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레오스

판다레오스

[ Pandareus, Pandare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서 도둑질 잘 하기로 이름난 밀레토스의 왕이다. 그는 제우스 신전을 지키는 황금 개를 훔쳐 리디아의 왕 탄탈로스에게 맡겼다가 제우스의 진노를 사 목숨을 잃었다. 탄탈로스도 개를 맡은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다 제우스에게 벌을 받았다. 판다레오스에 관한 밀레토스의 전설 중에는 그와 딸들이 모두 새로 변하는 이야기도 있다.
판다레오스의 딸들

판다레오스의 딸들

외국어 표기 Πανδάρεως(그리스어)
구분 왕 > 밀레토스
상징 도둑의 명수
관련 상징 황금개, 흰꼬리수리
가족관계 메롭스의 아들, 아에돈의 아버지, 켈리돈의 아버지

판다레오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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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레오스 인물관계도
제토스아에돈
판다레오스 인물관계도2
아에돈켈리돈

판다레오스는 밀레토스의 왕 메롭스님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암피다마스의 딸 하르모토에와 결혼하여 세 딸 아에돈, 클레오테라, 메로페(혹은 아에돈 카미로, 크리티에)를 낳았다. 밀레토스에 전해지는 다른 전설에 따르면 판다레오스와 하르모토에 사이에 태어난 딸은 아에돈과 켈리돈 두 명이었다.

신화 이야기

제우스 신전의 개를 훔친 판다레오스

크레타의 제우스 신전에는 그곳을 지키는 황금 개가 있었다. 이 개는 레아 여신이 어린 아들 제우스를 크로노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크레타의 동굴에 숨겨 두고 문지기로 삼았던 개로,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개를 밀레토스의 전설적인 왕 메롭스의 아들 판다레오스가 훔쳤다(이 설에 따르면 판다레오스의 아버지는 도둑의 신 헤르메스라고도 한다). 판다레오스는 신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 개를 리디아의 시필로스 산으로 데려가 탄탈로스에게 맡겼다.

나중에 헤르메스가 제우스의 명령으로 개를 찾으러 왔을 때 탄탈로스는 그런 개를 본 적이 없다며 시치미를 뗐다. 그는 심지어 개를 맡겼던 판다레오스가 개를 되돌려받으러 왔을 때도 개를 맡은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헤르메스는 결국 탄탈로스의 궁에서 개를 찾아냈고 제우스는 거짓말을 한 벌로 탄탈로스를 벼락을 내리쳐서 쓰러뜨린 뒤 시필로스 산으로 눌러버렸다.

탄탈로스의 처벌을 전해들은 판다레오스는 겁을 먹고 아내 하르모토에와 딸들을 데리고 시칠리아로 도망쳤다. 하지만 제우스는 그를 찾아내어 아내 하르모토에와 함께 죽였다. 이 설에 따르면 제우스는 판다레오스를 돌로 만들어버렸다고도 한다.

이 신화에 등장하는 판다레오스는 데메테르 여신의 각별한 총애를 받아 아무리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판다레오스의 딸들

판다레오스와 하르모토에 사이에는 세 딸이 있었는데 맏딸 아에돈은 이미 제토스와 결혼한 상태였고, 나머지 두 딸 클레오테라와 메로페(혹은 카미로와 크리티에)는 아직 어린아이들이었다. 올림포스의 여신들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두 여자아이를 측은하게 여겨 자신들이 돌봐주었다.

아프로디테는 아이들을 맡아 기르며 달콤한 꿀과 치즈 등 먹을 것을 주었고, 헤라는 지혜와 아름다움을, 아르테미스는 우아한 몸매를, 아테나는 뛰어난 손재주를 선사하였다. 두 자매가 나무랄 데 없는 처녀로 자라나자 아프로디테는 올림포스로 올라가 제우스에게 이들의 남편감을 찾아달라고 청하였다. 하지만 아프로디테가 없는 사이 괴조 하르피이아이가 두 자매를 납치하여 하계에 있는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에게로 데려가 그들의 하녀로 삼았다.

아에돈은 제토스와 사이에서 외아들 이틸로스를 낳았는데 암피온의 아내 니오베에게 아들과 딸이 많은 것을 시기하였다(→‘니오베’ 참조). 그래서 니오베의 장남 아말레우스를 잠든 사이에 죽이려 했지만 실수로 침대를 혼동하여 같은 방에서 자고 있던 이틸로스를 죽이고 말았다. 나중에 사실을 알고 난 아에돈은 아들 이틸로스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다가 제우스에 의해 꾀꼬리로 변했다. 고대 그리스어로 아에돈은 꾀꼬리를 뜻하고 이틸로스는 꾀꼬리 울음소리의 의성어이다.

밀레토스의 전설

밀레토스의 전설에서 판다레오스의 신화는 제비와 꾀꼬리의 변신담에 연결된다. 그에 따르면 판다레오스에게는 두 딸 아에돈켈리돈이 있었다. 맏딸 아에돈은 목수 폴리테크노스와 결혼하여 아들 이티스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이들은 행복에 취한 나머지 자만에 빠져 자신들이 제우스헤라보다 더 행복하다고 신들을 모욕하였고, 화가 난 헤라는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보내 이들 부부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불화의 여신은 부부의 경쟁심을 부추겨 내기를 하게 만들었다.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여종을 한 명 바치는 내기였는데, 아내에게 진 폴리테크노스는 마음속 깊이 앙심을 품게 되었다.

그는 복수를 계획하고 장인을 찾아가 아내 아에돈이 동생 켈리돈을 몹시 보고 싶어 하니 데리고 가게 해달라고 청했다. 그리고 함께 돌아가는 길에 켈리돈을 강제로 욕보인 뒤 머리를 자르고 여종의 옷을 입혀 집으로 데려갔다. 그는 켈리돈에게 이 일을 발설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하고는 아에돈에게 내기에 이긴 상이라며 그녀를 여종으로 내주었다. 아에돈은 남편이 새로 데려온 여종이 오랫동안 보지 못한 동생 켈리돈이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켈리돈이 근처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혼자 신세한탄을 하는 소리가 아에돈의 귀에 들어갔고, 사실을 알게 된 아에돈은 여동생 켈리돈과 함께 복수를 다짐했다. 그들은 아에돈이 폴리테크노스에게 낳아준 아들 이티스를 죽여 음식으로 만들어 폴리테크노스에게 먹이고는 밀레토스로 달아났다. 뒤늦게 자신이 먹은 음식의 정체를 알게 된 폴리테크노스는 자매를 잡으러 쫓아갔지만 오히려 딸들로부터 사위의 악행을 전해들은 판다레오스의 손에 붙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판다레오스는 폴리테크노스를 꽁꽁 묶은 다음 전신에 꿀을 발라 들판에 던져버렸다. 미친 듯이 달라붙는 파리들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 남편을 불쌍히 여긴 아에돈이 파리를 쫓아주려 하자 그녀의 형제들과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아에돈마저 죽여 버리려 하였다. 보다 못한 제우스는 처참한 불행에 빠진 이들 가족을 모두 새로 만들어 버렸다. 폴리테크노스는 펠리컨, 판다레오스는 흰꼬리수리, 켈리돈은 제비, 아에돈은 꾀꼬리가 되었다.

참고자료

  •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 핀다로스, 『올림피아 찬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안토니누스 리베랄리스, 『변신이야기 모음집』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