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선

한농선

[ 韓弄仙 ]

한농선(韓弄仙, 1933-2002)은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여성 명창으로, 본명은 한귀례(韓貴禮)이다. 일본 동경에서 태어났으며, 9세에 귀국해 해남의 외가에서 살다가 12세에 목포로 이주했다.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가야금 명인 한성기(韓成基, 1899-1950)의 딸이다.

아버지 한성기에게 8세(1941)부터 가야금풍류·가야금산조·가야금병창 등을 배우며 국악에 입문했다. 13세에 최옥산(崔玉山, 1905-1956)에게 단가와 〈심청가〉, 양상식에게 〈심청가〉 일부를 배웠다. 15세에 상경해 강장원(姜章沅, 1909-1962)에게 〈수궁가〉, 21세 무렵 박초월(朴初月, 1917-1983)에게 〈수궁가〉, 〈흥보가〉 등을 학습했다. 27세부터 박록주(朴綠珠, 1909-1979)에게 본격적으로 단가와 〈흥보가〉를 전수받았으며, 그 중에 스승을 모시고 성창순(成昌順, 1934- )과 경기도 안양 삼막사로 가서 100일 공부를 했다. 39세에 박봉술(朴鳳述, 1922-1989)과 박동진(朴東鎭, 1916-2003)에게 〈적벽가〉를 잠시 배웠다. 강길려, 임영이, 김영소, 김영옥, 지기학 등이 그의 제자이다.

한농선

한농선 김지영. 「한농선의 삶과 예술연구」. 중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10대 후반부터 창극단 활동을 했으며, 21세 무렵부터 킹스타레코드, 대도레코드, 지구레코드, 유니버샬레코드, 대성음반 등에서 단가, 판소리, 창극, 민요 음반을 취입했다. 20대에는 국극사와 임춘앵 여성국악동지사에 참여해 공연 활동을 했다. 그는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 〈한〉, 〈홍살문〉과 라디오 드라마 〈후추탁〉 등의 주제곡을 녹음하기도 했다. 40세에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춘향전〉과 〈최병도전〉의 도창, 〈흥보전〉의 '흥보 처' 역 등을 맡았다.

2002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가 부른 〈흥보가〉는 송흥록(宋興祿)-송광록(宋光祿)-송우룡(宋雨龍)-송만갑(宋萬甲, 1865-1939)-김정문(金正文, 1887-1935)-박록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그 중 '제비노정기'와 '박타령'을 특히 잘 불렀다.

대마디 대장단 안에서의 성음놀음과 화려한 선율 운용을 활용해 자칫 늘어지기 쉬운 소리를 거뜬하게 들고 가는 것이 특징이다. 소리를 통해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동편제 특유의 절제된 창법을 구사했다.

참고문헌

  • 김지영, 「한농선의 삶과 예술연구」, 중앙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 이보형,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16 판소리 流派』,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2.
  • 한농선, 『한농선 흥보가』 1-2, 사운드스페이스·삼성뮤직,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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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선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