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머리말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사 사전이 전혀 없던 시절에 <한국근현대사사전>을 내놓았던 것이 지난 90년 연말께였다. 마치 마른 땅에 단비라도 되는 듯이, 2단조 600쪽의 꽤 두툼한 사전이 단박에 인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사전으로서 베스트셀러가 된 드문 기록을 가지게 된 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2쇄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 우리 역사 사전이 어느 쪽에서는 꽤나 요긴한 책이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믿음에 크게 힘을 얻어 그 책의 전편이랄 수 있는 <한국고중세사사전>의 발간에 매달리게 되었으나, 이런저런 곡절을 겪느라 집필에 착수한 지 3년 반 만에야 책의 발간을 눈앞에 보게 되었다. 우리 역사의 태동에서부터 19세기 중엽의 근대까지 2백자 원고 6천여 매, 1,300여 항목으로 정리되었으나, 앞서 나온 <한국근현대사사전>과 나란히 세우면 우리 역사의 전 과정을 어설프게나마 아우를 수 있는 역사 사전이 된 셈이다.

이 <한국고중세사사전> 역시 집필이나 편집에서 앞의 책과 같은 맥락으로 이루어진만큼 쉽고 부담없이 읽거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나다 순의 <찾아보기>를 덧붙여 '읽는 사전'으로서뿐만 아니라 '찾아보는 사전'으로서의 몫을 하는 데 모자람 없게 한 것도 앞의 책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전 만들기란 워낙 까다로운 일인만큼 곳곳에서 잘못된 점이 적이 않으리라 본다. 충고나 도움말을 주시면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 사전이 우리 역사의 대중화에 한몫을 하도록 힘을 보태주기를 깊이 바란다.

1995.2.10
한국사사전편찬회
김한종·양정현·강은경·조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