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

물관은 식물의 물관부를 이루는 요소 중 하나로서 물관세포들의 끝이 서로 이어져 만들어진 통로이다. 이 통로는 뿌리에서 흡수된 물과 물에 녹아 있는 무기양분을 식물의 각 부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속씨식물과 일부 양치식물, 겉씨식물이 물관을 가지고 있다.

장미과 식물(Cercocarpus sp.) 물관세포의 주사전자현미경사진. 물관세포는 성숙하면 2차세포벽이 두껍게 발달한다. 위아래의 큰 구멍은 천공이고 옆면의 작은 구멍은 벽공이다. (출처: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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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속식물(vascular plants)은 그 이름에서 나타나듯 식물체 내에서 액체를 운반하기 위해 특수하게 발달된 세포들로 구성된 관다발을 가지고 있다. 관다발은 물과 필수 무기양분을 나르는 물관부와 당을 운반하기 위한 체관부로 이루어져 있다. 물관은 대부분 속씨식물의 물관부에서 물과 물에 녹아 있는 필수 무기양분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¹⁾ 물관은 뿌리에서 흡수된 물과 필수 무기양분을 잎이나 꽃 등의 식물체 여러 기관으로 보내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식물체를 지지하는 기능을 한다. 물관을 구성하는 세포는 물이 가득 차서 세포가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리그닌 성분이 많은 매우 단단한 세포벽이 발달하고, 단단한 물관세포는 식물체가 크고 곧게 설 수 있게 해 준다.²⁾

물관부는 살아 있는 세포와 죽은 세포로 구성된 복합체이며, 죽은 세포들이 물 운송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물관에 해당한다. 물관을 구성하는 세포를 물관세포(물관요소, vessel member 또는 vessel element)라고 하며 물관세포의 양 끝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룬다. 길쭉한 물관세포는 성숙하면서 세포가 죽고 두꺼운 세포벽만 남으며, 위아래에 인접한 물관세포와 맞닿은 양 끝은 천공(세포벽의 막힘이 없는 큰 구멍, perforation)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긴 관을 이룬다. 천공이 있고 물관세포가 위아래로 연결된 부분을 천공판(perforation plate)이라고 한다. 물관세포의 옆면에는 천공보다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구멍인 벽공(pit)이 있어 인접한 물관이나 살아 있는 세포로 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¹⁾

물관을 구성하는 물관세포와 구조. 물관세포가 세로로 길게 연결되어 물관을 형성하고, 물관세포의 양 끝에는 천공이, 옆면에는 벽공이 있다. (출처:정종덕)

관속식물의 주요한 특징인 관다발조직의 발달은 식물체 내에서 양분과 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여 선태류와 같은 원시적인 식물보다 훨씬 크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따라서 관다발조직의 일부인 물관부의 형태도 식물의 진화와 연관이 깊다. 물관은 대부분 속씨식물에서 나타나고 양치식물과 겉씨식물에서는 헛물관이 발달하므로 물관이 헛물관에 비해 진화된 형태로 여겨진다.³⁾ 다만, 모든 속씨식물이 물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원시속씨식물의 일부(암보렐라목과 일부 수련목 식물)는 물관이 없고 헛물관만 가지고 있다. 또한 속씨식물이 아닌 몇몇 양치식물과 겉씨식물인 매마등류에서도 물관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물관은 진화적으로 하나의 기원에서 진화한 것은 아니고,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개의 헛물관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여겨진다.¹⁾³⁾

관속식물에서 물을 운반하는 통로를 구성하는 요소는 물관과 헛물관 두 종류이다. 헛물관에 비해 물관에는 천공이 있고, 이 막힘이 없는 큰 구멍을 통해 양 끝으로 이어진 물관세포로 물과 무기양분이 이동하는 반면, 헛물관은 벽공의 1차세포벽을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물관은 물이 이동할 때 저항이 적어서 더 빠르게 운반할 수 있지만, 물관세포의 지름이 커서 물이 부족할 때에는 물 흐름이 끊어지고 심한 경우 식물체가 죽을 수도 있다.¹⁾

1. 김영동, 신현철 역 (2011) 식물계통학 제2판. ㈜월드 사이언스,
2. 이규배 (2000) 현대식물형태학(증보판). 우성,
3. Sperry JS (2003) Evolution of water transport and xylem structure. International Journal of Plant Sciences, 164: S115–S127