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
[ 崔承姬 ]
최승희(崔承希, 1937- )는 전북 익산군 북일면(현재 전북 익산시 신동) 출신의 판소리 여성 명창으로, 본명은 최채선(崔菜仙)이다. 판소리 명창 모보경의 어머니이다.
18세(1954)에 고모의 권유로 군산성악회(현재 군산국악원)의 홍정택(洪貞澤, 1921-2012)을 찾아가 단가 〈사창화류〉, 〈천생아재〉, 〈장부가〉 등을 배우고, 김모(金某) 선생에게 승무를 익혔다. 19세에 전주국악원에서 김동준(金東俊, 1928-1990)으로부터 단가 〈공도난이〉와 박동실(朴東實, 1897-1968) 바디 〈심청가〉 일부를 배웠고, 다시 홍정택으로부터 〈춘향가〉, 〈수궁가〉, 〈흥보가〉의 토막소리를 전수받았다. 당시 김원술(金洹述, 1921-?)에게 판소리 〈유관순전〉을 몇 달간 배우기도 했다. 같은 해, 서울에 있던 김여란(金如蘭, 1906-1983)의 문하로 들어가 7년 동안 단가 〈적벽부〉, 〈만고강산〉, 〈천하태평가〉, 〈강상풍월〉, 〈청춘가〉, 〈운담풍경〉과 정정렬(丁貞烈, 1876-1938) 바디 〈춘향가〉 '초앞'-'신연맞이'까지 배웠고, 영제 시조와 가곡도 학습했다.
27세부터 1년간 박초월(朴初月, 1917-1983)에게 단가 〈철인가〉와 유성준(劉成俊, 1873-1944) 바디 〈수궁가〉의 '초앞'-'사람의 손 내력'까지 배웠으며, 28세에 다시 김여란 문하로 들어가 이전에 배우지 못한 〈춘향가〉의 '신연맞이' 이후부터 끝까지 학습했다. 43세에 김명환(金命煥, 1913-1989)으로부터 강산제 〈심청가〉, 한농선(韓弄仙, 1934-2002)으로부터 박록주(朴綠珠, 1909-1979) 바디 〈흥보가〉를 배웠으며, 이후 이성근(李成根, 1936-2019)의 지도를 받아 박봉술(朴鳳述, 1922-1989) 바디 〈적벽가〉도 공부했다. 기악에 관심을 가지고 20여 세 때 김여란의 수도국악예술학원에서 김삼태로부터 가야금산조, 서공철로부터 가야금풍류·가야금산조·가야금병창을 배웠으며, 김명환에게 판소리 고법을 익혔다. 최정희, 지성자, 김행초, 소주호, 모보경 등이 최승희의 소리를 전수하고 있는 제자들이다.
최승희는 44세에 남원 춘향제 전국명창대회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차지하고, 45세에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부문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48세와 49세에 〈춘향가〉, 52세에 〈심청가〉, 56세에 〈흥보가〉를 완창 발표했다. 전북 부안국악원과 전북도립국악원의 판소리 교수로 재직했으며, 전주 우석대, 전북대, 전남대, 남원예술고등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65세에 『(정정렬제) 春香歌악보집』을 발간했으며, 69세에 최승희의 춘향가 완창 음반인 『최승희 춘향가』가 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1982년 당시 KBS 라디오 국악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였던 백대웅의 주선으로 녹음된 것으로, 그 예술적 수준이 상당히 높은 명반으로 평가된다.
최승희는 1992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그가 부르는 〈춘향가〉는 정정렬-김여란으로 이어지는 바디이다. 그 중에서도 '신연맞이', '옥중가', '몽중가', '옥중 상봉 대목'이 그의 장기이다. 한편 54세 무렵에 부안의 명소를 노래한 단가 〈변산 찬가〉(김형주 작사)를 작곡한 바 있다. 그는 정정렬-김여란으로 이어지는 〈춘향가〉를 가장 온전하게 전승하고 있는 명창으로 평가된다. 장단 붙임을 다채롭고 기묘하게 구사하는 편이다.
참고문헌
- 이보형,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 16 판소리 流派』,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92.
- 최승희, 『최승희 춘향가』, ene Media·KBS미디어, 2005.
- 최승희, 『(정정렬제) 春香歌 악보집』, 정정렬제 춘향가 최승희선생 소리보존회,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