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꽃잎

[ petal ]

꽃잎은 꽃받침수술 사이에 발달하며, 보통 모양으로 화려한 색상을 갖는다. 꽃잎 각각은 수술과 암술 주위를 둘러싸는 형태로 배열하기 때문에 꽃잎 전체를 꽃부리(화관, corolla)라 부른다.1)2) 꽃받침과 꽃잎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고 특히 꽃받침이 꽃잎과 유사한 모양과 색상을 갖는 경우 이를 서로 구별하지 않고 꽃덮이(화피, perianth)라 말한다.2)

꽃잎의 모양: 비슷한 모양의 꽃잎을 가진 작약과 꽃잎의 형태가 서로 다른 아카시나무 꽃의 꽃 모양과 꽃잎을 분리한 모습 (출처:김형섭)

목차

꽃잎의 발생

꽃잎은 발생학적으로 식물 생식기관()에 발달하는 변형된 (leaf)을 말한다. 최근 유전학적 발생모델(ABC모델)에 따르면 조절 유전자군 A와 B가 동시에 발현하면 꽃잎이 발달하고 유전자군 A만 발현하면 꽃받침이 만들어진다.3)

꽃발생 조절유전자군과 꽃 구성요소의 발현 모델(ABCE 모델); A 조절유전자군이 작동하면 꽃받침, A,B 조절유전자군이 함께 발현하면 꽃잎, B,C 조절유전자군이 함께 작동하면 수술, C 조절유전자군이 작동하면 암술이 형성된다. (출처:김형섭)

꽃잎의 변형

꽃잎은 서로 융합하거나(통꽃), 각 부위가 변형되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다.1) 이러한 변형은 꽃가루받이(수분) 방식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곤충 등 동물을 수분매개자로 하는 들은 이들 매개자를 효율적으로 유인하는 방향으로 화려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었으며, 바람을 수분매개자로 하는 꽃들은 대부분 꽃잎이 퇴화되거나 흔적으로 남아 있다. 특히 꽃잎들이 융합하여 통꽃을 형성하는 종류들에서 다양한 꽃부리 형태를 볼 수 있다.1)

꽃잎꽃부리의 형태는 수분매개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다. 벌 등 곤충을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꽃들은 대개 화려하며 갈래꽃의 방사상칭화, 혹은 통꽃으로 판통이 비교적 넓고 열편에 점무늬 등이 나타나며 꿀샘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파리류를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종류는 주로 통꽃으로 생선 썩는 냄새 등이 난다. 박쥐 등 작은 포유동물을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종류는 주로 밤에 개화하며 수분과 영양분이 많은 다수의 꽃잎을 가진다. 나비 등 나방류를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꽃들은 판통이 가늘고 긴 꽃들이다. 또한 벌새를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꽃들은 수술의 위치가 벌새의 머리에 위치하게 변형되기도 한다. 실제로 초롱꽃과 식물의 경우 곤충류를 수분매개자로 이용하는 초롱꽃, 금강초롱 등은 종형 꽃부리를 갖는데 반해 벌새 등이 수분하는 숫잔대 등은 낭형(ssaccate)의 꽃부리를 갖는다.

초롱꽃과 식물의 꽃잎은 크게 종형과 낭형으로 구별되는데, 이는 꽃가루받이 동물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출처:김형섭)

꽃잎의 수와 대칭성

꽃잎의 수는 진정쌍떡잎식물은 대개 5(혹은 4)개의 5수성(5 내지 그의 배수)를 가지며, 외떡잎식물은 3개 혹은 이의 배수를 갖는다.1) 그러나 초기 진화군인 목련, 수련 등의 쌍떡잎식물꽃받침과 꽃잎이 구별되지 않는 꽃덮이 형으로 이들이 나선상으로 돌려나는 특징을 보인다.

꽃잎의 배열은 대칭성을 기준으로 대칭면의 수에 의해 구별한다. 대칭면이 3개 이상으로 중심축을 기준으로 360도 돌렸을 때 반복되는 배열이면 방사상칭화(actinomorphic flower; 이를 ‘정제화’라고 칭하기도 함), 대칭면이 2개인 경우 이축대칭화(bisymmetric flower), 대칭면이 1개인 경우 좌우대칭화(zygomorphic flowwr; 이들 ‘부정제화’라 칭하기도 함), 꽃의 구성요소들이 비틀려 서로 달라서 대칭면이 없으면 비대칭화(asymmetric flower)라 칭한다.1)

꽃잎의 기원과 상동성 문제

속씨식물은 구성 요소 간에 동합, 이합, 퇴화와 복원 등 각 분류군 별로 서로 다른 진화경로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꽃의 구조를 해석할 때 꽃잎이 동일한 기원인지 아니면 원래 다른 기관이 꽃잎처럼 변했는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를 상동성 판정이라 함)은 상당히 어려운 숙제 중의 하나이다. 이에 꽃잎의 기원이 포엽으로 부터 기원한 꽃잎의 경우 '포엽꽃잎(bracteopetals)', 수술이 변형된 꽃잎인 경우 '수술꽃잎(andropetals)' 등으로 발생 기원에 따라 구별하기도 한다.4)

형태적으로 꽃받침은 포엽과 유사하여 3개의 관다발을 갖고, 보통 녹색을 띠며 열매 성숙시까지 지속되며, 아래쪽이 넓은 삼각형 모양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어린 꽃봉오리 시기에 암술수술을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반면 꽃잎은 수술과 유사하게 1개의 관다발을 가지며, 녹색이 아닌 다양한 색을 띠고, 아래쪽이 좁고 두께가 얇으며, 느리게 성장하며 일찍 시들고, 꽃가루받이 동물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4)

'포엽꽃잎'은 꽃받침과 유사한 형태적 특징을 지니지만 색상이 화려하게 변한 것으로 주로 수련, 목련 등 초기 진화군의 나선상으로 돌려나는 꽃덮이에 해당하는 꽃잎을 말한다. 반면 '수술꽃잎'의 개념은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에서 나타나는 꿀샘을 갖는 꽃잎의 경우 수술이 변형된 것으로 해석하여 구별되었다. 그러나 이를 실제적으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아서 '포엽꽃잎'은 꽃덮이로 '수술꽃잎'은 꽃잎으로 간주하여 왔다. 꽃잎이 퇴화한 후 외측 수술이 새로이 꽃잎으로 변형된 경우[번행초과(Aizoaceae) 및 석죽과(Caryophyllaceae)] 아니면 꽃받침이 새로운 꽃잎으로 변형된 경우[분꽃과(Nyctaginaceae)] 등 꽃의 기원이 다른 비상동성(상사성)인 경우가 많아 발생 기원에 따라 꽃잎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다.5)

최근 유전체 수준에서 확고한 속씨식물의 분자계통수의 확립과 꽃발생 조절유전자군이 밝혀짐으로써 꽃잎의 기원 및 상동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되었다.5)

관련용어

꽃덮이, 꽃받침, ABC모델

참고문헌

1. 김영동, 신현철 역 (2011) 식물계통학(2판). 월드사이언스, 607
2. 이규배 (2016) 식물형태학(3판). 라이프사이언스, 410
3. Coel ES, Meyerowitz EM (1991) The war of the whorls: genetic interactions controlling flower development. Nature, 353: 31-37
4. Ronse De Craene LP (2007) Are petals sterile stamens or bracts? The origin and evolution of petals in the core eudicots. Ann Bot, 100: 621–630 
5. Ronse De Craene LP, Brockington S (2013) Origin and evolution of petals in the angiosperms. Plant Ecol Evol, 146: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