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

아쟁

[ 牙箏 ]

요약 ① 당악기(唐樂器)의 하나. 일명 알쟁(軋箏).
② 민간악기의 하나.

당악기(唐樂器)의 하나. 일명 알쟁(軋箏). 일곱 줄의 찰현악기(擦絃樂器)인 이 현악기사부(絲部) 또는 현명악기(絃鳴樂器, chordophone)에 든다. 이 현악기의 줄은 송진을 묻힌 나무 막대기로 줄을 그어서 소리를 낸다. 중국에서 대나무 조각으로 이 현악기를 연주했기 때문에, 알쟁(軋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국시대부터 쟁(箏) 종류의 현악기가 백제와 고구려에서 연주됐다. 즉 고구려음악에서 탄쟁추쟁이 연주됐다고 『통전』(通典)에 전하고, 백제 음악에서 '쟁'이 연주됐다고 『수서』(隋書) 권92에 나온다. 그러나 그런 쟁 종류의 현악기가 아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고려 때 일곱 줄의 아쟁은 교방고(敎坊鼓)·대쟁(大箏)·박(拍)·방향(方響)·비파(琵琶)·장고·적(笛)·퉁소(洞簫)·피리(觱篥)와 함께 『고려사』 권71(「악지」)에 전한다.

『악학궤범』 권7 소재 아쟁

『악학궤범』 권7 소재 아쟁

고려시대 아쟁은 당악 연주에만 사용됐지만, 조선초기 성종(1469~1494) 때에는 당악과 향악에 모두 연주됐다. 『악학궤범』(樂學軌範 1493) 권2에 의하면, 성종 당시 아쟁은 향비파(鄕琵琶)·해금(奚琴)·당비파(唐琵琶)·거문고·대금(大笒) 등과 함께 종묘(宗廟)의 등가·전정헌가(殿庭軒架)·전정고취(殿庭鼓吹)·연례악(宴禮樂)에서 연주됐다. 조선후기에 이르러서도 아쟁은 연례악의 연주 때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됐음을 여러 의궤(儀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후기 의궤에 나오는 장악원(掌樂院)의 아쟁차비 일람표

조선후기 의궤에 나오는 장악원(掌樂院)의 아쟁차비 일람표
서기(임금) 잔치명 아쟁차비(牙箏差備)

1827년(순조 27)

진작(進爵)

김종식(金宗植), 허인(許仁)

1828년(순조 28)

진작(進爵)

김종식(金宗植), 허인(許仁)

1829년(순조 29)

진찬(進饌)

김종식(金宗植), 허인(許仁)

1868년(고종 5)

내진찬(內進饌)

이계환(李啓煥), 신석준(辛錫俊)

1873년(고종 10)

진작(進爵)

이계환(李啓煥), 신석준(辛錫俊)

1877년(고종 14)

진찬(進饌)

신석준(辛錫俊), 안수명(安壽命)

1887년(고종 24)

진찬(進饌)

신석준(辛錫俊), 안수명(安壽命)

1892년(고종 29)

진찬(進饌)

이창석(李昌錫), 안수명(安壽命)

1901년(광무 5) 5월

진찬(進饌)

강재흥(姜在興)

1901년(광무 5) 7월

진연(進宴)

강재흥(姜在興)

1902년(광무 6) 4월

진연(進宴)

이순용(李淳用), 강재흥(姜在興)

1902년(광무 6) 11월

진연(進宴)

이순용(李淳用), 강재흥(姜在興)

조선후기 아쟁의 전통은 일제강점기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를 거쳐 현재 국립국악원에 전승되고 있다. 현재 아쟁은 주로 "보허자"(步虛子)·"낙양춘"(洛陽春) 같은 당악 계열의 음악 및 당악계 영향을 받은 향악곡 즉 "태평춘지곡"(太平春之曲)·"서일화지곡"(瑞日和之曲)·"보태평"(保太平)·"정대업"(定大業), 그리고 "수제천"(壽齊天) 등에서 연주된다. "수제천" 연주 때의 아쟁은 다음과 같이 조현(調絃)한다.

줄 순서

1

2

3

4

5

6

7

율명

濁仲呂

濁林鍾

濁南呂

黃鍾

太簇

仲呂

林鍾

음높이

A

B

C

E

F

A

B

아쟁을 연주하는 국립국악원의 악사(『한국악기』)

아쟁을 연주하는 국립국악원의 악사(『한국악기』)

아쟁의 몸통은 오동나무로 제조되고, 개나리나무의 가지로 활을 만들며, 줄은 명주실을 꼬아서 만든 것이다. 『악학궤범』(1493) 시절의 아쟁은 담괘(擔棵) 밑에 족(足) 즉 발이 달렸지만, 현행 아쟁은 발 대신에 받침대가 담괘 밑부분에 놓인다. 다른 현악기에 비해서 아쟁의 음역은 좁지만, 그 소리가 매우 웅장하고 오랜 지속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주자는 왼손 식지(食指)와 장지(長指)로 줄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농현(弄絃)을 하고, 제7현을 눌러서 높은 음을 얻기도 한다. 아쟁의 운궁법(運弓法)은 앉은 자세로부터 전후(前後)로 활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서양의 첼로의 운궁법과 서로 다르다.

아쟁산조를 연주하는 국립국악원의 악사(『한국악기』)

아쟁산조를 연주하는 국립국악원의 악사(『한국악기』)

② 민간악기의 하나. 전통악기 중에서 가장 저음악기인 아쟁은 초상(草床)이라는 틀 위에 악기의 몸통을 올려놓고 나무로 만든 활로 줄을 그어 소리를 낸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4.1435~37쪽
  • 『의궤 속의 우리 춤과 음악을 찾아서』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08년, 195, 222, 258, 347, 373. 403, 441, 466, 545, 589, 648, 710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177, 281, 300쪽
  • 『高麗音樂史研究』 宋芳松, 서울: 일지사, 1988년, 229쪽
  • 『民俗藝術事典』, 서울: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9년, 184쪽
  • 『악학궤범용어총람』 송방송, 서울: 보고사, 2010년, 206쪽
  • 『韓國樂器』 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서울: 열화당, 2001년, 151, 153쪽

참조어

산조아쟁(散調牙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