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경

편경

[ 編磬 ]

요약 아악기(雅樂器)의 하나.

편종(編鍾)과 한 짝을 이루고 유율타악기(有律打樂器)의 일종이다. 편경은 석부(石部) 또는 체명악기(體鳴樂器, idiophone)에 드는 타악기다.

1116년(예종 11) 왕자지(王字之)와 문공미(文公美)가 가지고 귀국한 대성아악기(大晟雅樂器)의 하나로 들어올 때 편경은 정성(正聲)과 중성(中聲) 각 한 틀씩 그리고 헌가(軒架)에 쓰일 편경 아홉 틀이 고려조정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그 후 1370년(공민왕 19) 및 1406년(태종 6) 명나라에서 편경이 다른 아악기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악학궤범』 권1 소재 편경

『악학궤범』 권1 소재 편경

당시 우리나라에서 편경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중국에서 들여오던지, 아니면 흙을 구어서 만든 와경(瓦磬)을 편경 대신에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1425년(세종 7) 경기도 남양(南陽)에서 경석(磬石)이 발견됐으므로, 1427년(세종 9) 12매짜리의 편경 한 틀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조됐다. 1428년(동왕 10) 박연(朴堧)의 감독 아래 종묘(宗廟)·영녕전(永寧殿)·사직(社稷) 기타 제례의식 때 사용할 편경 및 특경 모두 합해서 528매를 제작했다고 『세종실록』 권59(세종 15년 1월 을묘)에 전한다.

『세종실록』 권128에 나오는 편경을 12개의 경석으로 편성됐지만, 성종(1469~1494) 때 쓰인 편경은 16매짜리였다. 세종(1418~1450) 때 아악의 등가(登歌)에는 편경 한 틀이 쓰였고, 헌가(軒架)에서는 아홉 틀이 편성됐다. 이런 전통은 성종 당시에도 그대로 전승됐다.

조선초기 편경은 오례의(五禮儀)의 등가와 헌가·전정헌가(殿庭軒架) 종묘·영녕전 등가와 헌가에, 세종 때 회례연(會禮宴)의 등가와 헌가에, 성종 때 전정헌가의 등가와 헌가에, 그리고 종묘·영녕전 등가와 헌가에 배열된 악기의 하나이다.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 및 병자호란(丙子胡亂 1636) 이후 필요할 때마가 악학도감(樂學都監)에서 편경을 제작했다. 조선후기 진찬 같은 궁중잔치 때 장악원(掌樂院)의 편경차비(編磬差備)들은 대금·향피리 등의 향악기, 당적·비파·방향 등의 당악기, 그리고 축(柷)·어(敔) 등의 아악기와 함께 연례악(宴禮樂)을 연주했음은 1868년(고종 5) 『진찬의궤』(進饌儀軌)에 나온다. 그때 편경차비는 이귀룡(李貴龍)과 성희길(成喜吉)이었다.

국립국악원 소장의 현행 편경(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소장의 현행 편경(국립국악원 제공)

편경 본문 이미지 1

조선말기 장악원에서 전승된 편경의 전통은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를 거쳐 현재 국립국악원에 이어지고 있다. 현행 16매짜리의 편경은 12율 4청성의 음역이다. 아래와 같이 배열된다.

현행 편경의 12율 4청 배열도

현행 편경의 12율 4청 배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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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경은 아악(雅樂)의 악기편성의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의 연주 때 편종과 함께 연주되고 있다. 제례악 연주뿐 아니라 조회악(朝會樂)의 연주에도 전정헌가(殿庭軒架)에서 편경이 연주됐다. 현행 "여민락"(與民樂)·"보허자"(步虛子)·"낙양춘"(洛陽春) 등의 연례악 연주 때 편경은 편종과 함께 연주되고 있다.

ㄱ자 모양으로 생긴 석경(石磬)의 긴 부분을 고(鼓)라고 하고, 짧은 부분을 고(股)라고 한다. 16매의 석경은 모두 같은 크기이고, 음고는 석경의 두께로 조율됐다. 즉 1번의 가장 얇은 석경은 황종(黃鍾)으로 조율됐고, 16번의 가장 두꺼운 석경은 청협종(淸夾鍾)으로 조율됐다.

16매의 경은 두 단(段)으로 나누어 여덟 매씩 차례로 위와 같이 배열됐고, 편경 틀의 두 기둥이 꽂힌 받침대에는 백아(白鵝)의 조각상(彫刻像)이어서 편종 틀의 사자(獅子) 조각상과 대조를 이룬다. 연주자는 석경의 긴 부분인 고(鼓)쪽을 각퇴(角槌)로 쳐서 소리를 낸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6.2267~68쪽
  • 『의궤 속의 우리 춤과 음악을 찾아서』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08년, 346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181~82쪽
  • 『高麗音樂史研究』 宋芳松, 서울: 일지사, 1988년, 250, 267~68쪽
  • 『악학궤범용어총람』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10년, 373~74쪽
  • 『韓國樂器』 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서울: 열화당, 2001년, 3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