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렐라

암보렐라

[ Amborella ]

암보렐라(국문) Amborella(영문)

암보렐라(Amborella trichopoda)는 남태평양의 뉴질랜드 동쪽의 뉴칼레도니아에서만 서식하는 1목 1과 1속 1종의 식물로, 현존하는 모든 속씨식물(꽃식물)로부터 가장 먼저 분리되어 독자적인 계통을 이루어, 속씨식물들의 원시적 형질을 보존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목차

형태적 특징

암보렐라는 숲속의 하부층에 자라는 관목으로 은 마주나며 홑잎이고, 깃 모양의 맥을 갖는데, 특히 홀아비꽃대형 톱니(chloranthoid teeth)를 갖고 있다.(그림 2A) 홀아비꽃대형 톱니는 속씨식물의 원시형으로 인식되며, 오미자과와 트리메니아과에서도 나타난다.

암보렐라는 성긴 원추꽃차례를 갖는데, 꽃차례는 잎겨드랑이에서 난다. 암수딴몸인데, 암꽃에는 불염성의 수술(헛수술: staminode)이 있다. 이는 속씨식물의 원시적 상태가 양성화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의 지름은 4~5 mm 정도이고, 꽃잎꽃받침이 분화되지 않은 상태인 화피편이 나선상으로 배열한다. 수꽃에는 9~11개의 화피편과 12~21개의 수술이 있는데, 크기가 큰 바깥쪽 수술에서 크기가 작은 안쪽 수술로 크기와 형태의 일련의 변화를 보인다. 암꽃은 7~8개의 화피편과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헛수술을 갖고 있고, 그 안쪽에 4~6개의 암술이 있다. 각각의 심피는 작은 핵과로 성숙한다.

암보렐라의 형태적 특징. A. 마주나는 잎과 홀아비꽃대형 톱니. B. 성긴 원추꽃차례. C. 뿌리. D. 헛수술을 갖는 암꽃. E. 수꽃. F. 핵과의 열매 (출처: A~E: 김상태; F: 허권)

암보렐라의 심피는 특징적으로 함입형 심피(ascidiate carpel)인데, ANA grade에 속하는 식물들은 대부분 함입형 심피를 갖고 이들이 후천적으로 융합되는 데 반해, 암보렐라의 심피는 분비물에 의해 막힌 채로 생장한다.1) 이 또한 암보렐라의 원시적인 특징으로 생각된다.

암보렐라의 배낭은 매우 특별하다. 다른 속씨식물이 배발생 시 배낭 안에 7세포로 이루어진 8개의 핵을 갖지만 암보렐라는 8개의 세포에 9개의 핵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 역시 암보렐라가 가진 원시적 형질로 생각된다.2)

암보렐라의 배낭과 다른 속씨식물의 배낭 비교. (출처:김상태)

암보렐라의 유전체

속씨식물의 진화를 더욱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암보렐라에 대한 많은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최근 암보렐라의 유전체 염기서열이 모두 결정되었는데, 이는 다른 속씨식물들과의 전체 유전체 비교를 위한 "진화적 참고서(evolutionary reference)"가 되고 있다.3) 암보렐라의 유전체는 속씨식물 중 애기장대 다음으로 양질의 유전체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암보렐라로부터 진정쌍떡잎식물까지의 진화 과정 중 유전체 전체의 중복이 일어나서 6배체 형성(hexaploidization)이 일어났음을 밝혔다. 이는 전체 유전체 중복현상(whole genome duplication)이 속씨식물의 진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3) 또한 겉씨식물에서 속씨식물로의 진화과정 동안 약 10,000여 개의 새로운 유전자들을 획득하였음을 보여주어 이들 유전자의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다윈이 말한 'abominable mystery'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3)

계통적 위치

암보렐라목(Amborellales)에 속하는 암보렐라는 속씨식물(피자식물)의 계통에서 가장 먼저 분지되어 나왔으며,4)5)6) 그 뒤로 수련목(Nymphaeaceae), 아스트로베일레아목(Austrobaileyales)이 위치한다. 이들 세 분류군을 속씨식물의 가장 원시적인 그룹인 "ANA grade"로 불린다.

그림 1. Stevens (2001), Zeng et al. (2014)를 요약했음. (출처:김상태)

속씨식물은 현재 지표를 우점하고 있는 식물군인데, 이라는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많은 수의 종들로 한꺼번에 진화하는 폭발적인 진화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윈은 이를 "abominable mystery (지독한 의문)" 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속씨식물로의 폭발적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 속씨식물의 공통조상에 대한 대한 형태적, 유전적, 유전체적 이해가 필요한데, 학자들은 속씨식물의 실제 공통조상은 이미 멸종했기 때문에, 계통연구를 통해 현존하는 식물 중 모든 다른 속씨식물들과 자매군을 형성하는 한 분류군을 찾아내고자 노력해 왔다. 이는 이 분류군이 속씨식물의 기원에 해당하는 "원시적인" 형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DNA를 이용한 분자계통학적연구들은 대부분 암보렐라가 다른 전체 속씨식물들의 자매군임을 지지해 주고 있다.

참고문헌

1. Endress PK, Igersheim A (2000) Gynoecium structure and evolution in basal angiosperms. Int J Plant Sci, 161: S211-S223
2. Friedman WE (2006) Embryological evidence for developmental lability during early angiosperm evolution. Nature, 441: 337-340
3. Amborella Genome Project (2013) The Amborella genome and the evolution of flowering plants. Science, 342: 1467
4. Soltis PS, Soltis DE, Chase MW (1999) Angiosperm phylogeny inferred from multiple genes as a research tool for comparative biology. Nature, 402: 402-404
5. Zeng L, Zhang Q, Sun R 등 (2014) Resolution of deep angiosperm phylogeny using conserved nuclear genes and estimates of early divergence times. Nature communications, 5: 4956
6. Cole TCH, Hilger HH, Stevens PF (2017) Angiosperm phylogeny poster (APP) – Flowering plant systematics,  PeerJ Preprints, 5: e2320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