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오르간

배럴 오르간

[ Barrel organ ]

요약 배럴 오르간은 손잡이를 돌리면 자동으로 연주되는 소형 오르간이다. 연주자가 배럴과 연결된 손잡이를 돌리면 원통형의 배럴에 새겨진 금속핀들이 장치를 작동시키면서 소리를 낸다. 배럴 오르간을 돌리는 연주자는 오르간 그라인더(organ grinder), 즉 “오르간 돌리는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배럴 오르간

배럴 오르간

분류 건반악기, 관악기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공기울림악기(Aerophone)
최초 제작시기 9세기경
주요 사용 지역 서유럽
주요 사용 명칭 Orgue à manivelle, Orgue de Barbarie(프랑스어), Drehorgel, Leierkasten, Walzenorgel(독일어), Organetto a manovella, Organo tedesco(이탈리아어)
관련 악기 Hand organ(핸드 오르간), Cylinder organ(실린더 오르간), Box organ(박스 오르간), Street organ(거리 오르간), Grinder organ(그라인더 오르간), Low Countries organ(저지대 오르간)

1. 배럴 오르간

보편적인 형태의 배럴 오르간(Barrel organ)에는 14개 정도의 음을 낼 수 있는 작은 파이프들이 연결되어 있다. 보통 이 파이프에서 나는 음은 온음계로 조율되어 있다. 또한 배럴 오르간에는 일반 오르간처럼 스톱(stop)이 달려있기도 해서, 한 개에서 네 개 정도까지의 스톱으로 음색을 조절하기도 한다. 파이프의 개수와 악기의 크기, 제작 비용 등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파이프는 보통 두 개나 세 개의 조성만을 연주할 수 있도록 조율되고, 대개 올림표(sharp)가 한 개 혹은 두 개인 조성인 G장조나 D장조로 된 음악을 연주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오랫동안 배럴 오르간이라는 용어는 많은 혼란을 일으켜 왔다. 배럴 오르간이라는 이름이 배럴 피아노(barrel piano)와 구분되지 않고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배럴 피아노는 배럴 오르간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된 음악이 기계 장치에 의해 자동으로 연주되는 악기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꺼운 종이나 카드에 구멍을 뚫어서 장치를 움직인다는 점에서 배럴 오르간과는 차이가 있다. 천공 종이를 사용하는 배럴 피아노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큰 인기를 얻었고, 19세기 중반이 되면 천공 종이를 이용하는 배럴 피아노가 점차 배럴 오르간을 대체했다.

녹음기술이 발명되기 훨씬 이전, 배럴 오르간은 인간의 연주가 아닌 기계가 만들어내는 음악을 담은 최초의 복잡한 기계들 중 하나였다. 이는 오르간을 만드는 데에 근간이 된, 기계 공학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1762년, 제임스 에반스(James Evans)가 제작한 배럴 오르간

1762년, 제임스 에반스(James Evans)가 제작한 배럴 오르간

2. 배럴 오르간의 구조

배럴 오르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음악이 기록되어 있는 원통, 즉 배럴(barrel)이다. 배럴은 박스형의 오르간 케이스 속에 수평으로 놓인다. 배럴은 오르간 케이스 바깥쪽으로는 연주자가 돌리는 손잡이와 연결되어 있고, 안쪽으로는 파이프에 바람을 전송하는 바람상자(organ chest)와 연결되어 있다. 배럴은 대개 지름이 70cm 정도, 길이가 180cm 정도의 원통으로 되어 있지만, 배럴의 크기는 매우 다양하다.

배럴 오르간의 내부 구조

배럴 오르간의 내부 구조

또한 배럴의 표면에는 금속핀들이 심어져 있다. 이 작은 핀들은 궁극적으로는 파이프를 통해 소리나게 될 음들의 높이와 그 음들이 지속되어야 할 시간과 관계된다. 짧은 음가를 위해서는 가는 바늘이, 긴 음가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굵은 꺽쇠못이 사용된다.

배럴 오르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배럴과 금속핀들

배럴 오르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배럴과 금속핀들

배럴 오르간을 연주하는 사람이 손잡이를 돌리면, 배럴이 돌아가면서 공기가 오르간의 바람상자(organ chest)에 들어간다. 이 때 배럴은 금속 지렛대를 통해서 키(key)로 연결되고, 각각의 키는 하나의 음과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키는 바람상자와도 연결되어 있는데, 이 막대의 끝부분은 금속핀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움직이게 되면 바람상자 안의 밸브를 작동시킨다. 이 과정에서 송풍기(bellow)가 열리고 닫히면서, 일정한 압력을 가지게 된 공기가 송풍기를 통해 해당 음높이와 연결된 파이프로 흘러 들어가면서 소리를 낸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거대한 기계 장치이기도 한 대형 오르간의 축소판으로서 배럴 오르간의 원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배럴 오르간에 오르간 소리를 넘어서, 심벌즈, 트라이앵글, 큰 북과 같은 각종 타악기가 붙기도 하면서, 일종의 "자동 오케스트라"와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아타나시우스 키르허(Athanasius Kircher)의 저서 『세계의 악기』(Musurgia Universalis, 1650)에 실린 그림

아타나시우스 키르허(Athanasius Kircher)의 저서 『세계의 악기』(Musurgia Universalis, 1650)에 실린 그림 배럴의 금속핀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뻐꾸기 소리를 흉내내는 기계 구조를 묘사한다.

하나의 배럴은 보통 7곡에서 10곡 정도를 담는다. 배럴 위에 금속핀과 꺽쇠못을 심는 것이 배럴 오르간을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인데, 이 기술이 곧 배럴 오르간이 연주하는 음악의 질을 좌우하기도 한다.

배럴의 크기는 연주되는 음들의 수나 곡의 길이에 따라 다양하다. 연주되는 음표가 많고 길이가 긴 음악을 담고 있을수록 배럴의 길이가 길어진다. 이에 따라 배럴을 담는 케이스와 배럴 오르간의 전체 크기도 커지게 된다. 또한 배럴을 바꿈으로써 다른 음악을 연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배럴 오르간이 주로 사용되었던 18세기와 19세기 초반, 이 악기는 규격화되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배럴을 구입하는 데에 큰 비용이 들었고 교체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참고문헌

  • Nwanazia, Chuka. “” Dutch Review(2018. 12. 10).
  • “Barrel organ.” .
  • “Barrel organ.” (Grove Music Online).
  •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Mechanical instrument.” (Grove Music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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