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나이

요약 삐나이는 타이의 세로형 목관악기로, 곡선형 관과 네 겹 리드로 이루어져 있다. 지공은 관 앞면에 6개가 있고, 리드 전체를 입안에 넣고 순환 호흡으로 연주한다. 타이 전통 합주 삐팟의 표준 편성에서 독특한 음색으로 주선율을 장식하는 역할을 하며, 연주 음역은 G2~C5까지 약 2.5옥타브이다.

삐나이

분류	관악기 > 목관악기 > 리드가 네 겹인 악기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공기울림악기(Aerophone, 氣鳴樂器)
주요 사용 지역	타이
주요 사용 명칭	(타이어), Pi nai(타이어, 로마자 표기)
관련 악기	Pi nok(삐녹), Pi klang(삐끌랑), Pi kaeo(삐캐오), (스랄라이)

1. 삐나이

삐나이(Pi nai)는 타이의 세로형 목관악기로, 중앙이 볼록하며 양끝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지는 곡선형 관과 네 겹 리드로 이루어져 있다. 관 앞면에 지공 6개가 있고, 리드 전체를 입안에 넣고 순환 호흡으로 연주한다. 연주 음역은 G2~C5까지 약 2.5옥타브이다.

타이어 삐()는 관악기를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넓은 의미로는 삐나이, , 등 리드가 있는 관악기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는 일반적으로 삐나이를 가리킨다. 삐나이가 타이 전통음악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관악기이기 때문이다. 삐나이는 타이의 전통 합주 형식인 (Piphat)의 표준 편성에 포함되며, 매우 화려하고 장식적인 선율을 담당한다.

타이 전통극을 반주하는 합주단에 편성된 삐나이(왼쪽에서 두 번째)

삐나이와 구조 및 연주법이 동일한 악기로 타이의 , , 라오스의 , 캄보디아의 가 있다.

2. 삐나이의 구조

삐나이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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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나이의 취구

1) 관

삐나이의 관은 중앙이 볼록하고, 양끝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지는 형태이다. 관의 길이는 약 40~43cm, 폭이 가장 넓은 부분의 지름은 약 4~4.5cm이다.

연주자가 악기를 불 때 숨이 통과할 수 있도록 속은 비어 있다. 내부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지름이 조금씩 넓어지는 원추형 구조이다. 따라서 관 윗면에 위치한 취구(吹口, 관악기를 연주할 때 숨을 불어넣는 구멍)의 지름보다, 숨이 빠져나가는 관 아래쪽 구멍의 지름이 더 넓다.

관은 목재로 제작하며 위쪽에 납작한 원반 형태의 덮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덮개는 동물 뼈, 상아 등 단단한 소재로 제작한다.

관 덮개가 있는 삐나이

관의 볼록한 중앙부 둘레에는 일정 간격으로 홈이 파여 있다. 홈은 주로 두 줄이 한 쌍을 이루지만, 양끝에는 홈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지공(指孔, 관악기를 연주할 때 손가락으로 막는 구멍)은 총 6개로, 홈이 파인 영역 안에 위치한다. 관을 바로 세웠을 때 위쪽 절반에 해당하는 부분에 일정한 간격으로 4개가 있고, 그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고 관 아래쪽에 2개가 있다.

2) 리드

삐나이의 리드는 네 겹으로 이루어진 콰드루플 리드(Quadruple reed)이다. 리드는 말린 야자수 잎을 네 겹으로 접어서 제작한다. 야자수 잎을 접은 뒤 중앙에 가느다란 금속관을 수직으로 꽂고, 리드가 벌어지지 않도록 실로 묶어서 고정한다. 이 금속관은 취구에 들어가는 부분으로, 연주자가 리드를 통해 숨을 불어넣을 때 그 숨을 관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연주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야자수 잎을 깎아내면 리드가 완성된다. 소리 나는 원리는 와 동일하다.

삐나이의 리드 제작 과정

리드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리드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관리를 잘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삐나이 연주자들은 연주 전에 리드를 물에 충분히 적시고, 연주를 마친 뒤에도 리드를 물에 깨끗이 헹군다.

3. 삐나이의 연주

1) 삐나이의 연주법

삐나이를 연주할 때는 양손으로 악기를 세워 드는데, 이때 오른손을 관 위쪽에 위치시킨다. 지공은 양손의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약손가락으로 막는다. 지공을 막는 데 사용되지 않는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관 아래쪽을 받치고, 새끼손가락은 자연스럽게 관 위에 내려 놓아 악기를 지탱한다.

삐나이 연주자

삐나이 연주시 손가락의 위치

리드는 입안에 완전히 넣어서 연주하며, 코로 숨을 들이쉬는 동시에 입으로 숨을 내뱉는 순환호흡으로 연주한다.

2) 삐나이의 음역

삐나이로 낼 수 있는 음은 총 22~24음으로 3옥타브 이상이지만, 실제 음악을 연주할 때는 G2음에서 C5음까지, 약 2.5 옥타브의 음역만 사용한다. 타이 음악을 악보로 옮길 때 편의상 서양식 기보법과 음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타이의 음높이와 음 간격이 서양의 평균율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삐나이의 연주 음역

3) 삐나이의 연주 형태

삐나이는 (Khong wong), (Ranat), (Taphon), (Ching), (Chap), 끌롱탓(Klong that), (Klong song na) 등과 함께 타이의 전통 합주 형식인 삐팟의 표준 편성에 포함된다. 삐팟은 주로 장례식과 종교의식 같은 행사나 가면극, 무용극, 그림자극 등을 반주하며, 표준 편성 외에도 삐몬, (Khong mon), (Taphon mon) 등으로 연주하는 삐팟몬(Piphat mon, 삐팟의 한 유형으로, 장례식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삐팟의 표준 편성은 연주 목적에 따라 다양한 규모로 구성되는데, 삐나이는 몇 가지의 악기로만 연주하는 소규모 편성부터 확장된 대규모 삐팟까지 모든 경우에 빠지지 않고 포함된다.

표준 삐팟의 소규모 편성(1900년) (왼쪽부터) 따폰, 칭, 콩웡 야이, 삐나이, 라낫 엑, 끌롱송나, 끌롱탓

표준 삐팟 합주에서 콩웡 야이(Khong wong yai)가 주선율을 연주하면 삐나이는 그것을 장식하는 역할을 한다. 글리산도(glissando)나 포르타멘토(portamento)처럼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주법과 빠른 음형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삐나이 연주는 매우 화려하게 들린다. 또한 타악 중심의 삐팟 합주에서 유일한 관악기인 삐나이는 음과 음 사이를 끊기지 않게 연결할 뿐만 아니라 그 음색도 독특해 삐팟을 구성하는 다른 악기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