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아

출아

[ Budding ]

무성생식의 한 가지인 출아(出芽)법은 모체의 일부에서 나온 싹이 분리되어 새로운 개체가 되는 생식법으로, 히드라, 산호 등의 강장동물, 해면동물, 태충류, 갯지렁이 등의 환형동물, 멍게류, 효모 등이 있으며, 산호·태충·우렁쉥이류 등은 출아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개체가 모체에서 분리되지 않고 서로 이어져 군체를 이룬다. 

이중에서 효모는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출아법으로 번식하는 미생물로, 세포 표면에 작은 돌기가 생겨 점차 커지고 핵이 이동하면 원래의 세포와의 사이에 경계가 생겨 새로운 세포를 형성한다. 숙주세포로부터 분리될 때 숙주세포 막계의 특정 부위에서 뉴클레오캡시드를 둘러싸면서 마치 그 곳의 막이 싹을 밀어내는 것처럼 피막이 형성되면서 방출되는 바이러스의 번식 과정을 제외하면, 미생물 중에서는 출아 효모와 일부 담자균류에서만 발견되었다. 

출아법을 통해 번식하는 것은 모체를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면에서는 다소 불리하지만, 짝짓기 등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하나의 모체에서 다수의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한꺼번에 개체수를 늘리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번식법이다.

목차

동물에서의 출아

히드라, 산호 등의 강장동물, 해면동물, 태충류, 갯지렁이 등의 환형동물, 멍게류 등이 있으며, 산호·태충·우렁쉥이류 등은 출아에 의해 생겨난 새로운 개체가 모체에서 분리되지 않고 서로 이어져 군체를 이룬다. 

그림 1. 히드라의 출아법 (출처: Alamy RHN1GD)

그림 1. 히드라의 출아법 (출처: NaturePL 01188472)

효모에서의 출아

Schizosaccharomyces처럼 2분법으로 증식하는 효모도 있으나, 대부분의 효모는 출아법으로 증식한다. 균류의 분류 체계에 맞게 효모Saccharomyces, Schizosaccharomyces로 대표되는 자낭균류 효모, Sporobolomyces로 대표되는 담자균류 효모Cryptococcus, Candida로 대표되는 불완전균류 효모로 학술적으로 분류되며, 실용적으로는 맥주 효모(brewer's yeast), 청주 효모(sake yeast), 포도주 효모(wine yeast; alcohol yeast), 빵 효모(baker' yeast), 장유 효모(soy-sauce yeast), 사료 효모(fodder yeast), 석유 효모(petroleum yeast) 등으로 분류된다. 생리적 특징에 따른 분류도 있다. 대부분의 효모는 출아법에 의한 무성생식과 더불어 유성생식 세대가 있으나, 유성생식이 알려지지 않은 Candida 효모도 예외적으로 있다.

그림 2. 출아형 효모의 구조 (그림: 이한주/서울대)

그림 2. 출아형 효모의 구조 (그림: 서창완/서울대)

효모의 출아 방법은 세포의 여러 곳에서 출아하는 다극출아(multilateral budding, Saccharomyces 속)와 세포의 양끝에서만 출아하는 양극출아(bipolar budding, Klockera 속)가 알려져 있다. 예외적으로 출아한 세포가 모세포와 분리되지 않고 길게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균사형이 되는 위균사(pseudomycelium, Candida 속)와 곰팡이와 같이 격벽을 가진 균사를 형성하는 진균사(true mycelium, Endomycopsis 속, Trichosporon 속)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효모는 균류에 속하는 단세포 진핵생물로서, 계통분류학적 관점으로 보면 미생물이지만 세균보다는 식물과 동물에 가까운 유연관계를 보인다. 아주 간단한 조성의 영양배지에서도 쉽게 자라며, 대량 배양이 가능하고, 딱딱한 세포벽을 가지고 비운동성이며, 미토콘드리아를 보유하지만 엽록체는 없으며, 영양분이 충분할 때는 거의 세균처럼 약 90분마다 한번씩 체세포분열하고, 일배체(n) 또는 이배체(2n) 상태에서 무한 증식한다. 또한, 유전체 크기는 매우 작지만, 모든 진핵세포가 가지고 있는 기본 임무를 수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어서, 세포주기 조절과 후성유전학적 조절 기작 연구에 크게 기여하는 등, 효모는 유전학 연구에 매우 편리한 모델이다. 

그림 3. Saccharomyces cerevisiae의 다극출아 (그림: 서창완/서울대)

그림 3. Saccharomyces cerevisiae의 다극출아흔 (출처: GettyImagesKorea SPL C008 4934)

생활사

출아형 효모는 일반적으로 체세포분열을 통해 출아법으로 딸세포를 생성한다. 효모는 α와 a형의 두 가지 교배형(mating type)을 가지며, 포유동물의 암수와 유사하다.

그림 4. 출아형 효모의 생활사 (그림: 이한주/서울대)

특정한 환경 조건에서 일배체 효모세포는 서로 반대의 교배형인 효모를 만나 접합을 통해 교배할 수 있다. 효모 세포는 교배형에 고유한 페로몬을 생성하여 반대 교배형의 효모 세포를 인식한다. a형 세포들은 12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a인자를 생성하는데, α형 세포의 표면에 심어진 막단백질성 a인자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다. 반대로 α형 세포는 13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α인자를 분비하며, a형 세포표면에 포함된 막단백질인 α인자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다. 이런 상호작용으로 2가지 교배유형의 세포는 세포주기 중 G1기에 정지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정지된 세포는 스무(shmoo, 서양배 과일) 모양을 보이게 된다. 반대 교배형의 스무는 뾰족한 말단 부위에서 융합되어 α/a 이배체가 된다. 이렇게 형성된 이배체들 사이의 교배 반응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고 체세포 분열로 증식하게 된다. 만약 질소원 공급이 고갈되면 감수분열 프로그램이 유도되고, 각 교배형마다 2개씩의 포자가 형성되어 총 4개의 포자(사분포자, tetrad)가 포자낭에 둘러싸이게 된다. 영양공급이 충분하면 이런 일배체 포자는 α형과 a형 세포로 성장하여 다시 이배체 형성을 위해 교배하게 되는 생활사를 반복하게 된다.

세포주기 연구

효모의 성장은 성숙한 세포가 모세포로부터 분리될 때까지 성숙한 세포의 크기에 도달하는 싹(bud)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분이 풍부하여 빠르게 성장하는 효모 배양액에서는 출아 형성이 전체 세포주기를 차지하기 때문에 모든 세포에 싹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모세포와 딸세포 모두 세포 분리가 일어나기 전에 싹 형성을 시작할 수 있다. 반면에 천천히 성장하는 효모 배양액에서는 싹이 없는 세포를 상대적으로 많이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눈 형성은 세포주기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효모에서의 세포분열 연구가 활성화된 이유는 효모일배체 또는 이배체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림 5. 효모의 세포주기 (출처: DOI: 10.1101/87969139.11A.97)

집필

나종욱/민족사관고등학교

감수

석영재/서울대학교

참고문헌

  1. Epigenetics, 2015. Allis et al., 2판.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 Press
  2. Genetics, 2011. Hartwell et al., 4판. McGraw-Hill
  3. Enserink, J.M. 2012. Chemical genetics: Budding yeast as a platform for drug discovery and mapping of genetic pathways. Molecules 17, 9258-9273.
  4. Alberghina, L., Coccetti, P., and Orlandi, I. 2009. Systems biology of the cell cycle of Saccharomyces cerevisiae: from network mining to system-level properties. Biotechnol. Adv. 27, 960–978
  5. Wiley Online Library-Yeast Growth and the Yeast Cell Cycle
  6. 네이버 지식백과-출아, 출아형 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