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중성

굴중성

[ gravitropism ]

식물의 한 기관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생장 방향이 바뀌는 현상을 굴중성이라고 한다. 뿌리뿌리골무(근관, root cap)는 작은 입자인 ‘평형석(statolith)’를 함유한 ‘평형세포(statocyte)’를 가지고 있어 중력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평형석은 작은 입자이지만 주변의 세포질 내용물보다 밀도가 높으므로 주변의 소포체 등을 중력방향으로 눌러 자극할 수 있다. 그 결과 식물호르몬옥신 등의 생산을 자극하거나 이동을 촉진하는 일련의 생리, 생화학적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생장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줄기는 중력 방향의 반대인 위로 휘어지거나 자란다. 'Gravitropism'은 중력(gravi-)과 특정 자극방향 또는 반대방향으로 굽는 성질인 굴성(-tropism)의 합성어다.1)

목차

뿌리와 줄기에서의 굴중성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자라지 않을 경우 세포가 이를 인지하고 중력 방향으로 생장이 일어 나도록 세포 생장을 변화시킨다. 일반적으로 뿌리 끝에서 옥신의 생성을 자극하여 신속하게 아래 쪽으로 뿌리가 생장하도록 한다. 그러나 식물이 중력 방향에 대하여 수평으로 놓여 뿌리의 생장 방향이 아래 방향이 아니고 수평인 경우, 중력 방향에 가까운 뿌리 아래 쪽에 옥신이 많이 축적시킨다. 옥신은 이차적으로 다른 식물호르몬인 에틸렌의 합성을 촉진하여 아래 쪽에 있는 세포의 길이 신장을 억제 하는 한편 위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수평 뿌리의 상단 세포가 바닥에 있는 세포보다 크게 자라며 뿌리가 전체적으로 아래쪽을 굽게 된다. 일단 뿌리 끝이 중력을 향하게 되면, 옥신은 뿌리 끝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므로 세포의 생장을 자극하여 뿌리가 토양 내의 더 많은 물과 영양소에 쉽게 도달하고 안정성을 얻을 수 있게 한다. 뿌리는 항상 중력의 방향으로 신장 또는 생장하기 때문에 이 현상을 양성 굴중성으로 정의한다.

뿌리와 달리 줄기는 중력 방향을 감지하면 중력 방향의 반대인 위로 휘어지거나 자란다. 일반적으로 옥신은 줄기의 끝 부분, 즉 줄기 정단분열조직 부근처에서 생산되고 줄기를 통해 아래 부분으로 전달되며 이 과정에서 모든 세포의 생장을 동일하게 자극하여 줄기가 위로 자라게 한다. 식물이 중력 방향에 대하여 수평으로 놓이게 되면 뿌리에서와 마찬가지로 중력 방향, 즉 줄기 아래 면에 옥신이 축적되는데 뿌리에서 와는 반대로 이 부위의 세포들이 급격히 신장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줄기는 위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이는 옥신에 대한 민감도가 뿌리 세포에서 매우 높아 세포 신장을 억제하는 에틸렌이 만들어 지는 반면, 줄기의 세포들은 민감도가 낮아 에틸렌 생성 없이 옥신이 해당 세포의 신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결국 줄기는 중력 방향의 반대로 굽어 자라는데 이 현상을 음성 굴중성이라고 한다.

뿌리와 줄기에서 옥신의 축적은 정반대의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언제나 평형석이 중력 방향으로 놓임에 따라 옥신의 분포가 변화하고 이에 따라 뿌리나 줄기와 같은 식물의 기관이 중력 방향과 관련되어 자라는 것은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2)  

줄기와 뿌리의 굴중성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Hangarter RP (1997) Gravity, light, and plant form. Plant, Cell, and Environment, 20: 796–800
2. Taiz L, Zeiger E, Mőller IM (2015) Plant Physiology and Development. 6th ed. Sinauer Associates, Inc. Sunderland, USA, 530-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