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색가 묘우꼬우왕 질투하지 않는 우호태자

호색가 묘우꼬우왕 질투하지 않는 우호태자

[ 好色家-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신앙설화

• 주제 : 신앙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근본설일절유부비내야잡사

죠우요우는 왕명에 의해 다시 복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훨씬 훗날이었다. 묘우꼬우왕은 우호태자가 자기가 죽은 후 왕위를 계승하여 능히 이 대국을 잘 통수해 갈 수 있을까, 그만한 지략을 지녔을까 생각해 보았다.
대왕은 태자의 기량을 시험해 보려고 어느 날 태자를 불렀다.
『나는 요즘 너무 격무에 시달려서 몸이 좀 불편하다. 칠일 동안 정양하고자 하니 네가 나를 대신하여 국사를 살피도록 하라.』
대왕은 이렇게 말하며 국가통치의 대임을 그에게 위탁했다.
부왕을 대신하여 국정을 맡은 태자는 선악(善惡)과 어비리(理非利)를 잘 분별했으며 상과 벌을 적당히 내렸다.
어느 날 간음한 자가 있어 그 재판을 국왕에게 맡기게 되었다. 국왕을 대신한 태자는 그 남녀를 보고,
『너희들은 진정 서로 사랑하는가?』
라고 심문했다.
『네, 저희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답하자, 태자는 대신에게,
『그대들도 들었거니와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한다. 그 정을 참작해서 이들을 벌하지 말라. 금후라 할지라도 이러한 남녀간의 간음은 엄중하게 다루지 않는 방침을 취함이 좋다.』
라고 경고하고 그 남녀를 용서해 주었다.
태자의 이러한 연애 지상주의적인 심판은 젊은 남녀에게는 대복음과 같았다. 나라안의 사람들은 그 뒤 마치 망아지가 고삐를 벗은 것처럼 마음대로 불륜을 저지르게 되었다. 칠일간의 섭정의 결과는 만백성들에게 애욕이 향하는 대로 마음껏 불륜을 자행할 수 있게 한 나쁜 결과로 되어 버렸다.
칠일이 경과하자 대왕은 궁전에 출어했다.
『죠우요우, 내가 죽고나면 태자는 왕위를 능히 계승할 수 있겠는가?』
하고 대왕은 죠우요우에게 근심스럽게 물었다.
『왕자로서의 자질은 충분히 지니고 계십니다. 다만 남녀간의 풍기를 문란시킨 것은 작은 험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만 없었더라면 슬기롭고 밝은 군주로서 대왕전하의 존명을 더럽혀 드리지 않을까 신은 굳게 믿는 바입니다.』
『남녀의 풍기를 문란하다니, 그게 무슨 일인가?』
그는 왕이 묻는 대로 태자의 심판한 결과를 주상했다. 그 말을 들은 대왕은 우호태자가 딴 여자의 간통은 질투 없이 이를 관대히 처리할 수 있지만, 만약 자기 아내가 딴 남자와 정을 통한다면 이를 관대하게 질투 없이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이 생겼다. 그리하여 대왕은 이 의혹을 풀기 위해서 태자를 시험해 보리라 생각했다.
당시 북쪽 켄다라국(國)에서 이 성내에 기류(寄留)하고 있는 한 지자(智者)가 있다는 것을 대왕은 일찍이 들은 적이 있었다. 곧 그 사나이를 궁중으로 불렀다.
『그대가 태자비와 정을 통해 주지 않겠는가?』
그 사나이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비천한 제가 어찌 그렇듯 무엄한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제 목숨이 부지할 수 없습니다.』
라고 너무나 황송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굳이 그런 짓은 못하겠노라고 사퇴했다.
『그것은 국왕인 내가 특히 명령하는 것이다. 결코 문책하지 않으리라.
하나 이 왕명을 복종하지 않을 때는 도리어 왕명을 거역한 죄로 목숨이 온전치 못하리오다. 알았는 가?』
『아무래도 피할 수 없사오면 도리가 없아오니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러나 잠시 동안 제가 방법을 강 구할 때까지 유예기간을 내리시옵소서.』
『그래, 그건 그렇게 해 줄 터이니 좋은 방법을 강구하여 기필코 실행토록 하라.』
『그러면 대왕전하, 먼저 저에게 태자비가 계신 저택의 이웃에 큰 상점을 하나 마련해 주시옵소서. 거 기서 저는 상업을 경영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점차 왕비 마마와 친근하도록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대왕은 그 사나이의 요구에 따라 대 점포를 신축하고 자금도 거액을 마련해 하사해 주었다. 그는 이 자금으로 금은 보석류를 많이 사들였다. 이것들을 진열장에 찬란하게 진열해 놓고, 서서히 태자비에게 접근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태자비에겐 모친이 한 분 있었다. 심부름하는 아이 하나와 편안하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자기 저택 가까이에 새로운 보석과 그밖에 값비싼 향유(香油) 등을 많이 들여와 판매하는 점포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거기서 향유한 병을 사오게 했다. 그러자 그 점포주인은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너는 누굴 위해서 이 향유를 사가니?』
하고 물었다.
『네, 태자비마마의 어머님이 쓰셔요.』
『그 어머님의 존함은 뭣이라고 하니?』
그 아이는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호오, 어쩌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님 성함과 꼭 같구나. 어쩌면 마치 돌아가신 어머님을 뵙는 듯 하고 나. 정말 고맙다. 그것을 가르쳐 주니…….』
그 점포 주인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정가보다 월등 더 헐하게 값을 깎아주고 또 게다가 향유도양을 더 많이 주었다.
심부름하는 아이가 저택으로 돌아와 그 향유를 주인에게 드리며 말했다.
『어저께 산 것 보담 양이 훨씬 많지요. 마님?』
『글쎄, 이게 웬 일이니?』
주인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하녀는 점포에서의 말을 소상하게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주인마님은 매우 기특하게 생각했다.
『오, 듣자니 매우 효성이 있는 착한 사내인 모양이구나.』
하고 칭찬했다.
그 뒤, 이 심부름하는 아이가 물건을 사러가기만 하면 그 가게 주인은,
『주인마님을 꼭 한 번 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려줘요?』
하고 공손히 말하며 물건값을 너무나 싸게 받았다. 그 하녀가 이 말을 그대로 주인에게 전하자,
『언제라도 오라고 하려무나.』
라고 쉽사리 면회를 허락해 주었다. 이것을 가게 주인에게 전하자 그는 펄쩍 뛰면서 하늘에 날기라도 할듯 기뻐했다.
그 다음날, 많은 선물을 그득히 안고 그는 태자비 어머니가 사는 저택으로 갔다. 그리고 태자비의 노모를 보자, 그 몸을 껴안고 감격해 울음을 터뜨렸다.
이 느닷없는 거동을 보고 주인마님은 크게 놀랐다.
『여보시오, 젊은이 왜 이러시오? 눈물을 거두고 말을 하시오?』
『네,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너무나 닮으셨기에 그만 고인이 된 노무가 그리워서 저도 모르게 눈물 이 나왔습니다.』
『가엾어라, 내가 그대의 어머니 노릇을 해줄 터이니 울지 말게나.』
점포주인의 연극은 훌륭히 효과를 나타냈다. 겨우 단 한 번 만난 것으로 그는 태자비 노모의 품에 자식처럼 안기게 되었던 것이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우호태자비는 어리둥절하여 서 있었다. 그러자 노모는 태자비에게 향해,
『이 사람은 그대의 오빠가 되니 이제부터 서로 사이좋게 지내시오.』
라고 타일렀다.
『어머니, 이 부인의 성함은 무엇입니까?』
『그 사람은 내 딸이고 태자비가 되신다. 이름은 모모라고 하네.』
『아이구! 그러십니까? 어쩌면 제 형수와 똑같은 이름이올시다. 게다가 모습도 많이 닮으셨구요. 참 이 상한 인연입니다. 어머니 저는 이제부터 형수처럼 서로 친하게 지내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그렇구 말구.』
장군을 치려면 먼저 그 말을 쏘라는 말이 있다. 점포주인의 책략은 보기 좋게 적중하여 용이하게 태자비의 노모를 자기편으로 회유해 버렸다. 그 뒤부터 그는 매일 노모에게 문안을 가고 자주 들락거리니 자연히 서로 정의도 돈독해 갔다.
어느 날, 그는 병을 가장하고 자기 집에 누워 있었다. 노모댁 심부름하는 하녀가 이번에는 도향(塗香)을 구하러 왔다.
점포 주인은 그 하녀에게,
『나는 어제 저녁부터 이렇게 앓아누워 있는데 어머니가 한 번도 찾아주시지 않는구나.』
하고 원망 비슷하게 중얼거렸다.
『어머나, 주인마님은 전연 편찮으신 줄 모르시거든요. 제가 가서 말씀드릴께요.』
하고 총총히 돌아가서 주인에게 점포주인이 앓아누웠다는 것을 알렸다.
태자비의 노모는 자기 친자식이 앓아 누운 것처럼 깜짝 놀라서 당장 병문안을 왔다.
『웬 일인가? 어디가 아파서 그러나? 빨리 의사에게 보고 약을 써야지 이 사람아!』
하고 백방으로 위로했다.
『어머니, 제 병은 제가 잘 압니다. 약으로 고쳐지는 병이 아닙니다. 저는 이대로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사람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너무 비관하지 말고 어쨌든 치료할 방법을 생각해야지.』
『아닙니다. 어머니. 보통 병은 약으로 고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제 병은 고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 무슨 방법이면 고칠 수 있나? 말해 보게나. 내가 가능한 한 모든 수단 방법을 강구해 줄테 니……』
『……』
『글쎄, 말을 하래두. 어머니인 나에게 못할 말이 있을라구 응?』
점포주인은 잠시 난처하다는 듯 신음하기만 했다.
『아이구, 이사람 답답하구나, 병을 고치는데 무슨 어려운 말이 있담.』
대자비의 노모가 안타깝게 대답을 촉구하자 그는 마지 못하는 듯 입을 열었다.
『저는 태자비와 서로 사랑을 나눌 수 있으면 곧 병은 고쳐집니다.』
이 점포주인의 당돌하고 무엄한 말을 들은 노모는 발칵 성을 냈다.
『뭐라고? 무엄하구나. 하필이면 태자비라니, 그런 엉큼한 생각을……. 서민인 장사꾼 주제에 고약한 것…….』
노발대발한 노모는 벌떡 일어나 가버렸다.
점포주인은 후회했다. 자기 계획을 실천하기엔 아직 너무 일렀음을 알아차렸다.
점포주인은 제이의 수단으로 이번에는 편지를 썼다.
『어머님 보시옵소서. 저의 여명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생전에 저를 그처럼 비호해 주신 은혜 를 조금도 갚지 못하고 먼저 세상을 뜨게되오니 그것이 오직 한스럽습니다. 그러면 제가 죽은 후 이 점포의 일체 재산은 생전의 은혜에 대한 만분의 일이나마 갚고자 작은 뜻으로 노모님에게 바칩니다.
아무쪼록 불초한 자식의 작은 성의를 굽어 살피사 받아주시옵소서. 병석이라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죽어가는 자식 드림 그리운 어머님께…….』
이렇게 써 보냈다.
이 편지를 본 노모의 분노는 곧 사라졌다. 노모는 생각했다.
『내가 지금 공연히 화만 내는 것은 내 자신에게 유리하지 못한 짓이야.』
노모는 일체의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말에 매혹되었다. 그리하여 자기 딸인 태자비에게 말했다.
『점포 주인이 병중에 있으니 한 번 병문안을 가보려나?』
하고 넌지시 알려 주었다.
『어머님, 병에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제가 간다고 병이 나을 일이 없으니 그만 두겠어요.』
『매우 중대인 모양, 오늘밤이 어떨지도 모른다고 하오. 그가 말하는 바로는 태자비와 하룻밤을 즐겁게 지날 수만 있다면 병이 깨끗이 나을 수 있다는데…….』
『뭐라고요? 그런 무엄한 소릴……. 그런 사나이는 마땅히 당장 죽어야 해요, 어머님.』
『그렇게 화내실 것도 아니오. 인간의 귀천은 시운(時運) 있고, 난 때부터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 대왕께서도 마찬가지요. 대왕전하가 누구의 자제라고 생각하는지요?』
『어머니, 대왕전하가 누구의 자제신 줄은 저도 모릅니다.』
『그것 보시오. 지금 계신 대왕은 사소리에서 출생하여 왕위에 오르셔서. 대군을 거느려 세계에 군림하시게 된거요. 또한 현재의 태자마마라 할지라도 그 어머님은 대부호의 아내인데 대왕전하와 사통해 서 태어나신 것이오. 그 태자가 다음에 일국의 왕위에 오르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저 장사꾼이 라 할지라도 태자비와 사랑했다고 해서 크게 이변이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만약 거기서 자식을 얻게되면 그 애기는 왕손으로서 또 왕위에 오를 테니까 별로 손해볼 것은 없지요?』
『………』
어머니는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태자비인 자기 딸에게 이렇게 불륜을 강요했다. 이 어머니의 강요를 마침내 태자비가 응낙하였다. 어머니는 기뻐서 곧 이것을 점포 주인에게 내통했다. 그는 이제야 대왕의 명령을 완수하게 되었다고 내심 성공을 좋아하며 이것을 또한 대왕에게 알렸다
점포 주인과 태자비는 이렇게 해서 서로 통정한 다음 함께 껴안고 잠이 들었다. 마침 그 시각을 맞춰서 대왕은 태자에게 비의 방을 찾아가도록 명했다.
태자는 부왕의 명을 받아 비의 침소로 가보았다. 그러자 비는 낯선 사나이와 사이좋게 껴안고 잠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태자는 조금도 증오하는 기색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입고 있던 의복을 벗어 가만히 남녀를 덮어주었다.
그 다음 날 아침이었다. 부왕은 태자를 향해,
『나는 지난밤에 그대의 비가 딴 사나이와 동침하는 꿈을 꾸었다.』
하고 모르는 척 말을 했다.
『대왕전하는 그것을 꿈으로 보셨을 것이오나 저는 불행하게도 실지로 눈 앞에서 목격했습니다.』
『그것을 보고도 태자는 질투심이 일어나지 않던가?』
『아니옵니다. 조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찌하여 그런가?』
대왕은 태자에게 조금도 질투심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태자는 부왕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부왕마마,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저는 과거의 숙명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에 어느 상점의 주부였습니다만 남편이 상용으로 타국에 출장가게 되었을 때, 남편과 함께 가고자 했습니다만 남편이 허락치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친지들도 모두 아내를 데려가기 원했으므로 남편은 그의 처인 저를 데리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고개에 이르자 오백명의 산적(山賊)들이 나타나서 남편을 참살하고 그의 소지금 오백냥을 빼어간 뒤에 아내인 저를 욕보였습니다.
그때 또 한사람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가던 나그네가 지나갔습니다. 산적들은 또다시 우르르 달려들 어 그 나그네를 죽이고 아름다운 젊은 여자를 모두들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곁에서 보고 있던 먼저 죽은 상인의 아내인 저는 그것을 질투하여 사랑싸움을 벌이고 연적(戀敵)인 그 여자를 깊은 빈 우물에 던져 넣어 죽여버렸습니다.
아버님, 그때 질투 때문에 사람을 죽인 그 상인의 아내가 환생한 것이 지금 여기 서 있는 소자올시다. 과거를 생각하오면 오백명의 산적들과 정을 통하고도 아직 그 욕심을 채우지 못하고 질투했거든요, 하물며 한 사나이로 어찌 만족하겠습니까?
소자는 이것을 상기하옵고 여성에 대해서는 결코 질투심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결심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으로 사회를 보면, 많은 어리석은 자들이 여러 미인을 독점하고 그것을 환락으로 삼고 있 습니다. 남자가 많은 첩을 거느리는 것은 용서하면서 여자가 많은 남자와 관계하면 곧 이것을 큰 문 제로 삼아 간부(姦婦)로서 엄벌한다는 것은 합리적이 못됩니다. 소자는 그런 부자연한 그리고 불공평 한 재판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태자의 말을 들은 대왕은,
『과연 그렇다. 너는 감히 사람들이 끊기 어려운 질투심을 끊을 수 있었다. 나도 역시 그것이 당연하다 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데 박지약행(薄志弱行)이라서 이것도 이행 할 수 없는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라고 태자의 주장에 공명하면서도 자신의 실행력이 박약함을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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