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

계통

[ phylogeny ]

계통(국문) phylogeny(영문)

목차

전통적 의미의 계통분류

계통은 진화의 역사에 기반한 생물들 간의 유연관계를 뜻하며, 계통분류는 여러 생물집단 간 유연관계를 분자수준에서 분석하는 분야이다. 과거에는 생물체의 형태와 여러 가지 생리∙생화학적 대사를 기준으로 생물을 분류하였는데, 이러한 방법을 표현형적(phenetic, 또는 phenotypic) 분류라고 불렀으며 이는 생물의 특성에 대해 매우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는 방법이어서 지금도 중요하게 사용된다. 그런데 생물의 진화를 연구하면서 표현형적 특징만으로는 원핵생물진핵생물의 연관관계 또는 고균세균 및 고균과 진핵생물과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게 되었다.

분자계통분류

모든 생물체는 유전물질인 DNA를 가지고 있고, 이 DNA를 복제해야 하며, 또 DNA 유전자로부터 필요한 단백질을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야 한다. 즉 모든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물체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면 서로 얼마나 가까운가, 또는 얼마나 오래 전에 분리되어 독자적인 진화를 해 왔는가 알 수 있을 것이다. 세포로 구성된 모든 생물체는 DNA 복제효소, 유전자 발현에 관련된 세포소기관인 리보좀(ribosome)과 운반 RNA(transfer RNA, tRNA), 그리고 관련된 효소 등을 가지고 있다. 이 중 DNA 복제효소와 전령 RNA(messenger RNA, mRNA)를 만드는 효소는 세 개 도메인의 생물 사이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반면 리보좀을 구성하는 RNA(ribosomal RNA, rRNA)는 모든 생물군에서 구조와 구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그 염기서열을 계통 분석에 사용하게 되었다. 모든 세포의 리보좀은 큰 소단위체(large subunit, LSU)와 작은 소 단위체(small subunit, SSU)가 어우러진 형태다. 원핵세포는 리보좀의 침강속도(초고속원심분리 방법에서 가라앉는 속도로써 크기와 밀도가 요인이 됨)가 70S인데 LSU는 50S이고 SSU는 30S다. 진핵세포의 리보좀은 80S이고 LSU는 60S, SSU는 40S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소단위체들은 몇 개의 RNA(rRNA)와 여러 개의 단백질이 뭉친 상태로 아래 [표 1, 원핵세포 리보좀]과 [표 2, 진핵세포 리보좀]에 정리하였다. 리보좀의 rRNA는 당연히 한 가닥인데 이들의 부분부분을 잘 배열하면 상보적인 염기서열이 존재함에 따라 리보좀의 rRNA는 독특한 2차원적 구조를 갖는다. 각 rRNA는 서로 다른 2차 구조를 가지며 rRNA중에서 가장 작은 5S rRNA가 보이는 2차구조의 그림을 제시하였다(그림 1).

그림 1. 리보좀 RNA의 하나인 5S rRNA 2차 구조. 염기들이 상보적인 결합을 하여 두 가닥 구조를 보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5S_ribosomal_RNA#/media/File:5S-rRNA-topologies.tiff)

표 1. 원핵세포(70S) 리보좀 구성
subunit rRNAs r-proteins
50S 23S(2,904 염기) 31개
5S(120 염기)
30S 16S(1,542 염기) 21 개

표 2. 진핵세포(80S) 리보좀 구성
subunit rRNAs r-proteins
60S 28S(4,718 염기) 49 개
5.8S(160 염기)
5S(120 염기)
40S 18S(1874 염기) 33 개

분자계통분류의 활용

지구의 모든 생물체의 진화적인 수준과 진화과정에서 언제 새로운 생물종이 나타나서 독립적인 진화를 했는지, 그에 따라 종 사이의 연관관계는 어느 정도인지 분석하는 기준으로 rRNA의 염기서열을 사용하게 되었다. 리보솜 RNA 중 이러한 목적에 가장 알맞은 것이 SSU rRNA(원핵세포의 경우 16S rRNA, 진핵세포는 18S rRNA)이다.

그 주된 특징은 1) 모든 생물체에 존재하고, 2)모든 생물에서 동일한 기능을 가지며, 3) rRNA의 상당부분은 매우 잘 보존되었고(즉 오랜 진화과정에서도 염기서열의 변화가 아주 적게 나타남), 4) 분석에 유용한 적절한 길이를 가졌다는 점 등이다.

최근에는 리보좀의 SSU rRNA 염기서열과 함께 단백질 합성에서 아미노산이 연결되는 것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연장인자(elongation factor)의 아미노산 서열 및 그 유전자의 염기서열도 계통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도메인 개념이 확립되었고 아래와 같은 계통수(phylogenetic tree)를 만들게 되었다(그림 2).

그림 2. 생명의 나무. Ribosomal RNA의 염기서열 비교를 통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계통(연관) 관계를 보여준다. 이 계통수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리보좀의 소단위체(SSU)의 RNA(SSU rRNA) 염기서열이다. (출처: 한국미생물학회)

집필

최형태/강원대학교

감수

김승범/충남대학교 

동의어

계통, phylogeny, Phyloge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