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밀타

불타밀타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부법장인록전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와 영추산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하신 교법은 이윽고 마하카샤파(摩 訶迦葉), 아난(阿難), 마전지(摩田地), 우바굴다(優波掘多)의 순서로 전수되었다. 이것을 오사전지(五師傳持)라고 말한다. 그 우바굴다는 다시 데다카(提多迦)로, 데다카는 또 미차카(彌遮迦)로, 미차카는 불타나데(佛陀難提)로 전하고 불타난데는 다시 불타밀다(佛陀蜜多)로 전했다.
이 불타밀다는 그 덕력(德力)이 심심 무량하여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많이 써서 모든 중생을 교화한 존자이다. 그 중에도 특히 외도의 옳지 못한 견해를 떠나게 하여 최승의 불도로 지향하게 하였으며, 부처님의 청정미(淸淨味)를 강연하여 사도(邪道)와 이학(異學)을 소멸시키는 등, 이와 같이 그 많은 공덕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크나큰 것이었다. 이제 여기에 그 한 두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어느 곳에 외도이학(外道異學)을 신앙하여 불법을 항상 경시하고 참소하는 한 대왕이 있었다.
그 무렵, 불타밀다는 스승인 불타난데(佛陀難提)로부터 불법을 부촉 받아 이 참으로 훌륭한 세상의 눈이라고도 할 불법을 어떻게 하면 세상에 널리 선전하여 많은 사람을 이익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렇게 결심했다.
「지금 이 국왕은 심한 사견을 지닌 국왕이다. 이 국왕이 사견(邪見)을 지니고 있으면 그 백성들까지도 따라서 사견을 지니게 된다. 좋다. 그럼 내가 한 번 가서 그 국왕을 부처님 힘으로 항복시키리다.
이 것은 나무둥치를 잘라 줌으로써 그 근본이 사라지면, 가지나 잎이, 그리고 꽃이나 줄기가 자연히 오래 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드디어 불타밀다는 굳게 결심하고 십이년 동안이나 스스로 빨간 깃발을 들고 왕이 가는 곳곳마다 서 있었다. 상당히 장구한 동안 왕은 이것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더니, 어느 날 신하를 향해 이렇게 물었다.
『내 앞에 서서 붉은 깃발을 들고 가는 자는 도대체 누구냐?』
신하는 불타밀다를 불러 이것을 물어보자 불타밀다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전하, 저는 지자(智者)입니다. 또한 그 위에 담론하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한 번 대왕전하어전에 서 시험 해보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들은 대왕은, 본래 불교를 혐오하고 바라문을 좋아하는 터이므로,
『뭐라구 건방진 중놈이…. 이 중을 입이 열리지 못하도록 한 번 혼을 내줘야지.』
하고 곧 국내에 고루 사신을 파견하여 포고령을 전달했다.
『여러 바라문, 장자, 거사(居士)에게 알리노라. 여러 바라문, 장자, 거사 중에 총명, 박식하고 달통하며 언론이 탁월한 자는 모조리 정승전(正勝殿)으로 모이라! 그리하여 한 사문(沙門)과 토론하라.』
이 포고령을 전달받은 일체의 사견외도(邪見外道)의 무리들 중에서 변재가 심원하고 지혜가 뛰어나며 게다가 천문지리에 통한 자들은, 한 번 중놈을 여지없이 함구시키겠다고 서슬이 퍼렇게 벼르면서 너도 나도 서로 다투어 모여들었다.
이때, 대왕은 정승전에 자리를 깔고, 엄숙하고 장엄하게 분향, 산화하여 좌석과 분위기를 마련하고 꽃들로 회장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불타밀다는 자리가 정해지자 법좌에 올라가서 외도들과 토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혜가 얕은 자는 단 한 마디로 굴복해 버리고, 또 총명한 척 해 보여도 몇 마디 주고받으면 그만 말문이 막혀 지고 말았다.
왕은 자리에 정좌하여 듣고 있자니 외도들의 이론이 너무나 빈약하여 답답함을 이기지 못했다.
(차라리 내가 불타밀다와 토론을 해서 철저히 저쪽의 콧대를 꺾어 놓으리라.)
하고 흥분했다. 불타밀다는, (왕과 토론을 해서는 표면상으로 승리 할 수가 없다.)
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불타밀다는 왕에게 말했다.
『이 토론의 옳고 그릇됨과 길고 얕음은 대왕 자신께서 이해하십시오.』
왕은 자신이 이기지 못할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사심(邪心)을 고치고 정법인 불교를 경신하게 되어 스스로 불, 법, 승의 삼보에 귀의하여 불제자가 되었다. 그리고는 온 나라 안에 불법을 널리 선전하였던 것이다.
불타밀다의 나라에 한 니건자(尼乾子)가 있었다. 변설과 지혜가 함께 뛰어났고 그 위에 산수(算數)에 능통했으나 자꾸만 불법을 헐뜯고 있었다.
불타밀다는 이 니건자(尼乾子)를 교화시키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어느날 불타밀다는 모르는 척 하고 니건자에게 가서 그 제자가 되었다. 그리고 산술학(算術學)을 배우게 되었는데 얼마가지 않아서 모조리 습득해 버렸다.
어느 날이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저 니건자(尼乾子)가 큰 소리로 불교를 헐뜯으며 욕하고 있었다. 불타밀다는 이때다 하고 뱃장을 가다듬고 니건자에게 말을 시작했다.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됩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 죄로 미래에 반드시 대 지옥으로 떨어지십니 다.』
『뭐! 대지옥에 떨어져?』
니건자는 놀라면서도 이 중놈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시큰둥하게 노려보면서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
『하하하, 네 까짓 놈이 그런 것을 어떻게 안단 말이냐?』
하고 제법 스승다운 체 그 말을 묵살해 버렸다.
『신용을 않으시는군요. 그럼 우선 무엇보다 증거입니다. 산수의 술법으로 해 보십시오. 그렇게 하면 이해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자 완고하던 니건자도 반신반의하며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자기의 마음 속 갈등을 제자의 눈에 보이기는 싫었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면서도 자신이 자랑하는 산술을 두어 자기의 신상을 판단해 보았다.
그러자 처음엔 그저 반신반의와 심심풀이로 놓고 있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파랗게 질리다가 마지막에는 그 놀라움이 극도에 달하여 깊이 근심한 나머지 오체를 땅에 부딪고 머리를 조아려 부끄럼도 아랑곳없이 불타밀다에게 애원하는 것이었다.
『존자시여! 나는 장차 어떻게 하면 이 죄업을 면할 수 있습니까?』
『니건자여, 땅에 넘어진 자는 땅에 의해서 일어나는 법입니다. 그대가 만약 불교에 귀의한다면 그 죄 업에서 놓여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불타밀다는 그로 하여금 불법에 귀의할 것을 권했다.
니건자는 그로부터 자기가 저지른 불법을 비방한 죄를 회개하고 스스로 가책을 배겨내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곧 대신심을 일으켜 무려 오백의 게송(偈頌)으로써 여래를 찬탄했다.
불타밀다는 이것을 보고 니건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이 좋은 업연(業緣) 때문에 임종할 때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전날과는 전혀 상반된 이런 말을 듣고 니건자는 이상하게 생각하여 불타밀다에게 물었다.
『천상에 태어난다니,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내 말을 신용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산술을 두어 실지를 보는게 좋겠지요?』
하고 전날과 똑같은 말을 하자, 니건자는 또 산술을 두어 신상을 판단해보니 죄에서 헤어나 천상에서 난다고 나왔으므로, 슬퍼하던 얼굴이 당장 기쁜 얼굴로 변하여 기쁨에 뛰면서 불타밀다를 향해 출가를 애원했다.
불타밀다는 이 광경을 자세히 지켜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것은 당신 제자들과도 의논한 연후에 합시다.』
니건자는 도리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오백명 제자들에게 일렀다.
『나는 이제 훌륭한 이치를 볼 수 있었으므로 마음이 매우 상쾌하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부터 불법으로 출가하여 구도 하고자 한다. 그대들은 그대들로서 각자 원하는 것을 선택하라. 그리고 다시 새로 좋은 스승을 찾아서 좋은 가르침을 받도록 함이 좋겠다.』
이렇게 니건자가 말하자 제자들은 일제히 스승에게 말했다.
『본시 스승을 제자가 숭앙하는 것은 하늘을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좋은 길로 입문하신다 하오면 저희들도 즐겨 따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어디를 향하든 함께 저희들을 데리고 가 주십시오.』
이렇게 일이 진전되어 마침내 니건자는 오백 제자와 함께 사제간이 모두 출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불타밀다의 높은 명성이 엔부다이에 떨쳐졌다.
그리하여 그 교화를 받은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는 것이다.

<附法藏因綠傳第五>

연관목차

1623/1978
불타밀타 지금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