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피온

암피온

테바이의 왕

[ Amphion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바이의 왕이다. 쌍둥이 형제 제토스와 함께 테바이를 다스리며 일곱 성문이 달린 테바이 성을 축조하였다. 그의 아내 니오베는 자식의 많음을 레토 여신에게 뽐내다가 레토의 유일한 아들딸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손에 자식들을 모두 잃었다.
샤를 라메르, 파리 운벨 호텔 : 1층 침실 천장화 : 리라를 연주하는 암피온, 1872년경

샤를 라메르, 파리 운벨 호텔 : 1층 침실 천장화 : 리라를 연주하는 암피온, 1872년경

외국어 표기 Ἀμφίων(그리스어)
구분 왕 > 테바이
상징 칠현금, 음악
어원 달의 보호를 받는 자
관련 상징 리라(칠현금)
가족관계 제우스의 아들, 안티오페의 아들, 제토스의 형제, 니오베의 남편

암피온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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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피온 인물관계도
크토니오스닉테우스리코스디르케탄탈로스제우스안티오페니오베제토스

암피온은 테바이 섭정 닉테우스의 딸인 안티오페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제토스와 쌍둥이 형제다. 암피온은 리디아 왕 탄탈로스의 딸인 니오베와 결혼하여 아들 일곱 명과 딸 일곱 명, 혹은 각각 열 명씩을 낳았다.

신화 이야기

출생

암피온과 제토스는 당시는 카드메이아라고 불리던 테바이의 섭정 닉테우스의 딸 안티오페사티로스로 변신한 제우스와 정을 통해서 낳은 쌍둥이 아들이다. 안티오페가 쌍둥이를 임신한 채 시키온의 왕 에포페우스에게로 도망치자 닉테우스는 사랑하는 딸의 부정한 행실에 낙담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혹은 에포페우스가 딸을 유혹하여 임신시켰다고 여겨 그와 결투를 벌이다 죽었다. → ‘에포페우스’ 참조). 닉테우스는 죽어가면서 동생 리코스에게 복수를 당부했고 리코스는 시키온으로 쳐들어가서 안티오페를 빼앗아왔다.

리코스는 조카의 딸 안티오페가 테바이로 돌아오는 길에 쌍둥이를 출산하자 아이들을 카이론 산에 버리고 안티오페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서 아내 디르케의 노예로 삼았다. 산에 버려진 암피온과 제토스는 목동이 발견하여 집으로 데려가 길렀다.

돌을 움직이는 암피온의 리라 연주

제토스와 암피온

제토스와 암피온

쌍둥이는 목동의 집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자랐다. 제토스는 무술과 목축 등 힘 쓰는 일을 좋아한 반면, 암피온은 헤르메스에게 제단을 만들어 바치고 선물 받은 리라 연주에 몰두하였다.

그는 헤르메스에게서 받은 4현으로 된 리라(사현금)에 현 3개를 추가하여 7현으로 된 리라(칠현금)를 새로 만들었으며 오늘날의 장조에 해당하는 음계도 발명하였다. 그의 아내 니오베의 고향인 리디아에서 연주되는 리라는 모두 칠현금이었다고 한다.

제토스는 리라에만 열중하는 암피온을 틈만 나면 조롱했지만 암피온의 음악적 재능은 나중에 테바이 성을 축조할 때 제토스의 힘을 훨씬 능가하는 위력을 발휘하였다. 제토스는 돌을 등에 짊어지고 날랐지만 암피온은 리라를 연주하여 돌들이 스스로 성벽 쪽으로 움직이게 하였다.

일곱 개의 성문을 지닌 유명한 테바이 성은 이들 쌍둥이 형제의 작품이다. 일곱 개의 성문은 암피온이 연주한 리라의 7현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훗날 아르고스의 7장군이 테바이로 쳐들어와 성문을 각각 하나씩 맡아서 공격했지만 테바이 성의 일곱 개 성문은 하나도 파괴되지 않았다(→‘테바이 공략 7장군’ 참조).

어머니 안티오페의 복수

한편 리코스의 궁에 노예로 들어간 안티오페는 리코스와 디르케에게 모진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 리코스는 조카의 딸 안티오페가 아버지를 배신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여겨 미워하였고, 디르케는 안티오페의 미모를 질투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안티오페는 그녀를 묶고 있던 사슬이 제우스의 도움으로 저절로 풀린 덕분에 리코스의 궁을 탈출하여 두 아들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를 몰라본 어머니와 두 아들의 상봉이 극적으로 이루어진 뒤 암피온과 제토스는 어머니의 학대 사실을 듣고 복수를 다짐하였다.

무예가 출중하여 ‘백마를 탄 디오스쿠로이(제우스의 아들들)’라고도 불리던 두 형제는 리코스의 궁으로 쳐들어가 리코스와 디르케를 죽였다. 디르케의 죽음은 특히 끔찍했다. 형제는 그녀를 산 채로 황소 뿔에 묶어 바위투성이의 언덕을 끌고 다니며 갈가리 찢겨져 죽게 만들었다. 그 후 두 형제는 앞서 언급한 테바이 성을 쌓은 뒤 나라 이름을 카드메이아에서 테바이로 바꾸어 함께 다스렸다. 테바이는 제토스의 아내 테베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돌로 변한 니오베

암피온은 리디아 왕 탄탈로스의 딸인 니오베와 결혼하여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을 낳았다(전승에 따라 자식들의 수는 다르다). 니오베는 수많은 아들딸을 거느린 자신이 아들 하나 딸 하나 밖에 없는 레토 여신보다 더 낫다고 뽐내다가 레토의 자식인 아폴론아르테미스의 손에 자식들을 모두 잃었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니오베의 자식들을 아들딸 한 명씩만 남기고 모두 죽여버린 것이다. 자식을 잃은 니오베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다 돌로 변하였다. 암피온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도 하고 아폴론의 신전을 부수려 하다가 아폴론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도 한다.

암피온과 제토스가 죽은 뒤에는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가 테바이의 왕이 되었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스트라본, 『지리지』
  • 카를 케레니, 『』, 궁리출판사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