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목

막목

[ 莫目 , 莫牟 , Makmok ]

요약 막목(莫目)은 삼국시대에 사용된 고대 관악기이다. 고구려와 백제에서 사용되어 일본으로 전해졌다. 막목의 실체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으나, 관악기 중에서도 복숭아나무 껍질인 도피를 말아 부는 도피피리[桃皮篳篥]로 추정된다.
분류 관악기 > 겹서악기(double reed)
호른보스텔-작스 분류 공기울림악기(Aerophones, 氣鳴樂器)
최초 사용 시기 삼국시대
사용 지역 한국과 한국음악 진출 지역
주요 사용 명칭 막목(莫目), 막모(莫牟)(이상 한국어), 마쿠모(マクモ)(일본어)

막목(莫目, 莫牟)은 고대 한반도의 관악기로 일본 문헌에만 등장하는 악기 명칭이다.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후기』(日本後記)에는 809년 일본에서 고구려 악사 4명과 백제 악사 5명이 각각 횡적(橫笛) · 군후(군篌) · 막목(莫目) · 춤을 가르쳤다고 한다. 막목은 일본에서 ‘마쿠모’(マクモ)라고도 불리는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악기나 산형이 남아있지 않아 그 실체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학자들이 고대 일본에서 사용하였던 막목에 대해 여러 견해를 제시하였는데, 막목은 관악기이며 피리 종류라는 공통된 의견으로 모아진다.

첫 번째는 막목은 가로로 부는 관악기 중 ‘지’ 또는 세로로 부는 관악기 중 ‘향피리’라는 추정이다. 중국 문헌과 일본 문헌에서 고구려 음악과 백제 음악에 보이는 악기를 비교하여 현악기인 오현(五絃), 또는 관악기인 지(箎)나 향피리[鄕篳篥] 중의 하나를 막목으로 보았다. 그러나 막목이 관악기의 일종일 것이라는 학설이 대세를 이루면서, 막목을 관악기인 ‘지’나 ‘향피리’ 중 하나로 추정하였다.

향피리

향피리 <출처 : 국립국악원@e뮤지엄. 소장품번호 보유 258>

두 번째는 막목이 도피피리[桃皮篳篥]이라는 주장이다. 이 학설은 『구당서』(舊唐書, 940~945)의 “지금 동이(東夷)의 관목(管木)이라는 것은 도피피리이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하는데, 여기서 관목은 막목을 지칭한다고 한다. 중국어로 ‘管木’은 ‘관무’(guanmu)이고, ‘莫目’은 ‘모무’(momu)이기 때문에 발음이 다르지만, 모두 2음절로 되어 있고 두 번째 음절의 ‘木’와 ‘目’이 발음상 유사하므로 관목이 막목을 가리키는 것이라 하였다.

도피피리는 『악서』(樂書)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송나라 진양(陳暘)의 『악서』에는 “도피를 말아서 분다. 옛날에 이를 관목이라 하였고, 또한 도피피리라고 하였다”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그림으로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악서』의 도피피리는 겹서(double reed)의 취구를 갖는 관악기로 앞면에 6개의 지공이 있다. 즉 도피피리는 복숭아나무 껍질인 도피를 관대 형태로 말거나, 도피로 관대의 겉을 감아 만든 피리를 말한다.

『악서』(樂書)의 도피피리

『악서』(樂書)의 도피피리 <출처 : 『韓國音樂學資料叢書』, 제 10집 진양악서(23쪽)@국립국악원>

한반도에도 나무껍질 등을 이용하여 만든 악기가 존재하였음을 『악학궤범』(樂學軌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악학궤범』에는 이를 초적(草笛)이라고 하여 ‘도피를 만 것’과 ‘갈댓잎을 만 것’, ‘나뭇잎을 입에 대고 부는 것’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였다. 여기서 ‘도피를 만 것’은 도피피리를 말하고 ‘갈댓잎을 만 것’은 가(笳)라는 악기를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도피피리’와 ‘가’, ‘초금’(草琴)이 같은 악기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가는 호드기를 지칭하며 호드기 또한 버들피리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따라서 막목은 도피피리로 추정되며, 도피피리는 호드기로 이어진 것으로 보았다.

만약 막목을 복숭아나무 껍질로 관대의 겉을 감아 만든 도피피리라고 가정한다면, 현재 일본 가가쿠(雅樂)의 한반도 계통 음악에서 연주되고 있는 관악기인 히치리키(篳篥, ひちりき)와 연관성이 높아진다. 가가쿠는 일본의 궁중음악으로 일본 고대 악무(樂舞)와 중국에서 들어온 도가쿠(唐樂), 고대 한반도에서 유입된 고마가쿠(高麗樂)를 포함한다. 가가쿠에 사용되는 관악기는 고마부에(高麗笛, こまぶえ)와 히치리키가 있는데 고마부에는 횡적 계통이므로 종적인 히치리키가 막목과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히치리키는 대나무 관대에 안쪽에는 검게 옻칠을 하고 겉면은 벚나무 껍질을 감아 만드는데 이러한 악기 제작의 특징이 도피피리와 유사하다.

히치리키

히치리키 <출처 : Photo by Marion Wenzel. ©Museum für Musikinstrumente der Universität Leipzig. >

가가쿠 연주 모습

가가쿠 연주 모습 <출처 : (CC BY-SA) Miya.m@Wikimedia Commons>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국악방송에서는 6개의 지공을 가진 대나무 관대에 어교(魚膠)를 발라 복숭아나무 껍질을 감싸 붙인 도피피리를 재현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국립국악원. 『雅樂, 한 · 일 영혼의 울림』. 국립국악원. 2015.
  • 김희정. “고구려 악기 연구.” 중앙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02.
  • 송방송. 『증보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10.
  • 이종구. “백제관악기 연구.” 『음악논단』 29(2013): 59-97.
  • 이진원. “막목의 문헌적 재검토.” 『한국공연예술연구논문선집』 2(2000): 301-322.
  • 이혜구. “일본에 전하여진 백제악.” 『백제연구』 2(1971): 57-76.
  • 이혜구. “고구려악과 서역악.” 『한국공연예술연구논문선집』 2(2000): 323-357.
  • 장사훈. 『증보한국음악사』. 세광음악,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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