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꽃가루

[ pollen ]

꽃가루는 수술꽃밥(anther) 속에 들어 있는 낟알 모양의 생식세포를 말한다. 꽃가루는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다. 물망초의 꽃가루는 직경이 0.006 mm 정도인 반면 직경이 0.1 mm인 꽃가루도 있다. 표면 구조도 다양하여 식물을 구분하는데도 사용된다. 식물은 꽃가루를 이용해 반수체를 암술에 옮기고 수정한다. 꽃가루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고 비활성적인 생물학적 중합체라고 알려진 스포로폴레닌(sporopollenin)으로 구성된 딱딱한 껍질로 싸여 있다. 따라서 꽃가루에 있는 배우체(gametophyte)는 암술에 도달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된다. 꽃가루 자체는 수배우자(male gamete)가 아니다. 각각의 꽃가루는 영양세포(vegetative cell)와 생식세포(generative cell)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꽃식물에서 영양 세포는 꽃가루관(pollen tube)을 생성하고 생식세포는 두 개의 정자세포(sperm cell)를 만든다.

다양한 식물로부터 분리된 꽃가루. (출처: GettyimagesKorea)

목차

꽃가루 발달

꽃가루는 꽃의 소포자낭(microsporangia)에서 생성된다. 화분의 발달 단계는 소포자 생성 (microsporogenesis) 단계와 소배우자 형성(microgametogenesis) 단계로 나뉜다. 소포자 생성 단계는 반수체 단핵세포 소포자(haploid unicellular microspore)의 형성단계이다. 소포자 생성 단계에서는 이배체의 포자세포(diploid sporogenous cell)는 감수분열을 통해 4개의 반수체 소포자  (microspore)를 가지는 화분모세포(microsporocyte)로 분화한다. 소배우자 형성 단계는 단핵세포 소포자에서 생식세포(gamete)를 가지고 있는 소배우체(microgametophyte)로 발달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는 일반적으로 큰 액포의 형성으로 인한 소포자의 팽창으로부터 시작한다. 액포 형성은 소포자 핵을 한쪽으로 쏠리게 만든다. 핵은 이 위치에서 첫번째 유사분열(mitosis)를 하여 두 개의 서로 다른 반수체 세포인 큰 영양 세포와 작은 생식 세포로 분열한다. 생식세포는 화분벽으로부터 분리되고 영양세포 안에 존재하는 특이한 구조를 만든다. 생식세포는 다시 한번 분열하여 두 개의 정자 세포가 영양 세포 안에 존재하는 구조가 되어 완성된다.1)

식물의 꽃가루 형성 과정의 모식도. (출처: 한국식물학회)

꽃가루 발달과정 중 융단조직의 역할

꽃밥의 가장 안쪽 층에 자리한 융단조직(tapetum)은 화분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자가사멸과정을 통하여 분해/생성된 다양한 부산물들이 스포로폴레닌의 물질로 변환되어 화분 세포벽 바깥쪽에 축적된다. 꽃가루벽(pollen wall)은 바깟쪽에 두꺼운 외벽(exine) 층이 있고 안쪽에 얇은 내벽(intine) 층이 있는데, 외벽은 융단조직에서 분비된 물질에 의해 형성되며, 내벽은 꽃가루에서 분비된 섬유소(cellulose)로 구성되어 있다. 스포로폴레닌은 외벽의 주요 구성물이다.

꽃가루관 발달 및 수정

꽃밥이 열리면 꽃가루는 바람이나 물, 곤충에 의해 이동하여 암술에 도달한다. 이후 꽃가루는 암술머리(stigma)에서 분비하는 설탕액에 반응하여 꽃가루관을 발아한다. 또한 암술머리 표면에 지질(lipid)도 꽃가루관의 발아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가루의 영양세포에서 꽃가루관이 생성되기 시작하는데, 이 세포의 세포질에 이미 생성되어 있던 두 개의 정세포는 꽃가루관을 따라 이동한다. 이 두 개의 정세포는 알세포(egg cell)와 중심세포(central cell)에 각각 수정한다.2)

꽃가루관이 자라는 모양. (출처: GettyimagesKorea)

꽃가루 알레르기

일부 식물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특히 바람을 타고 꽃가루를 날려 수정하는 풍매화의 꽃가루가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킨다. 풍매화의 꽃가루는 아주 작아서 바람에 잘 날라간다. 그러나 꽃가루가 암술에 도착할 확률이 작기 때문에 풍매화는 다량의 꽃가루를 동시에 만들어 날린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주로 온대지방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봄에는 삼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등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며, 가을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된 식물은 벼과(화본과) 식물이다.3) 돼지풀, 환삼덩굴 등 도입된 귀화식물도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온도가 상승하며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4)

영양

꽃가루는 주로 벌이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벌 외에도 벌목(Hymenoptera)에 속하는 많은 곤충이 꽃가루를 섭취한다. 일부 딱정벌레들도 꽃가루를 먹는다. 꽃등에(Syrphidae) 종들도 꽃가루를 먹는 곤충이다.5) 벌이 채취한 꽃가루는 '비폴렌'으로 판매되고 있다. 비폴렌에는 주로 탄수화물이 들어 있으며 7-35% 정도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6) 꽃가루가 어떻게 건강에 좋은지 연구는 잘 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소나무 꽃가루로 다식 등을 만들어 명절 다과로 식용하였다.7)

송화 다식 (출처: Gettyimages)

참고문헌

1. Hesse M, Halbritter H, Weber M 등 (2009) Pollen Terminology - an illustrated handbook. Springer-Verlag Wien,
2. Cheung AY, Wang H, Wu HM (1995) A floral transmitting tissue-specific glycoprotein attracts pollen tubes and stimulates their growth. Cell, 82: 383–393
3. Erbas B, Jazayeri M, Lambert KA 등 (2018) . Allergy. doi:  
4. Siewertsen B (2015) Hard sneeze for allergic people in warm future. Danish Meteorological Institute.
5. Filipiak M (2016) . Behavioral and Evolutionary Ecology, 138. doi:
6. Witherell P (1975) Other products of the hive. Chapter XVIII, The Hive and the Honey Bee, Dadant & Sons, Inc., Hamilton, IL
7. 윤서석 (1974) 한국식품사연구. 신광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