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개화

[ flowering ]

개화는 뿌리, 줄기과 같은 영양생장을 지속하는 단계에서 과 배우자체라는 생식기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이 과정은 많은 에너지와 물질의 재분배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러한 개화는 다수의 유전자 발현의 연쇄반응을 통하여 개시된다.

목차

개화의 3가지 범주1)

  • 한해살이 식물 - 생활사를 1년에 마치는 식물로서 옥수수, 밀, 벼 및 대두와 같이 우리의 음식에 중요한 많은 작물이 포함된다. 개화 후에 이들 식물은 대부분의 에너지와 물질을 종자열매의 발달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말라 죽는다.
  • 두해살이 식물 - 생활사를 2년에 마치는 식물로서 양배추, 양파, 야생 당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첫해에는 영양생장을 하며, 당근과 같은 지하 뿌리나 양파와 같은 줄기에 탄수화물을 저장한다. 이듬해에 과 종자를 형성하기 위하여 저장된 탄수화물의 대부분을 사용하며, 종자가 형성된 후에 식물은 죽는다.
  • 여러해살이 식물 - 3년 이상 혹은 훨씬 더 오래 사는 식물이다. 단풍나무는 400년 이상을 살며, 여기에는 나무와 관목뿐만 아니라 야생화를 포함한다. 이들은 매년 꽃이 피지만 살아 남아 다음해에도 계속 생장한다. 

꽃대분열조직과 꽃분열조직의 형성

영양생장을 지속하는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은 꽃을 형성하지 않고 계속 영양기관을 만든다. 이러한 지상부 분열조직은 곁눈의 생성을 멈추고, 식물에 따라서 포엽(bract)이라고 불리는 더 작은 잎을 만들고 줄기와 이 사이에 새로운 꽃대분열조직(inflorescence meristem)을 형성한다. 이러한 새로운 분열조직은 꽃을 형성하는 꽃분열조직(floral meristem)으로 발달한다. 각 꽃분열조직은 4개의 나선형 기관인 꽃받침, 꽃잎, 수술심피(암술)를 형성한다(그림 1). 

그림 1. 식물의 개화과정.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이 잎과 줄기의 생성을 중지하고 꽃대분열조직으로 발달함. 꽃분열조직은 꽃으로 발달함. (출처: KSPB)

개화를 위한 유전자 발현의 연쇄반응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에서 꽃대분열조직 및 꽃분열조직으로 발달을 결정하는 유전자들이 애기장대와 같은 모델식물에서 밝혀졌다. 이들은 크게 분열조직 결정유전자(meristem identity gene)와 꽃기관 결정유전자(floral organ identity gene)로 나뉜다.

  • 분열조직 결정유전자 - LEAFY와 APETALA1의 두 분열조직 결정유전자의 발현이 꽃 형성으로 이어지는 유전자발현의 연쇄적인 반응을 개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로서 APETALA1 유전자를 강한 활성을 가지는 포로모터에 붙여 도입하면, 그 식물은 주위 환경과는 상관없이 개화를 한다.
  • 꽃기관 결정유전자 - 분열조직 결정유전자의 단백질은 꽃기관 결정유전자의 발현을 촉발한다. 꽃기관 결정유전자는 MADS 박스 유전자와 같은 호메오틱(homeotic) 유전자로서 꽃분열조직 세포가 꽃받침, 꽃잎, 수술 및 심피가 되는 것을 결정하는 전사인자이며, 이들 꽃형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ABC 유전자라고 부른다. 

광주기에 의한 개화 시작

식물의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을 개화의 경로로 설정하는 가장 잘 연구된 대표적인 신호는 광주기이다. 광주기 자극에 반응하여 개화하는 식물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 단일식물 - 낮의 길이가 최대 임계치보다 짧을 때에만 꽃이 핀다. 벼, 메릴렌드 메머드 담배와 국화 등이 포함된다.
  • 장일식물 - 낮의 길이가 최소 임계치보다 길어야만 꽃이 피며, 애기장대와 시금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개화자극 신호는 잎에서 개화호르몬의 생성을 유도

광주기 수용체인 피토크롬(phytochrome)은 지상부 분열조직이 아닌 잎에 분포한다. 빛 차단 실험을 통하여 짧은 낮 조건에서 키운 단일식물의 잎을 긴 밤 노출을 자극하기 위하여 덮어두면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이 식물 전체가 긴밤에 노출된 것처럼 개화를 진행한다. 이것은 어떤 신호가 잎에서부터 식물의 조직을 거쳐 지상부 분열조직으로 이동함을 의미한다. 이 전달신호를 개화호르몬(florigen)이라 한다.

개화호르몬은 애기장대와 벼를 이용한 분자유전학적인 연구를 통하여 밝혀졌다. 애기장대의 개화호르몬 FT(flowering locus T)는 20 kDa의 작은 단백질이며, 원형질연락사를 통하여 이동이 가능하다. FT는 체관부의 반세포에서 합성되고 인접한 체관요소로 확산되어 들어가서 체관부 흐름을 통하여 정단분열조직으로 이동한다. CO(constans)는 FT의 합성을 촉진하는 전사인자이며, FT처럼 체관부의 반세포에서 발현된다. 이 단백질은 적절한 광주기에 의해서 안정화된다. FD(flowering locus D)는 FT 단백질이 지상부 정단분열조직에 도착하면 FT와 복합체를 형성하여 분열조직 결정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하는 전사인자로 함께 작용한다(그림 2). 

그림 2. 개화 과정의 개화호르몬인 FT의 작용 모식도. (출처: KSPB)

참고문헌

1. 강해묵 (2012) 생명의 원리. 라이프사이언스. pp 562-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