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모리 유적

상모리 유적

[ 南濟州 上摹里 遺蹟 ]

지역 남제주
출토토기

출토토기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산이수동(현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위치하는 한반도 최남단의 청동기시대 유적이다. 산방산이 동북쪽으로 2.5㎞ 떨어져 있는데 유적은 해안에서 불과 20m 안쪽이고 해발높이는 10m 미만이다. 1988년 제주대학교박물관에서 발굴 조사하였다.

이 유적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지는데 한 구역은 남쪽에 치우친 평탄한 유물산포지(A구역)이고 다른 한 구역은 조개무지(貝塚)가 형성된 사구(砂丘)의 안쪽에 자리한 공동생활구역터(B구역)이다.

유물산포지에서는 뚜렷한 시설이 확인되지 않은 채 해안을 따라 길이 100m, 폭 30m 정도의 범위에서 다량의 토기편과 석기가 출토되었다. 집자리(住居址)로 추정되는 유구는 장축, 단축, 깊이가 3.36×2.95×0.1m의 방형(方形)에 가까운 부정형의 움집터가 확인되었으나, 집자리 내에 화덕시설(爐址)이나 기둥구멍(柱孔)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옥외 화덕시설은 2곳이 확인되었는데 하나는 생토층을 거의 원형으로 얕게 파내고 자잘한 잡석과 자갈을 깔아 놓은 것으로 돌틈 사이에서 목탄이 확인되었다. 다른 하나는 사질 점토층을 거의 원형으로 파내어 만든 것으로 지름, 깊이가 0.7×0.2m 정도이다.

사구로 둘러싸인 공동생활터 유구는 길이 40m, 폭 10m로 추정되는 부정형으로 유구의 바닥은 불 등을 지펴서 다졌으며, 바닥 전면에 걸쳐 토기, 석기 등의 파편이 산포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출토되는 토기의 갖춤새는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첫째는 깊은바리모양토기(深鉢形土器)에 이중구연(二重口緣), 단사선무늬(短斜線文), 구멍무늬(孔列文), 골아가리(口脣刻目) 등의 아가리 장식이 베풀어진 형식과 항아리모양토기(壺形土器)에 골아가리 장식이 있는 형식이다. 이러한 형식은 기본적으로 경기도 여주시 흔암리(欣岩里) 유적에서 확인된 서울 가락동식(可樂洞式)과 역삼동식(驛三洞式)의 토기형식이 복합되어 나타난, 이른 바 흔암리식토기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 토기의 태토(胎土)는 제주도에서 흔한 현무암계(玄武巖系) 모래를 보강재(補强材)로 섞지 않고 화강암계(花崗巖系) 모래를 사용한 점을 들어 한반도에서 건너온 초기 단계의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 단계는 앞서의 토기형식이 제주도에서 발전 성행한 것으로 단사선무늬에 연속 ‘X’자형, ‘V’자형이 많아지고, 구멍무늬장식은 바깥에서 살짝 뚫은 것이 많아진다. 아울러 태토에는 대부분 현무암계 모래가 혼입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앞서 다양한 장식의 토기는 거의 없어지고 단사선은 스치듯 긋고, 구멍무늬장식도 거의 형식화 내지 소멸단계에 접어들고, 이중구연은 없어지는 단계에 이른다.

기타 유물로는 토제품으로 가락바퀴(紡錘車)와 그물추(漁網錘)가 있으며, 석기로는 마제돌도끼(磨製石斧)와 대패날, 그리고 삼각만입식(三角灣入式)과 유경식(有莖式)의 간돌화살촉(磨製石鏃)을 비롯하여 공이돌과 갈판(碾石) 등이 출토되었다. 남해안 지방의 비슷한 유형의 구멍무늬토기 연대로 보아 청동기시대 중기쯤인 B.C. 6-4세기를 상한으로 하고 B.C. 3-2세기경을 하한으로 하는 제주도 민무늬토기의 표지유적(標識遺蹟)이다.

참고문헌

  • 상모리 유적(제주대학교박물관, 199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