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태사 논산시 먹정바위

개태사 논산시 먹정바위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사찰전설

• 주제 : 사찰전설
• 국가 : 한국
• 지역 : 충청도

옛날 이 곳에 우택 이라는 도령이 살았다.
그는 사냥을 즐겼는데 하루는 머슴 한 명을 데리고 사냥을 떠났다. 숲이 우거지고 산새 소리도 여기 저기 지저귀는 자연 속에서 이리 저리 돌아 다니던 중이었다.
"아~악!"
산중에 어느 여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우택은 머슴과 쏜살같이 소리 나는 곳으로 갔다.
거기엔 옷이 너덜해진 한 여인이 떨고 있었고 그녀의 앞에는 집 채 만한 호랑이가 으르릉 거리고 있었다. 우택은 몸을 날렸다. 오로지 여인을 구하기 위한 일념 이었다.
호랑이와 사람이 엉켜 뒹굴었다.
사내와 호랑이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피가 흥건이 묻었다. 잠시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중에 우택의 머슴이 칼을 꺼내더니 호랑이에게 돌진 하였다.
형세는 금새 호랑이와 머슴이 뒤엉키는 꼴이 되었다. 둘은 엉킨 채로 몇 번 구르더니 그만 벼랑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 광경을 보고 흐느끼는 우택에게 여인은 자기의 불찰이라며 용서와 고마움을 번갈아 표하였다.
그런데 우택을 만나기 이전에 이미 그 여인의 몸종도 그만 호랑이에게 먹혔던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둘 은 서로 마음이 통해 사랑 하는 사이가 되었다.
허나 그 여인의 집안과 사내의 집안은 격차가 매우 심하였다.
그 여인의 아버지는 조정에서 일을 맡던 사람이었고 우택의 아버지는 그냥 토호일 뿐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남몰래 사랑을 키워 나갔다. 팔월 한가위가 되었다.
둘은 만나기로 약속 하였다.
여인은 장옷을 두르고 약속된 큰 바위로 갔다.
들뜬 마음으로 우택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 갑자기 큰 호랑이가 눈을 부라리며 나타났다.
그녀는 호랑이를 본 동시에 장옷을 버리고 달아났다.
호랑이는 장옷을 보더니 몇 번 킁킁 거리고는 갈기 갈기 찢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조금 뒤 우택이 나타났다.
그런데 여인은 온데 간데 없고 장옷만 찢어져 있자 우택은 그녀가 호랑이 밥이 되었다고 생각 하고는 왈칵 흐느끼기 시작 하였다.
"나를 두고 먼저 가다니... 우리 이승에서 못다한 인연 저승에서 이룹시다."
그는 그만 칼을 꺼내어 자결을 하였다.
한편 도망 간 여인은 약속을 떠올리고는 그 바위로 달려갔다.
그런데 거기엔 찢어진 장옷 위에 쓰러진 우택만이 있었다. 그녀는 이내 모든 것을 짐작 하였다.
"이럴수가, 제가 죽은 줄 아셨군요."
그녀는 한 참을 울더니 그대로 그만 자결을 해버렸다.
이 남녀가 흘린 피로 바위를 검붉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바위를 먹정바위 또는 무정바위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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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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