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황의 제작

생황의 제작

요약 생황은 공명통인 포에 죽관을 꽂아 만든다. 공명통은 원래 박으로 만들었으나 현재는 나무를 깎거나 금속을 단조(鍛造)하여 제작한다. 죽관의 아랫부분에는 쇠청을 부착한 발을 연결한다. 리드에 해당하는 쇠청은 금속으로 제작한다.

1. 공명통 만들기

생황은 조선 전기에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악기제작에 성공하였으나 양란을 거치면서 제작기술이 단절되었고, 그 이후 수입에 의존하였다. 2007년 국립국악원에서 악기 복원을 시도하면서 국내 제작이 가능해졌다.

공명통은 포와 취구로 구분된다. 포의 내부에는 공기의 순환을 유도하는 원통형의 구조물이 있으며, 포의 상단에는 관대를 꽂는 구멍을 뚫은 덮개를 덮는다.

1) 포(공명통) 만들기

포는 원래 박으로 만들었으나, 박으로 만든 포는 습기에 민감하고 파손에 취약하여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근래에는 나무나 금속으로 대체하고 있다. 나무의 경우 오동나무에 옻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포(공명통)를 다듬을 때에는 먼저 원통형 나무의 내부를 깎는다. 한쪽은 막힌 채로 두고 다른 한쪽만 속을 파내듯 깎아 밥그릇과 유사한 형태로 다듬는다. 측면에는 취구를 연결하는 구멍을 뚫는다.

38관 생황의 포

38관 생황의 포 <출처: ©악기백과>

형태가 완성된 포에는 옻칠을 한다. 옻칠은 옻나무의 수액을 바르는 것을 의미하는데, 광택을 주고 나무의 내구성을 강하게 한다. 포를 금속으로 제작할 경우에는 금속판을 두드려 둥근 형태로 다듬고 양 끝을 연결하여 원통형을 만든다. 바닥부분은 다른 금속판을 둥글게 잘라 붙인다.

2) 취구 만들기

생황의 취구는 형태에 따라 긴 부리 취구와 짧은 부리 취구로 나눌 수 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생황이 짧은 부리 취구 형태로 제작된다. 취구는 금속 또는 나무로 제작하는데, 『악학궤범』에는 구리[銅]를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취구는 외형과 내공의 형태가 다르다. 금속 취구는 쇠판을 물방울 모양으로 자른 뒤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의 직경에 맞게 내공을 이루는 원통을 금속판으로 만들어 부착한다. 또 다른 금속판을 다듬어 부리 형태의 외형을 만든다. 외형은 포와 닿는 부분은 원형으로, 입술이 닿는 부분은 물방울 모양의 타원형으로 입술이 닿는 부분으로 갈수록 직경이 점차 넓어지도록 만든다.

금속으로 제작한 취구
금속으로 제작한 취구

금속으로 제작한 취구
<출처: ©악기백과>

나무로 제작할 경우 취구의 외형을 부리 형태로 깎고, 가운데에 숨을 불어 넣을 내공을 뚫는다.

나무로 제작한 취구

나무로 제작한 취구 <출처: ©악기백과>

3) 포 결합하기

밥그릇의 형태로 다듬은 포의 측면에 뚫은 구멍에 취구를 부착한다. 포의 내부에는 원통형의 구조물을 붙이는데, 이는 취구로 유입된 공기를 원통의 좌우로 흐르게 하여 관대가 위치한 포의 가장자리로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는 것이다. 『악학궤범』에도 공명통의 가운데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그 주위는 비어있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포의 윗면은 덮개로 덮는다. 『악학궤범』에 따르면, 덮개의 재질은 흑각(黑角)을 사용하였다고 전한다. 현재는 나무 또는 금속으로 만든다. 덮개의 가장자리에 관대를 꽂을 구멍을 뚫어 관대를 꽂을 수 있도록 한다. 17관생의 경우 17개의 구멍이 모두 원판의 가장자리에 위치할 수 있으나 관대의 수가 많은 개량 생황의 경우에는 구멍을 두 겹 이상으로 뚫기도 한다.

전통 생황의 공명통에 관대를 꽂을 구멍을 뚫은 덮개를 덮은 모습
개량 생황(38관)의 공명통에 관대를 꽂을 구멍을 뚫은 덮개를 덮은 모습

전통 생황(왼쪽)과 개량 생황(38관)의 공명통에 관대를 꽂을 구멍을 뚫은 덮개를 덮은 모습
<출처: ©악기백과>

38관 개량 생황
38관 개량 생황의 공명통과 취구

38관 개량 생황의 공명통과 취구
<출처: ©악기백과>

2. 관 만들기

관대는 검은색 대나무인 오죽(烏竹)을 사용한다. 관대의 아랫부분에는 단단한 나무로 만든 발을 결합한다. 발에는 금속제 리드인 쇠청을 붙인다.

1) 관(관대) 만들기

관대를 만드는 대나무는 지름이 1cm 정도인 것 중에서 내경이 일정한 것을 고른다. 선별된 대나무에 열을 가해 곧게 편 후, 대나무 내부의 구멍을 다듬는다. 이웃하는 관대와 최대한 밀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대의 측면 부분을 얇게 잘라낸다. 관대 전면의 아랫부분에는 지공을 뚫고, 후면의 윗부분에는 산구를 뚫는다.

산구

산구 <출처: ©악기백과>

2) 쇠청 만들기

조선 후기의 기록에는 전란으로 황엽(簧葉, 쇠청)장이 사망하여 생황의 제작이 단절되었다고 전한다. 이를 통해 생황 제작의 가장 핵심은 쇠청의 제작 기술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제작 과정에서도 쇠청의 제작은 아주 섬세하고 까다롭다.

쇠청은 주로 청동판으로 제작한다. 청동판을 가열하여 부드럽게 만든 다음 일정한 두께로 얇게 다듬는다. 이 때 두께는 음고를 결정하므로 아주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진동이 가능할 만큼 아주 얇아야 한다.

쇠청은 가운데 부분을 ‘ㄷ’자 모양으로 절단하여 리드와 테두리로 구분한다. 이 때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미세하게 자르는 것이 중요하다. 2007년 국립국악원의 제작 과정에서는 삼각형 칼을 만들어 이 부분을 잘라내었는데, 뒷면이 거의 잘라질 정도가 되었을 때 그라인더 돌에 살짝 갈아내어 마무리하였다고 한다.

쇠청

쇠청 <출처: ©악기백과>

3) 발 만들기

발[足]은 단단한 나무로 만든다. 『악학궤범』에는 황양목(黃楊木)을 썼다고 전한다. 원통형으로 만든 나무조각의 윗부분의 둘레와 지름은 관대와 같게 하고, 아랫부분은 살짝 좁아지게 다듬는다. 이 나무의 가운데를 뚫어 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아랫부분의 절반 정도를 길게 잘라내어 생겨난 직사각형의 단면에 쇠청을 부착한다.

발의 측면과 정면

발의 측면과 정면 <출처: ©악기백과>

4) 관과 발, 쇠청 결합하기

발의 위쪽은 관대를 결합하고 아래쪽 절단면에는 쇠청을 붙인다. 쇠청의 테두리 부분이 발 절단면의 가장자리와 맞붙는 것이다. 인두로 밀납을 녹여 둘을 부착한다. 발의 절단면뿐만 아니라 가장자리도 밀납으로 땜하여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 발에 부착한 쇠청 위에는 돌의 일종인 청석을 바른다. 청석을 동판에 갈아서 점성이 생기면 손가락이나 붓을 이용해 쇠청의 윗면에 발라준다. 음고에 따라 청석의 양을 달리하는데, 보편적으로 고음은 얇게 바르고 저음은 보다 두껍게 바른다. 이는 음색을 조절하고, 쇠청에 침이 닿아 부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쇠청의 미세 조율에 사용하는 도구들

쇠청의 미세 조율에 사용하는 도구들 <출처: ©악기백과>

청석이 마른 뒤에는 리드의 윗부분에 붉은색 밀납인 홍납을 점처럼 떨어뜨려 미세하게 음정을 조정한다. 홍납의 양이 적을수록 음정이 높아지고 많을수록 낮아진다.

밀납을 떨어뜨려 음정을 조율한 쇠청

밀납을 떨어뜨려 음정을 조율한 쇠청 <출처: ©악기백과>

3. 공명통과 관 결합하기

공명통의 덮개에 뚫린 구멍에 관대를 하나씩 꽂는다. 이 때 관대의 아랫부분이 포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관대는 대부분의 지공이 바깥을 향하도록 하는데, 측면의 살짝 깎아낸 부분이 옆 관대와 맞물리도록 하여 관대들을 밀착시킨다.

17관생의 결합 전 모습

17관생의 결합 전 모습 <출처: ©악기백과>

38관 개량 생황의 결합 전 모습

38관 개량 생황의 결합 전 모습 <출처: ©악기백과>

두석(豆錫, 놋쇠)으로 만든 띠를 이용하여 관대를 묶어주는데 이 때 두석 띠는 관대와 수직이 되도록 한다. 띠를 두르면 관대는 위쪽이 모아지는 형상이 된다.

두석 띠를 둘러 관대를 묶은 모습

두석 띠를 둘러 관대를 묶은 모습 <출처: ©악기백과>

두석 띠를 둘러 관대를 묶은 모습

두석 띠를 둘러 관대를 묶은 모습 <출처 : Photo by Claude Germain. ©Musée de la musique. >

한지수 · 송영남 작곡 및 생황(Saenghwang) 연주, <시선을 거둔 후 Take One’s Eyes Off>의 뮤직비디오시작부터 약 십여분간의 영상을 통해 쇠청의 조율 및 결합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참고문헌

  • 국립국악원. 『국악기연구보고서』. 2007.
  • 국립국악원. 『국악기 실측 자료집2』. 2012.
  • 송혜진. 『한국악기』. 열화당, 2002.
  • 『악장등록(樂章謄錄)』.
  • 『韓國音樂學資料叢書, 제26집 : 영조판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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