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

바벨론

[ Babylon ]

‘신(神)의 문’이란 뜻의 아카드어 ‘바빌루’의 음사(音辭). ‘혼란’이란 뜻. 갈대아의 수도로(마 1:11; 계 14:18), 바그다드 남쪽 50㎞ 지점 유브라데 강변에 위치한 성읍. 훗날에는 이 성읍을 중심으로 건설된 바벨론 제국을 가리킨다. 한편, 성경에서 바벨론은 ‘강 저쪽’(수 24:2-3), ‘해변 광야’(사 21:1, 9), ‘딸 갈대아, 여러 왕국의 여주인’(사 47:5), ‘세삭’(렘 25:12, 26), ‘므라다임의 땅’(렘 50:21), ‘온 세계의 망치’(렘 50:23), ‘온 세계를 멸하는 멸망의 산’(렘 51:25), ‘갈대아 땅’(겔 12:13), ‘시날 땅’(단 1:2; 슥 5:11) 등으로 묘사되고 있다.

바벨론

기원

인류 최초의 영웅 니므롯에 의해 세워진 여러 도시들 중에 한 곳이었다(창 10:10; 11:1-9). 이때는 대략 B.C. 4000년(혹은 3000년)경으로 본다. 그렇다면 이 도시는 인류가 거주했던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수메르인의 문서에 따르면, 바벨론은 아카드의 사르곤 왕에 의해 B.C. 2400년경 파괴되었다. 그리고 B.C. 2000년대 후반기에 우르(Ur)의 제3왕조(B.C. 2150-2000년경)의 술기 왕이 바벨론을 점령한 뒤 그 후계자들이 계속 지배해 오다가 그후 셈족 계열의 아모리 왕조(Amorite)가 침입해 도시를 전복시키고 바벨론 제1왕조(고대 바벨론)를 열었다. 그 왕조의 첫 왕 수무아붐(Sumu-abum)은 이 도시의 성벽을 복원했고, 삼수일루나(Samsu-iluna) 왕은 도시를 확장하는 등 당대 패권 세력으로서의 영화를 구현하였다(이 시대의 유물은 유브라데 강의 범람으로 거의 유실됨). 제1왕조는 B.C. 1595년 무르실리스 1세(Mursilis Ⅰ)가 이끄는 헷 족속(Hittites)에 의해 도시가 함락될 때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

역사

① 바벨론 제1왕조에서 가장 유명한 왕은 제6대 함무라비(Hammurabi, B.C. 1792-1750년) 왕이다. 그는 중앙 집권 국가 건설, 행정 조직 정비, 종교적 봉건제 실시, 운하의 개통 등 고대 바벨론 문화의 황금 시대를 이루었다. 특히 사회 질서 유지와 경제적 정의 실현을 위해 ‘함무라비 법전’을 제정하였다.

② 그후 헷 족속에 의해 도시가 함락되었고 주신(主神) 마르둑과 그 배우자 신 차르파니툼 신상이 헷 족속의 성읍으로 옮겨졌다. 그 이후 카시트(Cassit) 족속, 앗수르, 엘람에 의해 차례로 지배당했다.

느부갓네살 1세(Nebuchadnezzar, B.C. 1124-1103년경)가 빼앗겼던 마르둑 신상을 되찾아옴으로써 중기 바벨론 시대를 열었다. 중기 바벨론은 독립 국가 형태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주변국 앗수르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④ 신앗수르 제국의 디글랏 빌레셀, 사르곤 2세에게 저항하다 그 뒤를 이은 산헤립(Sennacherib, B.C. 704-681년)에 의해 전멸되고 도시는 약탈당했다(B.C. 689년경).

⑤ 앗수르의 에살핫돈이 노쇠한 이 도시를 재건하는 등 바벨론에 대한 유화 정책을 시도했으나 바벨론 시민들의 독립 의지는 꺾지 못했고 마침내 나보폴라살(Nabopolassar, B.C. 625-605년)을 중심으로 하는 민중 봉기를 통해 앗수르 군대멸절시키고 바벨론은 다시 제국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⑥ 바벨론의 나보폴라살과 그의 정력적인 아들 느부갓네살 2세(Nebuchadnezzar Ⅱ, B.C. 605-562년경) 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때 유다 백성나라를 잃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다(왕하 24-25장). 바로 이때가 고대 세계에서 바벨론이 그 영화를 자랑하던 시기였다.

벨사살(Belshazzar, B.C. ?- 539년) 왕 때, 바사고레스(Cyrus Ⅱ, B.C. 539-530년)에 의해 바벨론이 멸망당했다(B.C. 539년경, 단 5:30).

⑧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 시대를 거치면서 수리아의 셀류쿠스 1세(니카토르)가 티그리스 강변에 셀류키아(Seleucia) 시(市)를 세우면서 바벨론은 결국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바벨론의 영화

느부갓네살 2세 때 바벨론은 최고의 영화를 누렸다. 도성규모가 2배로 커졌으며, 성벽은 2중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또 도로는 바둑판 식으로 잘 정비되었으며, 도시를 가로질러 유브라데 강의 수로와 운하가 흘렀다. 당시의 공중 정원(hanging garden)은 지금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고 있다.

바벨론의 주요 신들

① 벨(Bel) - 가나안의 바알과 같은 뜻으로 ‘주’(主)를 의미한다. 바벨론의 주신 ‘마르둑’(Marduk)의 히브리식 표현. ‘벨 므로닥’으로도 불린다. 태양, 바람, 폭풍을 주관하는 신. 바벨론 신화에 의하면 원래 수메르인의 신 ‘엔키’(Enki) 혹은 아카드인의 신 ‘에아’(Ea)의 장자로 알려졌으며, 처음에는 지위가 낮았으나 함무라비 시대 이후 바벨론의 최고 신으로 숭배되었다.

② 므로닥(Merodach) - ‘마르둑’의 모음을 달리 표기한 읽기로, ‘마르둑’과 동일 신으로 추정된다(렘 50:2). 바벨론 신화에 의하면 태초에 혼돈의 신 티아맛(Tiamat)을 살해하고 천지의 질서를 회복한 신으로 알려져 있다. 바벨론의 ‘에사길라’(Esagila)에는 그의 신전이 있다.

③ 느보(Nebo) - 주신 마르둑의 아들. 문학과 과학의 신(사 46:1)인 동시에 신의 뜻을 전하는 전령, 농사를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된다. 또 그의 신전은 보르십파(Borshppa)로 불리는데, 에 지다(E-zida)에 있다. 바벨론 왕 나보폴라살, 느부갓네살, 나보니두스의 이름은 모두 ‘느보’ 신과 관계 있다.

상징성

남유다 왕국멸망시킨 바벨론은 묵시문학에서 하나님의 나라백성대적하는 로마 제국, 세상 나라, 멸망당할 사탄 및 사탄의 왕국, 우상 숭배배교(背敎) 등으로 상징된다(벧전 5:13; 계 14:8; 17:5; 18:2, 10).

관련이미지

바빌론의 공중정원

바빌론의 공중정원 출처: 실크로드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