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학

미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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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보통 육안으로 관찰이 불가능하고 광학 현미경으로 확대시켜야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조류·진균류·원생동물·세균·리케차·바이러스 등과 같은 작은 생물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체계화한 자연과학의 한 분야.

미생물의 세계가 알려진 것은 현미경이 발명되면서부터였다.

그후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위와 같은 미소생물에는 많은 종류가 있고 자연계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며, 인류에게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에 있어서 미생물이 살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편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토양·호수·해수·하천·공기중은 물론 각종 동·식물 등에도 서식하며, 식품을 부패시키고 피복이나 피혁제품까지 부착되어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들 미생물들은 그 생태적 특징에 따라 토양미생물, 식품미생물, 수생미생물, 해수미생물, 호염성(好鹽性) 미생물 등으로 나뉜다.

또 그 작용에 따라 발효미생물, 식물병원성 미생물, 동물병원성 미생물, 목재부패미생물 등으로 나누기도 하며 생활상에 따라 독립생활을 하는 미생물과 다른 생물에 기생하는 미생물 등으로도 구분한다. 사상균류(絲狀菌類)에 속하는 미생물들은 절지동물의 소화관에 살면서 숙주에게는 해를 주지 않고 생활하기도 한다. 근대 미생물학은 생화학·세포학·유전학 등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분자생물학·유전공학이란 최신 학문을 탄생시켰다.

미생물의 존재는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의 안톤 반 레벤후크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레벤후크). 그는 자신이 직접 만든 현미경을 이용해 오염된 물이나 하천, 빗물 속의 많은 미소생물들을 관찰하고 이들이 작은 동물임을 알고 미소동물이라 명명했다.

이러한 현미경의 창시와 미생물의 최초 관찰 등의 업적으로 레벤후크는 세균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레벤후크에 의해 소개된 미생물의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은 복합현미경의 개량과 함께 19세기말에야 이루어졌고, 그동안 미생물학은 미생물이 물질을 변화시키고 질병의 원인이 됨을 발견함에 따라 점차 그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생물의 발생에 관해서는 처음부터 2가지 서로 반대되는 견해가 있었다.

그 하나는 생물이 무생물로부터 생겨난다는 자연발생설로, 그리스 시대부터 르네상스시기까지 별다른 비판 없이 계속되어왔다. 17세기말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레디에 의해 생물에 의하지 않고는 생물이 생겨날 수 없다는 또다른 견해인 생물속생설이 제시되었는데, 그는 쇠고기를 넣어둔 병을 밀봉시켜 파리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 간단한 실험으로써 생물은 생물로부터 나온다는 그의 결론이 입증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불충분한 것이었다. 18세기 중엽 영국의 니덤은 그의 실험을 통해서 육즙을 밀폐하거나 개봉하거나 또는 가열의 유무에 관계없이 언제나 미생물이 발생해 육즙을 부패시켰다고 했다. 거의 같은 시대에 이탈리아의 스팔란차니는 육즙을 장시간 충분히 가열하고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면 미생물이 발생하지 못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그러나 불완전한 실험 등의 이유로 자연발생설과 생물속생설은 파스퇴르가 완전한 실험에 의해 실증해 보일 때까지 약 100년 간, 즉 19세기 중엽까지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한편 슐체(1836), 슈반(1836), 슈로더와 두쉬(1854~61)는 공기로부터 세균을 걸러내기 위해서 살균 솜마개를 사용하는 등 많은 실험을 해서 스팔란차니의 주장을 지지했다.

생물의 발생문제를 둘러싼 오랜 세월에 걸친 이 논쟁은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와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 그리고 영국의 존 틴들 등의 출현으로 자연발생설의 결정적인 패배로 끝을 맺게 되었다.

파스퇴르는 공기를 통해서 오염될 수 있는 온갖 미생물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그가 고안한 독특한 플라스크(Pasteur flask)에 미리 고기즙 배지를 넣고 충분히 끓여두면 오랫동안 그대로 보존되며 미생물이 길고 구부러진 관을 통해 침입할 수 없으므로 플라스크 안에는 미생물이 발생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따라서 자연발생설의 부정은 더욱 확고하게 되었다. 또한 파스퇴르는 독일의 코흐와 함께 미생물학의 개척자로서 미생물학의 황금시대를 이룩했다. 그는 자연발생설의 반증 및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 개발과 탄저병·광견병의 예방약을 만들어 면역학의 발전을 자극시켰으며, 맥주·포도주의 발효와 누에의 질병 병원체를 규명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코흐는 세균의 염색법을 발견하고 세균을 순수배양하는 방법을 고안했으며 결핵균·콜레라균을 발견했다. 그는 병원균을 규정하는 4대 원칙을 설정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병원균은 그 병을 앓는 환자로부터 반드시 발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병원균은 분리배양법에 의하여 순수분리되어야 한다. 셋째, 병원균을 감수성이 있는 동물에 감염시키면 동일한 병을 일으켜야 한다. 넷째, 그 병원균은 실험적으로 감염시킨 동물에서 발견되고 다시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미생물학 부문의 자연과학은 질병예방의학이란 새로운 분야로 발전하게 되었다.

에드워드 제너는 천연두의 면역에 관한 저서를 냈고, 베링·프랑켈·기타사토 시바사부로 등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의 독소·항독소를 발견하게 되어 면역학의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조지프 리스터는 수술시 세균의 감염을 막기 위해 석탄산(石炭酸)을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그람은 세균염색법을 발견했는데, 이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샹베를랑은 여과기를 고안해 세균여과법을 연구했고, 이바노프스키는 담배모자이크병의 병원체가 여과성 병원체라는 사실을 보고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했다. 그후 소크와 세이빈은 소아마비 백신을, 엔더스·웰러·로빈스 등은 홍역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더욱더 영역이 넓어져 미생물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생물학의 가장 편리한 연구재료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리드는 모기가 황열병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사실을 규명했으며, 알렌산더 플레밍은 페니실리움 노타툼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해 전염병에 대한 치료의학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또한 셀먼 왁스먼에게 영향을 주어 방선균으로부터 스트렙토마이신 같은 항생제를 개발하게 되었다.

곤충이 식물의 바이러스병을 전파한다는 사실은 스미스에 의해 증명되었고, 스탠리는 담배모자이크 바이러스를 분리해 순수한 결정체의 형태로 정제함으로써 바이러스의 본질에 관한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다. 생명현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도 미생물은 큰 공헌을 하여 생리학과 유전학이 큰 발전을 하게 되었고, 세포의 산소호흡과정을 밝힌 리프만크레브스도 미생물을 재료로 하여 복잡한 대사과정을 밝힐 수 있었다.

에이버리는 폐렴균의 형질전환실험을 통해 유전자의 본체가 DNA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비들테이텀이 빵곰팡이속(―屬 N#128spora)을 재료로 효소와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밝혀 '1유전자 1효소설'을 제창함으로써 분자생물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어놓았다. 리더버그는 세균의 유성생식을 발견해 세균유전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윗슨과 크릭은 DNA의 2중나선구조를 밝혀 세포의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데 크게 공헌했고, 오초아콘버그에 의해 밝혀진 RNA·DNA의 생합성 메커니즘은 분자생물학의 기초를 이루었다.

세균의 배양은 19세기말에야 비로소 혼합배양에서 순수배양으로 대체되어야만 미생물의 형태나 기능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음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세균의 순수배양을 처음으로 성공시킨 사람은 리스터로서 그는 희석법으로 젖산균을 분리해 순수배양을 했고, 한센은 초산균의 단세포 분리에 성공했으며, 맥주효모를 희석법으로 순수분리 배양해 맥주를 제조하게 되었다. 코흐는 배지에 한천을 넣은 배지상에서 각종 세균을 순수분리해내는 배양법을 개발했는데, 이것은 새로 형성되는 군체를 고체 배지상에 도말하는 반복적인 행동으로 미생물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또 솜마개를 써서 시험관에 사면배양(斜面培養)하는 방법과 주입평판법(注入平版法)으로 미생물을 순수배양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린드너는 소적배양법(小滴培養法)을 개발했고, 헤스는 고체배지를 만드는 응고제를 개량해 처음으로 한천을 사용했으며, 페트리는 페트리 접시를 고안해 미생물의 분리조작을 더욱 편리하게 했다.

미생물은 형태·생리·생태에 있어서 다양성을 가지므로 미생물의 특징을 형태적·생리적·생태적인 방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과거에는 일반 미생물들의 세포벽 등 식물세포와의 유사성 때문에 식물계에서 다루었으나, 점균류와 같이 영양체는 세포벽이 없어 동물세포와 비슷하고 생식세포는 세포벽이 있어 식물세포와 유사한 이런 미생물들은 식물계에도, 동물계에도 넣기가 곤란하다.

사실 동물·식물·미생물 등은 외형이 서로 다른 생물군이지만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인 면에서 볼 때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세포로 구성되고(바이러스는 예외), 구성성분 및 물질대사의 방식 등으로 보아 같은 가지에서 분화되고 진화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미생물군의 일부를 동물군이나 식물군에 넣는 것보다 조직분화의 정도에 기준을 두고 계통적인 유연관계에 의해 식물계·동물계·미생물계로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미생물은 동식물과 비교하면 그 크기가 아주 미소하고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증식방법이 단순하고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증식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화학합성과 비교하면 미생물은 높은 압력·온도에서 반응하며, 또 유기합성으로 합성이 곤란하고 그 화학구조가 복잡하거나 분자량이 큰 물질도 쉽게 생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