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분열조직

꽃분열조직

[ floral meristem ]

꽃분열조직은 수술 암술 등의 꽃기관을 만드는 조직으로, 꽃차례분열조직으로부터 발달하여 형성된다. 꽃차례분열조직이 일정 단계의 분화를 거치면 꽃기관분열조직으로 전환되거나 가지분열조직을 거쳐서 꽃분열조직으로 된다. 대부분의 경우, 꽃의 가장 밖의 기관인 꽃받침이 꽃분열조직으로부터 먼저 만들어 지며, 이어서 꽃잎, 수술, 암술이 순차적으로 만들어진다. 안갖춘꽃의 경우는 꽃기관 중 일부가 퇴화하기도 한다. 꽃분열조직은 암술을 만든 후 분열을 정지한다.1)2)

벼 꽃분열조직(왼쪽)과 암술분열조직 및 수술분열조직 (오른쪽). (출처:윤혜령)

목차

꽃분열조직 발달

영양생장기를 지낸 속씨식물생식생장을 하여 형성한 생식기관으로, 다음 세대로 유전정보를 보내기 위해 분화 발달한 기관이다. 영양생장을 하고 있는 식물이 일정한 발달 단계에 이르거나 특정 환경에 노출되면 개화신호물질이 잎에서 만들어져 줄기 정단부로 이동한다. 정단부의 슈트 정단분열조직(shoot apical meristem)은 이 신호를 받아 꽃차례분열조직(inflorescence meristem)으로 전환된다. 꽃차례분열조직은 일정 단계의 분화를 거쳐 꽃분열조직로 발달한다.

애기장대에서 꽃차례분열조직은 꽃분열조직으로 직접 전환되기도 하고, 가지분열조직(branch meristem)을 거쳐 꽃분열조직이 형성되기도 한다. 벼의 경우 꽃차례분열조직은 가지분열조직으로 발달하고 가지분열조직은 작은이삭분열조직(spikelet meristem)을 거쳐 꽃분열조직으로 전환된다.

영양분열조직은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잎원기를 측면에 형성하고 꽃차례분열조직도 반복적으로 꽃가지를 만들어 꽃차례를 형성하지만, 꽃분열조직은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 순서로 각기 다른 기관을 만들며 궁극적으로 발달을 멈춘다.

애기장대와 벼의 꽃분열조직 발달 모식도. IM, 꽃차례분열조직: BM, 가지분열조직: SM, 작은이삭분열조직; FM, 꽃분열조직. (출처:한국식물학회)

애기장대의 꽃분열조직 발달

꽃분열조직의 발달기작은 애기장대를 모델 식물로 하여 활발히 연구되었다. 애기장대의 꽃분열조직의 발달은 12 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를 조절하는 기작이 규명되고 있다. 꽃차례분열조직에서 꽃분열조직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F0)에서 가장 먼저 발현되는 유전자 중의 하나가 AINTEGUMENTA(ANT)이다. 이 시기에서 꽃분열조직은 거의 보이지 않으나, 꽃분열조직으로 발달을 유도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시작된다. 1단계에서 꽃분열조직은 꽃차례분열조직의 가장자리에서 발달한다. 새로 생긴 꽃분열조직은 먼저 만들어진 꽃분열조직에서 130~150도 위치에서 돌출된다. 돌출된 꽃분열조직은 1~2단계에서 점차 공모양으로 발달한다. 3단계에서 첫 번째 꽃기관인 꽃받침이 발달하며 씨방(ovary)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 후 발달단계에서 꽃잎, 수술, 암술이 순차적으로 발달한다.2)

꽃분열조직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들

애기장대에서 꽃기관 형성을 결정짓는 유전자는 LEAFY(LFY)와 APETALATA(AP1)이다. 슈트 정단분열조직(shoot apical meristem)은 TERMINAL FLOWER 1(TFL1)에 의하여 유지되는데, TFL1은 LFY와 AP1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영양생장을 유지한다. 식물이 발달하면서 정단분열조직에 SOC1 유전자의 발현이 올라가고, 이 유전자가 LFY1의 발현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AP1 및 이와 유사한 CAL과 FUL 유전자들도 LFY1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옥수수에서는 Indeterminate Spikelet 1(IDS1) 및 이와 유사한 SID1 유전자들이 꽃분열조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꽃분열조직 발달에서 옥신의 역할

옥신 분포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신은 꽃차례가 발달하면서 꽃분열조직이 형성될 위치에 축적된다. 다른 곳에서 꽃분열조직이 발달할 위치로 옥신이 이동하고, 자체에서도 옥신 생합성이 증가되어 옥신이 축적된다. 옥신수송 단백질을 전사하는 PIN1 유전자나 옥신 생합성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꽃차례만 발달되고 꽃기관은 형성되지 않는다. 또한 옥신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 이상이 생겨도 꽃분열조직이 형성되지 못한다. 충분한 농도의 옥신이 축적되면 그곳에서 LFY의 발현을 증가되며, LFY는 AP1과 AP3 등을 발현시켜 꽃분열조직으로 발달하게 한다. 외떡잎식물에서도 옥신은 꽃기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수수에서 옥신 생합성에 문제가 생긴 변이체는 꽃분열조직 발달에 이상이 생긴다.2)

꽃분열조직 유지

꽃분열조직이 다시 꽃차례분열조직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AP1에 결핍이 생기면 각각의 꽃 안에 다시 꽃이 생기거나 꽃차례가 형성된다. 이러한 표현형은 AGL24, SVP, 그리고 SOC1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AGL24를 과발현시키면 꽃분열조직이 꽃차례분열조직으로 바뀌며, 이러한 현상은 SOC1에 의해 더욱 촉진된다. AP1은 이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꽃분열조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SEPALLATA(SEP) 유전자들도 AGL24와 SVP 발현을 억제하여 꽃분열조직을 유지한다. AGL24와 SVP 유전자는 다른 쌍떡잎식물외떡잎식물에서도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

참고문헌

1. 이규배 (2016) 식물형태학. 라이프사이언스,
2. Liu C, ThongZ, Yu H (2009) Coming into bloom: the specification of floral meristems. Development, 136: 3379-3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