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무문토기

경질무문토기

[ 硬質無文土器 ]

안인리 2, 1호 주거지 출토. 高(右) 24.8cm

안인리 2, 1호 주거지 출토. 高(右) 24.8cm

철기시대 토기 중의 하나로 일반적인 무문토기, 즉 청동기시대의 무문토기 보다 그 경도가 단단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것은 풍납리 토성에서 처음 발견되어 ‘풍납리식무문토기(風納里式無文土器)’라 불렸는데, 김해식토기(金海式土器)의 영향을 받아서 가마가 개량되어 제작된 토기로 생각되었다.

또한 춘천 중도 집자리 유적에서도 출토되어, 중도식무문토기(中島式 無文土器) 혹은 종말기 무문토기(終末期 無文土器)로 불렸는데 이와 같은 성격의 토기가 한강유역 뿐만 아니라 남부지역에서도 발견되어지자 이들을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라 명명하게 되었다.

이 토기가 발견된 유적으로는 중부지역에서 춘천 중도, 가평 이곡리·마장리, 양평 대심리, 서울 풍납동, 양양 가평리 유적 등이 있고, 동남부지역에서는 부산 조도, 김해 회현리, 창원 성산, 삼천포 늑도 조개무지 등이, 서남부지역에서는 해남 군곡리 조개무지, 광주 신창동, 남원 세전리 유적 등이 있어 한반도 중부 이남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토기의 기형은 청동기시대의 무문토기와 달리 호형(壺形), 완형(盌形), 심발형(深鉢形), 발형(鉢形) 등이 있는데 군곡리 조개무지에서는 이외에도 옹형(甕形), 주구토기, 유개토기, 시루, 컵형토기, 소형토기 등 다양한 형태가 출토되었다.

청동기시대 후기의 대표적 무문토기인 점토대토기(粘土帶土器), 송국리식토기(松菊里式土器), 흑도장경호(黑陶長頸壺) 등과 비교해 보면 먼저, 점토띠토기의 구연부 단면이 크게 원형과 삼각형으로 구분되는데, 단면원형의 점토대토기는 청동기와 함께 출토되는 경우가 많아 청동기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토기이지만, 단면삼각형의 점토대토기는 철기와 공반되는 경우가 많은 철기시대 초기의 토기로서 경질무문토기의 한 특징인데 지금까지 전남지방, 경남지방 및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경북지방에 한정해서 출토되고 있다.

송국리식토기는 목이 짧은 호형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비해 경질무문토기에서는 구연부가 길어지고 밖으로 꺾어지는 외반구연(外反口緣)의 호형토기가 많아진다. 흑도장경호의 특징은 경질무문토기에서는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전통을 회백색연질토기(瓦質土器)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청동기시대의 무문토기와 비교하면 태토, 색상, 제작기법 등에서 동일하나 경도, 기형 등에서는 다르다.

경질무문토기의 연대는 철기시대의 개시연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철기시대의 개시연대는 한반도 북부지역이 B.C. 4-3세기경으로, 중·남부지역은 B.C. 2-1세기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단면삼각형 점토띠토기의 발생을 B.C. 2세기로 보고 있어 경질무문토기의 출현이 B.C. 2세기경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군곡리 조개무지의 경우에 Ⅱ기층의 상한연대가 B.C. 2세기 말-1세기 초로 비정되어 일치하고 있다.

하한은 군곡리 조개무지의 Ⅲ·Ⅳ기층에도 계속 나타나고 있어 2-3세기경까지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은 군곡리가 지리적으로 최남단에 위치하여 다른 지역보다도 늦은 시기까지 사용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도 곽지 조개무지의 경질무문토기는 3-4세기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토기문화의 파급이 빠르게 일어난 동남부지역에서는 1세기경 와질토기적갈색연질토기로 대치되었을 것이다.

결국 경질무문토기는 청동기시대 무문토기의 전통이 계승된 토기로 철기문화의 시작과 더불어 사용되다가 타날문토기(打捺文土器)로 발전된 토기이며 그 하한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철기시대 후기까지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문헌

  • 原三國期 土器의 變遷과 問題點(崔盛洛, 嶺南考古學報 5, 嶺南考古學會, 1989년)
  • 終末期 無文土器에 관한 硏究(鄭澄元·申敬澈, 韓國考古學報 20, 韓國考古學會, 1987년)
  • 硬質無文土器試論(金暘玉, 韓國史論叢, 崔永熙先生華甲紀念, 1987년)
  • 韓國考古學槪說(金元龍, 一志社, 1986년)
  • 韓半島 鐵器時代 土器의 硏究(金暘玉, 白山學報 20, 白山學會, 197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