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하천

다른 표기 언어 rivers , 河川

요약 하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량이다. 한국에서는 물이 많은 하천은 강, 물이 적은 하천은 천이라고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에는 일정한 기준이 없으며 동진강과 형산강은 안성천과 삽교천보다 수량이 훨씬 적다. 하천은 강수의 직접적인 지표유출, 용천, 만년설이나 빙하로부터의 융설수·융빙수 등에 의해 함양된다. 집수면적의 많은 부분이 호소로 되어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수면에 직접 내리는 강수량은 극히 적다. 하천의 물은 지표 밑의 대수층으로 스며드는 동시에 대기로 증발하기 때문에 줄어들며, 흘러드는 양과 없어지는 양의 차이가 하천의 유량으로 나타난다.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의 물은 비나 눈으로 내리는 수증기의 양과 같다. 그것은 지구상에 내리는 연평균강우량의 약 7%, 지표상에 내리는 강우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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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요성
  2. 세계의 대하천
    1. 세계의 대하천
    2. 유황
  3. 하계망과 하도의 유형
    1. 하계망(河系網)
    2. 하도의 유형
  4. 홍수와 하중
  5. 하천과 지형
    1. 개요
    2. 범람원
    3. 선상지
    4. 삼각주
  6. 한국의 하천
    1. 주요하천과 유황
    2. 하천과 지형

하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흐르는 물의 양, 즉 유량이다. 한국에서는 물이 많은 하천은 강(江), 물이 적은 하천은 천(川)이라고 구분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에는 일정한 기준이 없으며 동진강과 형산강은 안성천과 삽교천보다 수량이 훨씬 적다.

하도의 유형
하도의 유형

하천은 강수의 직접적인 지표유출, 용천, 만년설이나 빙하로부터의 융설수 또는 융빙수 등에 의해 함양된다. 집수면적의 많은 부분이 호소로 되어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수면에 직접 내리는 강수의 양은 극히 적다. 하천의 물은 지표 밑의 대수층으로 스며드는 동시에 대기로 증발하기 때문에 줄어들며, 흘러드는 양과 없어지는 양의 차이가 하천의 유량으로 나타난다(→ 하천작용). 어느 한 시점에서 볼 때, 하천의 유량은 지구 전체의 물의 양에 비하면 아주 적다.

모든 물의 97%는 바다에 있고, 담수의 3/4은 얼음으로 지표에 저장되어 있으며, 그밖의 담수는 거의 전부 지하수로 존재한다. 호소의 물은 전체 담수의 0.5%이고, 토양수는 약 0.05%이며, 하천의 물은 토양수의 절반인 0.025%로서 전체 담수의 약 1/4,000에 불과하다.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의 물은 비나 눈으로 내리는 수증기의 양과 같은데, 그것은 지구상에 내리는 연평균강우량의 약 7%, 지표상에 내리는 강우량의 약 30%에 해당한다.

중요성

고대문명은 모두 하천 연안에서 발달해 하천문명으로 일컬어진다.

적어도 6,000년 전에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나일 강의 하곡에 최초의 정주취락(定住聚落)이 형성되었고, 그 주민은 수렵과 초보적인 농경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축사육과 곡물재배가 본격화되어 식량이 넉넉해짐에 따라 주민 일부는 식량 생산의 일에서 해방되었고, 도시가 출현하게 되었다. 인더스 강 하곡의 문명은 약 4,500년 전에, 갠지스 강 하곡의 문명은 약 3,000년 전에 형성되었다.

황허[黃河] 연안의 정주취락은 4,000년 전에 형성되었고, 양쯔 강[揚子江] 유역에서는 최초의 대규모 관개시설이 거의 같은 시기에 조성되었다(관개문명). 기후변동이 고대문명의 성쇠에 미친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1만 2,000년 또는 1만 년 전 이래 기후의 건조화가 진행되어 오늘날 사막이 되어버린 지역에서는 하천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고대문명이 일어난 건조지역의 하천을 따라 범람원이 넓게 발달해 있으며, 범람원의 방수(防水)·관개 시설을 위해 확고한 사회구조와 토목기술 발달이 필요했다. 고대 이집트의 관개시설은 정교하기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홍수 후에 토지의 경계를 다시 측량·설정하기도 했다.

하천 연안에 도시가 발달한 지역에서는 하천이 주요교통로로 이용되었다. 예컨대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는 나일 강에 의해 하나로 통합되었다. 이와 동시에 고대의 하천문명은 기후변동과 관계없이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류지방에 소비성이 큰 도시가 발달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상류지방의 삼림자원은 고갈되었고, 이로 인해 하류지방에는 토사가 많이 운반되어 파괴적인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고대문명이 결국 쇠퇴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계속적인 관개로 토양의 염분이 많아져 농경이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있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의 하류지방에서는 관개시설의 결함으로 말라리아 모기가 퍼져 선사시대의 하천문명에 큰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시대를 통해 하천은 교통로로 이용되어왔다. 유럽에서는 지역간의 교통을 주로 도로에 의존했던 로마 제국이 멸망하자 하천의 중요성이 한층 증대되어 주요 도하(渡河) 지점에는 보루와 도시가 세워졌고, 일부 도시는 수도로 발전했다(도시화). 하천은 도시에 용수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하수를 씻어내려가는 역할도 했다.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 북아메리카에서는 탐험·정복·정착이 하천을 따라 진행되었다.

하천은 오늘날 화물수송로로 많이 이용된다. 아마존 강과 양쯔 강은 외양선의 가항 구간이 각각 3,700km, 1,000km에 이르며, 라인 강의 유역분지 내에서는 전체 화물 물동량의 1/4을 라인 강과 이 강으로 통하는 운하가 담당한다.

주로 철도가 담당해왔던 화물수송은 19세기말과 20세기 전반에는 수로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미국의 내륙지방과 러시아의 북부평원에서 특히 그러했다. 한편 인구가 늘어나고 지하수가 줄어들자 하천수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하고 있다(국제무역, 수상운송). 관개용수는 전체 물 공급량의 상당량을 차지한다. 관개는 적어도 5,000년 전에 시작되었다. 이 영향을 받은 면적은 약 200만㎢인 것으로 추산되며, 그중 3/4은 동부·남부 아시아에, 2/5는 중국에 편중되어 있다.

하천은 수력발전에 이용되는데, 대량의 용수를 필요로 하는 석유화학·제철 등의 산업시설들도 하천변에 입지하는 예가 많다. 수력발전은 1세기 전에 도입되었으나 현존하는 대부분의 발전소는 1950년 이후에 건설되었다. 노르웨이·스위스는 수력전기의 비중이 높고, 아프리카·남아메리카는 포장수력이 많다. 하천은 내수면 어업과 관련이 깊은데 이것에 의한 어획고는 세계 총어획고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천의 이용이 날로 증가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질오염이다.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와 제초제는 하천의 오염원으로서 매년 많은 물고기가 독성이 강한 이들 화학약품으로 죽어가고 있다(폴리염화비페닐). 그리고 농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인산·질소 등의 비료도 문제를 일으킨다.

빗물에 씻겨내리는 이들 성분은 하천의 부영양화를 촉진시켜 규조류의 성장을 돕는다. 그결과 느리게 흐르는 하천에서는 수중의 산소용존량이 줄어들어 다른 생물의 생존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규조류 자체도 지나친 번식에 의한 영양소의 고갈로 죽어버리게 되는데 이것들이 부패할 때 수중의 산소용존량이 더욱 줄어들고 물에서 악취가 난다.

도시도 하천에 각종 오염물질을 많이 쏟아낸다. 하수처리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여전히 하천으로 많이 흘러든다. 그리고 공장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수는 하천수의 산도(酸度)를 높여 각종 생물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하천의 오염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템스 강과 같은 일부 하천은 오염이 극심했으나 지금은 담수어가 다시 서식할 수 있을 정도로 맑아졌다.

세계의 대하천

세계의 대하천

유역면적, 본류의 유로연장, 평균유량 등은 하천의 크기와 관련된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세계적인 대하천들의 경우 이에 대한 신빙성이 큰 자료가 빈약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 강은 유량이 가장 많은 아마존 강보다 약 250km나 더 긴데, 본류의 길이, 즉 유로연장이 1,600km를 넘는 하천들이 100개를 훨씬 넘는다. 유로연장은 유역면적과 비례하고, 유역면적과 유량에 따라 하천의 크기가 정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유역면적-유로연장-유량의 조합은 상당히 다양하다.

유로연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아마존 강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콩고 강과 파라나 강은 유역면적과 유량에서 세계 5대 하천에 속한다. 그러나 길이가 4위, 유역면적이 5위인 미시시피 강은 유량이 7위이다. 갠지스-브라마푸트라 강은 유량이 3위, 유역면적이 13위인데 유로연장은 이보다 순위가 훨씬 떨어진다.

오리노코 강은 유량 1만 9,800㎥/s, 유역면적 94만 8,000㎢, 이라와디 강은 유량 1만 3,000㎥/s, 유역면적 41만 1,000㎢, 메콩 강은 유량 1만 1,000㎥/s, 유역면적 79만 5,000㎢이다. 아마존·파라나·콩고·갠지스-부라마푸트라 강이 바다로 유출하는 하루의 총유량은 54㎦ 이상이고, 1년의 유출량은 거의 2만 800㎦에 이른다. 이 양은 바다로 유출되는 세계 유량의 1/5이고 아마존 강만도 거의 1/5을 차지한다.

세계 평균지표유출량은 0.01㎥/s/㎢이다. 유량이 특히 많은 대하천들은 열대지방의 대륙성 강우와 몬순성 강우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다. 평균지표유출량이 황허 강은 0.046㎥/s/㎢, 이라와디 강은 0.032㎥/s/㎢, 마그달레나 강과 아마존 강은 0.026㎥/s/㎢, 오리노코 강은 0.021㎥/s/㎢, 갠지스-브라마푸트라 강은 0.024㎥/s/㎢이다. 칠레·뉴질랜드 등 중위도의 편서풍대에 있는 산지성 해안지방도 단위면적에 대한 평균유출량이 대단히 많다.

세계의 대하천들 중에서 단위면적의 평균유출량이 세계의 평균치에 가까운 하천으로는 레나·오브-이르티슈·예니세이 강 등 시베리아의 하천들과 북아메리카 대륙의 매켄지·유콘 강이 있다. 이들 하천의 유역분지는 강수량과 증발량이 적은 것이 특색이다. 미시시피·나이저·잠베지 강의 유역분지에는 건조기후지역도 있다. 넬슨 강은 냉량한 기후와 적은 강수량이 결합되는 경우의 효과를, 나일 강과 머리-달링 강,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은 적은 강수량과 많은 증발량이 결합되는 경우의 효과를 잘 보여준다.

라인·론·도나우 강은 상류에서 빙하의 융빙수가 공급되고, 특성이 다른 여러 지류들이 유입되기 때문에 전체유로를 통해 유황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심하다. 리오그란데 강은 오렌지 강과 콜로라도 강처럼 증발과 관개로 인해 하류로 갈수록 유량이 많이 감소한다. 템스 강은 하구에서의 조차가 매우 큰 것이 특징으로 홍수조절이 어렵다.

하천 지도 사진 유역면적 유로길이(㎞) 평균유량
면적(1,000㎢) 비율 유량(1,000㎥/sec) 순위 세계 총량의 비율
아마존 이미지 이미지 7,050 4.8 6,400 180 1 19.2
파라나 이미지 이미지 4,144 2.8 4,880 22 5 2.3
콩고 이미지 이미지 3,457 2.3 4,700 41 2 4.4
나일 이미지 이미지 3,349 2.3 6,650 3 - 0.3
미시시피-미주리 이미지 이미지 3,221 2.2 5,971 18 8 2.0
오브-이르티슈 이미지 이미지 2,975 2.0 5,410 15 10 1.7
예니세이 이미지 이미지 2,580 1.7 5,540 19 6 2.0
레나 2,490 1.7 4,400 16 9 1.7
양쯔 이미지 이미지 1,959 1.3 6,300 34 4 3.6
나이저 1,890 1.3 4,200 6 - 0.7
아무르 이미지 이미지 1,855 1.3 2,824 12 10 1.3
매켄지 1,841 1.2 4,241 11 - 1.2
갠지스-브라마푸트라 1,621 1.1 2,897 38 3 4.1
세인트로렌스-오대호 1,463 1.0 4,000 10 - 1.1
볼가 1,360 0.9 3,530 8 - 0.9
잠베지 1,330 0.9 3,500 7 - 0.8
인더스 1,166 0.8 2,900 5 - 0.6
티그리스-유프라테스 1,114 0.8 2,800 1 - 0.1
넬슨 1,072 0.7 2,575 2 - 0.2
머리-달링 1,057 0.7 3,780 0.4 - 0.04
토칸틴스 906 0.6 2,699 10 - 1.1
도나우 816 0.6 2,850 7 - 0.8
칼럼비아 668 0.5 2,000 7 - 0.7
리오그란데 445 0.4 1,360 0.08 - 0.01
라인 160 0.1 1,392 2 - 0.2
96 - 800 2 - 0.2
템스 10 - 340 0.08 - 0.01
유역면적에 따른 세계의 대하천
유황

하천의 유황은 유량의 계절적 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기후에 따라 열대·온대·한대의 3가지 유형으로 크게 나뉜다. 열대기후의 하천은 유량이 연중 많은데, 최대유량이 2번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1번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온대기후하의 하천에서는 열대기후하에서와 비슷하게 최대유량이 1, 2번 나타나는 경우와 온난한 계절에 최소유량이 기록되나 연중 유량이 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여름이 건조한 중위도지역에서는 여름을 중심으로 하여 6개월 동안에 유량이 현저히 줄어들거나 하천이 말라버리기도 한다. 산지에서 융설수가 흘러내리는 지역에서는 유량이 겨울에 가장 적고 봄에 가장 많은 것이 특색이다. 적설량이 많은 한대기후지역에서는 유량이 겨울에 가장 적고 융설수가 많이 흘러내리는 여름에 가장 많은 것이 보통이다(→ 저온류).

그러나 아무다리야 강에서처럼 융설수에 의한 봄의 최고치에 이어 빙하로부터의 융빙수를 공급받는 여름에 최고치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하나의 하천도 전체유로에 걸쳐 시간과 계절적 특성에 따라 유황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볼가 강의 상류에서 나타나는 봄의 최고유량은 2개월 후에야 하구의 삼각주에 영향을 미친다.

나일 강 상류의 10월 홍수는 12월에야 중류에 도달하고, 열대다우지역에서 스텝 기후지역으로 흘러나오면서 483km의 구간에서 유량의 25%가 줄어든다. 상류에서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나일 강의 홍수파는 하구까지 2,011km를 이동하는 데 약 4개월이 걸린다(→ 아로요). 추운 북쪽으로 흘러가는 시베리아의 대하천들은 매년 하류지방에서 대규모 홍수를 일으킨다. 남쪽의 상류지방에서는 늦봄과 초여름에 융설수와 융빙수가 흘러내리지만 북쪽의 하류지방에서는 늦게까지 하천이 얼어 있기 때문이다.

하계망과 하도의 유형

하계망(河系網)

하천에서 본류와 수많은 지류가 이루는 하계망에는 지질구조의 영향이 잘 반영되어 있다.

하계망의 발달 초기에는 본류와 지류에 의한 하방침식이 불투수성의 연암층(軟岩層)이나 주절리(主節理), 단층선을 따라 가장 빨리 진행된다. 하방침식이 매우 활발한 하천은 인접한 하천의 유역분지로 뻗어나가 결국 경쟁관계의 하천에 속한 하계망의 일부를 차지하는데, 하천쟁탈이라고 불리는 이와 같은 과정은 하천이 지질구조에 적응해가는 하나의 예이다. 단층이 없거나 특정한 방향의 절리가 뚜렷하지 않은 수평퇴적암층이나 홍적세의 평평한 빙하성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지역에는 지류가 본류에서 대략 나뭇가지처럼 무작위적으로 뻗어나간 수지상(樹枝狀) 하계망이 형성된다.

하천의 유로가 서로 직각으로 교차하는 일련의 단층과 주절리가 탁월한 지역에는 직각상(直角狀) 하계망이 발달한다. 하나의 정점에서 여러 하천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방사상(放射狀) 하계망은 원형(原形)을 거의 유지하는 화산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침식을 많이 받아 화산의 골격이 드러나는 단계에서는 두꺼운 화산회층에 형성된 동심원상의 골짜기들이 우뚝 솟은 화산경(火山頸)을 둘러싸기도 한다.

이와 유사하게 중심부의 지층에 경연의 차이가 있는 돔 지형이 개석될 때는 돔의 정상부에 동그랗게 노출되는 연암층을 따라 골짜기가 팬 환상(環狀) 하계망이 형성된다. 여러 지류가 하나의 중심저지로 흘러드는 구심상(球心狀) 하계망은 화산의 화구, 화강암의 침식분지, 건조지역의 여러 분지 등에서 전형적인 예를 볼 수 있다.

격자상(格子狀) 하계망은 습곡산지에 발달한다. 주요지류들은 습곡축과 동일한 방향으로 노출되는 연암층을 따라 배열되고, 주요지류로 유입하는 작은 지류들은 경암층의 산릉 양쪽 사면을 곧바로 흘러내려 하계망의 모양이 문창살과 비슷해진다. 유로가 수많은 호소와 습지로 가로막히는 교란상(攪亂狀) 하계망은 대륙빙하가 덮였던 저기복의 지역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 하계망은 또한 빙력토 평원이나 빙식평원에도 나타나는데, 빙하가 사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하계망이 발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하도의 유형

하도는 평면상태에 따라 직류하도(直流河道)·곡류하도(曲流河道)·망류하도(網流河道)로 나뉜다.

하도의 평면 형태는 하천의 단면, 하천이 운반하는 토사의 성분, 하류방향의 하상구배, 전체 하계망 내에서의 위치 등 여러 요인들이 어떻게 결합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직류하도는 단층선·주절리 등의 지질구조선을 따라 곧바르게 형성된 하도를 가리킨다. 그러나 직류하도에서는 물이 곧게 흐르지 않는다. 단면이 대칭이 되도록 일정하게 만든 실험실의 직류하도에서도 일련의 풀(pool)과 여울이 곧 발달한다. 풀은 하도 양쪽에 번갈아 형성되고, 공격면에 측방침식(側方侵蝕)이 가해져 하도가 구불구불하게 변형되기 시작한다.

풀과 풀의 간격은 하상 너비의 5~7배로 나타나며, 풀과 풀 사이에 수심이 얕은 여울이 형성되어 하상의 종단면상에도 기복이 생긴다.

곡류하도는 심하게 꾸불꾸불한 하도를 가리키지만 이를 직류하도와 구분하는 데 뚜렷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다만 임의로 곡률도(曲率度)를 정해 그 기준에 맞으면 곡류하천 또는 미앤더라고 부른다. 미앤더 굽이의 간격은 물흐름의 저항과 관련하여 조정되는데, 그 저항은 미앤더 굽이의 반지름이 하상 너비의 2~3배일 때 최저로 줄어든다.

결국 미앤더의 파장(波長), 즉 연속적으로 같은 쪽에 형성되는 두 굽이 사이의 거리는 대부분 하상 너비의 8~12배로 나타난다. 미앤더의 파장은 하상 너비와 같은 유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미앤더는 물이 흐르는 데에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알려졌는데, 하류방향의 수면경사, 하천이 하도에서 벗어나려는 각도, 방향을 전환할 때 하천이 소비하는 에너지 등이 최소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앤더에서도 미앤더 굽이의 공격면에는 풀, 풀과 풀 사이에는 여울에 해당하는 부분이 나타나 하상종단곡선이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넓은 범람원상에서 잘 발달하는 미앤더는 일반적으로 모양이 매우 불규칙한데, 그것은 일차적으로 범람원의 구성물질이 고르지 않아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부위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일련의 미앤더 굽이들이 불규칙하게 발달하는 과정에서 목부분이 잘리면 우각호(牛角湖)가 형성된다.

하도가 기반암을 깊이 침식한 감입곡류하천은 굴삭곡류하천(掘削曲流河川)과 생육곡류하천(生育曲流河川)으로 나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감입곡류하도는 생육곡류하도로서 미앤더 굽이의 바깥쪽에는 절벽으로 된 공격사면이, 맞은편의 안쪽에는 경사가 완만한 활주사면(滑走斜面)이 형성되어 단면이 비대칭을 이룬다. 생육곡류하천에서도 미앤더 굽이의 불규칙한 확장으로 목부분이 잘리고 하도가 짧아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생육곡류하천 중에는 과거의 곡류하천으로부터 그 형태가 계승된 것이라기보다는 하도가 패이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 많다. 과거의 하도를 파적·복원해보면 고원지역에서는 하도가 대략 직선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많다.

굴삭곡류하천은 단면이 대칭적인 감입곡류하천으로 과거의 범람원에 형성되었던 미앤더로부터 그 형태를 이어받은 것이라고 믿어지지만 그 예가 많지는 않다.

망류하도는 하나의 하천이 여러 갈래의 물길로 갈라져 흐르는 경우를 가리킨다. 모래나 자갈로 이루어진 바(bar)들이 발달하여 물길이 갈라지는데, 홍수시에 대부분의 바는 물에 잠기지만 일부 바는 식생의 정착과 토사의 집적으로 높아져 수면 위에 남는다.

망류하도는 하천 양안의 퇴적층이 주로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침식에 약하고 따라서 수심에 비해 하도의 너비가 매우 넓게 형성되는 경우에 잘 발달한다. 빙하가 운반하는 퇴석(堆石), 즉 응집력이 약한 조립질 퇴적물로 메워지고 있는 골짜기의 하천에서 전형적인 예를 볼 수 있다. 망류하도는 삼각주에서도 발달한다. 삼각주에서는 물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일련의 분류(分流)가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삼각주의 하천은 하구에 토사가 집중적으로 쌓임에 따라 바의 발달로 인해 유로가 2갈래로 갈라지며, 유로가 바다 쪽으로 연장되고 하상이 높아짐에 따라 하나의 분류에서 또 하나의 분류가 갈라져 나가게 된다.

홍수와 하중

수문학에서 홍수란 하천의 범람과는 관계없이 첨두유량을 가리킨다. 1번 집중호우로 일어나는 홍수에서는 수위가 비교적 급속하게 상승하며, 유역분지가 작은 하천의 경우에는 첨두유량으로의 수위상승이 아주 빠르고 홍수의 지속시간도 짧다. 반면에 대단히 큰 하천에서는 첨두유량이 며칠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지형의 발달과 관련해 하천의 토사는 빈도가 높은 보통 규모의 홍수시에 많이 유출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천에 의한 퇴적물의 총운반량은 일반적으로 전체시간의 1~25%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흐르는 보통 규모의 홍수와 관계가 깊다. 가끔 발생하는 대규모의 홍수는 큰 재해를 일으키지만 지형의 발달에 끼치는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 황허 강의 경우 매년 일어나는 홍수는 2만 9,800㎢의 범람원에 영향을 미치지만 큰 홍수는 지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곳에 따라 강수량이 580㎜에 이르렀던 1955년의 미국 코네티컷 주의 홍수에서는 범람원이 6m 깊이로 침수되었지만 토사가 깎여나가거나 쌓인 곳은 국소적이었다.

유역분지에서 공급되는 토사, 즉 하천의 하중은 입자의 크기에 따라 3가지 형식으로 운반된다. 모래·자갈 같은 조립물질은 하상을 따라서 또는 하상 가까이에서 운반되어 하상하중이라고 하고, 실트·점토 같은 미립물질은 유수의 교란작용에 의해 물에 뜬 상태의 부유하중으로 운반된다. 부유하중은 유수와 동일한 속도로 먼 거리를 이동한다. 전체하중의 나머지 부분은 토양층을 흐르는 물로부터 공급된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지는데, 그것을 용해하중이라 한다.

하중은 하천에서 물의 표본을 채취하여 측정하는데, 표본과 유량을 통해 연간 토사유출량을 산출한다. 물의 표본은 부유하중과 용해하중은 전부 포함하지만 하상하중은 일부만 포함한다. 그러나 하중의 거의 전부는 부유하중의 형식으로 운반되므로 토사유출량의 산출에 큰 어려움은 없다. 습윤지역의 하천에서는 부유하중의 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댐이 건설되면 하천의 토사는 저수지에 쌓인다. 이 경우 하상하중과 부유하중은 저수지에 쌓이지만 용해하중은 저수지를 빠져나간다. 저수지 측량이 종종 실시되어 저수지에 쌓이는 퇴적물의 양이 산출되기도 하는데, 저수지로 흘러드는 용해하중의 양을 측정하면 유역분지로부터 공급되는 전체하중의 양을 비교적 정확히 구할 수 있다.

하천과 지형

개요

지역에 따라 바람·빙하·파랑·화산활동 등이 지형을 형성하는 주요원인이 된다.

그러나 하천은 가장 보편적인 지형 형성 요인으로서 지표상의 대부분 지역에 유수에 의해 형성된 지형이 있다. 하천은 지표에서 토사를 침식시키고, 운반된 토사는 유속이 감소할 때 쌓인다. 전적으로 침식에 의한 지형이 있는 반면, 퇴적에 의한 지형도 있다.

하곡(河谷)은 자연경관의 주요부분을 이룬다.

하곡 중에는 드물게 지각변동으로 형성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요르단 강은 지구대로 형성된 골짜기를 흐르는데, 이러한 골짜기는 하천이 흐르기 이전에 형성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를 제외한 골짜기들은 모두 하천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되었다. 하곡의 형태에는 하곡이 발달하는 과정에서의 지형형성의 작용과 지질의 특색이 반영되어 있다.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하곡이 처음 형성될 때는 하천의 하방침식이 활발히 진행되어 골짜기의 기복이 증대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침식에 대한 저항력이 큰 기반암에 하곡이 파이는 경우에는 특히 골짜기가 좁고 깊게 형성된다(캐니언, 협곡). 초기에는 하곡의 종단면이 불규칙하여 급격한 경사 변화가 곳곳에 나타나는데, 이런 곳에는 폭포가 형성된다. 그러나 하방침식을 계속함에 따라 점차 하곡의 종단면상에서 그러한 경사변환점이 제거되어 결국 폭포는 없어지고 하상의 고도는 침식기준면에 가까워진다(하류쟁탈). 이 단계에서는 하방침식보다 측방침식이 활발해지고, 하천은 골짜기를 넓히기 시작한다(회춘). 하곡은 넓어지는 과정중에서도 침식기준면, 암석의 종류, 지질구조 등의 영향을 받는다.

습곡·단층 등의 지질구조를 가진 지역에서는 이들 구조에 의해 하곡의 특성이 결정된다. 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에서는 습곡구조가 하곡의 발달 방향과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범람원

범람원은 하천의 측방침식에 의해 하곡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최초로 형성되는 가장 보편적인 하천지형으로서 대하천의 본류와 주요지류를 따라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범람원은 하천의 토사가 쌓여 형성되는 지형이기 때문에 지면이 평평하며, 홍수시에는 하천의 범람으로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물에 잠긴다(퇴적물의 성장). 인공제방이 없는 자연상태하의 범람원에서는 범람주기가 1.5년으로 나타난다. 하천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범람원이 부분적으로나마 3년에 2번 정도는 물에 잠긴다는 것을 뜻한다.

하천의 측방침식에 의해 하곡에 형성된 범람원의 경우에는 구성물질 중 상당량이 하도나 하도 가까이에서 측방퇴적의 형식으로 쌓인 것이다. 범람원을 관류하는 하천에서는 공격면이 침식을 받아 후퇴하고 이와 동시에 맞은편의 하안에는 공격면에서 침식으로 제거된 만큼의 토사가 쌓여 포인트 바(point bar)가 발달한다. 그리하여 하천은 유로변동을 계속하지만 하도의 단면과 크기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미앤더 스카). 포인트 바는 측방퇴적의 산물로서 주로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공격면의 후퇴와 동시에 포인트 바의 발달이 계속되면 결국 곡저(谷底)를 가로질러 일정한 두께의 사력층(砂礫層)이 쌓이게 된다. 사력층의 깊이는 홍수시 하상이 깎이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포인트 바는 처음 발달한 후 하도에서 멀어짐에 따라 수직퇴적에 의해 점차 범람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수직퇴적은 하천이 하도를 벗어나 범람할 때 부유하중으로 운반되는 점토·실트 같은 미립물질이 범람원 위에 쌓이는 것을 가리키는데, 대개 그 양은 많지 않으며, 하도변의 포인트 바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지만 포인트 바가 일단 범람원으로 발달한 후에는 수직퇴적율이 점차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80~90%는 처음 50년 동안에 일어나며, 3m 두께의 수직퇴적층이 형성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수천 년에 이르는 것으로 여겨진다. 범람원상의 지형으로는 자연제방과 배후습지가 중요하며, 이들 지형은 대하천 하류의 범람원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자연제방은 하천이 하도를 넘쳐 흐를 때 유속의 감소로 부유하중 중에서 실트·세사(細砂)같이 입자가 비교적 큰 퇴적물이 하도 양안에 쌓임으로써 형성되며, 지면이 높아 범람의 빈도가 낮다.

배후습지는 자연제방의 뒤에 나타난다. 자연제방과 배후습지가 대하천 하류의 범람원에서 주로 관찰되는 까닭은 그러한 곳의 범람원은 후빙기 해면 상승과 더불어 빙기에 깊이 패였던 골짜기가 하천의 토사로 매립되면서 발달했기 때문이다. 대하천 하류의 범람원은 퇴적층이 매우 두꺼운데, 자연제방과 배후습지는 범람원이 현재의 해면을 기준으로 상승·발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다.

선상지

하천이 하상의 구배가 급한 산지의 좁은 골짜기에서 넓은 평지로 흘러나오는 경우 곡구(谷口)를 중심으로 토사가 집중적으로 쌓여서 납작한 반원추형의 선상지가 형성된다.

지형도상에서 선상지는 곡구를 중심으로 일련의 등고선이 동심원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쉽게 식별된다. 거시적으로 볼 때 선상지는 퇴적물이 유역분지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이동하는 침식-퇴적계의 경계에 형성되는 퇴적지형으로서, 일반적으로 사력층으로 이루어진다. 선상지의 표면이 납작한 반원추형을 이루는 것은 하천이 퇴적물이 공급되는 곡구를 중심으로 유로를 자주 바꾸거나 유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면서 망류하기 때문이다.

퇴적물이 공급되는 곳은 곡구보다 훨씬 아래로 이동하고 이를 중심으로 원래의 선상지 전면에 새로운 선상지가 형성될 수도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발달한 선상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상지면 밑으로 깊게 팬 하도를 볼 수 있다. 이러한 하도가 지나는 부분은 토사의 공급이 차단된 원래의 선상지이다. 하도가 깊이 파이고 퇴적물의 공급점이 이동하는 까닭은 침식이 진전됨에 따라 골짜기를 흐르는 하천의 하상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선상지는 이같은 과정에 의해 토사의 공급점이 옮겨지고 일련의 새로운 선상지면들이 형성되면서 계속 넓어진다. 선상지의 규모는 주변의 지형, 퇴적물 공급원의 지질, 기후 등 많은 요인과 관계가 있으며 반지름은 대개 1.5~10km이다. 선상지는 건조지역에서 잘 발달한다. 선상지의 지면은 전체적으로 오목하여 선상지의 정점에서 말단으로 갈수록 경사가 완만해진다. 선상지가 클수록 경사는 완만한데, 작은 선상지의 경우 보통 3~6°의 경사도를 보이며, 큰 선상지의 말단부에서는 1° 이하 정도로 아주 완만해지기도 한다.

퇴적물도 선상지의 상부, 즉 선정부에서는 굵고 분급이 불량하지만 하류로 갈수록 작아지고 분급도 양호해진다(식반역층). 호우가 내릴 때 물이 흐르는 건조지역의 선상지가 특히 그러하다(사막).

선상지가 잘 발달하는 곳은 건조지역의 단층애 밑이다.

미국의 그레이트베이슨은 지각변동이 활발한 지역으로서 지구대와 단층산지가 많이 분포하며, 지구대 양쪽의 단층애 밑에는 수많은 선상지들이 거의 연이어 나타난다. 일부 선상지들은 서로 연합하여 합류선상지(合流扇狀地)를 이룬다. 이런 경우에는 반원추형의 개별 선상지 형태가 사라진다. 건조지역의 산지는 식생이 빈약하여 토사유출이 많고, 하천이 선상지로 흘러나오면 유량이 급속히 줄어들어 토사가 쉽게 퇴적된다.

그리고 하천은 비가 내릴 때만 흐르기 때문에 토사의 퇴적이 단속적으로 진행되는데, 하천이 선정부의 깊게 팬 하도를 벗어나면 넓게 퍼지면서 흐르게 되고, 유로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분급이 불량한 사력층이 쌓인다. 건조지역의 선상지에는 이류(泥流)가 가끔 흘러내린다. 이류는 큰 암괴도 운반하지만, 흐르다가 수분의 탈수로 하도 안에서 멈추어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이류의 퇴적층은 점토에서 큰 자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사막 니스). 선상지의 사력층은 지하수가 흐르는 대수층(帶水層)의 구실을 하며, 건조지역에서는 이 지하수가 농업용수로 중요하게 이용된다.

삼각주

하천이 바다나 호소로 흘러들 때 유속이 격감되면서 하구를 중심으로 토사를 집중적으로 퇴적시킴으로써 형성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나일 강 하구에 토사가 쌓여 이루어진 지형을 관찰하고 3각형을 뜻하는 그리스 문자(Δ)를 이에 적용하여 '델타'(delta)라고 불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이고, 삼각주는 이를 번역한 용어이다. 나일 강 삼각주의 윤곽은 지중해 연안의 해안선을 밑변으로 하고 정점을 카이로에 둔 이등변 3각형에 가깝다. 그러나 삼각주의 윤곽은 유역분지의 지질과 기후, 하천의 유량과 토사공급, 해안의 파랑·조석 등의 요인이 어떻게 결합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된다.

삼각주는 근본적으로 토사를 공급하는 하천과 해양의 에너지, 즉 파랑·연안류·조류 등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발달하는 지형이므로 모든 하천의 하구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천이 토사를 많이 공급할지라도 해양 에너지에 따라 토사가 분산되거나 하구를 중심으로 쌓이지 못할 수도 있어 삼각주의 윤곽은 다양성을 띠게 된다. 단일유로를 유지하던 하천은 삼각주에 이르러 여러 개의 분류(分流)로 갈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삼각주는 유역분지의 기후 및 지질과 관계없이 모든 대륙의 해안에 분포하는데, 최대의 삼각주들은 유역분지의 면적이 아대륙(亞大陸)의 규모에 이르는 세계적인 대하천들에 의해 형성되었다.

이러한 삼각주들은 모두 상부삼각주(上部三角洲)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삼각주 자체가 대단히 광활한 평야로 나타난다. 상부삼각주는 하천이 하곡을 벗어나는 곳에서부터 시작되며, 일반적으로 하천이 여러 분류로 갈라진다. 지면이 높아 조석(潮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습지와 호소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하천에 의해 형성되었다.

하부삼각주는 조석의 영향을 받으며, 이로 인해 상부삼각주와는 최고고조위(最高高潮位)에 의해 구분된다. 하부삼각주는 하천과 해양이 서로 반대방향에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형성되며, 간석지·사빈·해안사구·석호 등의 지형이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개별 삼각주의 지형적인 특색은 가변적인 여러 요인에 의하여 결정되며, 그 성장과정은 매우 동적이다.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며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퇴적 장소가 이동하는 경우에는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다(전삼각주). 삼각주가 바다로 뻗어나감에 따라 하천의 하도가 길어지고 하상의 구배와 하천의 운반력이 감소하면서 퇴적 장소가 이동된다. 하도가 길어져 바다로 돌출하게 되면 하천은 보다 짧은 새로운 하도를 통해 바다로 흘러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새로운 하도는 점진적인 유로변동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삼각주 내의 기존 물길들 가운데 하나가 주변지역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하도로 성장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은 과정에 의해 퇴적 장소가 여러 차례 바뀌면 일련의 아삼각주(亞三角洲)가 발달한다. 미시시피 강 삼각주는 과거 5,000년 동안 여러 차례 퇴적 장소가 바뀌면서 발달한 7개의 아삼각주로 이루어졌다.

미시시피 강의 현(現)삼각주인 조족상삼각주(鳥足狀三角洲)는 전체 미시시피 강 삼각주의 일부에 불과하며, 전체 삼각주의 윤곽으로 볼 때 퇴적 장소가 곧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분류의 하나인 어채펄리아 강은 루이지애나 주의 배턴루지 북쪽에서 미시시피 강으로부터 갈라지는데, 바다까지의 거리가 미시시피 강보다 약 300km나 더 짧으며, 현재 미시시피 강의 유량을 30% 정도 차지하는데, 하구의 어채펄리아 만에 또 하나의 아삼각주를 형성해가고 있다.

미시시피 강이 어채펄리아 강으로 유로를 완전히 바꾸면 이 아삼각주의 발달은 가속화될 것이고, 현재의 조족상삼각주는 토사공급이 차단되어 심하게 침식되기 시작할 것이다.

한국의 하천

주요하천과 유황

압록강·두만강·한강·낙동강·대동강·금강은 한반도의 6대 하천으로서 유로연장이 400km에 가깝거나 그 이상에 이른다. 한반도의 주요하천들 대부분이 서해와 남해로 흘러들며 13위 안에 드는 하천 중에서는 두만강만이 동해로 흘러드는데, 한반도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경동성 지형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하천은 중요성에 따라 정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직할하천과 시·도에서 지정·관할하는 지방하천 및 준용하천으로 편제되어 있다. 준용하천이란 직할하천의 하천법에 의해 관리되는 하천이다.

한국의 하천들은 유량의 변동이 심하다. 연강수량의 약 40%는 증발하거나 지하로 침투하고, 나머지가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출된다. 과거에는 홍수시 유출량이 총유출량의 거의 70%에 이르러 유황이 극히 불안정했으며, 이로 인해 홍수와 가뭄은 매년 발생했다. 다목적 댐들이 건설된 뒤로 총유출량이 약 60% 수준으로 낮아졌고 수자원 이용률도 높아졌다. 그러나 유황의 특성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유황이 불안정한 근본적인 이유는 여름철에 강수가 집중되고, 집중호우가 자주 내린다는 점이다. 대체로 여름철의 강수량은 연강수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그중에서 상당한 양은 일강수량 100㎜ 이상의 집중호우로 내린다. 이와 같은 집중호우시에는 홍수가 발생하고, 장마철이 오기 전에는 가뭄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유량이 극도로 줄어듦으로써 농업용수는 물론 대도시의 생활용수 공급마저 어려워진다. 유황이 불안정한 또 하나의 이유는 유역면적이 좁다는 것이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수위가 곧 상승하며, 홍수의 지속시간이 짧은 것은 유역면적이 좁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의 하천과 세계적인 대하천을 하상계수로써 서로 비교하여 한국 하천의 유황이 매우 불안정함을 강조하는데, 최소유량과 최대유량의 비율을 가리키는 하상계수는 일반적으로 큰 하천에서는 작게, 작은 하천에서는 크게 나타나며, 유역면적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서로 비교할 수 없다. 갈수기에는 식생이 유량을 어느 정도 조절하지만 집중호우시에는 그런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때 삼림의 황폐가 불안정한 유황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삼림녹화가 진전된 오늘날에도 홍수는 여전히 발생한다. 홍수의 발생빈도는 7월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이 8·9월·6월의 순이다. 1970년대 이후 건설된 대규모의 많은 댐들은 하천의 유황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주요하천들 중에서 낙동강이 홍수 발생빈도가 가장 높아 1970년에는 진주의 남강 댐을 완공하여 집중호우시에 방수로를 통해 남강의 물을 남해의 사천만으로 직접 흘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1976년 안동 댐, 1988년에 합천 댐을 건설하여 수자원의 이용률을 높이는 한편, 하류지방의 유황을 상당히 안정시켰다. 한강의 경우에는 1973년에 소양 댐, 1985년에 충주 댐 등 홍수조절능력을 갖춘 다목적 댐들이 건설된데다가 1973년에 팔당 댐이 서울의 상수도원으로서 완공되어 그 하류의 한강 수위를 조절해주는 동시에 김포의 수중보도 수위조절을 해서 유황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한편 농업용수·생활용수·공업용수 등을 공급하는 하구둑이 건설되어 낙동강과 영산강의 하류부는 거대한 호소로 변했다. 하구둑은 금강에도 건설되었으나 아직 수문이 닫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의 서해안과 남해안은 조차가 크며, 서해와 남해로 흘러드는 하천은 조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천의 감조구간에서는 수위가 하루에 2번씩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데, 한강에서는 난지도 부근까지, 금강에서는 부여 부근까지 밀물 때 강물의 역류현상이 일어난다. 낙동강과 영산강은 하구둑 건설 이전에는 각각 삼랑진과 영산포 상류까지 역류현상이 일어났다. 과거에는 하천의 역류가 선박의 항행에 효율적으로 이용되었다. 서해로 흘러들어 조석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하천에서는 특히 농업용수의 확보를 위해 바닷물의 역류를 차단하는 구조물을 1970년대부터 활발히 건설해왔다. 만경강·동진강과 그밖의 많은 소하천들은 거의 전부 제수문에 의해 하구가 막혀 있고, 안성천과 삽교천의 경우에는 대규모의 방조제가 축조되어 하류부는 아산호와 삽교호 같은 거대한 담수호로 변했다.

유역면적(㎢) 유로길이1)각주1) (㎞)
압록강 63,160.0 806.5
두만강 33,269.5 610.0
한강 26,018.0 497.3
낙동강 23,860.0 513.5
대동강 20,247.0 441.5
금강 9,886.0 397.3
청천강 9,522.0 207.5
임진강 8,135.0 272.0
섬진강 4,896.0 225.0
예성강 4,202.0 187.4
영산강 3,371.0 138.8
한국의 하천
하천과 지형

한국의 주요하천들은 유로연장에 비하여 발원지의 고도가 높기 때문에 구배가 급한 편이고, 중상류에서 감입곡류하도가 널리 나타나 직선거리에 비해 유로연장이 길다.

감입곡류하도는 생육곡류하도로서 발달했는데, 주요 하천의 중상류뿐만 아니라 삼척의 오십천, 울진의 왕피천과 같이 급경사의 동해 사면을 흘러내리는 하천에서도 나타난다. 감입곡류 하도에서는 미앤더의 굽이가 확장되고 이로 인해 미앤더의 목부분이 절단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영월의 청령포에서 전형적인 예를 볼 수 있다. 한때는 삼림남벌로 산지에서 토사가 대량으로 흘러내리고 그것이 하천의 하류로 운반·퇴적되어 주요하천들의 하상이 높아져 천정천화가 진전되었다고 믿었다. 낙동강은 대표적인 천정천으로 꼽혔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하천들에서는 그런 예를 볼 수 없다. 토사는 홍수시에 집중적으로 유출되고 이때 하상 자체가 거센 물살에 깎여나가기 때문이다. 한국의 천정천은 '도랑' 정도의 극히 작은 하천이 산지나 구릉지의 주로 논으로 이용되는 평지로 흘러나오는 곳에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곳에서는 하천의 구배가 급변하기 때문에 둑을 쌓으면 토사가 고정된 하도에 집중적으로 쌓이며, 이로 인해 둑을 더욱 높이면 하천의 천정천화가 진행되어 결국 하상이 주변의 평지보다 높아진다. 천정천은 농토의 개발과 더불어 형성되기 시작한 인위적인 하천지형이다. 대도시를 관류하거나 그 주변을 흐르는 하천들은 오늘날 골재 채취와 오염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을 관류하는 한강은 원래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포인트 바가 강가에 널리 분포하여 여름철에 시민의 휴식처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각종 토목공사가 활발히 추진되자 골재 채취가 가속화되어 이들 포인트 바는 모두 제거되고 강 너비가 대폭 넓어지면서 강바닥도 깊게 파였다. 그리고 고수부지가 시민의 휴식처로 포인트 바를 대신하게 되었다. 한국은 이른바 노년기지형이 탁월하여 선상지의 발달은 한정되어 있으나 범람원이 주요하천의 하류를 중심으로 널리 발달해 있다. 김제·김포·논산·나주 평야 등 한국의 주요평야에서는 범람원으로 형성된 충적지가 핵심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들 평야의 충적지는 후빙기 해면상승과 더불어 빙기의 침식곡이 하천의 토사에 의해 매립되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장소에 따라 충적층의 두께가 매우 두껍고 하천변에는 지면이 다소 높은 자연제방이 형성되었다. 배후습지는 대하천의 하류로 유입되는 지류의 골짜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났으나 거의 전부 농경지로 개발되어 자연습지로 남아 있는 예는 극히 드물다. 철새의 도래지로 유명한 의창의 주남저수지는 배후습지를 저수지로 개발·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범람원은 대하천의 중상류에도 분포하지만 규모가 작으며 자연제방과 배후습지의 발달이 뚜렷하지 않다.

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은 홍수시에 다량의 토사를 운반하지만 삼각주를 형성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조차가 커서 바다로 운반되는 토사가 하구에 집중적으로 쌓이지 못하고 조류에 의해 바다 쪽으로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대신 이들 하천의 하구 일대에는 간석지가 넓게 나타난다. 삼각주로는 낙동강의 삼각주가 뚜렷하다. 낙동강은 토사유출이 많은 데다가 하구의 조차가 비교적 작아 삼각주를 형성할 수 있었으며, 김해평야는 삼각주로 이루어진 평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