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왕자 쇼오슈의 슬픔

마왕의 왕자 쇼오슈의 슬픔

[ 魔王-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자비경

마왕 하즁에게 쇼오유라는 왕자가 있었다.
그는 불도에 귀의하여 신상심이 매우 깊었으며 석존의 제자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석존의 열반을 전해 듣고 극도로 슬퍼하며 곧 석존께 달려가서 석존의 열반을 만류(挽留)하는 것이었다.
『세존님,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람들에게 안락을 주고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앞으로 일겁 동안만 더 이 세상에 머물러 주십시오. 사람들은 세존님의 가르치심을 받아 이제 마음의 눈이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사람들이 다시 눈이 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세존님께서 안계시다면 그들은 구세주를 잃고 의지할 곳이 없는 백성이 될 것입니다. 부디 이 세상에 모든 생명을 가진 중생들이 슬픔의 나락(奈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그대의 아버지 하즁은 일상 내가 열반에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 늘 지금이 열반할 시기라고 나의 열반을 권하고 있는 터이라, 나는 하즁의 소망대로, 또 열반의 시기가 당도하였으므로 열반에 드는 것이다.』
쇼오슈는 마음으로부터 석존의 열반을 만류하려고 한 것인데 자기의 아버지가 하루라도 속히 석존이 열반에 들기를 바라고 있다는 말을 듣고 새삼 놀라고 두려움마져 생겼다.
『세존님, 하즁은 저의 아버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를 위한 좋은 친구도 될 수 없습니다.
그는 늘 남을 해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는 저를 꼬여서 나쁜 일을 시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서 환락, 화합, 평온을 앗아 가려고 합니다. 그는 오로지 파괴와 비난만을 일삼고 남을 위하는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그는 저한테는 악우일뿐더러 천인을 욕하고 진리를 욕되게 하는 자입니다. 물론 세존님의 대지혜, 대광명이 그의 포악과 일치할리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세상의 대지혜, 대광명이신 석존님의 멸망을 빌고 있는 것입니다. 세존님, 진리를 아는 사람은 이렇게 말 할 것입니다.
〈만약 누가 천인 아수라 스님, 바라문 및 모든 것을 공경하고 사랑할 줄 모르고 해를 끼치며 화합, 평온을 바라지 않고 타락과 고뇌를 주기를 원하다면 그는 곧 마왕이다.〉
저는 석존님께서 친히 저에게 말씀하신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여법(如法)과 비법(非法)이 즉 그것이다.〉
석존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석존님께서 하즁의 말을 듣고 열반하신다는 것은 여법이 아니라 비법입니다. 석존님, 이러한 불합리한 요구를 어째서 허용하시는 것입니까, 바라옵건대 세상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불쌍히 여기사 마왕의 요구를 단영 물리치시고 다시 일겁 동안 이 세상에 계셔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하옵니다. 세존님께서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계시면 그만큼 저희 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안락과 평온도 지속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안락하게 하려면 그대의 말대로 세상에 머무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쇼오슈, 가령 어떤 사람이 자기의 재물을 대왕을 위하여 바치고 또 국토, 성, 고을을 지킨다면 그 사람은 국왕으로부터 포상(褒賞)을 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귀와 복록(福錄)을 얻고 자손 대대로 국왕의 은총을 받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그대는 이미 나에게 신앙을 바치고 있으므로 그 공덕에 의하여 내후세에서는 비민(悲愍)이라고 불리우는 부처가 될 것이다.
쇼오슈, 내가 열반에 들어서 정법(正法)이 멸한다면 마왕 하즁은 대단히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부처의 열반을 기뻐하고 정법이 멸망하는 것을 기뻐한 까닭에 마왕은 마궁에서 아비지옥(阿鼻地獄)으로 떨어져서 영원히 여러 가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자기에게 해를 가져오는 악한 마음을 먹은 사람, 즉 그는 마왕 하즁이다.〉
내가 입적한 후에도 정법이 살아 있는 동안은 하즁도 마궁에서 그대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정법이 멸한다면 시기는 왔다고 대단히 기뻐할 것이다. 그렇지만 됐다고 좋아하는 그 순간에 그는 마궁에서 곧장 지옥으로 떨어져버리고 말게 되는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서 아름답게 만발한 꽃을 마음껏 땄다고하자 그 꽃은 그를 한량없이 기쁘게 하였지만 그는 그것만으로는 만족을 하지않고 자기가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꺾었다. 그는 안전하게 나무 위에 있을 수가 있을까? 그리고 기쁨을 가져다 준 나무가지를 꺾는다는 것이 지혜있는 사람이 취할 태도일까?』
『그런 난폭한 짓을 하면 안전하긴커녕 위험합니다. 물론 지혜있는 사람도 못됩니다.』
『마왕 또한 그런 것이다. 그는 평소에 여래가 입적하기를 원하고 있고 정법이 멸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자기가 마궁에서 편안히 살고 있는 것이 정말은 여래와 여래가 설법하는 정법의 은덕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여래의 나무에서 생긴 정법의 가지를 꺾는다는 것이 자기를 마궁에서 지옥으로 떨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왕이 이바지옥으로 떨어져서 무한한 고통을 받게 되어야 비로소 나의 말을 깨닫게 되어 여래의 말이 진실이었다는 시실을 알고 죄의 업보가 마음에 사무쳐 그 괴로움과 고통은 죽음의 그것보다도 더 할 것이다. 그 때 그가 나의 설법에 대하여 믿는 마음을 갖는다면 즉시로 지옥의 고통을 면하고 천상계에 태어날 것이다. 그 까닭은 악한 마음을 가지고 여래를 대하면 지옥으로 가고 자비심을 가지고 여래를 공양하면 천상계에 태어나는 것이 통례(通例)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마왕은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갖가지 선근(善根)을 쌓고 그 공덕으로 인하여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 할 수 있다. 쇼오슈, 그대는 이미 여래를 지성껏 섬겼다. 그 공덕으로 미륵이 이 세상에 나타나면 미륵을 만나서 여러 사람의 어두운 눈을 뜨게 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채찍질해서 불도에 정진케 하며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교할 지어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시는 것은 우담화(優曇華―삼천년에 한 번 꽃이 핀다는 상상의 식물)가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는 것과 같이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므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처님을 만난 바에는 방종한 생활을 청산하고 열심히 여래를 공경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대가 이렇게 설교를 하면 옆에서 누가 또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팔난(八難)을 면하기는 어렵다. 부처님을 만나 뵙고 중국(中國―나라의 중앙부를 말함)에 태어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방종을 삼가고 수도에 전념해서 뉘우침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쇼오슈, 그대는 미륵 부처로부터 가르치심을 받고 미륵부처의 나라 사람들을 항상 자비심으로 대하고 악한 마음과 원한도 없이 정법을 지키고 사람들을 잘 깨우친 공덕으로 인하여 마왕의 궁전에서 대부귀를 얻어서 영화와 안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훌륭한 보상을 받게되어 몇 해 후에는 비민불(非愍佛)이라는 부처가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나를 이 세상에 더 머물도록 원하는 그대에 선근의 공덕에 의한 것이다.』
『세존님, 하찮은 저에게 간곡하신 가르치심을 내려 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의 단 한 가지 소원은 세존님께서 세상에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이 간절한 소원을 들어 주셔서 입적을 안하여 주신다면 저는 오늘 이제부터 세상의 오욕을 버리고 효도를 다하는 동시에 몸의 치장을 일체 끊어버리고 더욱 일심으로 불도에 정진할 결심입니다. 세존님, 세존님은 온 세계의 보배, 모든 사람의 빛이십니다. 일단 세상을 떠나시면 두 번 다시 뵈올 수가 없을 것입니다.
세존님과 영영 이별을 한다면 무슨 보람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삼라만상 모든 것의 빛이신 세존님이 오늘 밤 열반에 드시면 다시 뵈올 기회는 없습니다.
세존님의 그 거룩한 설법도 다시는 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세존님, 임금님을 모시던 신하가 복록을 얻었다 하여도 임금님이 돌아가신다면 그 사람은 크나큰 슬픔에 잠겨 한층 더 왕의 은총이 마음에 사무쳐 총애를 받은 것에 감격하고 추모(追慕)의 눈물이 마구 솟구칠 것입니다.
그리고 왕의 선정 은덕을 받은 온 백성은 오래도록 추억의 눈물로 세월을 보낼 것입니다. 세존님, 저의 지금의 심경도 대왕을 잃은 사람들의 그것과 마찬가지입니다.』

<慈悲經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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