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를 튼 스님

상투를 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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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원형백과

(해설/자막)
[불심이] : 때는 조선 숙종조 중엽...
배불정책이 극심하여 전국의 절마다 스님들은 부역 아니면 궁중에서 쓰는 종이와 노끈 미투리 등을 삼느라 혹사당하고 있었어...
한편 대구의 서북쪽 팔공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파계사도 예외가 아니었지.

스님1: 원, 이래서야 어디 수도승이라고 할 수 있겠나.

[불심이] : 스님들의 푸념은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였어...

시자 : 주지스님. 오늘 삭발하실 날입니다.
현응스님 : <시자가 가져온 삭도를 쳐다보지도 않으면서> 안 깎는다.
시자 : 스님 어디 편찮으신지요?
현응 : 아니다.
시자 : 그럼 왜...
현응 : 그럴 일이 있느니라.

[불심이] : 정갈 하기로 소문난 현응 스님이 한철이 지나도록 삭발을 하지 않자 절안의
대중들은 여기저기서 수근대기 시작했어.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던 스님은 어느 날 짧게 기른 머리로 솔잎 상투를 튼거야.

시자 : <달려와서 놀란 표정으로> 스님 웬일이십니까?
이 길로 환속하시려는 건 아니시겠죠?
현응 : 예끼 이 녀석.
시자 : 스님, 그럼 머리는 왜 길렀으며, 옷은 왜 속복으로 갈아입으셨는지 속 시원히
사연을 들려주십시오.
현응 : 그래 말해주마.
그 동안 미투리 삼고 종이 만드는 일은 참고 견디었으나 젊은 유생들의 행패는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구나.
그래서 내 이렇게 변장을 하고 상경하여 조정에 탄원을 할 것이니라...

불심이 : 승려의 신분을 속이고 겨우 한양으로 들어간 현응스님은 어느 밥집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탄원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3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스님은 때를 얻지 못했어. 그만 대구 파계사로 발을 돌리려던 그날 밤...

숙종임금 : <꿈속에서 숭례문 근처에서 청룡이 승천하는 꿈을 꾼다>

(자막)
다음날 아침...

숙종 : 참으로 기이한 꿈이로구나! 여봐라!
내관을 들라해라.
내관 : 부르셨사옵니까? 전하
숙종 : 간밤에 과인의 꿈이 하도 기이하니 숭례문 근처를 살펴보고 오도록 하여라.
내관 : 예이! 전하! 알겠사옵니다.

[불심이] : 어명을 받고 아침 일찍 숭례문 근처로 나아가 근처를 살피던 내관은 짐을 싸서
내려가려던 현응스님과 마주쳤어.

내관 :

숙종 :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고?
현응 : 용파라 하옵니다.(현응은 훗날 숙종이 내린 시호이다)
숙종 : 무슨 용자를 쓰느냐?
현응 : 용 용자 이옵니다.

[불심이] : 스님의 범상치 않은 인품과 용자 이름을 듣고 숙종 임금이 자세히 물어오자, 지
금이 탄원할 절호의 기회다 싶어 자신의 신분과 사찰 실정을 밝히고 불교 탄압을
탄원했어...

현응 : 마마,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이렇게 불교를 탄압하게 되면 나라에 서는 큰 인물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통촉하여 주옵소서.
숙종 : 내 그대의 청을 들어줄 테니 그 대신 태자를 얻게 해줄 것을 부탁하오.

[불심이] : 현응 스님은 그 길로 친분이 두터운 삼각산 금성암에 거처하는 농상 스님과
함께 세자 잉태를 기원하는 백일 기도를 올렸어.
현응 스님은 수락산 내원암에서, 농상 스님은 삼각산에서 기도를 하였으나 태자 잉태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
기도를 회향한 두 스님은 똑같이 이야기 했지.

현응.농상 : 전하의 사주에는 세자가 없으니...
현응 : <진지한 표정으로>
여보게, 자네가 세자로 태어나게나...
농상 : 음!

[불심이] : 농상 스님은 어느날 밤 숙빈 최씨에게 현몽한 뒤 태자로 환생했으니 그가 바로 1724년부터 52년간 재위하여 학문과 예술의 전성시대를 이룬 영조대왕이야.
한편, 태조를 얻은 숙종 임금의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지.

숙종 : 내 그대에게 현응이란 시호를 내리고 싶구려...
대사의 큰 은혜를 내 무엇으로 갚을 수 있겠소.
이제부터 파계사를 중심으로 40리에 걸쳐 나라에서 거두던 세금을 모두 절에서
거둬들이도록 하오.
현응 : 소승 나라를 위해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세금을 절에서 거두어 정재로 쓰기에는 적합지 않은 듯 하오니, 대신 경내에
선대 임금님의 위패를 모시도록 허락하여 주옵소서...

[불심이] : 파계사로 내려온 현응 스님은 “기영각”을 세우고 선대왕의 위패를 모시니 지방 유생과 양반의 행패는 자연 끊어지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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