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정사 사찰에 숨겨놓은 목재와 기와

귀정사 사찰에 숨겨놓은 목재와 기와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사찰전설

• 주제 : 사찰전설
• 국가 : 한국
• 시대 : 근현대
• 지역 : 전라도

순조 때 노현일 대사가 지은 대웅전을 그로부터 약 40년 뒤인 1942년에 주지 배정순 스님이 보수하려고 할 때였다.
상량나무 벽 틈새에서 색다른 종이가 나왔는데,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쓰여 있었다.
“귀정사 경내 여러 불전을 새로 세울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재목을 대웅전 안에 저장하였고, 또 여러 불전 지붕을 덮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기와가 사찰 경내에 숨겨져 있으니, 후래 주지는 이를 찾아 모든 불전을 골고루 갖추어 세우도록 하라.”

주지스님은 신기한 나머지 그 기록에 따라 대웅전 천장 위를 올라가 살피니, 과연 그곳에는 크고 작은 목재가 빽빽이 쌓여 있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단청도 말끔히 정리되어 있고 토끼ㆍ사자ㆍ연꽃ㆍ봉황새ㆍ용틀 따위도 곱게 다듬어져 있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가져다 맞추기만 하면 훌륭한 절이 금방 될 만하였다. 천장에서 내려와 마루 밑을 살펴보니 이곳에도 작은 목재가 빈틈없이 저장되어 있는데, 습기 때문에 나무가 삭아서 힘이 없었다.
천장 위의 것은 금새 다듬어 놓은 것처럼 싱싱한데 마루 밑에 있는 것은 풍화작용을 입어 폐물이 되었던 것이다.
주지스님은 이 신기한 소식을 마을에 알리자, 이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노현일 대사가 남겨놓은 재목은 6.25 때 작전상의 필요에 따라 유엔군이 사찰을 불태움으로써 써보지도 못한 채 함께 불타고 말았다.
재목은 대웅전 천장과 마루에서 쉽게 발견하였으나 경내에 숨겨 놓았다는 기와는 지금까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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