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균류

점균류

다른 표기 언어 slime mold

요약 원생동물과 곰팡이의 특징을 모두 갖춘 매우 단순한 생물체의 한 무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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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점균류의 생활사와 분포
    1. 개요
    2. 포자낭
    3. 포자와 유영세포
    4. 변형체
    5. 균핵(菌核)
  2. 진점균류의 분포와 환경 요인
  3. 기타 종류
    1. 원생점균류
    2. 무유주자균
    3. 내부 기생 점균류
    4. 라비린툴리나

점균류를 이해하려면 공상과학 소설에 흔히 나오는, 액체로 퍼져 흐르는 원형질이 접촉하는 모든 생명체를 녹이고 빨아들이는 괴생물을 떠올리면 된다. 다만 점균류가 작고, 어둡고 냉습한 곳에서 자라므로 잘 발견될 수 없기 때문에 친숙하지 않을 뿐이다. 점균류는 숲바닥의 썩은 통나무·어린가지·잎, 흙 속의 서늘하고 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발견된다.

오래된 통나무를 뒤집으면 아래쪽에 흰색이나 노란색의 부채 모양이거나, 천천히 흐르는 시트 모양인 액체상태의 살아 있는 물질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점균류이다. 통나무의 건조한 윗면은 핀 머리 크기의 걸상버섯처럼 보이는 것들로 덮여 있고는 하는데 이것을 건드리면 먼지처럼 미세한 포자가 터져나온다. 기어다니면서 섭식하는 생장기는 원생동물인 아메바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생식기의 먼지 같은 포자가 들어 있는 자실체는 하등식물인 곰팡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진점균류의 생활사와 분포

개요

진점균류(眞粘菌類 Myxomycetes/true slime molds)는 53속(屬) 500여 종(種)이 보고되어 있으며, 포자낭의 유무에 따라 외생포자아강(外生胞子亞岡 Exosporeae)과 내생포자아강(Endosporese)으로 나뉜다.

포자낭
진점균류
진점균류

끊임없이 변하는 액체상태의 변형체가 정교한 자실체로 변하는 과정은 점균류의 큰 특징이다.

변형체는 어떤 시기가 되면 성장을 멈추고 작은 방울 모양으로 뭉치면서 마침내 폭 1.27㎝ 정도의 원주 모양으로 변한다. 이 엷은 자줏빛의 원주는 점점 검게 변하면서 흩어졌던 원주들이 각자를 지탱할 수 있는 줄기를 형성하여 원기둥 다발 모양을 이루기 시작한다. 검은색 포자가 꽉 찬 각각의 포자낭은 실 같은 자루 위에서 둥그렇게 된다. 포자낭을 싸고 있는 얇은 피막은 나중에 말라 터지면서 포자를 방출한다. 포자낭에 생긴 은빛의 마른 분비물을 소엽상체(小葉狀體)라 한다.

흔히 다양한 모양의 중심구조인 중축(中軸)이 피막의 기부에 붙어 있어 자루와 연결된다. 검은색 먼지점균속(Stemonitis)과 람프로데르마속은 소엽상체와 자루가 균일한 물질로 연결되어 있으나, 디디미움속에서는 소엽상체와 자루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세모체(細毛體)는 피막 안의 세포질이 작은 구슬로 된 사슬 모양으로 나열되었다가 서로 합쳐져 길고 가는 관 모양을 이루면서 촘촘한 물질들로 둘러싸인 구조인데, 대체로 머리카락·나선·톱니바퀴·솜털 모양을 이룬다.

어떤 종류는 속이 석회로 차 있는 것도 있다. 어떤 변형체는 움직이지 않는 작은 방울로 나뉘면서, 그 스스로 포자낭벽을 만들어낸다. 이런 종류의 자실체를 플라스모디오카르프(plasmodiocarp)라고 한다. 단괴자실체(團塊子實體)는 각각의 포자낭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복합체로 큰 방석 모양의 커다란 포자낭이다.

케라티오믹사속은 한 포자낭에 하나의 포자만 가지는 것으로, 우리가 보는 작은 산호초 모양의 자실체는 실제로는 잘 발달된 소엽상체이고, 포자는 아주 작은 크기로 그 표면에 먼지처럼 붙어 있다. 현란한 점균류의 색깔은 주로 피막이나 세모체에 축적된 원소들 때문인데 아연·구리·철·망간·바륨·황·칼륨 등이 많이 발견된다.

포자와 유영세포

포자의 모양은 타원형 또는 원형이며, 4~15㎛(1㎛=10-6m)이다.

포자가 충분한 습기를 얻으면, 포자벽이 갈라지거나 구멍이 생겨서 조그만 세포질 덩어리가 나온다. 이 구형의 세포질을 유영세포라 한다. 유영세포의 앞쪽에서 채찍 모양의 편모가 나온다. 보통 편모는 2개인데, 그중 하나는 아주 작고 활동성이 없으며 잘 보이지 않는다. 유영세포가 헤엄쳐 다니다가 어떤 표면에 부착되면 위족(僞足)을 내어 이동한다. 이 상태를 점액성 아메바라 하는데 다른 아메바와 마찬가지로 세균들을 잡아먹고 산다.

유영세포와 그 변형체인 점액성 아메바는 배우자로서 두 세포가 융합하여 유성생식이 이루어진다.

변형체

두 배우자가 융합하여, 각각의 핵이 합쳐지게 되면 변형기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는 유영세포는 보이지 않고 일반적인 세포증식 방법과는 달리, 점균류는 세포분열 없이 핵분열만 계속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변형체는 한 개체가 아니고 여러 개체가 한 세포질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진에서처럼 매끈한 표면 위에서 빠르게 생장하는 변형체는 일반적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줄무늬를 지닌 부채 모양을 만드는데, 앞쪽 가장자리의 완만하게 구부러져 나온 방향으로 긴다. 내부의 세포질 흐름은 한 방향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고, 흐름의 속도가 떨어지면서 멈추고 반대방향으로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일반적으로 뒤쪽보다 앞쪽을 향한 흐름이 약간 더 많은데, 해변의 조수처럼 박동하는 방법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전형적인 변형체를 유맥변형체(有脈變形體)라 한다. 원변형체(原變形體)는 아주 작고 느린 아메바형으로 뚜렷한 줄무늬를 형성하지 못하지만 각 변형체로부터 하나의 포자낭을 형성한다. 분열변형체(分裂變形體)는 무색의 덩어리로서 가는 엽맥을 형성하지만 부채꼴 모양으로는 되지 않는다.

진점균류의 세포질 구성은 다른 세포와 유사하나 다른 단세포성 아메바와 크게 다른 점은 크다는 것인데, 한 변형체의 세포막 안에 수십 개에서 수백만 개의 핵을 가지고 있다. 변형체와 포자에서는 핵분열시 핵막이 없어지지 않는 원시적인 핵분열이고, 유영세포나 점액성아메바에서는 다른 고등세포와 마찬가지로 핵분열시 핵막이 해체되어 없어졌다가 핵분열 후 새로운 핵막이 생긴다. 점균류의 점액은 주로 당단백질인데 피사룸속(Physarum) 당성분은 갈락토오스이다.

유영세포들간의 융합은 유성생식이며 이때부터 배수체 변형체가 시작된다. 감수분열은 포자생성시 포자 안에서 일어난다.

균핵(菌核)

만약 변형체가 갑자기 마르게 되면 생명력이 없는 뿔 같은 모양이 되고, 천천히 마르면 수축되어 밀랍 같은 형체로 변한다.

이것을 균핵이라 하고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생긴다. 그러나 다시 습기를 먹으면 세포벽이 녹아서 활동력을 되찾게 된다.

진점균류의 분포와 환경 요인

진점균류는 주로 온대지방에 분포하며 특히 다습하고 온난한 봄과 이른 여름에 가장 활발하다. 주로 썩은 나무에서 발견되며, 석회를 함유하는 종류는 잎이나 짚 등에서 자라는데, 드물게 흙에서 자라는 것도 있다. 몇몇 점균류는 세균이나 효모 또는 그 추출물로 만든 실험용 배지에서 키울 수 있다.

특히 피사룸 폴리케팔룸은 무기질·비타민·아미노산 등을 함유하는 완전히 화학적으로 조성된 배지에서 성장하여 실험재료로 널리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표면에서 자라며 색소를 가지고 있는 종류는 포자낭을 형성하기 위해 빛이 필요하지만, 색소가 없는 종류는 빛을 요구하지 않는다.

유영세포와 점액성 아메바는 건조하거나 영양분이 모자랄 때 얇은 막으로 싸인 포자와 비슷한 형체인 소피낭체로 변형되었다가 조건이 좋아지면 다시 발아한다. 대체로 약한 산성(pH 6.0)인 배지에서 잘 자라고 최적온도는 27℃ 전후이다. 포자를 형성할 때를 제외하고는 빛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천천히 흐르는 물에 거슬러 움직인다.

기타 종류

원생점균류

원생점균류는 아주 작은 크기의 투명한 자루 위에 유리 모양의 포자를 가지는 것으로 흔히 곰팡이로 취급되기 쉽다. 크기가 작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진점균류와 유연관계가 깊지만, 유성생식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자루에 달린 포자는 생식체라기보다는 휴면체로 보아야 하며 생식은 아메바나 변형체의 분열로 이루어진다.

무유주자균

무유주자균은 딕티오스텔리움 무코로이데스(Dictyostelium mucoroides)가 대표적인 종으로 기다란 자루 위에 달린 포자덩어리는 곰팡이와 유사하나 그 기본구조나 형성과정은 곰팡이와는 전혀 다르며, 어떤 생물체와도 다르다.

포자낭의 형성에도 독립된 세포들이 관여한다. 평판배지에 딕티오스텔리움 무코로이데스의 포자 몇 개를 뿌려놓으면 발아하여 아주 작은 아메바를 형성한다. 이 아메바들은 세균들을 포식하며 분열하여 먹이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증식한다. 그후 아메바는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하여 조그만 언덕을 이룬다.

이것은 중앙부가 마치 레몬을 길이로 잘라서 꼭지 부분을 위로 향하게 놓은 모습으로 변하고, 다시 중심에 있는 세포가 단단한 세포벽 물질을 분비하며 죽으면서 자루를 형성한다. 다른 아메바가 이 자루 위로 기어올라가 다시 새로운 자루가 되어 결국 자루는 길고 가는 단세포 사슬 모양을 이루고 최후에 살아 남은 아메바들이 구형의 포자가 된다. 포자 이외에 2가지 휴면 상태가 있는데, 소피낭체는 하나의 아메바가 얇은 세포벽 물질을 분비하면서 휴면하는 것이고, 매크로시스트(macrocyst)는 몇 개의 아메바가 뭉쳐 구형의 덩어리를 이루면서 두꺼운 벽을 만드는 것이다.

무유주자균은 딕티오스텔리아(Dictyostelia)와 아크라시다(Acrasida) 등 두 무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흙에서 산다. 딕티오스텔리아는 가는 실 모양의 위족을 내고 핵 안에 여러 개의 작은 인을 갖는 점액성 아메바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크라시다는 뭉툭한 위족을 내고 핵 안에 1개의 인이 존재한다.

내부 기생 점균류

내부 기생 점균류(Plasmodiophorina/endoparastic slime molds)는 점균류 가운데 유일한 기생성 종류이며, 주로 양배추나 겨자류(Cruciferae)에 속하는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여 많은 피해를 준다. 땅속에 살기 때문에 찾기가 힘들고, 배양이 어려워 연구가 비교적 덜 되어 있다.

라비린툴리나

전형적인 콜로니의 모습은 끝이 터진 그물 모양으로 끊임없이 변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변형체처럼 보인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망상 변형체(net plasmodium)로 불렸으나 실제로 이 외형질 망(ectoplasmic net)은 젤리 모양의 관을 따라 방추형의 세포가 활주하는 것이다.

이 점액성 관은 'sagenogen'이라는 독특한 구조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연결된 세포막과 일부 세포의 외형질로 되어 있다. 이 종류는 주로 바닷물에서 발견되며, 간혹 민물이나 육상에서도 서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