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를 먹고 물을 마시는 어리석음

연유를 먹고 물을 마시는 어리석음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보적경

석존께서 라자가하성의 영취산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석존께서 카샤파(迦葉)에게 다음과 같은 법문(法門)을 설명하시었다.
『내가 입멸 후(入滅後), 오십년이 되기 전에 나의 제자인 불도 수행자들은 어느덧 나의 가르침을 지키지 않게 되어 질투, 노여움, 탐착(耽着), 애락(愛樂) 등의 악심이 부풀어 아만(我慢), 탐욕에 빠져서 좀처럼 불도 수행자의 본분을 이행하지 않게 된다.
그들은 그와 같은 악업(惡業)의 결과 영원히 악습(惡習)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성질 사나운 강아지의 코에다 쓰디쓴 쓸개를 붓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쓴 쓸개를 코로 마신 나쁜 강아지는 그 때문에 더욱 더 흉학하여 질 것인가? 어떤가?』
『그것은 물론 점점 더 흉악하여 집니다.』
『나의 입멸 후의 악승(惡僧)도 꼭 그 나쁜 강아지 같은 것이다.』
그들은 정법(正法)을 견지하고 올바른 법을 설교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을 칭송하는 청정한 수도자에 대하여 이를 기피하고 거역하고 정법을 외면하고 방종한 생활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가령 여기에 한 사람의 어리석은 사나이가 있는데 그는 오랜 동안 연유(練乳)를 먹었기 때문에 갈증을 느꼈다. 그는 갈증을 풀기 위하여 연못으로 가서 물을 마셨다.
그 때 이것을 본 다른 사람이,
『자네는 이미 연유를 많이 먹었으므로 절대로 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 물을 마시면 반드시 죽을 것일세.』
하고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고마운 충고를 들은 그 어리석은 사나이는 오히려, <쓸데없는 참견을 하는 놈이다.>
하고 오히려 화를 내며,
『목이 말라서 물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이야 살든지 죽든지 쓸데없는 참견은 하지 말라.』
하고 욕설을 퍼붓고 그의 충고는 아랑곳없이 못이 마른 나머지 많은 물을 콸콸 들이켰다. 그래서 그 사나이는 그대로 연못가에서 횡사하고 말았다.
미래의 수도자도 이 어리석은 사나이 같이 탐욕심이 강하고 좋지 못한 행동을 일삼으며 혹시 누가 그 비행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 주려고 하면 그 선량한 수도자에게 반감을 품고 오히려 비난하고 욕하며 정법을 배척하는 것이다.
그리고 말세의 악승은 선법(善法), 정법의 가르침을 따르기를 원치 않는다. 부처님이 교시(敎示)하신대로 행하는 것을 대단히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약한 말이 투구를 쓰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좋은 말과 같은 모양의 투구를 씌워주면 오히려 놀라서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말세의 파계승(破戒僧)은 계율(戒律)이란 투구를 쓰는 것이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 투구를 대단히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좋은 투구를 뒤집어 쓸 때에는 능히 백만의 마군(魔軍)을 항복 시킬 수 있으며 무상(無上)의 보리심(普提心)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세상 일체의 모든 것에 아무런 집착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카샤파, 나는 이러한 무리들이 악과(惡果)를 받게 되는 것을 예상하니 그들이 한층 더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大寶積經 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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