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영국

다른 표기 언어 United Kingdom , 英國 동의어 그레이트 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영국연합왕국, United Kingdom
요약 테이블
위치 유럽대륙 서쪽 북대서양
인구 67,961,439명 (2024년 추계)
수도 런던
면적 242,495㎢ 세계면적순위
공식명칭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기후 서안해양성기후
민족 구성 켈트족, 앵글로색슨족
언어 영어
정부/의회형태 입헌군주제 / 양원제
종교 성공회(43%), 로마가톨릭(9%), 개신교(8%), 기타 기독교 종파(20%), 이슬람(2%), 비종교(13%)
화폐 파운드 (£) 환율계산기
국화 장미
대륙 유럽
국가번호 44
GDP USD 2,936,286,000,000
인구밀도 279명/km²
전압 240V / 50Hz
도메인 .gb

요약 유럽 북서쪽에 놓인 섬나라. 가장 큰 섬은 그레이트브리튼이고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의 북부에 위치한다. 그 외 수많은 작은 섬들과 3,080㎢에 달하는 내륙 수자원을 포함한다. 최대 인종 집단은 잉글랜드인이고 공용어는 영어이며 종교는 영국국교회와 그리스도교가 우세하다. 화폐단위는 파운드(pound/£)이다. 양원제를 채택한 입헌군주제이며 국가원수는 국왕이고 정부수반은 총리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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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연환경
    1. 개요
    2. 기복·배수
    3. 기후
    4. 식물·동물
    5. 거주유형
  2. 국민
    1. 인종·언어
    2. 종교
    3. 인구
  3. 경제
    1. 개요
    2. 자원
    3. 농업·임업·어업
    4. 광업·공업
    5. 금융
    6. 무역
    7. 경제운용
    8. 교통
  4. 정치와 사회
    1. 정부
    2. 국방
    3. 사법
    4. 교육
    5. 보건·사회복지
  5. 문화예술
  6. 영국과 한국과의 관계
    1. 외교
    2. 해방 이전
    3. 해방 이후
    4. 경제·통상·주요 협정
    5. 문화 교류·교민 현황
영국의 국기
영국의 국기

북서 유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영국 해협과 북해를 사이에 두고 유럽 대륙과 떨어져 있다. 인접국가로 남쪽의 프랑스와 동쪽의 네덜란드·덴마크가 있다.

영국을 이루는 섬 중 가장 큰 그레이트브리튼은 섬의 거의 2/3를 차지하는 남쪽의 잉글랜드(13만 440㎢)와 섬의 1/3에 해당하는 북쪽의 스코틀랜드(7만 8,770㎢), 그리고 서쪽의 웨일스(2만 760㎢)로 이루어져 있다.

얼스터라고도 불리는 북아일랜드는 면적이 약 1만 4,120㎢이며, 아일랜드 섬의 북부에 위치한다. 영국은 또한 수많은 작은 섬들과 3,080㎢에 달하는 내륙 수자원을 포함한다. 북위 49~61°(남북길이 약 970km), 동경 1°에서 서경 9°(최장동서길이 약 464km) 사이에 걸쳐 있으며, 수도는 런던이다.

지도
영국

자연환경

개요

영국은 군도로 이루어져 지형이 다채로우며, 자연적인 유산도 다양하다.

대서양 방면으로 유라시아의 한쪽 끝에 위치한 영국의 국민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자신들만의 독특한 전답과 주거양식을 형성해 다채로운 경관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복·배수

영국 내에서 해발 100m 미만의 저지대와 해발 100∼490m의 고지대가 비슷한 면적을 차지하며, 해발 480m가 넘는 고지대는 전체면적의 5% 정도이다.

잉글랜드의 북부·서부·남서부의 3개 지역은 최고높이가 해발 900m 정도에 달하는 고지대이며, 남동부와 동부의 2개 지역은 해발 300m 이하의 저지대이다. 잉글랜드 북부 고지대 지역에는 페나인 산맥이 남북으로 뻗어 있는데, 최고봉은 크로스펠로 높이가 893m에 이른다. 레이크디스트릭트(잉글랜드 서북부의 호수가 많은 산악지대)의 컴브리아 산맥에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높은 978m의 스카펠파이크 봉이 솟아 있다.

스카이펠파이크 봉 (Scafell Pike)
스카이펠파이크 봉 (Scafell Pike)

이들 5개 지역 사이에는 주로 비옥한 곡창지대인 잉글랜드의 평원이 가로놓여 있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강은 템스 강세번 강이며, 머지 강과 험버 강 어귀는 항구로서 중요하다.

스코틀랜드는 지형학상 크게 3개 지역, 즉 북부 고지대, 중앙 저지대(해발 150m 이상), 남부 고지대(최고 해발 853m)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부 고지대의 최고봉인 높이 1,342m의 벤네비스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에는 호수가 많은데, 네스 호는 특히 유명하다.

중요한 강으로는 클라이드·스페이·트위드 강 등이 있다. 웨일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형은 컴브리아 산맥으로, 목축을 하기에 적합하다. 웨일스의 최고봉은 높이 1,085m의 스노든 산이며, 주요강은 디·티위·타이피 강 등이다.

북아일랜드는 주로 낮은 고원과 구릉지대(평균해발 150∼180m)로 이루어져 있고, 중앙에는 총면적 389㎢로 영국에서 가장 큰 호수인 네이 호가 자리잡고 있다. 북아일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강들로는 밴·언·포일 강을 꼽을 수 있다.

기후

전반적인 대기순환 형태와 육지 및 바다의 상호관계에 의해 폭넓은 영향을 받아 온대성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기후 역시 다양성을 보이지만, 중요한 세계 기후대의 경계선들이 이 지역을 통과하지는 않는다. 영국은 동쪽으로 유럽 대륙, 서쪽으로 비교적 늘 온난한 대서양을 끼고 있어 이 두 곳을 통해 영국 해안에 도달하는 대기의 온도와 습도는 완화된 상태이다. 영국 기후의 두드러진 특징은 변화가 많은 것이며, 드물게 나타나는 혹독한 기후 상태는 이 나라의 동식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 북부지역에서의 겨울평균기온은 4∼6℃이고 남부지역에서의 여름평균기온은 12∼17℃이다.

또한 스코틀랜드 최북단의 연평균기온은 6℃이며, 잉글랜드 최남단의 연평균기온은 11℃이다.

연평균강우량은 1,000㎜가 넘는데, 남동부 해안지역은 500㎜이며, 서부와 북부 산악지대는 5,000㎜이다. 영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건조한 달은 대체로 7월이고, 가장 습한 달은 보통 8, 10, 12월이나 해마다 달라진다. 이처럼 연중 가장 습한 달이 1∼12월중 어느 달도 될 수가 있어, 외국인들은 영국 하면 으레 늘 비가 내리는 나라로 연상하게 된다.

비 대신 눈이 내리는 계절도 있는데, 연중 눈이 내리는 평균일수는 눈보라가 많은 북부 스코틀랜드에서는 30일, 남서부 잉글랜드에서는 5일이다.

식물·동물

스코틀랜드 북부, 가장 지대가 높은 북부와 서부의 산악지대, 소택지와 습한 늪지대, 해안가 등을 제외한 영국제도 전역은 원래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여름 낙엽수림으로 덮여 있었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서 점차 파괴되기 시작해, 야생식물·반야생식물 지역과 삼림지대는 모두 경작지 밖으로 밀려나 띄엄띄엄 남아 있다. 현재 삼림으로 덮여 있는 곳은 영국 전체면적의 1/10도 안 되며, 그 대부분이 주로 스코틀랜드 북동부지역과 잉글랜드 남동부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주류를 이루는 나무는 참나무·느릅나무·서양물푸레나무·너도밤나무·소나무·자작나무 등이다.

황무지는 영국 전체면적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북극 알프스 식물이 자라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몇몇 산의 정상과 이탄이끼, 헤더(히스의 일종), 월귤나무, 드문드문 깔린 잔디 등으로 덮여 있는 훨씬 광대한 하일랜즈 지역이 대표적인 황무지지역이다.

이와 유사한 식물들은 북아일랜드 동부 고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푸석한 모래토양으로 덮여 있는 로랜즈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헤더가 식물의 주종을 이루고 있어, 가을이면 주변 일대가 온통 짙은 자줏빛으로 물든다. 해안선과 바로 접경을 이루고 있는 좁다란 육지 또한 인간과 가축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지역으로, 해양식물들이 자연상태 그대로 군데군데 무리를 이루며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영국 전역이 경작과 벌목 등의 인간활동으로 잠식되어가는 과정에서, 포유동물은 양서류나 파충류에 비해 더 광범위한 서식지를 중심으로 살아남았다.

덩치가 큰 옛 포유동물은 대부분 멸종했으나, 붉은사슴은 지금도 스코틀랜드의 하일랜즈와 엑스무어에, 노루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남부 삼림지역에 살고 있다. 오소리·수달·여우·족제비 같은 육식동물은 대부분의 시골지역에서 번성하고 있으며, 쥐나 다람쥐 같은 설치류와 고슴도치·두더지·땃쥐 같은 식충동물 또한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토끼는 널리 분포해 살고 있는데 야행성 채식동물인 갈색토끼는 넓은 저지대에서 살고 있으며, 산토끼는 스코틀랜드의 토박이 동물이다.

영국에서 발견되는 양서류로는 3종(種)의 영원류(押類)와 5종의 개구리·두꺼비가 있고, 파충류로는 3종의 뱀(이중 독사는 살무사의 1종임)과 3종의 도마뱀이 있다. 아일랜드 섬에는 뱀이 전혀 없다.

거주유형

영국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시대별로 고찰해보면, 그 관계가 18세기말에 가장 밀접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교통이 영국 내 각 지역을 하나의 통일된 사회로 묶어줄 만큼 발달했지만, 스코틀랜드·잉글랜드·웨일스·아일랜드 각 지방은 물론, 특정지역들에 대한 주민들의 소속감을 파괴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여러 세대에 걸친 지역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연에서 획득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된 언어들은 각 지역에서 통용되는 표준어나 방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 각 지역의 특색이 활짝 꽃피던 전성기는 지났지만 지금도 그 특색은 남아 있다. 영국 내에서 서로 선의의 경쟁관계에 있는 하일랜즈 스코틀랜드인과 로랜즈 스코틀랜드인뿐만 아니라, 북아일랜드인·스코틀랜드인·웨일스인·콘월인 등 각자가 갖고 있는 자기 지역에 대한 소속감은 이들 각 지역의 지리적 특성만큼이나 뚜렷하다.

잉글랜드는 각기 독특한 전통을 지닌 8개의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① 현재의 노섬벌랜드·더럼·컴브리아·타인위어·클리블랜드 주를 포함하는 노스컨트리(North Country) 지역은 5세기 중엽에서 6세기말 사이에 앵글로색슨족이 정착한 이래로 앵글족이 지배하는 노섬브리아 왕국의 중심부가 되었다.

이 지역은 이후 수세기 동안 스코틀랜드와의 국경분쟁을 치렀으며, 그 과정에서 지역전통과 민속이 강화되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풍부한 석탄과 철 매장량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이것이 이후 이 지역의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전통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주었다.

197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마침내 이 지역과 분리된 요크셔 주는 로마 시대 이래 여러 형태로 노스컨트리 지방의 일부를 이루었는데, 이런 유대관계는 덴마크인들이 지배하는 요크 왕국이 된 이후로 1641년(튜더 왕조 당시 잉글랜드 코먼 로의 공정한 집행을 위해 설립된 국왕대권재판소인 북부지방법원이 해체된 해)까지도 계속되었다.

이전에는 웨스트라이딩으로 불렸던 요크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직물 산업의 발전으로 이 주의 농촌경제에 중대한 변화들이 생긴데다 자연경관이 다른데도 요크셔 주민들은 여전히 이 지역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있다.

② 페나인 산맥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랭커스터 지역은 산업혁명 이전의 어느 때부터 지역적 특성을 강하게 갖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현재 랭커스터는 이 지역만의 전통·방언·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같은 독자성은 이 지역 주민들이 오랜 세월 동안 면직물 산업에 종사한 것에서 기인한다.

③ 잉글랜드의 미들랜즈는 크게 두 지역, 즉 웨스트미들랜즈와 이스트미들랜즈로 나뉜다.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은 버밍엄이 중심지로 부상한 이래 지역성이 훨씬 더 강해졌고, 이스트미들랜즈 지역은 물리적·역사적 연대감은 강한 반면 경제적 연대감은 다소 약하다.

④ 노퍽·서퍽·케임브리지셔 주와 엘리 섬 지역은 과거 이스트앵글리아 왕국이 있던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주로 농촌지역으로 런던을 중심으로 한 잉글랜드 남동부와는 현저한 대조를 보인다.

⑤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은 인구 규모와 밀도에 있어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큰 지역이다.

⑥ 웨식스 지역은 영국의 작가 토머스 하디의 작품들에서 생생히 표현된 바와 같이 지역성과 애국심이 강한 지역으로, 햄프셔 구릉지대가 그 중심지이다.

⑦ 세번 강 어귀의 동쪽 지역은 서머싯 평원과 함께 잉글랜드 서부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의 중심지는 브리스틀 시로 여겨진다.

⑧ 세번 강 어귀의 양안 지역은 전국적 규모의 고속 자동차도로망 건설계획의 일환으로 아름다운 세번 다리가 완공된 이후 세번사이드라는 한 단위의 지역으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코틀랜드의 하일랜즈와 로랜즈는 지형적 특성은 물론 전통에 있어서도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

북아일랜드의 강한 지역성은 벨파스트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정치·종교 분쟁에서 명확히 엿볼 수 있다.

영국 내 각 지역의 주거 유형은 천차만별인데, 이는 지역마다 자연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럽 대륙으로부터 끊임없이 몰려온 이주자·망명자·정복자·무역상들 때문이기도 하다. 고대의 거주 형태는 결집으로 생기는 사회적·경제적 이점을 추구하려는 욕구와 그와 맞먹게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살고자 하는 일부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었다.

대체로 중세 이후 사유지와 소작지가 생겨나면서 거주지가 분산되었을 뿐 아니라 토지가 울타리와 담으로 둘러싸이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군데군데 주거지가 밀집되어 형성되는 것은 영국 시골 풍경의 특징으로 남아 있는데, 선형·원형·타원형과 반지 모양의 마을들이 있다. 이 마을들 중 상당수가 옛 녹지대들을 마을 공동재산으로 공유하고 있다.

어떤 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도시화가 잘 된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는 도시가 이 나라의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단위이자 더 나아가서는 국토의 효율적 세분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주거 형태의 가장 큰 변화는 초기 산업발전 시기에 대규모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생겨났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뒤를 이어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도시화되었다. 영국 인구의 약 80%는 도시에 살고 있으며, 그중 40%는 8개의 주요집합도시, 즉 대도시권 중 하나에 살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큰 대도시권은 수도인 런던으로 항구도시이자 최대의 산업 중심지이며, 가장 중요한 사무 중심지이기도 하다(→ 광역 도시권, 그레이터런던). 그밖의 대도시권으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웨스트요크셔·머지사이드, 스코틀랜드의 센트럴클라이드사이드,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를 꼽을 수 있다.

1970년대에 많은 도시인구가 비(非)대도시권으로 이주했고, 외떨어져 있던 셰틀랜드 제도는 북해 유전이 개발되면서 급격히 인구가 증가했다. 최근 들어 환경보호법이 제정되어 그 폐해가 어느 정도 줄고는 있지만, 영국 전역은 인구와 산업의 과다한 집중으로 계속 환경이 파괴되어가고 있다(→ 공해 억제).

국민

인종·언어

영국의 최대 인종집단은 잉글랜드인이며, 스코틀랜드인·아일랜드인·웨일스인도 전체인구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950년대초 이후에는 영연방국가들, 특히 인도·서인도제도·파키스탄 등지에서 몰려온 이주민들로 인해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영국의 독특한 언어유산은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새로운 땅에 정착해 유럽 대륙과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초기 언어들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2종류의 켈트어, 즉 게일어(아일랜드 게일어, 맹크스어, 스코틀랜드 게일어를 파생시킴)·브리톤어(고대 콘월어와 현대 웨일스어를 파생시킴)이다(아일랜드어). 현대의 켈트어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웨일스어이며, 그 다음은 스코틀랜드 게일어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게일어가 극히 일부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맨 섬에서 고대에 쓰인 맹크스어는 그 형태만 남아 있는 형편이다. 콘월어는 18세기초에 사멸되었고, 현대영어는 주로 4개의 게르만어 방언, 즉 5세기에 브리튼에 이주해온 앵글족·색슨족·주트족이 사용했던 것들과 790년경부터 여러 차례 브리튼을 침공해온 데인족이 사용했던 것이 발전해서 생겨난 것이다.

잉글랜드가 중세 노르만족과 앙주 왕가 왕들의 지배 아래서 유럽 대륙 제국의 일부가 되고, 새로운 통치자와 영주들의 지배 아래 오랜 기간 프랑스와 연관을 맺게 됨으로써 영어는 마지막으로 프랑스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현대에는 여러 나라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들어 대부분의 도시지역 주민들은 몇 개 국어를 사용한다.

종교

영국 내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그리스도교 종파는 모두 교파 분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대 규모의 종파 분리는 16세기에 잉글랜드 왕 헨리 8세가 로마 교황의 절대권력에 반기를 들면서 일어났다. 로마 교황청과의 이같은 결별로 신교 교리들이 생겨났고 급기야는 영국국교회가 탄생했는데, 이는 현재도 잉글랜드의 국교로서 그 신자수는 영국 전체 그리스도교 신자수의 약 3/5을 차지한다. 기타 신교단체로는 침례교, 조합교회, 프렌드파(퀘이커교), 감리교, 스코틀랜드의 장로교 등이 있다. 가톨릭 신자의 수는 전체인구의 1/11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신교도와 구교도가 정치적·종교적으로 반목하고 있다.

1290년 브리튼에서 추방된 유대교인들은 17세기에 첫 유대교 지역사회를 런던에 형성했고, 현재 많은 도시에 상당수의 유대교인들이 있다(유대인). 20세기에 해외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이 영국에 다양한 동양종교들을 전파시켰는데, 이들 동양종교의 신전은 거의 모두 대도시나 대학가에 밀집되어 있다.

인구

영국의 연평균인구증가율은 매우 낮고, 출생률·사망률은 1871년 이래 계속 감소추세이나, 유아사망률은 다른 선진국보다는 높은 편이다. 2024년 기준 유아사망률은 3.2%이었다. 연평균인구증가율은 1970년대 후반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회복해 0~1%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구는 6,796만 1,439명이며, 인구밀도는 279명/km²이다.

출생률이 낮기 때문에 전체인구는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5세 이하의 어린이가 전체인구의 1/5도 못 되는 반면 60세 이상은 1/5을 넘는다. 평균수명은 상당히 높아 남자가 80세, 여자가 83세이다(2020). 1871년 이후 대체로 출국이민수가 입국이민수보다 많았으나, 유럽 대륙으로부터 피난민이 몰려들었던 1930년대와 영연방국가들로부터 이주민이 쏟아져 들어왔던 1957∼62년은 그 반대였다(인구이동).

영국의 국민
영국의 국민

경제

개요

세계 경제에서 영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특별하다.

19세기에는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가장 중요한 산업국가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 미국과 서유럽 선진국들, 최근에 이르러 동아시아 국가들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영국 경제를 이같은 상대적 쇠퇴의 길로 몰아넣은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타 국가들이 산업화에 박차를 가한 데 비해 영국은 1980년까지 파운드 지역 은행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중요 요인이다. 영국의 국내 경제성장률 저하는 1인당 가처분소득 면에서 본 영국국민의 생활수준을 상대적으로 낙후시켰다.

자원

대부분의 선진국들과는 달리 광물자원이 매우 빈약하다.

산업혁명의 추진력이 되었던 콘월의 옛 주석광산과 잉글랜드 중북부의 철광석 광산들은 20세기말에 이르러 매장량이 바닥났거나 타산이 맞지 않는 비경제적 광산들로 전락했다. 게다가 한때 영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석탄도 1950년대초 이후 그 중요도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영국령 북해 등에 묻혀 있는 석유천연 가스는 영국의 귀중한 새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농업·임업·어업

영국의 국민총생산(GN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이며, 민간 노동인구의 1%만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농장들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고도로 기계화되어 있다. 경작지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사시사철 농산물이 자라는 경작지는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정부의 농업지원정책들이 실효를 거둔 덕분이다. 영국의 주요농산물은 밀·보리·감자·사탕무 등이고, 주요가축으로는 소·송아지·돼지·닭·오리·양·새끼양 등이 있다. 정부는 농업정책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그것은 농업 종사자들에 대한 적정한 수입을 보장해주면서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식량을 효율적·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야말로 국익에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947년에 제정된 농업법령에 따라 영국 정부는 주요농산물에 적정가격을 책정하고, 필요하다면 수입농산물을 최저가격으로 묶어둘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농업정책은 20세기말에 이르러 수정되었는데, 영국 정부는 수정정책에 따라 국내에 반입되는 온대지역 농산물에 수입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결과 동종의 영국 농산물 시장가격이 인상되어 그 농작물의 국내 생산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전체토지 중 생산성이 있는 삼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5%이며, 여기에 잡목림과 벌채된 옛 삼림지역을 포함하면 9% 정도에 이른다.

생산성 없는 삼림의 대부분은 주로 제1·2차 세계대전 기간중 생겨났고, 영국의 삼림지는 그 소유권이 산림청과 개인지주들에게 거의 반분되어 있다. 영국에서는 현재 대규모 묘목 이식사업이 행해지고 있는데, 대상지역은 주로 시트카 가문비나무, 로스폴 소나무, 스코틀랜드 소나무, 노르웨이 가문비나무 삼림지역이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가정용 목재는 국내수요에도 못 미치며, 그 품질도 스칸디나비아 등지에서 들여오는 수입목재에 비해 떨어진다.

어업은 영국의 중요한 산업으로, 주로 대구·고등어·넙치·가자미·조개류·갑각류 등이 잡힌다. 어업은 특히 스코틀랜드의 주요산업이며, 식용물고기는 원해·근해·연안 어장들에서 어획되고 있다.

광업·공업

영국에서 광업은 급속한 사양길에 접어들었는데, 주요원인은 석탄업의 쇠퇴에 있다.

제조업은 영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으로, 노동인구의 1/5 이상이 여기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공업은 화학제품, 기계·전자 제품, 석탄·석유 부산물 생산 등과 같은 첨단기술 관련 업종들이고, 조선업과 피혁업은 쇠퇴하고 있다. 생산량과 노동력에서 볼 때 20세기말 현재 영국 최대의 제조업 부문은 엔지니어링과 전자제품업이며, 기타 중요산업은 자동차·직물류·피혁·의류 제조업이다. 철강업은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주요산업이다.

1967년에 다시 국유화된 영국 제철소는 몇몇 주요제철공장의 연합체로, 영국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구조는 1950년대초 이래로 급격하게 변화되어왔다. 1950년대초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석탄이 전체 에너지 수요의 거의 90%를 공급했으나 그 이후에 석탄산업이 급격한 사양길에 접어들어 석탄 대체 에너지원들의 중요도가 훨씬 더 커지게 되었다.

현재는 석유가 핵발전, 천연 가스, 수력발전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에너지 생산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북해 석유와 천연 가스의 개발로, 이로 인해 영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

영국은 금융제도의 역사·규모·체계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속하며, 런던은 지금도 다방면에서 서유럽 세계의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잉글랜드 은행은 영국 금융제도의 핵으로, 1694년에 설립되어 1946년에 국유화되었다. 이 은행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화폐 발행권을 가진 유일한 기구로서, 영국 정부에게 재정문제에 관한 조언을 하며 통화 정책을 수행하고, 정부·민간은행·해외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상업은행들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사실상의 모든 상업적 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런던의 어음교환 협정은행들과 스코틀랜드의 어음교환 협정은행들, 그리고 북아일랜드 은행들이 있다.

이들 은행은 모두 수많은 지점들을 갖고 있으며, 잉글랜드 은행으로부터 정식으로 인가를 받았다. 영국의 이 광범위한 은행체계는 상업과 금융 중심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런던 시에서 발달한 복잡한 자본과 함께 할인 시장과 결합되어 완벽한 체계를 이루게 된다. 영국의 기본 화폐단위는 파운드로 1990년에 유럽 공동체(EC) 국가들의 외국환 시세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유럽 통화체제의 일부가 되었다. 유럽 통화를 단일화하자는 제안들이 있었으나, 영국 정부는 그 제안들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무역

영국은 세계 인구의 1%를 차지하는 데 불과한 나라이지만, 한편 세계 최대의 무역국 중 하나이다.

국내 천연자원이 워낙 빈약해 식품의 거의 절반과 각종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품목의 수입에 필요한 외국환을 벌어들이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수출은 영국 전체 GNP의 1/3에 달하며, 제조상품이 전체수출액의 3/5을 차지한다. 전기·기계 장비, 차량, 트랙터, 과학기구 등이 주요제조품들이며, 화학제품은 성장 속도가 빠른 수출품목에 속하나 기계류를 제외한 금속제조품과 직물은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경향이다.

세계에서 보유 상선이 가장 많은 국가에 속한다. 영국은 전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교역을 하고 있으나, 1973년 EC에 가입한 이후에는 전체교역량에서 서유럽 국가들과의 교역량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사태진전에 따라 한때 영국의 가장 큰 단일교역국이던 미국이 그 지위를 독일과 나누어갖게 되었다.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며 대체로 수입을 능가한다.

영국은 1993년 11월1일 발효된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유럽연합(EU)의 일원이 되었다. EU는 1,2차 세계대전에서 맞선 두 나라인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적대 요인을 극복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1952년 설립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가 모태로, 이후 유럽경제공동체(EEC), 유럽공동체(EC)를 거쳐 경제적 통합을 위한 연합체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 내에서 EU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6년 6월23일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가결되고, 우여곡절끝에 2020년 1월 9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탈퇴가 확정되었으며, 29일 유럽연합 의회에서 영국 탈퇴 협정이 비준되면서 1월 31일로 영국의 탈퇴가 확정되었다. 이후 12월 24일 영국과 유럽연합의 무역협상 타결에 성공, 브렉시트 절차가 완결되었다.

경제운용

영국 경제는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혼합된 선진혼합경제로, 주로 국제무역과 같은 서비스업과 중공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영국 정부는 석탄·철강·선박 생산을 통제하며, 몇몇 공익사업, 철도, 대부분의 민간 항공 등을 운영한다. 1인당 GNP는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편이다. 대개의 경우 예산에 못 미치는 정부수입은 3대 세금, 즉 수입·자본·소비에 대한 세금으로 충당된다. 영국의 과세구조는 상당히 큰 폭으로 개혁되어 20세기말에 발효되었다. 각 나라마다 과세방법·생활비·사회보장제도·급여수준 등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영국의 1인당 과세부담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영국에서는 모든 직종의 노동자들이 거의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1868년에 결성된 영국 노동조합 회의에는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노동조합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도 이와 유사한 전국적 노동조합 조직이 있다. 영국 산업연맹은 고용주들을 대변하는 조직이다.

교통

런던에서 버밍엄을 거쳐 리버풀맨체스터에 이르는 길은 영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과 화물이 운송되는 상업의 중심축이다.

이 중심축을 따라 전동화된 주요간선철로, 자동차도로 M.1·M.6, 그랜드유니온 운하, 주요 국내항공로, 주요 천연 가스 및 석유 송수관 등이 뻗어 있으며, 이 축의 연장선은 여러 지역을 포함한다. 런던·리버풀·맨체스터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구·산업 중심지이자 화물항구들이며, 주요간선도로들이 이들 세 도시와 영국 내의 다른 지역들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영국의 남동부 해안과 유럽 대륙의 프랑스를 연결하는 영국해협 지하 터널의 장기건설이 시작되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생산과 소비가 증가했는데도 20세기 들어 철로를 이용한 승객과 화물의 수송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이는 자가용과 영업용 자동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경제침체기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되었다. 20세기말에 이르러서는 승객들의 총주행거리 중 80% 이상이 자가용 운전에 의한 것이었다. 늘어만 가던 영국민의 석유와 석유생산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체증과 북해 천연 가스의 발견으로 그 수요가 배가되었고, 이로 인해 20세기말에는 석유와 천연 가스 송유관이 많이 건설되었다.

현재 영국에서는 2개의 주요송유관 망이 운용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영국 가스회사가 천연 가스 수송에, 다른 하나는 석유업계가 석유와 석유생산품 수송에 이용한다.

상업용 항구의 대부분이 국유화되었지만, 수출입의 절반이 머지 강과 템스 강 등에 있는 주요민간항구들에서 이루어진다. 영국 수송 부두국에서 관리하는 부두들은 주로 영국해협 횡단 수송과 근거리 수송, 그리고 아일랜드, 연안 섬들, 인접한 대륙 항구들과의 교역과 영국 연안무역에 한몫을 하고 있다.

과거 영국의 각 항구들은 각기 편리한 항로를 확보, 세계무역에 있어 서로 다른 거래지역들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런던 항의 일부인 틸버리는 오스트랄라시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및 그 일대 섬들의 통칭) 여객 수송을 전담했고, 리버풀은 캐나다·서아프리카·극동아시아와, 사우샘프턴은 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주로 교역했다. 오늘날에는 대양을 건너야 하는 여객선과 화물선 상당수가 사우샘프턴에서 배를 갈아탄다.

영국은 국영 항공사들에 의해 유럽 국가들 및 다른 대륙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국영 항공사들의 많은 자회사와 독립기업들도 항공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영국항공공사는 7개의 공항, 즉 잉글랜드의 히스로·갯윅·스탠스테드 공항과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든버러·애버딘·프레스트윅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항공사들이 런던의 히스로 공항을 이용하고 있어, 이 공항은 늘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국내 항공기 이용률은 비교적 낮은 편인데, 이는 영국 내 주요도시들간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비행기 여행으로 인한 여행시간 단축의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요도시 지역은 국영 항공시설 외에 자체 공항을 보유하고 있어 주로 런던 왕복여행에 이용된다. 영국은 연안 섬들과의 연결 및 국가 횡단 노선에 이용되는 특수 항공망도 갖추고 있다.

국내 수송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집권당이 보수당인지 노동당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보수당 정권은 철저하게 영리성을 따져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반해, 노동당은 국가 공공 수송업무의 사회적 가치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다. 따라서 역대의 노동당 정권은 영국 철도국에 상당액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정치와 사회

정부

영국은 입헌 군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헌법의 일부는 불문법이며, 의회에서 제정된 법령과 법원에서 내려진 판결들이 영국 헌법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왕은 영국의 상임 국가수반이나 왕권은 대개 명예적인 것으로, 예를 들면 법령을 거부할 수 있는 왕의 권리는 18세기초 이래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실제적인 국가 권력은 의회 다수당 의장인 총리와 다수당 당원 중에서 총리가 직접 임명한 내각에 의해 행사된다. 총리는 또한 내각 외에 약 25명의 장관과 50명의 차관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입법권은 의회가 갖고 있는데, 의회는 왕을 비롯해 세습상원 및 임명상원, 그리고 투표로 선출된 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650명의 하원의원은 5년 임기로 투표에 의해 선출되며, 총리는 언제든지 하원의원 총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 상원은 1911년 대부분의 권한을 박탈당해, 현재는 주로 입법 수정 기관의 역할을 한다. 하원 다수당 대표들로 구성된 내각은 입법 통제 권한을 갖고 있다.

영국의 양당제도는 17세기말부터 계속된 것인데,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양당은 당시의 주요현안과 관련해 각기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정책을 구현해왔다.

자유민주당 같은 소수정당들도 있으나 2개의 정당이 주축이 되는 체제는 영국 정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영국이 강력하고 안정된 정치역사를 갖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영국의 현 정치제도 및 2대 정당의 특성은 정치권력의 핵인 내각의 특수한 역할에 의해 형성되어온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영국 정치의 최종목표는 내각의 장악이었는데, 이는 18세기초에 휘그당과 토리당, 그이후에는 자유당과 보수당, 그리고 오늘날에는 노동당과 보수당의 대결로 이어져오고 있다.

두 주요정당 중 한 정당의 활동이 일시 중단될 경우, 대개 지배 정당 구성원들 사이에서 다시 2개의 경쟁집단이 형성되어 내각 장악을 위한 경쟁이 벌어졌다. 20세기 전반에 노동당이 자유당을 대신해 들어섰듯, 새로운 정당은 완전히 다른 정당을 대신해 들어서야 권력을 잡을 수 있다. 집권당과 야당은 의회에서 자주 의견대립을 보인다.

양대 정당 사이의 끊임없는 대립은 늘 국가적인 정치현안들을 만들어내기 마련인데, 그 현안 하나하나가 지역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양 정당은 한시도 방심하거나 맡은 바 임무에 소홀할 수 없다. 영국의 양당제도는 유권자들이 무소속 후보나 제3당 후보 대신 양당 중 한 정당의 후보를 선택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유권자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영국 역사에 있어 시민들의 항의운동은 풍토병과도 같은 것으로, 주로 대개혁을 요구하면서 터져나왔다.

이러한 항의운동은 20세기에도 여전히 자주 발생하지만 과거에 비해 단편적이며 비효율적으로 변해가는 추세이다. 20세기에는 핵무기에 대한 항의운동이 등장했고, 웨일스어 사용 확대운동 지지자들은 항의운동을 조직화해 간혹 웨일스의 여러 호수에서 잉글랜드 도시들로 뻗어 있는 송수관을 파괴하는 등의 강한 사보타지를 펼치기도 했다. 근년에 들어 북아일랜드에서는 소수 인종인 로마 가톨릭교도들에 대한 차별대우를 철폐하라는 민권운동이 전개되어오고 있다.

북아일랜드 민권운동은 시민폭동으로 발전하여 정부가 군부대를 파견하는 사태로까지 확대되었다.

국방

국가방위에 대한 최종적 의무는 총리와 내각에 있고, 국방장관은 국방정책을 수립·제시한다.

1970년 육·해·공군의 3군 장관이 하나로 통합되어 생긴 국방장관은 전군에 대해 책임을 지고 3군 총사령관들의 보좌를 받는 참모총장에게서 자문을 구한다. 영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이다.

사법

삼권분립이 보장되어 있는 사법부의 최고기관은 최고법원이며, 최고법원은 항소법원·고등법원·형사법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코틀랜드는 로마 법에 기초한 독특한 법제를 갖추고 있어, 입법에 대한 사법 심사권이 없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의 90%가량은 무급 하급판사나 훈련된 법률가인 유급 하급판사에 의해 재판·판결된다. 치안판사 법원에는 700명가량의 현지주민들이 방청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 그 사건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이 비교적 쉽게 방청기회를 얻는다. 나머지 10%의 무거운 형사사건에 대해서도 역시 치안판사 법원에서 재판이 열리게 되나, 판결은 법관과 대심원이 내린다.

대부분의 민사소송은 현지 주(州) 법정에서 유급 법관들에 의해 처리된다. 민사·형사 사건에 대한 항소는 고등법원과 형사법원에서 항소법원으로 올라간다. 항소법원은 중대한 법률문제와 관련된 사건들의 경우에 한해 휴정을 선포하고 최종 항소심의 판결을 상원(귀족원)으로 넘길 수 있다.

교육

영국의 교육과학부 장관은 대개 내각의 구성원이며, 의회의 질의에 답변할 의무를 진다.

교육과학부는 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을 관장하며 교육법 시행을 감독하나, 직접 학교를 운영하거나 교사를 채용하지 않으며, 교과서 및 교과과정을 규정하거나 대학을 감독하지는 않는다. 학교운영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현지 주민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지역교육당국으로, 학생들을 각 학교에 배당하며 교사들을 임명해 봉급을 주는 일 등을 한다. 교사들의 장(長)인 교장들은 많은 독립성을 누리고 있다.

지역교육당국은 학교 설립을 계획·실행하며, 종교단체 등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학교들의 운영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지역교육당국은 또한 교육비의 4/5를 부담하며, 나머지 1/5은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공립학교의 경우 교육은 무료로 실시되며, 5세∼16세는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일반 교육이 끝나면 기술·상업 교육이나 고등교육을 받게된다. 영국에는 공립학교 외에도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학교들이 있는데, 대부분이 학생들의 수업료로 운영되는 450여 개의 사립학교(Public school)이며 이중 절반은 여학교이다.

18∼20세 사이의 청소년 중 약 30%가 대학교에 진학하며, 학비는 대학보조금위원회의 할당으로 거의 전액 정부가 부담한다.

대학은 완전 자율이 보장되고, 옥스퍼드대학교(12세기 설립)·케임브리지대학교(13세기 설립)·에든버러대학교(1583 설립) 등은 세계에서 가장 전통이 오랜 대학들로 꼽힌다. 19, 20세기에 많은 대학교들이 설립되었다. 지역교육당국은 주로 기술·상업 과정을 가르치는 800여 개의 칼리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범대학만도 약 170개에 이른다.

보건·사회복지

1948년 7월 5일부터 완벽한 국가의료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모든 성인 남녀와 어린이들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 무료로 거의 모든 종류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가 있다. 의사들의 경우, 국가의료제도에의 참여 여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원한다면 진료비를 내는 환자만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 개업의의 98%와 대부분의 치과의사가 국가의료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완전 무료로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은 약 2,500개소에 이른다. 국가의료제도에서 탈퇴한 병원은 소수에 불과하며, 그 대부분이 노동조합 병원처럼 특수집단을 위하거나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다.

규모가 작은 사립병원도 개업이 가능하지만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한다. 일반적인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어, 환자는 자신이 진료받는 의사를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의사도 어떤 환자를 자신의 환자 명부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 의사는 정부로부터 최고 3,500명의 등록환자 개개인에 대한 인두(人頭) 보조금과 조수 봉급 및 기본적인 개업 수당을 보조받는다. 의사들은 65세 이상의 환자와 야간 환자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의료비를 받을 수 있으며, 무의촌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사들은 또한 개인 환자를 받을 수도 있다. 의료제도에 소요되는 전체 경비 중 일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부담하거나 안경·치과재료·처방약의 대금으로 충당되는데 어린이·노인·빈민 등의 경우에는 이들 요금도 면제된다.

영국의 사회보장제도는 복지제도의 핵심을 이룬다(사회보장법). 사회보장제도는 국가 의료제도와 마찬가지로 1948년부터 실시되었는데, 이 제도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반은 근로자들이 가입하는 강제보험이다.

근로자들은 법에 의해 봉급의 1%를 보험료로 불입해야 하며, 고용주들도 일정금액을 근로자들의 보험료로 지불해야 한다. 사회보장제도 시행에 필요한 경비의 그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한다.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불입한 보험료에 대한 반대급부로 정년퇴직(남자 65세, 여자 60세) 후에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실직을 했거나 병이 났을 때도 보조금을 받을 수가 있다. 보조금의 수령기간은 보험료 납입횟수에 비례한다. 보험료 납입횟수가 만료되었을 경우에 근로자들은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직장을 갖고 있을 경우라 해도 수입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역시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자신의 실책 없이 실직했을 경우에는 일괄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이에 필요한 비용 중 일부는 모든 고용주들이 내는 보험료에 의해 적립된 기금에서 충당되며, 나머지는 실직 근로자의 고용주가 내는 기금으로 충당된다.

영국에서는 총수요에 적정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부지역에서는 주택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체주택의 3/5 이상은 소유자의 거주지로 되어 있으며, 1/4은 공공소유로 임대되어 있고, 그 나머지는 개인소유로 임대되어 있다. 지역주택당국들은 새로 주택을 건설하고 현존하는 주택들을 필요에 따라 할당하는 등 안정된 주택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택공급 계획에 필요한 경비는 정부 보조금, 임대료, 지역 세금 등으로 충당된다. 영국 전역에 걸친 도시 및 시골의 주택사업은 8개 지역주택사업 담당기관에 의해 운영되는데, 이들 8개 기관은 새로운 주택 건설 및 기존주택의 대대적인 구조변경 등을 관리한다. 1956년에 제정된 환경규정은 이후 다른 국가에서도 뒤따라 제정된 규정으로, 굴뚝 연기 배출을 금지한 무연지대들을 설정해 대기환경을 개선 시키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국가 경찰이나 경찰 행정을 전담하는 장관은 없다.

각 주의 경찰은 지역 유지들이 선출한 경찰당국에 의해 운영되는데, 경찰당국은 경찰대를 발족시켜 필요한 건물·차량·장비를 제공하고 유지하는 일을 한다. 경찰당국의 고유권한 중에는 경찰서장을 임명 또는 파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경찰서장은 경찰관의 임용·승진·훈련·배치에 대한 독립된 권한을 갖고 있으며, 또한 각 사건에 대한 경찰활동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일명 스코틀랜드 야드(Scotland Yard)로 불리는 런던 경시청의 형사부 수사과는 여타 경찰의 요청에 따라 수사상의 협조를 하며, 또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 내의 영국 측 업무를 수행한다.

영국 경찰이 착용하는 제복은 외견상 비무장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있다. 그들이 평상시 휴대하는 유일한 무기는 나무로 만든 짤막한 경찰봉으로, 눈에 띄지 않게 휴대해야 하며, 자기방어나 질서회복 목적 외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화기는 위험한 임무를 맡을 경우에 한해서만 휴대할 수 있다.

문화예술

영국은 서구문명에 길이 남을 위대한 문화와 지성을 꽃피워왔는데, 선사시대에 세워진 스톤헨지(거대한 돌들의 2중 환열), 셰익스피어와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들, 헨델의 〈메시아 Messiah〉, 진화론, 〈옥스퍼드 영어사전〉 등이 모두 대표적인 예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보다 지역적인 면에서 보면 몇몇 문화적 특성과 관습들이 가장 영국적인 특징을 이루고 있는데, 그 예로는 켈트족의 춤과 음악, 음유시적인 전통, 초가지붕을 인 오두막으로 대변되는 전원적 풍경, 마을 술집, 철저한 스포츠맨십, 오후의 사교적인 모임 등이 있다.

영국의 문화는 1945년 이래 폭넓게 변화해왔다.

라디오·텔레비전·영화 같은 대중매체와 음반의 출현으로 외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을 뿐 아니라, 자국의 대중문화를 전세계에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비틀스의 고향인 리버풀이, 그 다음에는 런던이 1960년대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런던은 곧 많은 사람들에게 파리를 대신하는 향락의 중심지가 되었다. 비틀스는 유럽인과 미국인들에게 전혀 새로운 음악 세계를 선보인 많은 영국 록 그룹 중에서도 처음으로 가장 잘 알려진 록 그룹이다.

의상 디자이너들은 한때 계속 새로운 스타일의 남녀 의상을 창안해 세계 패션계를 주도해나갔다. 카너비가(街)와 킹로(路) 상점들에서 판매되는 첨단을 걷는 선명한 색상의 의상들은 새빌가와 그 인근 거리에서 만들어지는 고급양복보다 더 영국적인 의상이 되었다. 런던과 같은 많은 대도시에서는 헌 옷을 파는 중고시장들이 번창했다.

이같은 변화들의 밑바닥에서는 여러 가지 중요한 사회적 변화가 있었다.

먼저 대학 및 관련 교육기관들이 대폭 증가하면서, 점점더 많은 학생들이 고등교육과정을 이수하여 교육수준이 향상되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현상이지만 영국 사회에는 전반적으로 여가시간이 많아져서, 이 시기의 정부들은 예술정책을 변화시켰다. 1946년에 설립된 예술위원회는 현재 많은 종류의 창작·공연 예술에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주로 상업적인 영국의 문화 시장과 각종 예술에 대한 청중과 관람자 수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가정용품과 실내 가구장식에 계속 디자인 혁신이 이루어진데다가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보통사람들의 예술감각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변화들은 각 변화의 성격과 방향, 그리고 각 변화가 관객이 급신장한 예술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켜왔다. 그결과 세대간,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사회계층간에 취향과 가치관이 첨예하게 대립하곤 했으며, 국민생활의 질이 최신 예술작품의 질에 의해 평가되어왔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와 비교해볼 때 아주 특이한 것이다.

많은 전통적 분야에도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져 소설·사회기사·비평 같은 분야가 관심을 끌게 되었다.

20세기말에는 아이리스 머독, 윌리엄 트레버, 킹즐리 에이미스 같은 작가들이 대중적인 사랑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젊은 세대의 작가들은 현대 영국 사회의 한 특징인 다양한 인종에 대한 작품을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시 분야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났는데, 웨일스의 시인 딜런 토머스에 의해 크게 자극받았다고 여겨지는 활발한 시 낭송회가 그 한 예이다.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새로 창간된 많은 군소 잡지가 운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간되는 경우가 많았고, 독자수가 늘어났는데도 일부 베스트 셀러 작가들을 제외한 작가들의 재정상태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영화산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년간 성숙했으며, 당시에 이룩한 뛰어난 영화수준이 대체로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영국이 배출한 주목할 만한 영화감독으로는 토니 리처드슨, 린지 앤더슨, 조지프 로시, 카렐 라이츠, 존 슬레진저, 켄 러셀 등을 꼽을 수 있다. 런던과 지방에서는 많은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들이 꾸준히 무대 위에 올려지고 있는데, 이 작품들은 뉴욕에서 멜버른에 이르는 세계 주요도시에서도 상연되고 있다(연극). 유명한 극작가로는 존 아든, 존 오즈번, 해럴드 핀터, 톰 스토파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를 비롯한 작가들의 정교한 뮤지컬 작품들은 전세계에서 공연되어 많은 관객을 끌고 있다. 1963년에는 국립극단이 설립되었고, 템스 강 남쪽 제방에 있는 센트럴런던에는 국립극장이 건설되었다.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은 셰익스피어의 출생지인 스트랫퍼드온에이번과 런던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 극단의 공연은 거의 매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150개 이상의 전문적인 극장에서 영리 또는 비영리 극단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극장 중 약 60개가 런던과 그 부근에 밀집되어 있다.

20세기 후반에 음반 구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영국에서는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맨체스터·버밍엄·리버풀·보른머스 교향악단은 물론 런던에 있는 4개 교향악단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1947년에 문을 연 코벤트 가든은 공연작품 및 공연수준이 뛰어나 세계적인 오페라 하우스가 되었다.

코벤트 가든에서는 세계적인 오페라들 외에 벤저민 브리튼, 윌리엄 월튼, 마이클 티펫 같은 작곡가들이 현대영어를 사용해 작곡한 오페라들도 공연되고 있다. 영국 및 해외 각지를 순회하며 영어 공연을 주로 하는 새들러스웰스 극단은 1968년에 보다 규모가 큰 런던의 콜리시엄 극장으로 이전해갔다. 로열 오페라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국 오페라단은 규모는 작지만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공연한다.

영국 발레는 연출과 춤 양면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1931년 니네트 드 발루아가 설립한 새들러스 웰스 발레단은 1956년 로열 발레단으로 바뀌었다. 로열 발레단은 1945년 이래 코벤트 가든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데, 코벤트 가든에는 극장 발레단과 로열 발레 학교가 있어 로열 발레단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발레단은 고전적인 작품 공연은 물론, 영국 작곡가 및 안무가에 의한 새로운 작품 공연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로열 발레단(Royal Ballet)
로열 발레단(Royal Ballet)

런던 페스티벌 발레단은 고전 발레들을 주로 공연하고 있으며, 1930년 이래 영국 발레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램버트 발레단은 초창기의 실험적인 성격을 다시 띠고 있다. 지방에는 발레에 적합한 극장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대부분의 영국 발레단들은 제한적인 것이나마 지방 순회공연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공연예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영국에서는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예술을 망라한 축제가 많이 생겨났는데, 그중 가장 대규모의 축제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을 꼽을 수 있다.

여타 축제들은 특정 분야의 예술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축제로는 글로스터 시의 스리콰이어스페스티벌(Three Choirs Festival)과 현대음악을 주제로 한 첼튼엄 페스티벌 등을 들 수 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20세기초에 누렸던 높은 수준을 현재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립 미술관과 전국 각지에서 후원자가 있는 전시회들이 자주 열리며, 많은 공공건물 및 주택단지에 새로운 예술작품들이 도입되면서 시각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각 예술가들에 대한 공공 후원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대리인에 의한 작품의 위탁매매가 일반적이다. 예술위원회는 각 화랑에 대해 관리 및 작품 매입 보조금을 지원하며, 예술가들에게는 작품 위탁의 편의와 각종 상금을 제공하고 예술교육을 위한 비용을 보조하거나 작품전시를 위한 보증을 서주는 등 화가와 조각가를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건축에서 상업포장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의 디자인 산업이 대담한 실험정신에 의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다.

오늘날 영국 곳곳에는 아직도 황량하고 단조로운 산업도시의 풍경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1950년대 이후 런던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모습은 몰라볼 정도로 크게 변화해왔다. 수세기에 걸쳐 전해내려오는 옛 건물들 사이로 국제적 스타일의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이 높이 솟아 있고, 20세기말에 이르러서는 전통적인 벽돌과 석재를 소재로 한 포스트모던 양식의 건물들이 세워졌다.

언론매체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편에 속하며, 신문 구독률이 높아 다양한 신문의 존속이 가능하다.

영국의 신문업은 높은 인구밀도와 치밀하게 짜여진 철도망을 토대로 발전해왔는데, 이 철도망 덕분에 런던에서 발행된 신문이 그 다음날 아침이면 전국 각지에서 판매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전국으로 배포되는 신문과 지역신문의 구분이 아주 뚜렷하고, 런던의 〈타임스 The Times〉지를 비롯해 〈가디언 The Guardian〉·〈옵저버 The Observer〉 등은 수준높은 편집으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신문들이다.

국영인 영국방송협회(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BBC)는 보도의 객관성과 예리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고,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뉴스·교육·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방송하고 있다. 1954년에 설립된 독립 텔레비전 공사(Independent Television Authority/ITA)는 민영 텔레비전 방송국에 필요한 시설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영국방송협회(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
영국방송협회(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

ITA는 독립방송공사(Inde- pendent Broadcasting Authority/IBA)가 되면서 민영 라디오 방송국에 대한 지원도 하게 되었다. BBC와 IBA는 모두 공공기업체로 최종적인 운영권은 정부가 갖고 있으며, 국회는 이들 기업체의 인가 규정을 변경할 수 있다. 정부는 법적으로 방송 취소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으나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BBC 및 IBA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체들은 자신들의 일일 고유 업무와 관련해 완전 독립을 보장받고 있다.

영국의 단체경기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여름철에 성행하는 크리켓 경기는 그 역사가 13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단체경기인 축구는 오랜 비공식적 전통을 지닌 학교 경기가 19세기 중엽에 체계화됨으로써 발전한 것이다.

이보다 몇 년 전에는 럭비라는 단체경기가 탄생했는데, 이는 워릭셔 주 럭비 시에 있는 럭비 학교(Rugby School)에서 행해지던 전통적인 축구 규칙이 조금 변경되어 생긴 것으로, 그 학교 이름을 그대로 따서 명명된 경기였다. 이들 경기는 영국 이외의 국가들, 특히 영연방국가들에서도 행해지고 있는데, 축구의 경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경기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개인경기 중에서 특히 많은 사람들이 직접 즐기거나 시합을 관전하는 경기는 테니스이다.

윔블던 선수권대회는 국제적인 테니스 대회 중 가장 권위가 있다. 권투와 트랙·필드 경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경마와 말·개·고양이 전시회 역시 수많은 관중을 끌어들이고 있다. 영국인들은 오랜 세월 내기와 도박을 즐겨왔는데, 1960년대에 여러 가지 법적 제한이 완화되자 런던 및 기타 대도시에 카지노 형태의 도박장들이 들어섰고, 경마 도박장도 상당히 생겼다.

영국과 한국과의 관계

외교
해방 이전

영국과 한국의 관계는 1845년 영국 군함이 거문도를 불법으로 점령한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그 뒤 1882년 4월 청나라의 중계로 영국의 G. O. 윌스 제독과 한국 정부 사이에 조·영조약이 체결되었고, 1883년 11월에는 청나라의 중계 없이 직접 한국과 맺은 조·영수호통상조약이 그전의 조약을 대체했다. 영국은 1885년 3월에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미리 봉쇄하기 위해 거문도를 발진기지로 점령했다가 조선 정부의 항의와 영국·러시아 관계의 정상화로 1887년 2월에 철수했다. 양국간에 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자 영국은 특히 광산채굴권을 포함하여 각종 이권의 획득에 힘쓰다가 1930년대에 이르러 일본인에 의해 한국에서 밀려났다.

한국에 최초(1865. 9. 13)로 들어온 영국인은 스코틀랜드 출신 성공회 목사 R. J. 토머스였는데, 그는 1866년 8월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號)를 타고 다시 한국에 도착했다가 다른 일행과 함께 살해당했다. 본격적으로 한국에 관한 책을 쓰고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영국인은 스코틀랜드 장로회 선교사 J. 로스 목사였다. 그는 한국어로 된 최초의 개신교 성서인 <로스 번역본(Ross Version)>을 간행했으며, 그의 세례를 받은 한국인 서상륜은 황해도 장연군 송천에 한국 최초의 교회를 세웠다. 영국인이 한국에서 발행한 신문으로는 <대한매일신보>·<서울 프레스>가 있다.

해방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5년 12월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영국·소련의 3상회담에서 영국은 한반도 신탁통치안에 찬성했으나, 1949년에 대한민국의 설립을 정식으로 인정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는 영국 내의 반대여론이 있었음에도 미국 다음으로 큰 규모의 군대를 한국에 파병했다. 영국은 한국 단독수교국이다. 1949년 1월 양국간에 수교합의가 이루어진 뒤 같은 해 3월에 주한영국대사관이, 1950년 2월에 주영한국대사관이 개설되었다.

1986년 4월 전두환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고, 1986년 5월에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한국을 답방했다. 1989년 11월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고, 1992년 11월에는 에드워드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 황태자비 내외가 방한했다. 이후 1995년 1월 김영삼 대통령,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다.

1999년 4월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김대중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1883년 한국과 영국이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을 맺고 수교한 이래 영국의 국가 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방한 기간 동안 여왕은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하고 한국 국민과 교류하는 일정을 가졌다. 특히 방한 기간중인 4월 21일 73세 생일을 맞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 한국식으로 차린 성대한 생일상을 대접받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2010년 노무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으며 2013년 11월에는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하는 한·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경제·통상·주요 협정

2017년 3월 브렉시트 이전까지, 영국은 EU 소속국가로 한국은 한-EU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혜택을 받고 있었다. 영국의 EU 탈퇴협상 이후로는 새롭게 추진될 한-영 FTA에 따라 양국의 교역 추세는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의 대영국 주요 수출품은 해양구조물, 승용차, 선박, 항공기부품, 자동차부품 등이며, 주요 수입품은 원유, 승용차, 그림, 의약품, 백금 등이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영국 수출액은 40억 6,217만 달러이며, 수입액은 59억 4,960만 달러이다.

양국간에는 항공협정(1960. 5), 사증면제협정(1969. 12), 투자증진 및 보호협정(1976. 3), 이중과제 방지협정(1978. 5), 문화협정(1982. 7), 과학기술협력협정(1985. 6), 원자력협력협정(1991. 11), 사회보장협정(2000. 8), 에너지 기술협력 양해각서(2012. 5) 등의 협정이 체결되어 있다.

문화 교류·교민 현황

1983년에는 한영수교 10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기념사업회가 구성되었으며, 학술 심포지엄과 강연회 등 다양한 행사가 양국에서 열렸다. 양국간에는 친선의원협회·민간친선협회·한영경제협력위원회·대한무역자문위원회 등 각종 단체가 설립되어 있다. 런던대학교·셰필드대학교·헐대학교에 한국학 연구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더럼대학교·케임브리지대학교 등에서는 한국 음악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공공기록보관소(Public Record Office)에는 6·25전쟁 관련 자료들을 포함해 한국에 관한 자료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 대영박물관에는 그림, 도기, 칠기, 불교조각, 철제 거울, 철제 머리 핀, 선사시대 유물, 옥, 철제 골동품 등과 불경 및 훈민정음에 관한 옛날 전적 등 한국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 2023년 기준 영국에는 39,097명의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5,160명의 영국 국적의 등록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