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소의 구조와 제작

퉁소의 구조와 제작

요약 퉁소는 세로로 들고 관대에 입김을 불어서 연주하는 악기로 뒷면에 1개, 앞면에 4개의 지공이 있다. 손가락이나 손가락 마디로 지공을 막아 음높이를 조절하고 청을 울려 특유의 음색을 만든다. 주로 대나무를 사용하여 만들고, 관대에 취구, 칠성공, 지공, 청공 순으로 구멍을 뚫어 완성한다.

1. 퉁소의 구조

퉁소는 민간과 궁중에서 즐겨 연주되던 악기였으나 20세기 중반 이후 급격히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퉁소의 형태 또한 몇 차례의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손가락 또는 손가락 마디로 막아 음높이를 조절하는 지공의 개수나 독특한 음색을 만드는 청공의 유무가 시대나 향유층에 따라 달라진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러 형태의 퉁소가 혼재되어 있지만, 시나위 등의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퉁소와 북청사자놀음에 사용하는 퉁소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다. 두 퉁소는 그 길이와 크기를 제외하고는 유사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퉁소의 구조

퉁소의 구조 <출처 : ©악기백과>

1) 관대

퉁소는 주로 대나무로 만든다. 관대의 길이는 50~70cm로 다양하지만, 단소(短簫)보다 길고 고문헌 등에 남아있는 장적(長笛)보다 짧다. 시나위 등의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퉁소에 비하여 북청사자놀음을 반주하는 퉁소는 더 긴 관대로 만들었다. 함경도 지방의 북청사자놀음을 반주하는 퉁소는 70cm 내외의 긴 형태로, 그 관대의 지름도 3.8cm 내외로 크다. 그러나 ‘퉁애’라고 불리는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퉁소는 그 길이가 55cm 내외이고, 지름 또한 3.2cm 내외로 북청사자놀음을 반주하는 퉁소보다 작다. 즉 퉁소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대금, 소금 등 대나무로 만든 다른 관악기와 같이, 퉁소도 관대가 세로로 쪼개지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실로 지공과 지공 사이를 묶어 놓았다. 실은 전통적으로 명주실을 사용해 왔으나, 오늘날에는 인조실로도 묶어 놓는다.

퉁소의 관대와 관대 사이에 실을 엮은 모습
퉁소의 관대와 관대 사이에 실을 엮은 모습

퉁소의 관대와 관대 사이에 실을 엮은 모습
<출처 : ©악기백과>

2) 구멍

퉁소는 입김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 부분인 취구(吹口)와 손가락으로 막아 음높이를 조절하는 지공(指孔), 갈대 속청(막)을 붙여 특유의 음색을 만드는 청공(淸孔)이 뚫려 있다. 악기마다 다르지만, 지공 아랫부분에 악기 자체의 음높이를 조절하는 칠성공(七星孔, 또는 虛孔)이 뚫려있기도 하다.

(1) 취구

취구는 관대 윗부분의 앞쪽 면에 반달형으로 구멍을 낸 부분으로, 여기에 아랫입술을 대고 입김을 아래로 불어 넣는다. 이러한 취구의 형태는 단소, 적 등의 관악기와 같다.

퉁소와 유사한 모습을 한 일본의 샤쿠하치는 취구를 안에서 밖으로 잘라 만든다. 이에 비해 한국의 퉁소는 안을 깎아 경사를 주어 입김이 관대의 안으로 들어가도록 만든 형태이다. 이러한 구조는 농음 등의 입김을 이용한 세밀한 표현을 용이하게 하여, 우리음악의 특징을 보여주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퉁소의 취구와 취구에 입술을 댄 모습
퉁소의 취구와 취구에 입술을 댄 모습
퉁소의 취구와 취구에 입술을 댄 모습

퉁소의 취구와 취구에 입술을 댄 모습
<출처 : ©악기백과>

(2) 청공

퉁소의 취구 아래엔 청공이 뚫려 있는데, 청공은 뚫려 있는 구멍에 갈대에서 채취한 막[속청]을 붙여 특유의 음색을 만드는 부분이다. 과거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퉁소는 처음엔 청공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개량과정을 거쳐 청공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궁중에서는 청공을 다시 없앤 퉁소를 사용하였으나 전승이 단절되었고, 민간에서는 청공이 있는 퉁소를 그대로 사용하며 오늘날까지 전해져 왔다.

청공은 퉁소 전체 길이의 약 ⅓에 해당하는 높이에 위치한다. 갈대청은 외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고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청공 위에 금속으로 만든 청가리개를 얹어 청의 손상을 막는다. 청가리개는 퉁소의 청공을 가릴 만한 크기의 철판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려 장식하기도 한다. 청가리개는 구멍을 뚫어 끈을 달아 퉁소의 관대에 묶어 고정한다.

퉁소의 청공, 청가리개를 덮은 모습(좌)과 연 모습(우)
퉁소의 청공, 청가리개를 덮은 모습(좌)과 연 모습(우)

퉁소의 청공, 청가리개를 덮은 모습(좌)과 연 모습(우)
<출처 : ©악기백과>

(3) 지공

지공은 퉁소에 뚫린 구멍으로, 이를 손가락이나 손가락 마디로 막아 음높이를 조절한다. 퉁소의 형태가 다양한 것과 같이 지공의 숫자도 다양하였다. 과거 궁중음악에 사용하는 퉁소는 뒷면에 한 개, 앞면에 다섯 개로 총 여섯 개의 지공이 있는 반면, 민속음악에 사용하는 퉁애는 뒷면에 한 개, 앞면에 네 개로 총 다섯 개의 지공이 있었다. 오늘날 연주되는 퉁소는 대부분 뒷면에 한 개, 앞면에 네 개의 지공으로 되어 있다. 지공은 취구 쪽에서부터 제1공, 제2공⋯ 순으로 연번을 붙여 구별한다.

퉁소의 지공
퉁소의 지공

퉁소의 지공
<출처 : ©악기백과>

퉁소의 지공은 퉁소 전체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높이에서부터 뚫려 있다. 지공을 막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단소와 같이 뒷면의 제1공은 왼손 엄지로, 앞면의 제2, 3공은 왼손 식지와 중지, 제4공과 5공은 오른손 식지와 중지로 잡아 연주하기도 하지만, 오른손의 손목을 꺾어 제4공은 오른손 중지로, 제5공은 오른손 식지로 막아 연주하기도 한다.

한정된 지공으로 다양한 음을 만들기 위해 과거에는 반규법을 활용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4) 칠성공

칠성공은 취구 반대편 끝부분에 뚫는 구멍으로, 관대의 기본 음고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퉁소의 앞면에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칠성공을 뚫는 것이 보통이나, 필요에 따라 뒷면에도 칠성공을 뚫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막거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허공(虛孔)이라고도 불린다.

북청사자놀음 퉁소와 산조퉁소 뒷면의 칠성공(허공)

북청사자놀음 퉁소와 산조퉁소 뒷면의 칠성공(허공) <출처 : ©악기백과>

2. 퉁소의 제작

퉁소는 목관의 위아래가 뚫려 있는 형태의 관악기로, 주로 대나무로 만든다. 퉁소를 제작하는 방식은 대금의 제작과 유사하다.

1) 관대의 선택 및 제작

퉁소는 주로 대나무를 사용하여 만들고, 대나무의 마디까지 그대로 살려 만들어 대금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조선 성종대의 악서 『악학궤범』에는 황죽(黃竹)으로 퉁소를 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으나, 조선 후기의 이덕무는 쌍골죽(雙骨竹)으로 퉁소를 만든다고 하였다. 오늘날에는 왕대[桂竹]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대나무의 나이는 4~5년생이 적당하며, 밑둥 부분을 사용한다. 대가 동그란 숫대보다 타원형에 가까운 암대가 소리 내기가 쉬워 연주자들이 선호한다. 먼저 대나무를 건조한 후, 소금물에 삶고 다시 건조한다. 건조과정을 통해 대나무는 수축하며 휘는데, 겉표면을 불에 그을려 휜 부분을 펴고 조직을 강화한다. 이러한 방습, 방부 및 강화를 위한 작업은 약 2년에 달하는 긴 시간이 걸리며 이를 통해 대나무는 관대로 완성된다. 다만, 함경도 지역은 대나무를 구하기 힘든 지역이어서 북청사자놀음에 사용하는 퉁소는 박달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2) 내경 및 구멍 뚫기

퉁소 제작에 필요한 과정을 마친 대나무는 드릴 등의 손도구를 이용해 관 안쪽이 일직선이 되도록 다듬는다. 다듬은 대나무는 먼저 취구를 뚫어 소리가 날 수 있게 한 다음 칠성공을 뚫어 악기의 음높이를 조절한다. 다음으로 악기의 아랫부분부터 차례로 다섯 개의 지공과 청공을 뚫어 퉁소의 형태를 완성한다.

(1) 취구 및 칠성공

퉁소의 취구는 관대의 최상단에 ‘U’자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만드는데, 밖에서 안을 향해 대나무를 잘라 50도에 가까운 경사를 안쪽으로 지게 만든다. 이러한 경사는 입김이 관대를 효과적으로 통과하며 농음을 표현하기에 적절하게 한다.

취구를 뚫어 관대에 소리가 날 수 있게 만든 다음, 관대의 아랫부분에 지공과 비슷한 크기의 칠성공을 뚫는다. 퉁소의 지공을 다 막은 전폐음(全閉音)의 기본음고는 취구에서 칠성공까지의 거리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음높이가 맞지 않다면 칠성공을 하나 더 뚫어 조절하기도 한다.

(2) 지공 및 청공

퉁소의 지공은 청공과 칠성공 사이에 위치한다. 관대의 뒷면에 1개, 앞면에 4개의 지공을 뚫는데 그 지공의 크기는 퉁소 내경의 절반 가량으로 제작한다. 관대 아랫부분에 위치한 제5공부터 위치와 크기를 설정하고, 제4공, 제3공, 제2공, 제1공 순으로 가공한다. 지공의 직경이 커지면 음높이가 올라가기 때문에 제2공부터 제5공까지의 직경이 점점 커지게 되어 일부 악기의 경우 손가락이 아닌 손가락의 첫째 또는 둘째 마디로 지공을 막기도 한다.

퉁소의 지공을 뚫는 모습

퉁소의 지공을 뚫는 모습 <출처 : ©동선본의 퉁소이야기>

퉁소의 청공은 취구 아래, 퉁소 전체 길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에 위치한다. 청공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갈수록 지름이 좁아지도록 비스듬하게 깎아서 청의 진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제작한다.

3) 마무리 작업 및 청 붙이기

관대에 구멍을 뚫은 퉁소는 연주가 가능한 상태이지만, 악기를 좋은 상태로 오래도록 연주하려면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다. 퉁소는 지공과 지공 사이를 끈으로 매듭지어 놓는데, 이는 대나무의 균열을 방지하고 퉁소 악기의 예술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끈은 명주실과 낚시줄, 인조실 등을 사용한다.

퉁소의 지공 사이에 실을 감는 모습

퉁소의 지공 사이에 실을 감는 모습 <출처 : ©동선본의 퉁소이야기>

퉁소 제작을 완료한 후 갈대청을 청공에 붙인다. 청은 갈대를 수평으로 잘랐을 때 안쪽 벽에 형성되어 있는 한 겹의 막으로, 이를 말려서 보관하였다가 물에 담가 불려서 청공에 붙인다. 청은 주로 일반 물풀로 접착하고, 물로 갈대청을 이완하며 들뜬 곳이 없도록 부착한다. 청은 습기에 약하고 쉽게 망가지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금속으로 만든 청가리개를 대어 놓는다.

퉁소에 부착하는 청

퉁소에 부착하는 청 말려서 보관한 원형과 퉁소에 부착할 수 있도록 자른 형태
<출처 : ©악기백과>

참고문헌

  • 동선본. ”퉁소 제작에 관한 검토.“ 『한국악기학』 14(2017): 9-19.
  • 송혜진. 『한국악기』. 열화당, 2007.
  • 장사훈. 『한국악기대관』.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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