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문
[ 金正文 ]
김정문(金正文, 1887-1935)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에서 태어나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이다.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판소리 명창 유성준(劉成俊, 1873-1944)의 생질이자, 판소리 명창 김영운(金永雲, 본명은 김기순(金奇淳, 1917-1972))의 숙부였다. 김정문의 부인도 당골이었다고 한다.
김정문 『정선조선가요집(精選朝鮮歌謠集)』. 1936
삼촌인 유성준에게 〈수궁가〉를 배우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당시 김정문이 소리를 잘 익히지 못하자, 화가 난 유성준이 참나무 북채로 그의 목덜미를 후려쳐 목에 상처가 생겼다는 일화가 있다. 이 사건으로 김정문은 유성준을 떠나 송만갑(宋萬甲, 1865-1939)의 수행고수로 들어갔고, 그에게 다시 소리를 배웠다. 김정문은 송만갑협률사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채만(金采萬, 1865-1911)의 소리에 반한 나머지, 직접 그를 찾아가 〈심청가〉를 배우기도 했다. 박록주(朴綠珠, 1909-1979), 박초월(朴初月, 1917-1983), 강도근(姜道根, 1918-1996), 김영운 등이 그의 제자이다.
22세(1908)에 송만갑협률사에 참여해 전국을 순회했다. 협률사의 창극 공연이 주류를 형성했던 당대에 김정문은 대중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소리 및 연기로 인기를 얻었다. 〈춘향가〉의 월매 역을 뛰어나게 소화했으며, 〈심청가〉를 부르면서 심봉사 흉내를 내면 소리판의 노인들이 모두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남원으로 이주한 후에는 남원권번의 소리선생으로 있었다.
단가 〈홍문연가〉(Chieron 189-A·B 短歌 西漢演右 鴻門宴(上)·(下) 金正文), 〈흥보가〉 중 '박타령'(Columbia 40027-A 興甫傳 박타령(上) 金正文 長鼓李興元·Columbia 40027-B 興甫傳 박타령(돈타령入)(下) 金正文 長鼓李興元), 〈춘향가〉 중 '어사 상봉 대목'(일츅죠션소리판 K827-A·B 春香傳 春香과御使再逢(上)·(下) 金正文)의 유성기 음반 음원을 남겼으며, 『씨에론 춘향전 전집』 녹음에 참여했다.
목이 잘 쉬어 소리가 탁하고 상청이 나오지 않는 괄음목을 타고났으나, 적절한 장식음과 기교로 단점을 보완해 구성진 소리를 했다. 송만갑에게 배운 남성적인 동편제 판소리를 바탕으로 삼고, 여기에 김채만으로부터 익힌 서편제 판소리의 아기자기한 여성적 특성을 가미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단가 〈홍문연〉과 〈흥보가〉를 장기로 삼았다.
참고문헌
- 김기형, 「판소리 명창 김정문의 생애와 소리의 특징」, 『구비문학연구』 3, 한국구비문학회, 1996.
- 박황, 『판소리소사』, 신구문화사,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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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문 출처: 한겨레음악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