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포동 유적

뼈작살 및 토기

함경북도 청진시 농포리에 있는 신석기시대 조개더미 유적이다. 이 유적에 대해서는 1934년 橫山將三郞가 조사보고문을 발표하였는데, 마을의 소지명을 사용하여 그때부터 ‘유판(油坂)패총’으로 알려졌다. 광복 후 1956년 5월 청진 역사박물관에서 다시 발굴하였다. 橫山將三郞의 보고와 북한의 조사보고가 간단한 보고문으로서 소략하기 때문에 두 보고문을 종합하여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조개더미는 청진평야의 서쪽 끝 뒷산의 자그마한 산등 북쪽 끝에 표고 30m 정도의 동으로 뻗은 언덕 북면과 남면에 광범하게 분포되어 있다. 1933년 조사 당시에도 조개더미가 상당히 훼손되어 있었다고 한다. 橫山將三郞는 동쪽 사면의 것을 A지점, 북쪽사면의 것을 B지점으로 나누었는데, 후자는 나중에 청진 역사박물관 고고학연구실에서 발굴한 C지점에 해당한다.

橫山將三郞에 의하면 A지점은 단구모양으로 2단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윗단은 조가비가 많고 토기가 적으며 아랫단은 토기조각이 많으며 흑요석기 등이 나오나 조가비는 매우 드물다. B지점은 일찍이 개간 등으로 교란되어 토기, 흑요석 등이 산포되어 있으며 조가비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였다. 고고학연구실의 발굴에서는 A·B·C층이 모두 위에서 흘러내린 층이며 D층만이 유일하게 조가비층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A층에서는 개머리 토용(土俑)이, B층에서는 대형의 흑요석기가, C층에서는 복원할 수 있는 토기들이, D층에서는 토기, 흑요석제 석기, 짐승뼈, 뼈도구 등이 많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농포동의 자연유물로는 조개류, 물고기, 짐승뼈, 새뼈 등이 있다. 조개로는 피조개, 백합, 밥조개, 가리비, 재첩, 홍합, 골뱅이, 굴 등이 나왔는데 강과 바다가 합치는데 사는 재첩종을 제외하면 모두 비교적 깊은 바다에 사는 종류로 나타난다. 물고기로는 방어, 가재미, 망챙이와 함께 상어의 등뼈가 나왔는데 이러한 조개와 물고기 종류로 보아 배를 사용했다고 추정된다. 짐승뼈에는 사슴, 노루, 개, 멧돼지, 승냥이, 메토끼, 여우, 너구리, 바다사자 등이 나왔다. 특히 개뼈는 크기가 대중소로 나뉘는데 중간 크기의 것은 사람이 기른 것이며 대·소 크기는 야생의 것이라고 분석되어 신석기시대의 동물상과 집짐승기르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준다. 새뼈로는 학(鶴) 등이 있다.

인공유물 가운데 뼈도구로는 짐승뼈나 뿔로 만든 찌르개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작살, 삿바늘, 토기무늬 새기개(施文具)도 있다. 간석기로는 도끼, 갈돌(石棒), 숫돌(砥石), 공이 등이 있으며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타제의 흑요석기이다. 흑요석기로는 화살촉, 사용흔적이 뚜렷한 긁개류, 송곳, 톱, 찔개살, 창끝 이외에 많은 격지들이 있다. 橫山將三郞가 ‘분동(分銅)형 석기’라고 분류한 것은 곰배괭이이다.

농포동의 토기는 매우 얇고(평균 두께 4-5㎜) 단단하며 대야밑과 들린밑이 나온다. 접시나 대접 종류가 많고 통이 깊은바리모양(深鉢形)은 드물다. 굽접시가 많이 나온다. 동북지방 늦은 시기에 나오는 번개무늬 그릇이 많이 출토되며 나머지는 생선뼈 새긴 무늬와 찍은 무늬의 2종류로 대별된다. 무늬 사이에 붉은 칠을 한 신석기시대의 붉은간토기도 출토되며 토기조각으로 만든 가락바퀴(紡錘車)도 많이 나왔다. 토기 깨어진 것을 갈아 만든 그물추(漁網錘)도 많다.

농포리 유적의 중요성 가운데 무엇보다도 흙이나 돌로 만든 조소품이 많이 나온다는 점을 꼽을 수 있는데 한국 선사시대에서 이와 같은 출토 예는 희귀한 편이다. 여성 조상(造像)과 개의 머리, 납석제 새의 조상 등이 있다. 이들은 호신부(護身符)로, 혹은 풍요나 다산의 기원과 관계될 것으로 설명되나 더 이상의 연구는 진척되지 않고 있다. 농포 유적은 오래 동안 B.C. 3000년기 후반기로 편년되어 왔으나, 최근 1990년대에 들어 북한의 신석기시대 시기구분이 바뀜에 따라 B.C. 3000년기 이른시기에 놓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