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닐프로파노이드

페닐프로파노이드

[ phenylpropanoid ]

페닐프로파노이드(phenylpropanoids)는 식물, 박테리아(bacteria), 균류(fungi) 등에서 합성되는 유기 화합물 군의 하나로서 동물에서는 생성되지 않는다. 페닐프로파노이드는 자외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병원체 및 초식동물에 대한 방어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페닐프로파노이드는 의 색과 향기를 나타내는 성분으로서 식물과 수분매개자 사이에 상호작용을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페닐프로파노이드는 생물학적 및 비생물적 자극에 대해 식물이 반응하여 생성되는 물질로서 식물 스트레스 반응의 지표이기도 하다.

페닐프로파노이드에는 다양한 기능의 페놀류 화합물, 즉 안토시아닌(anthocyanin)을 포함한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이소플라보노이드(isoflavonoid), 쿠마린(coumarin), 스틸벤(stilbene), 카테킨(catechin) 등과 코르크화된(suberized) 식물 조직 및 가뭄이나 상처와 같은 기계적 또는 환경적 손상에 대해 식물의 안정성과 견고성을 부여하는 리그닌(lignin)과 수베린(suberin) 등의 페닐프로파노이드 중합체 등이 포함된다.1)2)

목차

기본 골격 구조

페닐프로파노이드(phenylpropanoids)는 식물의 시킴산 경로(shikimic acid pathway)에서 생성되는 방향족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Phe, F)과 티로신(tyrosine, Tyr, Y)으로부터 유래된다. 페닐프로파노이드라는 명칭은 기본 골격 구조인 여섯 개 탄소로 이루어진 페닐 고리(phenyl ring)와 세 개의 탄소로 이루어진 프로판(propane)으로부터 비롯되었다.3)

페닐프로파노이드 합성의 전구체인 방향족 아미노산과 기본골격 물질의 구조 (출처:하선화)

다양한 종류

페닐프로파노이드는 페닐기(phenyl group)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대사물질을 포함함에 따라, 쿠마린(coumarin)과 카페익산(caffeic acid) 같이 단순 구조로 이루어진 물질부터 리그닌(lignin), 리그난(lignan), 안토시아닌을 포함하는 플라보노이드, 수베린에 있는 방향족 물질 등의 고분자 물질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다양한 페닐프로파노이드 경로를 통해서 만들어진다.1)

  • 리그닌(lignin): 식물에서는 2차세포벽을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로 섬유소(cellulose) 및 다른 다당류들과 함께 공유결합을 형성하여 식물을 지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병원균과 초식동물에 대한 보호 기능도 수행한다.4)
  • 리그난(lignan):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의 일종으로 콜레스테롤 유래의 스테로이드와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식물에서는 병원균에 대한 방어 분자로 작용하고, 인체에 투여시 당뇨병, 암 예방, 골다공증 예방 효과 등이 보고되고 있다.5) 참깨(Sesamum indicum japonicum)의 종실유에 포함된 세사민(sesamin) 성분이 리그난 유도체의 일종이다.
  •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식물에 널리 함유되어 있으며 2개의 페닐기가 피란 고리 혹은 그와 유사한 구조의 탄소원자 3개를 매개로 결합하고 있는 물질군의 총칭으로 중앙의 3개의 탄소 구조에 의해 플라본, 이소플라본, 플라보놀, 플라바놀, 플라바논, 안토시아닌, 카테킨, 오론 등으로 분류된다.6)
  • 안토시아닌(anthocyanin):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서 식물의 , 줄기, 뿌리, , 열매 등 모든 조직에서 생성되어 자외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세포의 pH에 따라 빨간색에서 파란색을 나타내는 수용성 천연색소로서 시아니딘(cyaniding), 펠라고니딘(pelargonidin), 델피니딘(delphinidin) 등으로 세분화된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식품에는 포도, 블루베리, 라즈베리, 검은 쌀 및 검은 콩 등이 포함되며, 지용성 천연색소인 카로티노이드 성분과 함께 다채로운 가을 단풍 색채를 나타내는 물질이다.7)
  • 카테킨(catechin): 주로 녹차의 떫은 맛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플라바놀 그룹에 속하는 물질이다. 이성질체인 에피카테킨과 함께 코코아, 녹차, 복숭아, 보리 등 다양한 식물 유래 식품에 존재하며, 산화되면 변색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지만, 인체에서는 항산화 작용과 자유라디칼 제거 효능이 보고되고 있으며,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보호효과를 비롯한 항암, 항바이러스, 항비만, 항당뇨, 해독작용 및 항균, 충치예방 등의 다양한 약리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8)
  • 쿠마린(coumarin): 대부분의 관속식물에서 생성되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페닐프로파노이드 물질로서 박테리아와 곰팡이 감염 및 곤충의 공격에 대한 식물의 방어 반응에 관여하는 피토알렉신의 한 종류이다. 향긋한 건초향이 나는 백색의 결정성 가루 형태로 향수, 비누, 담배 향료로 사용되며, 도금 광택제 및 농약원료로도 이용된다.
  • 카페익산(caffeic acid): 커피콩, 배 등의 과일, 바질, 타임, 오레가노, 민들레 등의 허브 식물에 존재하는 페놀 화합물로서, 목질 식물 바이오매스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리그닌(lignin)의 생합성 과정의 핵심 중간물질이기 때문에 모든 식물에서 발견된다.9)

생합성 경로

식물에서 페닐프로파노이드는 시킴산 경로를 통해 생합성된다. 생합성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해당작용(glycolysis)의 중간 산물인 탄소 3개의 포스포에놀피루브산(phosphoenolpyruvate, PEP)과 탄소 4개의 에리트로오스 4-인산(erythrose 4-phosphate, E4P)이 4단계 효소 반응을 통해 결합하면서 탄소 6개로 구성된 고리 구조의 시킴산이 생성되고, 이후 3단계의 효소 반응을 거쳐 코리스민산(chorismate)이 생성된다. 코리스민산이 프리펜산(prephenate)으로 전환된 후, 프리펜산으로부터 방향족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티로신이 생성된다.

합성된 페닐알라닌과 티로신은 암모니아 분해효소(phenylalanine/tyrosine ammonia lyase, PAL/TAL)에 의해서 아민기가 제거되어 계피산 또는 신남산(cinnamic acid)으로 전환되고, 시토크롬(cytochrome) P450의 일종인 신남산 수산화효소(cinnamate 4-hydroxylase, C4H)에 의해서 쿠마린산(coumarate)으로 전환된 후, 쿠마린산:조효소A 연결효소(4-coumarate: CoA ligase, 4CL)에 의해 4-쿠마로일-CoA(4-coumaroyl CoA)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4-쿠마로일-CoA는 다양한 페닐프로파노이드 합성의 핵심 전구물질로서, 수산화기가 붙는 등의 여러 변형 과정을 통해 다양한 페닐프로파노이드 구조가 만들어진다.1)2)3)

4-쿠마로일-CoA 생합성 경로(좌)와 4-쿠마로일-CoA로부터 합성되는 다양한 페닐프로파노이드(우) (출처:하선화)

참고문헌

1. Vogt T (2010) Phenylpropanoid Biosynthesis. Mol Plant, 3: 2-20
2. Christopher MF, Chapple C (2011) The Phenylpropanoid Pathway in Arabidopsis. Arabidopsis Book, 9: e0152
3. Bob B. Buchanan, Wilhelm Gruissem, Russell L. Jones (2002) Biochemistry & Molecular Biology of Plants, 1st Edition. Wiley
4. Vanholme R, Demedts B, Morreel K 등 (2010) Lignin biosynthesis and structure. Plant physiol, 153: 895-905
5. Higdon J, Drake VJ, Lampe JW (2010) Lignans. Micronutrient Information Center, Linus Pauling Institute, Oregon State University,
6. Buchanan BB, Gruissem W, Jones RL (2002) Biochemistry & Molecular Biology of Plants, 1st Edition. Wiley,
7. Archetti M, Döring TF, Hagen SB 등 (2011) Unravelling the evolution of autumn colours: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24: 166–73
8. Khalesi S, Sun J, Buys N 등 (2014) Green tea catechins and blood pressur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53: 1299–31
9. Boerjan W, Ralph J, Baucher M (2003) Ligninbiosynthesis. Annual Review of Plant Biology, 54: 519–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