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석식고인돌

개석식고인돌

[ 蓋石式支石墓 , 無支石式支石墓 ]

진주 상촌리 개석식지석묘

진주 상촌리 개석식지석묘

한국 고인돌의 3가지 형식 중 하나인 개석식(蓋石式)고인돌은 고임돌(支石)이 없이 지하에 있는 매장시설 위를 뚜껑처럼 덮개돌(上石)이 직접 덮고 있는 형태이다. 이 형태는 무지석식, 접지형, 심촌리형, 구덩식, 대석개묘 등이라고도 하며, 변형 고인돌로 간주하여 기반식(南方式)고인돌 안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 ‘개석식고인돌’이란 용어는 1974년 김원용에 의해 처음 제안된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이 형식은 제단적(祭壇的)인 기능을 가지기도 한 탁자식(北方式)이나 기반식과는 달리 무덤의 기능이 중요하다. 그 분포를 보면 북쪽에 주로 많이 분포한 탁자식이나 남부지방에 집중되어 발견되는 기반형과는 달리 중국 요녕지방에서부터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양적인 면에서도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 고인돌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로 무덤의 기능을 가진 개석식고인돌은 다른 형식과는 달리 덮개돌 아래의 하부구조가 다양하면서 지역적으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외형적으로 웅장하고 위용적인 면을 지닌 탁자식이나 전형적인 기반식 보다는 시신이 묻힌 매장주체부 시설에 상당히 정성을 들여 축조하였기 때문이다. 개석식고인돌의 하부구조로는 적석, 묘실, 바닥시설 등이 있다.

적석(積石)은 덮개돌 아래의 일정한 범위에 판상석이나 납작한 돌을 깔거나 쌓은 시설이다. 이는 무덤칸 주위의 보강석으로 매장 주체부인 무덤칸을 무거운 덮개돌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시설인 동시에 무덤의 묘역을 표시하는 구획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 형태는 장방형(長方形), 원형(圓形), 타원형(楕圓形)이 있으며, 또 보통 하나의 적석에 하나의 무덤칸이 있지만 하나의 넓은 적석 내부에 여러 개의 무덤칸이 있는 것도 있다. 그리고 적석시설이 뚜렷한 것이 있는 반면에 덮개돌 무게의 하중을 분산시키는 무덤칸 보강석 정도인 간단한 것도 있다.

뚜껑돌(蓋石)은 무덤칸의 상면을 덮어 밀폐된 공간을 마련하여 시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묘실에 뚜껑을 덮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목개(木蓋) 등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고 현재 남아 있는 것은 판돌상의 돌밖에 없다. 이는 1매의 판돌(板石)로 무덤칸을 덮은 것, 수 매의 판돌로 무덤칸을 덮은 것, 무덤칸 상면에만 깬돌(割石) 등의 돌들이 깔려진 것, 아무런 시설이 없이 흙으로 차있는 것 등 4가지가 있다.

바닥시설은 시신을 안치한 바닥이란 점에서 시상대의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나무 등으로 바닥면을 고르게 한 것도 상정되나 현재 남아있는 바닥시설은 전면에 판돌이나 편평석, 잔자갈을 깐 것, 머리·허리·다리쪽 세 부분만 편평석이나 판돌편으로 깐 것, 머리와 다리쪽 두 부분에만 있는 것, 허리부근의 중앙에만 있는 것, 아무런 바닥시설이 없는 것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시신이 직접 안치되는 묘실은 고인돌에서 가장 주요한 매장주체부를 이룬다. 이는 시신 안치 방법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며, 대부분 장방형의 형태를 하고 있다. 묘실의 유형은 판돌이나 판상석을 이용해 조립한 돌널형(石棺型), 할석이나 자연석의 편평한 면을 이용해 세우거나 쌓은 돌덧널형(石槨型), 판돌과 할석을 혼용해 축조한 혼축형(混築型), 자연석만 돌려 만든 돌돌림형(圍石型), 토광이나 토광과 목관 사이에 간단한 돌을 메운 토광형(土壙型), 그리고 한반도에는 없지만 옹관을 매장한 옹관형(甕棺型)이 있다.

개석식고인돌에서는 무덤의 역할에 충실하여 피장자(被葬者)와 관련되는 부장유물 뿐 아니라 장례와 관련되는 의례용 유물도 비교적 많이 출토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유물이 돌검(石劍)과 돌화살촉(石鏃)이며, 드물게는 청동제품인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 동화살촉(銅鏃), 동도끼(銅斧), 동투겁창(銅矛) 등이 있고, 장신구인 천하석제 굽은옥(天河石製曲玉)과 소옥, 벽옥제의 대롱옥(管玉)도 남해안지역 고인돌에서 발견되고 있다. 또 피장자(被葬者)의 부활과 재생을 의미하는 붉은간토기(紅陶)나 가지무늬토기(彩文土器) 등도 있다.

이런 유물들은 피장자의 시신과 함께 묘실 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매장주체부 주변의 적석이나 덮개돌 주변에는 많은 토기편이나 석기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축조와 관련되어서 제의용(祭儀用) 유물과 피장자를 애도하는 의례용(儀禮用)이 있다. 여기서 발견되는 유물은 실생활에 사용된 유물들로 돌화살촉, 돌칼(石刀), 돌도끼(石斧), 홈자귀(有溝手斧), 가락바퀴(紡錘車), 그물추(漁網錘), 갈돌(石棒), 숫돌(砥石) 등 당시의 주거유적에서 나오는 모든 유물이 발견된다.

참고문헌

  • 全南地方 支石墓社會의 硏究(李榮文, 韓國敎員大學校 博士學位論文, 1993년)
  • 東北아시아 支石墓의 型式學的 考察(池健吉, 韓國考古學報 12, 韓國考古學會, 1982년)
  • 韓國의 古墳(金元龍, 敎養國史叢書 2, 世宗大王記念事業會, 1974년)
  • 韓國 支石墓의 形式 및 年代問題(林炳泰, 史叢 9, 高麗大學校史學會, 196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