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불의 생천

• 주제 : 가피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미륵상생경

석존께서 기원정사에서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많은 사람 가운데 미륵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제자인 우발리가 석존께 예배하고 말하기를,
『세존께서는 전에 설법하셨을 때에 가끔 미륵이 앞으로 성불(成佛)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지금의 미륵을 보면 범부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번죄의 세계에서도 아직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현세의 수명을 다 하면 장차 어떤 나라에 태어나고 무슨 이름의 부처님이 되는 것입니까?』
『과연 그럴사한 의문이다. 이 기회에 미륵보살이 성불하는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 주겠다. 미륵은 앞으로 十二년이 지나면 이 세상을 떠나서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그때 도솔천(도率天―육욕천〈六欲天〉의 네 번째의 하늘)에는 오백 억의 천자(天子)가 있어서 각각 보시(布施―탐욕이 없는 마음으로 불보살, 중 또는 가난한 사람에게 의식을 베푸는 것)에 힘쓰고 미륵을 공양하기 위하여 하늘의 힘으로 궁전을 만들고 제각각 몸에 장식한 보물을 떼고 천관(天冠)을 벗은 다음 미륵 앞에 무릎 꿇고 합장하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보주(寶珠)와 천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불심이 많은 수행자에게 공양하려고 생각합니다. 보살은 머지않아 내세에서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도 성불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을 수 있다면 이 보관(寶冠)은 모두 공양물이 될 것입니다.』
오백억 천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보관은 변하여 오십만억의 궁전이 되었다. 그 궁전 하나 하나는 일곱 겁의 구슬로 된 담이 있고 모두 칠보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개개의 보옥(寶玉)에서는 오백억의 광명이 빛나고 개개의 광명 속에는 오백역의 연꽃이 있으며 연꽃은 오백억의 칠보나무로 변하고 칠보나무 한 그루의 잎에는 오백억의 광채가 있으며 광채 하나 하나에는 또 오백억의 자금(紫金)의 빛이 있고 그 자금의 빛 속에는 오백억의 천녀가 있다.
이 천녀들은 칠보나무 밑에서 백억의 구슬과 패물을 가지고 있어서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함께 부처님의 설법이 자연히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슬로 된 담의 높이는 六十二유순(由旬)이고 넓이는 十四유순에 달하여 오백억의 용왕(龍王)이 이 담을 지키고 있다. 오백억의 용왕은 각각 오백억의 보화(寶花)를 뿌리며 이 담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그리고 산들바람은 칠보나무를 조용히 흔들어서 나무와 나무가 서로 스쳐 나오고 있다.
이때 이 궁전에 사리고 있는 로오드밧티는 신이 조용히 일어나서 시방 세계의 제불에게 예배하고 소원하기를,
『나의 이마위에 구슬을 내려주시면 미륵보살을 위하여 선법당(善法堂)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기원을 하니까 신기하게도 로오도밧티신에 이마에 백억의 보주가 나타났다. 이 보주는 유리(琉璃)와 파리( 璃)로 된 것인데 색깔이란 색깔은 모두 갖추어져 있으며 자감보주(紫紺寶珠)와 같이 투명(透明)하다.
이 구슬이 공중을 맴돌며 마흔 아홉 겹의 궁전을 만들고 이 궁전의 난간(欄干)은 만억의 주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난간 사이에는 구억의 천자, 오백억의 천녀가 자리잡고 있고 천자의 손에서는 수많은 칠보의 연꽃이 피고 연꽃에서 일대광명이 비치는 동시에 하늘 나라의 음악소리가 펴져 나온다.
천녀들은 이 음악소리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는데 노랫소리는 십선(十善)과 부처님과 보살의 소원인 사대원(四大願)을 갖게되어 구도(求道)하는 마음이 불탄다.
또 담과 담사이에는 여덟가지 색깔의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 하나는 오백억의 보주로 되어 있고 연못에는 여덟 가지의 맛있는 물이 흐르고 있다. 이 물은 높이 치솟아서 네 개의 문밖에 네 개의 꽃을 피게하며 꽃 하나에는 스물 네 명의 천녀가 있다.
이 천녀의 모습은 매우 우아(優雅)하여 마치 보살과 같으며 손에는 오백억의 파리로 된 그릇을 가지고 있는데 이 그릇에는 감로수가 철철 넘쳐 있고 천녀의 왼쪽 어깨에는 수많은 장식품이 빛나고 바른쪽 어깨에는 수많은 악기가 있어서 보살의 육바라밀을 찬탄하고 있다.
그래서 도솔천에 태어나는 사람은 이 천녀의 모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또 칠보로 꾸며진 대사자좌(大獅子座)가 있다 그 높이는 四유순이고 사자좌의 네 모퉁이에는 백 가지 보배로 된 연꽃이 피어있고 백 가지 보배에서는 각각 백억의 광명을 내며 그 광명은 오백억의 꽃으로 변하여 장막(帳幕)을 친다.
시방 세계의 범왕(梵王)은 각각 보배로 된 방울을 장막 위에 걸친다. 그리고 천사와 천녀들은 사자좌에 아름다운 꽃을 깐다.
그리고 연꽃에 서는 오백억의 시녀가 나타나서 손에는 흰 부채를 들고 장막 안에 시립한다. 궁전의 네 모퉁이에는 네 개의 기둥이 서 있는데 기둥에는 수없이 많은 보옥이 걸쳐있고 악기를 가진 천녀들은 무상, 고, 공, 무아의 법을 연주한다.
도솔천궁에는 각가지 색이 있으며 천녀들도 이와 똑같은 색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방에 제천은 이 세상을 끝마치면 내세에는 도솔천에 태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도솔천궁에는 신이 다섯 명 있다.
첫째, 보당신(寶幢神)은 몸에서 칠보를 뿌리는데 이 보주는 여러 가지 악기로 변하여 공중에 걸려 있으면서 절묘한 음악소리를 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둘째, 화덕신(華德神)은 몸에서 꽃을 뿌리는데 이 꽃은 아름다운 의장(義杖)으로 변하여 의장 하나 하나에는 수많은 휘장이 휘날리고 있다.
셋째, 향음신(香音神)은 전신의 털구멍에서 미묘한 전단(栓檀)의 향기를 뿌리는데 이 향기는 이윽고 백가지 색의 구름으로 변하여 천궁(天宮)을 일곱 겹으로 맴돈다.
넷째, 희락신(喜樂神)은 마음대로 재보를 얻을 수 있는 신기한 구슬을 뿌리는데 이 구슬은 휘장에 걸쳐져서 귀의불(歸依佛), 귀의법(歸依法), 귀의승(歸依僧)을 풀이하여 보살도를 도통하게 한다.
다섯째의 정음성신(正音聲神)은 전신의 털구멍에서 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있으며 이 미녀의 털구멍에서는 온갖 절묘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기까지 말씀하신 석존은 다시 우발리를 돌아보시며 말씀을 계속하시었다.
『이것이 도솔천의 훌륭한 복덕의 대층 이야기인데 더 자세한 것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끝이 없으므로 요약(要約)해서 말한 것이다. 수도자 또는 다른 사람이, 혹은 하늘 나라에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고 혹은 보리심을 키우고 싶은 사람, 혹은 미륵의 제자가 되고 싶은 사람, 이러한 사람들은 계율을 지키고 심신 모두를 깨끗이 해서 십선의 길을 닦고 도솔천의 즐거움을 마음속에 그리며 동경(憧憬) 하는 마음을 바칠 것이다. 이것이 곧 정관(正觀)인 것이며 그렇지 못한 것은 사관(邪觀)이다.』
『세존님, 도솔천에 대하여는 대략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여기 있는 미륵은 언제 사바세계에서 그 도솔천에 태어나게 됩니까?』
『앞으로 十二년 후, 二월 十五일이 되면 하라나이국의 코오하리촌의 하발리라는 대 바라문이 나타난다. 그 집에서 미륵은 조용히 앉아서 명상에 잠긴다, 그의 전신은 자금색(紫金色)으로 휘황 찬란한 광명을 발산하며 그 광명은 백천(百千)개의 태양이 일시에 빛나는 것과 같으며 하늘 저쪽 도솔천까지 뻗친다. 그리고 그의 몸은 금상(金傷)같이 조금도 동요됨이 없이, 원광(圓光)은 밝고 맑게 빛나며 이어서 제천들은 보탑(寶塔)을 세우고 미륵을 공양한다.
이 때 미륵은 도솔천의 칠보대(七寶臺)의 대사자좌(大獅子座)에 홀연(忽然)히 생천(生天)해서 연꽃위에 자리 잡는다.
몸의 색은 자금색으로 빛나고 신장은 四백 八十리에 달하고 여러 가지 상(相)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머리칼은 감색(紺色)이고 머리에 쓴 관은 모옥으로 장식되어서 백만억의 색채를 띠우고 있다.
또 다른 세계의 보살들은 자유로 이곳에 와서 마음껏 법열(法悅)을 즐긴다. 미륵의 양미간(兩眉間)에는 백호상(白毫相―부처의 三十二상의 한 가지)의 빛이 있고 그 빛 안에 또 수없이 많은 빛이 있다.
이렇게 해서 미륵은 도솔천에서 줄곧 설법을 하는데 한 번의 설법으로 오백억의 천자를 제도(濟度)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설법을 오십육억 만년 동안 하고 그 후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것이다.
우발리, 이것이 미륵의 사바세계에서 도솔천에 생천하는 인연이다. 내가 없는 후의 제자들이 수도에 정진하여 부처님을 공양하고 경전을 읽고 외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마친 다음에는 곧 도솔천에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도솔천에 태어나려면 그 곳에서는 연꽃 위에 앉으며 제천은 꽃을 뿌리고 풍악을 울리며 신래자(新來者)를 제천의 소리를 따라 미륵을 예배하면 미간백호(眉間白毫)의 빛의 공덕으로 오랜 생사의 죄에서 구원을 받는다.
이때 미륵은 그 사람 전생의 인연에 대하여 묘법을 풀고 불심을 굳혀 주신다. 일단 도솔천에 태어난 사람은 다시 미륵을 따라서 사바에 태어나서 제일 처음으로 미륵의 설법을 듣게 될 것이다.
석존의 우발리에 대한 설법은 연면(連綿)히 계속되어 그칠 줄 모른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만일 계율을 범하여 악행을 했어도 미륵의 이름을 부르고 일심으로 예배하며 마음으로부터 뉘우친다면 파계의 죄도 용서받을 것이다.
또 장차 후세의 사람들이 미륵의 이름을 듣고 그의 상을 만들어서 향을 피우고 의복과 휘장을 가지고 예배를 하면 그 사람의 임족시에 미륵은 미간백호상의 빛을 보내어 여러 천자들과 함께 만다라화(曼多羅華―부처의 설법 또는 온갖 부처가 출현할 때에 범열의 표시로서 하늘에서 내린다는 흰 꽃)를 뿌리며 영접하실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즉시 도솔천에 태어나서 미륵을 뵙고 예배해서 머리를 채 들기도 전에 미륵의 설법을 들을 것이다.』
이 때 아난이 일어나서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으며 석존을 향하여,
『세존님, 세존께서는 미륵에 대하여 모든 공덕을 풀어 주시고 또 후세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이 받을 과보(果報)와 그들이 가져야할 마음씨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저희들은 기쁘기 한량 없습니다. 세존님, 이상 말씀하여 주신 설법은 무슨 경이라고 부르면 좋겠습니까.』
『아난, 잘 물어 보았다. 지금의 이 설법은 후세 사람들을 위하여 하늘에 태어나는 길을 열어주고 보리의 참 모습을 교시한 것이므로 이 경을 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彌勒菩薩上生導率天經)이라고 이름 붙일 것이다.』
석존의 가르침을 들은 제자들은 석존님의 설법이 끝나자 비로서 황홀경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와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석존께 예배하고 환희에 싸여서 그 자리를 물러나며 머지않아 나타나실 미륵부처의 모습을 머리에 그리며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갔다고 한다.

<彌勒上生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