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생식

무성생식

[ asexual reproduction ]

무성생식(asexual reproduction)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생물 개체가 정자와 난자 같은 성세포가 관여하지 않거나 혹은 수정과정 없이 유전적으로 동일한 새로운 개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이른다. 미생물들은 대부분 무성생식으로 번식하는데 암수가 없는 원핵생물은 항상 여러 종류의 무성생식 방법으로 증식하며, 성세포를 만들 수 있는 조류 그리고 진균과 원생동물 등의 진핵생물도 안정된 환경에서는 주로 무성생식을 이용한다.

목차

무성생식의 종류와 양상

미생물의 무성생식의 종류로는 이분법, 출아법, 포자형성과 분절법이 알려져 있다.

이분법(binary fission)은원핵생물인 세균(bacteria)과 고세균(archaea)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하나의 모세포가 유전정보(DNA)를 복제하여 분리되는 2개의 딸세포 속으로 각각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도록 한다. 진핵생물 중에서도 조류(algae), 원생동물과 일부 효모(yeast) 같은 단세포 미생물의 상당수가 안정된 환경조건에서 이분법으로 번식한다[1].

대장균 같은 경우, 세포의 길이가 자라는 과정 동안 세포질의 구성성분과 핵양체의 양이 거의 2배로 증가함이 알려져 있다. 이어서 세포 내에서 격막(septum)이 형성되면서 세포질의 구획이 나누어져서 2개의 딸세포로 분리된다.

그림 1. 세균의 이분법 과정 (그림: 서창완/서울대)

대부분의 세균은 모세포가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동일한 2개의 딸세포로 나뉘지만(대칭적 이분법), 돌기세균(prothecate bacteria)은 비대칭적 이분법으로 모세포로부터 다른 모양의 또는 작은 딸세포가 만들어져 분리되는데 카울로박터(Caulobacter)와 히포미크로비움(Hyphomicrobium)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2].

원핵세포의 비대칭적 세포분열. Caulobacter(A)와 Hyphomicrobium(B)의 세포 주기에 따른 형태 변화와 세포분열 (그림: 김서영/서울대)

출아법(budding)

모세포에서 작은 딸세포가 싹이 트는 것처럼 발생하여 분리되어 새로운 개체를 생성하는 무성생식의 한 종류이다. 이 방식은 원핵생물의 경우 그림 2B의 종속영양성 세균인 HypomicrobiumPedomicrobium을 포함하여 광영양성 세균인 RhodomicrobiumRhodopseudomonas 등이 이용하는데, 세포 본체 또는 균사 끝에서 출아가 시작된다. 진핵미생물에서는 단세포성 진균인 효모에서 무성생식 시 이용한다. 톡소포자충증 또는 톡소플라스마증(toxoplasmosis)을 일으키는 기생체인 피하낭류의 정단복합체충류(과거 원생동물의 포자충류)인 Toxoplasma gondii 는 특이하게 내부 출아법(internal budding)으로 번식하는데 모세포에서 2개(endodyogeny) 또는 그 이상(endopolygeny)의 딸세포가 출아하면서 모세포 물질을 소모하고 결국 모세포를 파괴하고 나오게 된다.

포자형성(sporogenesis)

생식세포로 포자(spore)를 형성하고 발아와 생장을 통하여 자손 개체를 새로이 만드는 무성생식의 한 방식이다. 원핵생물 중 포자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종류로 방선균(Actinomycetes)이 있는데 이들은 균사의 격벽 형성으로 포자를 만들며, 점액세균(myxobacteria)은 환경조건이 나빠질 때 점액포자(myxospore)가 들어있는 자실체 구조를 만든다. 진핵생물로는 모든 진균이 포자를 형성하는데 환경조건이 양호할 경우에는 균사로부터 분생포자(conidia) 등 여러 종류의 무성포자를 만들어 번식에 이용하고, 경우에 따라 유성생식을 할 때에는 교배형 세포와 그 핵의 융합 후 유성포자를 만들어 번식한다. 진핵성 원생생물(protist)인 점균류(slime mold)는 변형체성 점균류와 세포성 점균류로 나뉘는데 둘 다 기질 고갈 시 뭉쳐져서 반수체 포자가 들어있는 포자낭을 만들고 이 포자가 떨어져 발아하여 새로운 개체를 형성한다. 경우에 따라 이 반수체 포자가 융합하여 배수체의 유성생식 포자를 만들어 유성생식을 할 수도 있다.

분절법(fragmentation)

모체가 일부분이 떨어져 나와 생성된 분절이 독립적으로 발달하는 경우를 이르는데 하등동물이나 식물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미생물에서는 유일하게 지의류(lichen)에서 볼 수 있다. 대부분 남세균이며 일부 녹조류가 관여하는 광영양공생자(photobiont)와 진균공생자(mycobiont)의 공생체인 지의류는 광영양공생자를 둘러싼 진균공생자로 구성된 작은 크기의 분아[soredia(복수), soredium(단수)]가 먼지같은 입자로떨어져 나와 다른 곳에서 새로운 개체처럼 자라나게 된다[3].

무성생식의 장점과 단점

자연 환경에서 무성생식 생물들은 일반적으로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군인 클론(clone)을 형성하게 된다. 단세포 미생물뿐 아니라 다세포생물 중에서도 무성생식을 수행하는 종들은 클론을 형성한다.

자연 생태계에서, 무성생식 방식이 중요한 생식 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된 데는 나름대로 몇 가지 장점이 있어서이다.

첫째로, 무성생식은 배우자(gamete)를 필요로 하지 않는 비교적 단순한 생식과정이다. 바다나 강, 사막과 같은 자연생태 환경 속에서 어떤 개체(또는 생식세포)가 배우자 개체(또는 생식세포)를 만날 확률이 매우 낮을 경우, 배우자 없이 스스로 생식과정을 완수하는 무성생식만이 대안적 생식일 수밖에 없다.

둘째로, 무성생식은 증식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 배우자 찾기가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무성생식은 생식과정 자체도 단순한 편이어서 짧은 시간에 소수의 개체가 커다란 개체군을 형성하는데 아주 적절하다.

그렇지만 무성생식에는 단점도 있어서 때론 치명적이기도 하다. 무성생식은 유전적 다양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서식지의 여러 가지 환경변화에 대하여 매우 취약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적으로 무성생식을 하는 원핵생물들도 형질전환(transformation), 형질도입(transduction) 및 접합(conjugation)을 이용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획득하고 돌연변이와 더불어 새로운 종이 형성될 수도 있다. 한편 보통 때에는 주로 무성생식을 하는 진핵미생물도 환경의 변화 등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유성생식을 하고 다시 안정된 환경에서는 무성생식으로 돌아가게 된다.

관련용어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 카울로박터(Caulobacter), 이분법(binary fission), 격막(septum), 효모(yeast), 포자(spore), 배우자(gamete)

집필

김사열/경북대학교

참고문헌

  1. 한국미생물학회 (2017) 미생물학. 범문에듀케이션
  2. Madigan M, Bender K, Buckley D, Sattley W, Stahl D (2018) Brock Biology of Microorganisms 15th ed. Pearson Education, Inc.
  3. Armstrong R (1994) Dispersal of soredia from individual soralia of the lichen Hypogymnia physodes (L.) Nyl. in a simple wind tunnel. Environmental and Experimental Botany 34, 39-45.

5. 한국미생물학회. 2020. Microbiology(미생물학): 기초에서 응용까지. 범문에듀케이션,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