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초월

박초월

[ 朴初月 ]

박초월(朴初月, 1917-1983)은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여성 명창이다. 본명은 박삼순(朴三順)이며, 호는 미산(眉山)이다.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전남 승주군 주암면 봉암리에서 이름이 높았던 박덕삼(별명은 박도굿대)과 배씨의 딸이자,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판소리 명창 박초선(朴初仙)의 동생이다.

12세(1928)에 남원권번의 소리선생으로 있던 김정문(金正文, 1887-1935)에게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15세에 남원 운봉의 송만갑(宋萬甲, 1865-1939)에게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를 전수받았다. 20세에 오수암(吳壽巖, 1908-1945)에게 〈흥보가〉, 25세 무렵 정광수(丁珖秀, 1909-2003)에게 유성준(劉成俊, 1873-1944) 바디 〈수궁가〉를 배웠다. 임방울(林芳蔚, 1904-1961)에게도 소리를 배운 적이 있다. 최난수(崔欄洙, 1931-2013), 한농선(韓弄仙, 1934-2002), 남해성(南海星, 1935- ), 성우향(成又香, 1935-2014), 이일주(李一珠, 1936- ), 최승희(崔承希, 1937- ), 조소녀(曺小女, 1941- ), 조통달(趙通達, 1945- ), 김수연(金秀姸, 1948- ) 등이 그의 제자이다.

17세에 전주에서 열린 전국명창대회에서 〈춘향가〉 중 '어사와 춘향모 상봉 대목'을 불러 1등 수상을 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폴리돌레코드, 킹스타레코드, 신세기레코드, 지구레코드, 대도레코드, 아세아레코드, 오아시스레코드 등에서 음반을 취입했다. 18세에 조선성악연구회, 19세에 대동창극단, 23세에 동일창극단, 24세에 화랑창극단, 32세에 여성국극동지사, 34세에 고려창극단 등 여러 창극 및 여성국극 단체에서 활동했다. 39세에 박귀희(朴貴姬, 1921-1993), 김소희(金素姬, 1917-1995) 등과 국악예술학교(현재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를 창설해 국악교육 발전에 힘썼다. 47세부터 국립창극단의 창단 단원으로 활발히 활동했으며, 55세에 〈수궁가〉를 완창했다. 이때의 완창 발표회는 최초로 오선지에 옮긴 판소리를 공연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후 한국국악협회와 판소리보존회에서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판소리 활성화에 기여했다.

박초월

박초월 이정규 발행. 『한국 국보급 국창 명창 명고 명금 사진시집(韓國 國寶級 國唱 名唱 名鼓 名琴 寫眞詩集)』. 순천사진인쇄공사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되었으며, 1973년 〈수궁가〉 보유자로 재인정되었다. 그가 부른 〈수궁가〉는 동편제 계열로 송흥록(宋興祿)-송광록(宋光祿)-송우룡(宋雨龍)-유성준-정광수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흥보가〉도 잘 불렀다. 서슬과 구성이 있는 목으로 서민적 정서를 표현했다고 평가된다. 계면 위주의 창법에서 나오는 애원성이 특징적이다. 유성준 바디 〈수궁가〉의 충실한 계승자였으며, 서울을 중심으로 약 2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해 판소리 발전에 공헌했다. 여성 명창 중에서는 최초로 조통달이라는 남성 후계자를 길러내기도 했다. 김소희, 박록주(朴綠珠, 1909-1979)와 함께 현대 판소리사를 대표하는 여성 명창이다.

〈박초월 수궁가〉 표지

〈박초월 수궁가〉 표지 오아시스 레코드. 1979

참고문헌

  • 박초월, 『21세기를 위한 KBS-FM의 한국전통음악 시리즈 43-44 : 박초월 수궁가(북 : 김명환)』 1-2, KBS영상사업단·신나라뮤직, 2000.
  • 이명진, 「명창 박초월의 삶과 예술활동」, 『판소리 명창론 : 20세기 판소리 명창 18人』, 박이정, 2010.
  • 최혜진, 「명창 박초월론」, 『판소리연구』 25, 판소리학회,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