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구조와 기능

시장의 구조와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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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수집, 홍보의 장

조선후기 대부분의 지방시장이 5일장으로 통일되면서 시장은 지역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조정과 지방수령들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지방장은 적어도 5일에 한 번 상인과 일반서민들이 모여 교역하는 장소가 되었다. 이와 같은 시장의 성격을 이용하여 정부는 왕의 윤음이나 정령 등 정부의 시책을 반포하거나 홍보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장소로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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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음] 윤음은 그 대상이 지역, 신분 등 경우에 따라 달라지며, 많은 사람에게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장시나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게시하기도 했다. 장서각 소장. 『시장을 열지 못하게 하라』, 김대길.

괘서·벽서 등으로 민심이 반영되는 곳

시장의 기능은 정부에 의해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장은 괘서나 벽서가 나붙는 곳으로, 사회에 불평 · 불만을 품고 있거나 개인적인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장소로도 활용되었다. 물론 이 같은 내용을 공공연히 내붙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괘서는 시장이나 포구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길목이나 교통의 요지에 부착되는 일종의 '대자보' 로서, 인심의 선동과 불만의 고양을 통해 집권층에 간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저항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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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문] 가로 66cm, 세로 23.5cm. 1910년10월 평안남도 순천에서 대규모 시장세 반대시위가 있었는데, 이때 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보면 통감을 지낸 일인과 을사오적인 박제순 · 이용구 · 송병준을 비롯하여 조중응 · 고영희 · 임선준을 평양민단 백 만 명의 이름으로 죽일 것을 결의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괘서나 벽서등도 이와 같은 형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순천폭동사건철』. 『시장을 열지 못하게 하라』, 김대길.

모역자·반역자의 처형장소로도 이용

시장은 정부의 정령을 전달하는 장소로서뿐만 아니라, 모역자의 처형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영조5년 호서의 적당을 효시하는 데, 영남의 예와 같이 시장의 개시일에 관찰사가 군대의 위엄을 갖추고 효시할 것을 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시장은 역모자를 효수하여 모반죄에 대한 백성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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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 회술레] 죄인을 끌고 다니며 우세를 주던 일. 죄인의 팔을 결박하고 등에다 북을 매달아 치면서 동네나 장터를 돈다. 김준근 그림. 『기산풍속도첩』, 『시장을 열지 못하게 하라』, 김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