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사 극락전 단청설화

안국사 극락전 단청설화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사찰전설

• 주제 : 사찰전설
• 국가 : 한국
• 지역 : 전라도

안국사가 자리한 이곳 적상산은 붉은 치마라는 의미의 적상(赤裳)이라는 말처럼, 붉은 단풍과 주홍ㆍ노랑ㆍ초록으로 물든 가을의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안국사 극락전은 붉은 단풍 빛깔처럼 아름다운 단청에 관한 설화와 함께 그 흔적이 전하고 있다.
전해오는 옛 이야기는 극락전 단청을 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국사의 주 법당으로 극락전을 지은 스님이 단청불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하얀 도포를 입은 한 노인이 나타나
“제가 지금부터 100일 동안 단청을 할 테니 극락전에 하얀 막을 치고 물 한 그릇만 넣어 주되 절대로 그 안을 들여다보지 마시오”
라고 말하였다.
스님은 범상치 않은 노인을 말을 깊이 새기며 궁금증을 억누른 채 노인에게 단청불사를 맡긴 채 무사히 끝나기를 부처님께 기도하는 나날을 보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구름이 걷히고 단풍이 떨어질 무렵의 어느 날, 스님은 천막 속의 단청불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함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리하여 단청이 시작된 지 99일째 되던 날 그 호기심은 극에 달하여, 하루를 참지 못하고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천막 안에 노인은 온데간데없고, 붓을 입에 문 흰 학이 단청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스님이 지켜보는 것을 눈치 챈 학은 완성하지 못한 단청 일을 남겨 놓은 채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인지 안국사 극락전의 뒤편 한쪽에는 딱 하루거리에 해당하는 분량의 목재가 단청이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나뭇결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예전에는‘온통 학이 노닐었다’고 할 만큼 극락전에 학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천장을 빙 둘러 날고 있는 학문양이 적지 않으니, 옛 이야기를 잊지 않고 소중하게 간직해가고 있는 사찰 측의 노력이 한결 운치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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