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질병

동물의 질병

다른 표기 언어 disease of animal

요약 신체의 부분이나 조직 장기의 정상적 기능·구조의 장애로 동물에게 일어나는 병적 과정.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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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물 질병의 특징
    1. 역사적 배경
    2. 중요성
    3. 생태학의 역할
  2. 동물 질병의 검사 및 진단
    1. 질병에 대한 조직반응
    2. 검사방법
    3. 진단에 도움이 되는 시험
  3. 동물 질병 조사
    1.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2. 인수공통전염병
    3. 질병의 예방·관리 및 근절

수의학은 가축뿐 아니라 야생동물과 실험동물의 질병을 연구·예방·치료하는 의학의 한 부문이다. 동물의 질병이 사람에게 관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사람에게로의 전파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의 규제 프로그램은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동물의 질병
동물의 질병

동물 질병의 특징

역사적 배경

수의학은 원래 인체의학과 함께 농부의 필요에 부응해 발달했다.

그 역사는 최소한 BC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의학에 관한 히포크라테스의 저작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질병에 관한 증상과 치료에 대해 설명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보면 인체의학과 수의학은 비슷한 발달과정을 거쳐왔음을 알 수 있다. 많은 동물의 의학적 유사성을 언급한 그리스 학자들이 인체의학과 수의학을 가르쳤다. 약 1500년까지는, 특히 정형외과와 산과(産科) 분야에서 수의임상과 인의임상과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한 분야에서의 교육이 다른 분야에 적합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분리되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수의(獸醫) 관련 문헌에는 질병에서의 무리인자(herd factor)에 관한 참고자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즉 무리 안에서 접촉으로 전염된다는 것을 인식하여 검역(檢疫)과 도살(屠殺)에 의한 처분을 가축질병의 발생관리에 사용하게 되었다. 우역(牛疫)은 5세기부터 관리방법이 발달하기까지 가장 중요한 가축질병이었는데 이렇게 심각한 질병의 발생으로 인해 1762년 프랑스 리옹에 최초의 수의과대학이 설립되었다.

수의사는 식육이나 유제품을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되는 질병의 예방에 종사하면서 식품위생 업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질병에 대한 퇴치가 규제보다 더 중요해졌으며, 질병의 기초연구 수행, 인수공통전염병의 퇴치 및 식량공급이 수의학의 필수적 업무가 되었다.

중요성

세계인구의 약 50%가 영양실조와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매일 수천 명의 생명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식용동물의 공급 증가는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동물질병의 규제방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인구증가율이 높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국가경제의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 가축화된 물소·낙타·코끼리·들소 등의 질병규제와 근절방법을 발달시켜 동물생산을 시급히 증가시켜야 한다. 그동안 많은 효과적인 방법이 발달하였음에도 전세계에서는 매년 많은 양의 식육 및 우유가 손실되고 있다.

예를 들어 1965년 조사 결과 미국과 다른 선진국은 동물의 질병 때문에 연생산량의 10%의 손실을 보았고, 동물질병의 규제법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국가는 가용량의 30~40%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동물은 인체질병의 매개체로 인식되었고, 또 많은 무척추동물의 원인균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또는 다른 척추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음이 발견되었다. 동물은 질병의 숙주, 매개체 및 보균동물(保菌動物) 역할을 하여 질병을 일으키고 지속시킨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다른 척추동물이 공유하는 자연발생적인 감염증 및 숙주의 안이나 밖에 무척추동물이 기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비록 많은 인수공통전염병에서 가축의 역할이 알려져 있으나, 사람과 접촉 기회가 적고 덜 친숙한 야생동물의 역할은 자세히 알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재 수의임상과 인체의학은 명백히 구분되어 있으나 의사나 수의사가 발견한 내용은 의학지식이라는 본체에 계속해서 함께 첨가된다.

수의학은 사람과 비슷한 질병을 가진 동물을 생물의학 모델로 사용하여 인체건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이는 많은 사람의 유전적, 만성 질병에 관한 연구가 사람을 실험 대상으로 수행될 수 없으므로 매우 중요하다(동물실험). 미국에서는 매년 2,800만 마리의 생쥐와 25만 마리의 원숭이가 실험동물로 이용되고 있다. 동물실험의 용도는 기관이식과 같은 새로운 외과기술의 개발, 새로운 약의 안전성 평가 및 영양실험 등이며, 특히 동물에서는 암이나 심장혈관계 질병과 같은 만성퇴행성 질병을 실험적으로 쉽게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사람의 질병 연구에 중요하다.

흔히 발생하는 인체질병과 유사한 동물질병에는 말의 만성 기종저(氣腫疽), 고양이와 소의 백혈병, 닭과 생쥐의 근육성 위축증(萎縮症), 돼지와 비둘기의 동맥경화증, 개의 혈액응고 장애와 신장염, 돼지의 위궤양, 토끼의 우유 알레르기와 담석, 말과 개의 간염, 개와 생쥐의 백내장 등이 있다. 인체질병과 유사한 질병을 가진 동물을 연구하면, 인체질병에 대한 지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동물실험을 통해 얻은 영양에 대한 지식으로 사람을 포함하여 모든 동물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밖에도 동물실험은 쇼크 치료, 심장수술, 조직이식, 새로운 약의 시험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생태학의 역할

역학(疫學)은 동물군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이므로 때때로 생태학의 의학적 측면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역학에서 질병의 복합원인 개념에는 질병의 원인균, 환경과 숙주요인이 포함되는데, 환경요인으로는 지리적 특성과 기후 등이 있고 숙주요인으로는 연령·품종·성별·심리상태·면역여부 등이 있다. 따라서 역학은 감염동물·발생환경·원인균·전파양식 등을 연구하고 역학자는 의학·동물학·수학 등을 이용하여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유형을 결정하며 환경을 적절히 변화시켜 질병을 규제하려고 노력한다.

동물의 질병은 집단 내의 한 개체에서만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산발성 질병, 한 지역에서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 평균비율보다 높게 동물군에서 발생하는 유행병 등으로 각기 일정한 특색을 가진다.

특히 유행병은 원인균과 감염동물 사이의 관계가 불안정하다. 보통 자연적 또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 유행병은 생태학적 불균형이 원인이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풍토병의 발생은 생태계의 균형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의 나쁜 위생시설은 설치류(→쥐목)의 좋은 증식조건이 되어 페스트와 같은 질병을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다. 원래 원인균인 페스트균(Pasteurella pestis)은 비교적 안정된 생태계에서는 설치류에만 있으므로 이 질병의 원인은 환경변화와 원인균 모두가 된다.

페스트균(Pasteurella pestis)
페스트균(Pasteurella pestis)

모기가 야생조류에서 소나 사람에게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뇌염 발생 증가도 모기와 야생조류의 생태학적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다.

동물 질병의 검사 및 진단

질병에 대한 조직반응

질병이란 명확한 증상을 나타내며 생리학적으로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세포조직의 변화 정도는 조직의 감수성, 병원균의 성상(性狀)과 경과시간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장기간 해로운 원인물질과 접촉하면, 정상적인 세포기능을 방해하여 특징적인 세포변화를 일으킨다. 세포나 조직변화에는 퇴행성과 침윤성 변화가 있다. 전자의 특징은 세포의 기능 저하와 다양한 정도의 세포 변질이고 후자의 특징은 세포에서의 물질 축적이다.

폐렴 및 패혈증은 혼탁종창(混濁腫脹)과 같은 경미한 형태의 변성을 일으키는데, 간이나 신장의 세포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침윤의 종류로는 첫째, 세포 안에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지방을 축적하는 지방침윤이 있고 그 원인은 지방대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둘째, 아밀로이드 침윤으로 만성폐렴 등의 원인이 되며 과량의 단백질이 소혈관의 결합조직에 축적되는 것이고, 셋째, 글리코겐이 유전적 원인으로 인해 간장에 축적되는 글리코겐 침윤과 혈관·심장·비뇨기계 질환으로 발생하는 칼슘 침윤이 있다.

그밖에 헤모글로빈의 분해산물인 헤모시데린이 간이나 비장(脾臟)에 병적으로 침착할 수 있고, 검은색의 멜라닌 색소가 양(羊)의 간에서 병적으로 침착할 수 있으며 가금에서는 요산염(尿酸鹽)이 침착하는 경우도 있다. 변성에는, 첫째, 결핵에 걸린 동물의 림프선이나 신장염에 걸린 동물의 사구체(絲球體)에서 볼 수 있는 초자변성(硝子變性)이 있는데 유리같이 맑은 조직이 특징이다. 둘째, 점막의 만성적 자극이나 점액을 생성하는 종양 때문에 점액이 과량 축적되는 점액성 변성이 있다.

그리고 또다른 변화인 세포 및 조직의 괴사(壞死:조직의 사멸)는 조직에 혈액공급이 제한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세균독소, 화학물질, 지나친 온도 등이 그 원인이며, 괴저(壞疽)는 죽은 조직이 부패하는 것을 말한다. 조직의 위축은 기능세포의 수나 크기가 감소하는 조직의 쇠퇴과정으로, 닭의 유전적 근육위축증이 그 예이다.

그밖에 폐렴 및 내분비계 질환 등으로 세포의 크기가 증가하는 비대, 모든 장기(臟器)가 소멸되는 무형성(aplasia), 장기의 발육 중지나 불완전 발육인 저형성(hypoplasia),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과형성(hyperplasia) 및 종양이나 만성적 조직 손상으로 인하여 세포의 형태가 변화하는 이형성(metaplasia) 등이 있다.

조직의 손상으로 생기는 염증반응은 방어와 복구 메커니즘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급성 염증의 특징으로는 발적·발열·종창·기능장애 등이 있다.

염증의 종류에는 경미한 급성 염증으로 인해 점막이 삼출액(渗出液)을 생성하게 되는 카타랄성 염증, 변성이 일어나는 장기의 실질조직성 염증, 삼출액의 성상이 혈장과 유사한 장액성 염증, 폐 등의 세포막에 섬유소가 형성되는 섬유소성 염증, 죽은 조직이 무색의 혈액세포(백혈구)와 조직액으로 대체되는 화농성(化膿性) 염증 등이 있다.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동안 손상된 조직은 빠르게 분할하는 세포들로 둘러싸이고 대식세포(大食細胞)가 조직 안으로 들어가 혈액과 조직 찌꺼기를 제거한다. 백혈구의 일종인 중성백혈구는 세균과 다른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만성 염증이 있는 결합조직에는 새로운 결합조직이나 반흔조직(瘢痕組織)을 분할·형성하는 섬유아세포가 들어 있다.

순환장애의 특징인 충혈(充血)은 염증반응 중에 발생하여 혈류속도를 증가시키지만, 국소빈혈이 일어나 그것이 감소되기도 한다. 출혈에는 경주마의 비출혈(鼻出血), 요독증(尿毒症)에 걸린 개의 토혈(吐血), 방광염에 걸린 소의 혈뇨(血尿) 등이 있다.

부종(浮腫)은 조직 안에 비정상적으로 체액이 축적되는 것으로 염증반응 동안 혈청단백질인 알부민의 농도가 낮으면 전신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혈전증(血栓症)은 혈관 속에 혈액응고물이 생겨 혈액순환을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이고, 색전증(塞栓症)은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말하며 혈액공급이 색전증으로 봉쇄될 때 조직 중에서 일어나는 괴사를 경색(梗塞)이라고 한다.

검사방법

병든 동물은 치료하기 전에 진단을 해야 한다.

질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임상증상이 필요하며, 임상검사를 통하여 신체적 상태, 식욕, 민첩성, 기능발휘 상태 등을 관찰한다. 만일 특별한 진단을 내릴 수 없으면 대증치료(對症治療)를 한다. 질병감염이 의심되는 동물은 병원에 올 때부터 치료할 때까지 모든 사항을 기록하는데, 보통 나이·종류·성별·품종 등과 같은 동물의 신상기록, 축주(畜主)의 기록사항(동물의 병력, 예비검사 소견, 예비실험실 진단 결과, 임상증상, 진단, 예후), 치료, 병의 경과 및 부검 소견(실시한 경우) 등을 기록한다. 수의사는 동물과 대화할 수 없으므로 많은 검사와 시험을 바탕으로 질병을 진단해야 한다.

그런 방법에는 동물의 육안(肉眼)검사, 종양과 같은 비정상적 형태와 통증의 유무 및 조직의 경도 등을 확인하는 촉진(觸診), 타진(打診), 청진(聽診), 냄새 확인, 소변 수집, 눈 검사 등이 있다. 보통 검사방법에는 일반적 검사와 임상검사가 있는데 일반적 검사에는 외모, 행동, 신체 상태, 호흡운동, 피부, 피모의 상태 등의 검사가 있다. 우선 외모가 진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돼지의 크기가 작은 것은 돼지 콜레라에 의한 성장장애일 수 있다.

행동관찰은 파상풍의 근육강직이나 디스템퍼에 걸린 개의 경련처럼 신경성 질병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또 신체상태는 종양과 결핵처럼 만성질환을 포함해 살이 빠지는 질병의 진단에 중요하다. 동물의 호흡운동 또한 중요한 진단 기준으로, 히브(말의 호흡곤란증)에 걸린 말이나 폐질환으로 복부호흡을 하는 동물은 특징적인 호흡을 한다. 피부 및 피모(皮毛)의 유연성과 광택 부족은 탈수의 표시이다.

또, 건초에 의한 양의 몰리브덴 중독은 검은색의 털이 색깔을 잃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고 복부 팽만은 말에서 산통(疝痛), 소에서는 고창증 등을 나타낸다(호흡률). 동물의 비정상적 행동도 수의사에게는 주목할 만한 진단 수단이 되는데, 힘들게 배뇨하면 방광결석, 소변의 양이 적으면 신장 및 방광감염, 침을 많이 흘리면 구강의 이상, 기침을 많이 하면 폐렴과 관련이 있다.

임상검사는 일반적 검사 결과 감염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철저하게 수행한다.

이때 수의사는 점막(눈의 결막·비점막·구강점막·혀 등)··귀·뿔·사지 등을 검사하며 그밖에 맥박과 체온을 측정한다. 수의사는 눈·코·입의 점막을 검사하여 황달·출혈·빈혈 등을 확인하는데 홍안병(紅眼病)에 감염되었을 때는 눈의 결막에 고름이 있고, 황달은 동물의 몸이 노란색을 띠며 전신질환은 약한 출혈을 보일 수 있다. 코의 검사는 소의 구제역과 돼지의 수포성 발진처럼 궤양이나 수포를 찾아낼 수 있다.

혀의 궤양은 세균성 질병인 유방선균증(類放線菌症)에 걸린 동물에게서 뚜렷하다. 눈을 자세히 검사하면 개의 전염성 간염의 특징인 비정상적 각막혼탁을 볼 수 있고, 빛이 눈의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하는 질병인 백내장으로는 탄수화물의 대사장애나 유전적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발열은 질병의 최초 증상으로서 원인균의 증식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체온이 증가하면 이물질과 맞서 싸우는 데 필요한 메커니즘을 활성화시키게 된다.

진단에 도움이 되는 시험

대부분의 동물질병은 실험실에서 실시하는 시험으로 최종 진단을 한다.

실험실 진단시험에는 혈액과 체액검사, 유독물질의 정성(定性), 대·소변검사, 원인균의 동정(同定) 등이 있다. 생체의 조직이나 그밖의 물질을 추출·검사하는 생체검사는 종양의 진단에, 특정 피부시험은 소의 결핵, 요네병과 말의 비저(鼻疽) 진단에 이용한다(시험진단).

혈중 단백질이 많을 때는 다발성골수종, 포도당과 콜레스테롤이 많을 때는 당뇨병, 칼슘이 적을 때는 비유기(泌乳期) 젖소의 유열(乳熱)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혈액의 적혈구, 백혈구(중성백혈구·산성백혈구·염기성백혈구·림프구 등)와 혈소판은 특정 질병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즉 림프구 증가는 소의 백혈병에서, 백혈구 수의 감소는 돼지 콜레라나 개의 전염성 간염에서, 중성백혈구 수의 증가는 자궁감염증에서, 단핵백혈구 증가는 결핵과 같은 육아종성(肉芽腫性) 질병에서 나타난다.

그밖에 기생충에 감염되었을 때나 피부질환이 있을 때는 산성백혈구가 증가한다. 적혈구가 부족한 빈혈에는 출혈, 적혈구 파괴질환, 개에서의 부적합한 수혈, 방사물질 노출에 의한 적혈구의 불충분한 생성, 영양실조 등 그 원인이 많다. 동물에서는 유독물질에 의한 중독이 흔히 일어나는데, 어떤 종은 다른 종보다 특정한 독극물에 민감하다. 흔히 볼 수 있는 중독으로는 돼지의 수은 중독, 개의 비소 및 스트리크나인 중독, 소·말의 고사리 중독 등이 있다.

동물의 소변검사는 신장질환과 비뇨기계 질환의 증거를 밝힐 수 있다.

개에서 단백뇨는 급성 신장염을 나타내고, 소변의 담즙성분 증가는 전염성 간염을 나타낸다. 당뇨병에 걸렸을 때는 소변에 포도당 및 케톤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데, 그 원인은 탄수화물 대사에 중요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췌장에서 충분히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대변검사를 통해서는 장내기생충의 감염 및 내장 기관의 이상을 알아낼 수 있다.

변의 색이 연하고 산패취(酸敗臭)가 있으며 지방이 검출되면 췌장의 만성 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며 진흙색의 지방변은 소화과정 중 담즙이 장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담관 폐색(閉塞)을 의심할 수 있다.

수의사는 원인균을 분리·동정하여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한다. 동물의 혈청과 의심 원인균을 이용한 응집시험으로 브루셀라 감염 및 돼지의 살모넬라 감염, 소의 렙토스피라 감염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체내에 형성된 항체가를 측정하여 브루셀라, 구제역, 개의 전염성 간염을 진단할 수 있다.

이밖의 현대 수의진단 실험에는 골수세포 시험, 특정 장기의 기능 시험, 방사선동위원소 시험, 조직의 생검 및 조직화학적 분석, 혈액응고 및 체액관련 시험 등이 있다.

동물 질병 조사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질병은 전염성 또는 비전염성이다.

전염이란 숙주와 기생체라 부르는 두 생물간의 상호작용인 기생의 한 유형인데 숙주의 희생을 통해 기생체의 생존이 가능하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물질, 즉 바이러스·세균·곰팡이·원생생물·절지동물 등을 병원균이라 하고, 기생체가 숙주 안으로 들어가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을 병원성(病原性)이라 한다. 병원성 미생물의 전염능력은 미생물의 성상과 숙주의 방어능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병원균은 어떤 숙주에는 병원성이 있으나 다른 숙주에서는 없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폐렴균은 생쥐에게서는 병원성이 낮고 자연적으로 발견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실험적으로 생쥐에 접종하는 경우에는 체내 방어 메커니즘을 능가하여 생쥐가 죽을 수도 있다(전염병). 많은 병원균은 동물의 체외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병원균은 피부나 점막을 통하여, 음식물 중에 섞여서 또는 호흡 공기 중에 포함되어 몸속으로 침입한 후 증식하며, 특정 장기와 조직의 기능을 방해하여 질병을 일으킨다.

숙주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면역과 같은 장벽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면역이란 발병능력이 있는 병원균의 침입을 막고 극복하는 숙주의 능력이다. 숙주는 피부·점막·분비물·혈액 등과 같은 많은 화학적·기계적 장벽을 이용하여 전염을 방어할 수 있다.

몸속에서 형성되는 단백질인 항체는 전염을 예방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인자이지만 면역 정도는 동물의 종류, 건강상태, 유전, 환경 등에 따라 다르다.

어떤 세균은 증식하면서 외독소를 분비하고 어떤 세균은 죽어서 내독소를 방출한다. 클로스트리디움이나 간균 같은 세균은 열·추위·소독제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포자를 생성할 수 있어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

비전염성 질병은 전염되지 않고 환경이나 유전인자에 의해 일어나며 영양부족, 살충제나 유독식물로 인한 중독, 호르몬의 과다생성 또는 저생성과 같은 대사성질환은 흔히 발생하는 생리적 기능장애이다(물질대사).

인수공통전염병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다른 척추동물 사이에서 상호 감염될 수 있는 인체질병으로 약 150개 이상의 종류가 있다.

이 질병은 전파 양식 및 역학에 따라 4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광견병과 브루셀라처럼 한 종의 척추동물에 의해서 감염된 직접인수공통전염병(directzoonosis), 둘째, 촌충의 감염과 같이 전파 양식에 최소한 2종의 다른 척추동물을 필요로 하는 순환성인수공통전염병(cyclozoonosis), 셋째, 바이러스나 트리파노소마 감염과 같이 전파양식에서 중간 숙주로 척추와 무척추동물 모두를 필요로 하는 전이성인수공통전염병(metazoonosis), 넷째, 히스토플라스마증같이 척추동물 숙주말고도 특정 환경 부위나 보균자를 필요로 하는 부생성인수공통전염병(saprozoonosis)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은 가축과 야생동물이 보균동물이므로, 수의임상 및 공중보건 분야의 종사자에게 감염기회가 많다.

기생충과 절지동물의 접촉에 의한 인체질병 외에도 동물에 물렸을 때 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도 많다. 예를 들어 개에게 물리면 세균감염과 광견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질병에 걸린 쥐에 물리면 살모넬라 감염증과 유행성 출혈열 등 몇 가지 질병들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또 약 200종의 뱀이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며, 많은 어류도 인간에게 유독한데 그 예로 테트로도톡신을 갖고 있는 일본참복류와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숭어 등이 있다(뱀에 물린 상처).

인수공통전염병의 관리방법은 발생 형태에 따라 다르다.

광견병이나 포충감염(胞蟲感染)은 돌아다니는 개의 제거가 중요하고, 소의 브루셀라 감염이나 결핵은 집단면역법, 진단, 감염동물의 도살처분, 방역 등의 방법을 혼합하여 실시한다. 그밖에 공기소독은 비말(飛沫)이나 분진(粉塵)에 의하여 전파되는 질병과 수인성 및 우유매개성 질병에 유용하다(살충제).

질병의 예방·관리 및 근절

예방은 모든 질병에 대한 최초의 방어 수단으로 최소 4가지의 예방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첫째, 검역을 통한 원인균의 제거, 둘째, 풍토병으로부터 동물군을 보호하기 위한 면역, 셋째, 질병예방 교육, 넷째, 동물군에서 질병을 초기에 검출하여 치료를 쉽게 하는 방법이다(예방의학).

검역은 예방의학의 가장 오래된 수단으로 양의 청설증(靑舌症)과 소의 구제역 및 개의 광견병처럼 감염된 동물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1890년 미국에서 국제가축검역소의 설립으로, 수입한 소는 90일, 양과 돼지는 15일 동안 항구에 있어야 했다.

이런 방법으로 미국에서는 나이로비양병(羊病) 등은 없어졌으나 양의 청설증과 스크래피의 도입은 막지 못했다. 요즈음은 항공기에 우연히 붙어 수송되는 곤충과 바이러스가 가축질병의 검역에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다(면역조치).

집단면역은 동물을 자유로이 움직이게는 하지만 단기간의 부분적 예방밖에는 하지 못한다.

가금의 뉴캐슬병과 밍크와 개의 디스템퍼와 같은 질병은 예방을 위한 집단접종 기술이 성공하였는데, 그밖에도 안전한 식수의 공급, 동물 배설물의 위생적 처리, 공기소독, 살충, 축사 개량과 같은 환경조절법도 질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질병의 매개체인 곤충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많은 살충제가 이용되는데, 한 예가 가금의 콕시듐병을 예방하기 위해 그들이 마시는 물에 섞어 이용하는 설파제이다.

동물군에서 질병의 초기 검색은 유방염, 브루셀라 감염증, 결핵과 같은 만성 질병의 규제에 특히 유용한데, 가금의 추백리병은 응집시험, 결핵은 투베르쿨린 반응, 기생충 감염은 충란 검사, 유방염 진단은 우유의 물리화학적 검사 등으로 한 동물군의 질병을 초기에 검색한다.

질병의 관리와 박멸법은 세계 각국에서 성공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계역(鷄疫)이나 말의 생식기 질환인 교역(交疫)과 소의 구제역 같은 전염성 질병을 간단한 시험을 통해 검색한 후 감염동물을 도살처분하는 방법은 전염성 및 유전성 질환의 박멸에 매우 중요하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여 덴마크·핀란드·네덜란드에서는 우결핵이 박멸되었고, 영국에서는 우역·흡막폐렴·광견병 등이 없어졌다.

생물학적 규제는 질병을 전파하는 원인균이나 보균숙주의 천적을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의 아프리카 수면병과 소의 트리파노소마증은 매개 곤충인 체체(tsetse)파리의 천적을 통해 규제할 수 있다. 질병의 관리와 박멸 프로그램에는 감염동물을 진단한 후 도살처분하는 방법뿐 아니라 매개곤충의 관리, 새로운 진단법 개발, 매개동물의 박멸, 효과적인 식육검사, 유전적 대사질환을 갖고 있는 동물의 멸종방법 개발 등 많은 훌륭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