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닉스

카르닉스

[ Carnyx ]

요약 카르닉스(Carnyx)는 고대 켈트족이 전쟁터에서 적들을 위협하기 위해 불었던 관악기이다. 적들에게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악기의 벨 부분을 야생돼지, 용, 뱀, 새, 늑대 등 동물의 머리 모양으로 장식했다. 악기의 길이는 1~2m에 달했고, 성인 남성이 서서 악기를 세로로 들고 불었기 때문에, 카르닉스의 사운드는 지상으로부터 3m 이상의 높이에서 사방으로 울려 퍼질 수 있었다.
카르닉스

카르닉스

분류 관악기 > 금관악기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공기울림악기(Aerophone, 氣鳴樂器)
주요 사용 지역 유럽
주요 사용 시기 기원전 300년경~기원후 200년경
주요 사용 명칭 Carnyx, Karnyx(영어), Carnyx, Carnunx, Carnux(프랑스어)

1. 카르닉스

카르닉스(Carnyx)는 고대 켈트족(Celts)이 사용한 청동으로 만든 관악기이다. 켈트족은 기원전 7, 8세기경부터 중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활약했던 인도 유럽어족의 일파이다. 기원전 5세기에서 3세기경까지 알프스 북부 유럽의 많은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했고 2세기경에는 아일랜드까지 진출했다. 로마인들은 이들을 갈리아인(Gauls)이라 불렀고, 그리스인들은 켈토이(Keltoi)라 불렀는데, 둘 다 야만인(barbarian)이란 의미이다.

켈트족의 영토

켈트족의 영토 노란색: 기원전 500년 이전,
연두색: 기원전 약 270년경 켈트족의 확장된 영토,
연한 연두색: 켈트족의 영토인지 확실하지 않은 곳,
초록색: 현재 켈트어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카르닉스는 기원전 300년경부터 기원후 200년경까지, 켈트족 전사들이 전쟁터에서 불었던 악기이다. 청동 덩어리를 망치로 쳐서 얇은 판을 만든 후, 이 판을 조립하여 관을 만들고, 연결 부위를 납땜하여 완성하였다. 카르닉스는 전장에서 켈트족 전사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동시에, 적군들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불어 일으킬 목적으로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켈트족이 사용했던 수많은 관악기들 중 하나이며, 악기 이름이 알려진 유일한 악기이기도 하다. 또한 카르닉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BC 44)의 갈리아 정복을 기념하는 은화와 트라야누스의 기둥, 군데스트룹 가마솥 같은 기념비적인 건축물 등에 조각되어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을 기념하여 발행된 은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정복을 기념하여 발행된 은화 뒷면에 카르닉스가 새겨져 있다.

2. 카르닉스의 구조

카르닉스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취구(mouthpiece), 관(body), 벨(bell)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취구는 연주자의 입술이 닿는 부분으로, 카르닉스의 취구 부분은 길이가 짧고,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잘려 있다. 카르닉스의 관은 직선으로 길게 뻗어 있다. 벨은 악기의 끝 부분에 있는, 넓게 뚫린 구멍을 말하는데, 카르닉스의 벨은 동물의 머리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고대 켈트족 전사의 모습을 재현한 것

고대 켈트족 전사의 모습을 재현한 것 헬멧을 쓰고, 오른손으로 카르닉스를 들고 있다.

카르닉스의 가장 큰 특징은 야생돼지, 용, 뱀, 새, 늑대 등의 머리 모양을 본떠 만든 벨 부분이다. 벨을 동물의 머리 모양으로 장식한 것은 적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종종 동물 머리의 턱 부분에 연결 부위를 만들어, 악기를 불면 벨(동물의 턱 부분)이 움직이도록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무시무시한 카르닉스의 외형처럼, 악기의 사운드도 구슬프고 듣기 싫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카르닉스의 기괴한 모양과 귀에 거슬리는 사운드는 모두 적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카르닉스의 벨 부분

카르닉스의 벨 부분

카르닉스는 보통 세로로 들고 불었다. 악기의 길이가 짧게는 1m에서 길게는 2m에 달했기 때문에, 성인 남성이 서서 악기를 세로로 들고 불면 카르닉스의 사운드는 지상으로부터 3m 이상의 높이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호흡과 입술의 움직임만으로 사운드를 조절했는데, 오버블로(overblow, 관악기를 세게 불어 관 내부의 압력을 높여서 잡음이 섞인 높은 음을 소리 내는 주법)를 하여 배음열을 이용한 선율 연주도 가능했고, 벨 부분도 상당히 넓어서 음량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프랑스 샤를르빌의 축제에서 카르닉스를 부는 모습

2017년 프랑스 샤를르빌의 축제에서 카르닉스를 부는 모습

3. 카르닉스의 종류

카르닉스에는 J자형의 카르닉스와 C자형의 카르닉스 두 종류가 있다. 우선, J자형의 카르닉스는 켈트족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 주로 발견되었다. 군데스트룹 가마솥 (Gundestrup cauldron), 트라야누스의 기둥(Column Trajan)과 같은 기념비적인 유물에 J자형의 카르닉스가 조각되어 있다.

군데스트룹 가마솥의 내부판

군데스트룹 가마솥의 내부판

군데스트룹 가마솥은 매우 화려하게 장식된 은으로 만든 솥으로, 지름이 69cm, 높이가 42cm이다. 기원전 1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891년 덴마크의 유틀란트에 있는 군데스트룹에서 출토되었다. 당시 여러 조각으로 해체되어 있었고, 이후 복원되었다. 둥근 밑판 및 일곱 개의 외부 판과 다섯 개의 내부판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판들은 다양한 문양으로 조각되어 있다. 내부판 중 하나에 일련의 전사들이 창과 방패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장식되어 있는데, 이 행렬의 마지막 세 명의 병사는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카르닉스를 불며 행진하고 있다.

군데스트룹 가마솥, 세 명의 연주자가 카르닉스를 불며 행진하고 있다.

군데스트룹 가마솥, 세 명의 연주자가 카르닉스를 불며 행진하고 있다.

반면, C자형의 카르닉스는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에서 주로 발견되었다. 로마의 카피톨리니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빈사의 갈리아인》(Dying Gaul)은 로마와의 전쟁에서 패해 상처를 입고 죽음에 직면해 있는 갈리아 전사를 표현한 대리석 조각 작품인데, 그의 발 아래에 놓여 있는 악기가 C자형의 카르닉스이다.

《빈사의 갈리아인》 (로마 카피놀리니 미술관 소장)

《빈사의 갈리아인》 (로마 카피놀리니 미술관 소장) 바닥에 있는 악기가 카르닉스이다.

참고문헌

  • Arthur de Pas. “” The Guardian(2012. 12. 11).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Archaeology of instruments.” (Grove Music Online).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Carnyx [karnyx].” (Grove Music Online).
  • “” National Museums Scotland.
  • “” EMAP - European Music Archaeology Project.

연관목차

343/1344
카르닉스 지금 읽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