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에틸렌

[ ethylene ]

에틸렌은 식물호르몬의 하나로 화학구조가 지극히 간단한 탄화수소이다. 다른 대부분의 식물호르몬들과 달리 에틸렌은 기체이다. 에틸렌은 식물의 여러 기관에서 생성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 소량으로 존재하면서 과일의 성숙, 개화, 잎의 탈리 등을 유도하거나 조절한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메티오닌으로부터 세 단계의 효소 반응을 통해 에틸렌이 생성된다.

에틸렌 구조 (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e/e9/Ethene_structural.svg )

목차

발견

에틸렌은 고대 이집트인이 처음 이용하였는데, 이들은 과실의 숙성을 유도하기 위해 무화과에 상처를 내었다. 상처 처리는 식물 조직에서 에틸렌 생성을 촉진한다. 고대 중국인은 배의 숙성을 위해 밀폐된 방에서 향을 피웠다. 1864년에 가로등에서 나오는 가스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식물이 휘어서 성장하게 하며, 비정상적으로 줄기가 굵어지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1901년에 Dimitry Neljubow가 이 가스의 활성 성분이 에틸렌임을 규명하였다. 1934년, Sarah Doubt는 에틸렌이 잎의 탈리(abscission)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이후 식물에서 에틸렌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규명되기 시작했다. 1935년에 Crocker가 에틸렌이 과일의 숙성과 영양 기관의 노화를 유도하는 식물호르몬임을 제시하였다.

에틸렌 반응성

  • 어린식물의 삼중반응 : 암조건에서 하배축이 굵어지고 짧아지고 정단훅의 과도한 비틀림이 나타난다.
  • 의 상편생장 유도
  • 과일 성숙 촉진
  • 줄기 성장과 기공 닫힘 방해 (일부 수생 식물과 자주 물에 잠기는 벼 종류는 제외)
  • 파인애플 개화 유도

환경 스트레스와 에틸렌

침수, 가뭄, 냉해, 상처, 병원균의 공격 등은 식물 내 에틸렌 생합성을 유도할 수 있다. 침수가 되면 뿌리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산소 부족 현상이 아미노시클로프로판 카르복실산(aminocyclopropane-1-carboxylic acid; ACC) 합성을 촉진시킨다. 합성된 ACC는 식물의 윗쪽으로 이동한 후 에서 산화되어 에틸렌으로 전환된다. 생성된 에틸렌은 잎의 상편생장(epinasty, 잎자루의 위쪽이 아래쪽보다 빨리 자라 잎이 아래쪽으로 처지면서 말려들어감)을 유도하여 식물의 수분 손실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생합성

양 회로(The Yang cycle)

에틸렌은 식물의 , 줄기, 뿌리, , 열매, 괴경, 종자 등 여러 조직에서 만들어진다. 에틸렌 합성은 다양한 발달 조절 인자들과 환경 조건에 의해 조절된다. 식물의 생활사에서 에틸렌 합성은 발아, 과일 숙성, 잎의 리, 꽃의 노화 등 특정 성장 단계에서 촉진된다. 또한 에틸렌 합성은 상처, 환경 스트레스, 그리고 식물호르몬 옥신이나 다른 성장 조절인자 등과 같은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유도될 수 있다.

에틸렌 생합성 과정은 이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Shang Fa Yang의 이름을 따 양 회로(the Yang cycle)라고도 불린다. 에틸렌 생합성은 아미노산 메티오닌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첫 번째 단계는 메티오닌 아데노실트랜스퍼라제 (Methionin adenosyltransferase)에 의해 메티오닌으로부터 S-아데노실메티오닌(S-adenosyl-L-methionine, SAM)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후 S-아데노실메티오닌은 1-aminocyclopropane-1-carboxylic acid(ACC) 합성효소에 의해 ACC로 바뀌는데, 이 효소의 활성이 에틸렌 생성 속도를 결정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ACC 산화효소가 작용하여 ACC로부터 에틸렌을 합성한다. 에틸렌 생합성은 세포 내부 또는 외부의 에틸렌에 의해 유도될 수 있다. ACC 합성은 고농도의 옥신, 특히 인돌-3-아세트산(indole-3-acetic acid)과 사이토키닌에 의해 증가한다.

에틸렌 생합성 경로 (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d/d5/Yang-cycle.png )

에틸렌 신호 전달 기전

에틸렌은 애기장대에서는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에 존재하는 ETR1을 비롯한 5개의 막단백질 이합체(dimer)에 의해 인식된다.1) 에틸렌 수용체 유전자들은 애기장대와 다른 많은 식물들에서 규명되었다. 에틸렌 수용체는 식물 유전체상의 여러 유전자들에 의해 암호화되어 있다. 애기장대에는 5개, 토마토에는 적어도 6개의 에틸렌 수용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에틸렌 수용체의 기능이 저하되면 식물은 지속적인 에틸렌 반응성을 나타낸다. 반면에, 에틸렌과의 결합성에 결함을 가지는 에틸렌 수용체 돌연변이는 우성 돌연변이로서, 에틸렌을 처리해도 에틸렌 반응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들은 에틸렌이 에틸렌 수용체와 결합하면 에틸렌 수용체의 기능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에틸렌이 없는 조건에서 ETR1을 비롯한 에틸렌 수용체는 Raf-유사 인산화효소(Raf-like kinase)인 CTR1 단백질과 결합하여 CTR1의 활성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CTR1의 기질인 EIN2 단백질의 기능이 억제된다. 즉, CTR1은 EIN2의 활성 억제 인자로 기능한다.

EIN2는 전사인자 EIN3의 단백질 양 및 활성을 증가시키는 에틸렌 반응의 촉진자로 기능하는데, 그 작용 기전은 EIN3의 분해를 초래하는 EBF1/EBF2 단백질의 번역 과정을 억제하는 조절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EIN3는 EIN3-LIKE1(EIL1)과 함께 에틸렌 반응성 유전자들을 조절하는 전사조절인자로 기능한다. EIN2의 활성을 통해 야기되는 EIN3의 양적인 증가는 EIN3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들의 발현 변화를 초래하고, 이들 유전자들의 산물들에는 에틸렌 반응성을 매개하는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들이 존재한다.2)

참고문헌

1. Bleecker, A. B.; Esch, J. J.; Hall, A. E. (1998) The ethylene-receptor family from Arabidopsis: Structure and function.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353: 1405–12
2. Merchante, C., Alonso, J.M., Stepanova, A. N. (2013) Ethylene signaling: simple ligand, complex regulation. Current Opinion in Plant Biology, 16: 554–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