)이 작동하면서 보통 아름다운 형태로 발달한 반면,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풍매화(anemophilous flower, wind pollination flower)의 경우는 다량의 꽃가루를 형성하는 수술과 효율적인 꽃가루 포착이 가능한 암술머리 등이 발달하면서 꽃잎, 꽃받침 등은 퇴화되는 방향으로 자연선택압이 작동하여 보다 단순한 형태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충매화(A; 작약)와 풍매화(B; 벼, C; 옥수수)의 비교 (출처:김형섭)

꽃의 발생

꽃은 "변형된 유한생장성 슈트(shoot)" 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슈트는 식물의 줄기, , 생식기관 등 뿌리계(root system)를 제외한 지상부 식물체 기관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꽃은 슈트의 정단분열조직 체계와 동일하게 발생하는데, 다만 엽원기(leaf primordia)가 화원기(floral primodiia)로 변형되면서 포엽(bract)-꽃받침-꽃잎-수술-암술이 차례로 발생한다.1) 여기서 포엽, 꽃잎, 꽃받침은 잎의 변형이고, 수술은 소포자엽(microsporophyll), 암술은 대포자엽(megasporophyll)이 특수하게 변형된 것으로 해석된다.1)

최근 식물분자유전학의 발달은 꽃의 발생과 다양화 과정에 대한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꽃의 발생과 관련한 조절유전자(homeotic gene)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와 금어초(Antirrhinum majus)를 대상으로 밝혀진 꽃발생 조절유전자를 기초로 소위 '꽃발생 ABC 모델" 을 제안한 바 있다.3) 이후 E와 D 유전자군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꽃발생 ABC(D)E 모델'이 제안되었다.4) 이 모델에 따르면 A 유전자군이 홀로 작동하면 꽃받침, A+B 유전자군이 함께 작동하면 꽃잎, B+C 유전자군이 함께 작동하면 수술, C유전자군이 홀로 작동하면 암술이 만들어진다. A,B.C 유전자군 작동에는 E 유전자군을 필요로 하며, D 유전자군은 단독으로 밑씨(ovules) 발생을 조절한다.4)

꽃발생 ABCE 모델에서 조절유전자군의 작동에 따른 꽃 구성요소의 발현 모식도 (출처:김형섭)

꽃의 기원과 진화

중국 및 스페인 등에서 발견되는 현존하는 속씨식물 꽃과 유사한 화석들은 대략 1억 3천만년 전 후 지층에서 출현한다. 고생물학자들은 비록 꽃의 구조가 연약하여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려운 특성을 감안하여도 속씨식물의 출현은 1억 5천만년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5)6)

이는 속씨식물이 중생대 말 백악기에 출현하여 아주 빠르게 진화하면서 현재 35만 종 이상으로 지구생태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생물은 점진적으로 진화한다고 믿어왔던 다윈(C. Darwin)은 1879년 당시의 화석 증거에 기초하여 속씨식물의 급속한 진화를 확신하게 되었고, 그의 친구 후커(J. Hooker)에게 보낸 편지에서 꽃식물의 기원과 빠른 진화에 대하여 "가증스러운 수수께끼(abominable mystery)" 라고 실토한 바 있다.

현재 식물학자들은 다윈이 고민한 "아주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전하고 있다. 최근 유전체 분석기술의 혁신을 통한 빠른 정보 축적과 계통수 작성 생물정보학의 발달로 백악기 이후 속씨식물의 급격한 방산진화는 염색체 배수화(polyploidy)의 원인인 유전체 중복(whole-genone duplication)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7)8)9)

유전체 중복은 속씨식물 기원 초기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유전체 크기 및 유전자 수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유전형질이 나타나는 원인이 되었다. 예를 들어 분자계통수에 기초한 배추목(Brassicales)의 경우 2차례의 유전체 중복이 일어났는데, 첫번째 중복을 통해 인돌 글로코시놀(indol glucosinolates)을 새로 만들고, 두번째 유전체 중복을 통해 메트 글로코시놀(met glucosinolates)을 만들어 초식 및 기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게 되며, 겨자채 등의 톡 쏘는 풍미를 갖게 되었다.9)

기원 초기 꽃의 형태 추정

속씨식물의 기원 및 초기 꽃의 형태에 대하여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 중의 하나이다. 최근 유전체에 기초한 진화 계통수의 확립, 꽃 발생에 대한 조절 유전자군의 규명 및 진화 경향성, 그리고 꽃의 4개 구성요소의 진화 계통수 상의 변화 유형을 첨단기술분석법(state-of-the-art analytical methods)을 이용하여 기원 초기의 꽃 형태를 추정하고 있다.10)11)

이런 방법으로 추정한 최초의 꽃 형태는 수술암술이 함께 있는 양성화이며, 꽃받침꽃잎은 구별되지 않는 꽃덮이(perianth) 형태로 최소 10개 이상의 꽃덮이편(tepals)으로 구성되며, 수술은 최소 10개 이상, 암술 단위는 최소 5개 이상으로, 꽃덮이, 수술, 암술 각 기관은 각각의 독립된 윤생열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11) 이들 3개의 기관 발생 윤생렬은 다시 각각 최소한 4개의 윤생열를 가지고 있고. 꽃덮이는 방사대칭으로 배열하며, 수술의 꽃밥은 암술 방향으로 향하는 내향형(introse anthers)이고, 암술 단위인 5개 심피carpels)는 자방상위로 나선상으로 돌려나며, 각 기관의 구성 요소는 서로 분리되어 융합하지 않는 꽃 모양으로 추정한다.11) 현존하는 속씨식물의 가장 원시형 계열인 암보렐라(Amborella)와 수련목(Nymphaeales) 식물에서 볼 수 있는 꽃은 이러한 초기 꽃 형태의 변형으로 분석된다.11)

관련 용어

갈래꽃, 통꽃, 암꽃, 수꽃, 양성화, 단성화, 정제화, 비정제화

참고문헌

1. 김영동, 신현철 역 (2010) 식물계통학(2판). 월드사이언스, 607
2. 이규배 (2016) 식물형태학(3판). 라이프사이언스, 410
3. Coel ES, Meyerowitz EM (1991) The war of the whorls: genetic interactions controlling flower development. Nature, 353: 31-37  
4. Pelaz S, Ditta GS, Baumann E 등 (2000) B and C floral organ identity function require SEPALLATA MADS-box genes. Nature, 405:200–203
5. Friis EM, Pedersen KR, Crane PR (2006) Cretaceous angiosperm flowers: innovation and evolution in plant reproduction. Paleogeogr. Paleoclimatol. Paleoecol, 232: 251–293
6. Liu Z-J, Wang X (2016) A perfect flower from the Jurassic of China. Hist Biol, 28: 707
7. Soltis DE., CD. Bell, S. Kim 등 (2008) Origin and Early Evolution of Angiosperms.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133: 3-25
8. Soltis DE., VA. Albert, J. Leebens-Mack 등 (2009) Polyploidy and angiosperm diversification. American Journal of Botany, 96: 336–348
9. Soltis PS, Soltis DE (2016) Ancient WGD events as drivers of key innovations in angiosperms. Curr Opin Plant Biol, 30: 159–165
10. Endress, P. K., J. A. Doyle. (2009) Reconstructing the ancestral flower and its initial specializations. Am. J. Bot, 96: 22–66
11. Sauquet H, von Balthazar M, Magallón S 등 (2017) The ancestral flower of angiosperms and its early diversifcation. Nat Commun, 8: 16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